낯선 여인의 키스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승주연 옮김 / 녹색광선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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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서 샀지만, 그 안의 내용은 삶의 진한 맛이 살아있었던 녹색 광선의 안톤 체호프 선집 “낯선 여인의 키스” 실물이 열 배 예쁘다는 점 적어둡니다.

독파를 시작하면서 내가 고르지 않은 새로운 책을 읽는 즐거움을 느끼는 중입니다. 기쁨 중 하나가 단편집들! 지나간 카프카 독파 정말 좋았죠! 단편의 맛을 한창 즐기는 중인데 예쁜 책이 피드에 등장! 예쁜 건 참을 수 없어서 지르고 보니 “인간은 저마다 자신만의 체호프가 있다”는 러시아 연출가의 말처럼 저도 마음에 와닿는 작품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무언가는 부족하고 무언가는 너무 넘쳐서 버려야 할 것 같은 상황에, 비좁은 집과 완성도가 떨어지는 실내장식이 미적 감각의 부재를 확인시켜 주고 있었다. 실내장식이 한 번에 마련된 것이 아니라 세일처럼 솔깃한 기회를 활용해서 조금씩 만들어진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
저의 픽은 어쩌다 보니 난장판에 빠진 주인공의 이야기 ‘진창’입니다. 우연히 만난 여인에게 홀려버린 주인공의 이야기로 하룻밤이 결국 다시 난장판으로 그를 이끌게 되는데요. 완벽하지도, 교양있지도 아름답지도 않은 것 같은데, 다시 돌아갔을 때 그가 올 줄 알았다는 그녀의 태도가 어쩐지 쿨해서 저도 빠져들었습니다.

✍️
장마철의 공기처럼 눅진하고, 천상의 행복감을 박제한 것처럼 선명하지만 이질적인 존재들의 이야기는 오래오래 두고 읽어야 맛있을 것 같아요. 장정은 검정이지만 이야기는 빨간맛이었다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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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상처가 아니다 - 나를 치유하고 우리를 회복시키는 관계의 심리학
웃따(나예랑)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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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미움받을 용기는, 타인에게 맞추다가 지쳐버린 사람들에게 관점을 바꾸길 권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좀 버겁다고 느껴졌던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감정은 상처가 아니다” 웅답하라7기 마지막 도서로 웅진지식하우스에서 보내주셨습니다.

“가장 적절한 사람은 그냥 나다운 사람이에요. 가장 자연스럽고 매력적이고 최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모습은 그저 나다운 모습입니다.”

한동안 가스라이팅이 유행어로 인터넷을 떠돌았습니다. 잘못 해석하는 사람들이 꽤 많지만 가스라이팅의 핵심은 내 이익을 위해 입맛대로 타인을 재단하고 움직이는 행위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하는 말이 “내가 너를 위해서” “나 아니면 누가 너를” 같은 말들입니다. 이런 말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 바로 “나 다운 모습”을 잘 알고 정체성을 지키는 사람입니다.

V
타인에게 과도하게 의지하거나, 버림받는다고 두려워 집착하거나, 존재의미를 타인에게서 찾으려고 하거나, 관계가 끊어지는 것이 두려워진다면 정체성의 위기입니다.

V
자존감이 항상 높은 사람은 없다는 걸 인정하고, 감정은 잘 흘려보내도록 연습하고, 약점도 사랑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되면 사람 때문에 힘든 일이 줄어듭니다.

V
의심과 피해의식은 두려움을 부르고, 두려움은 적대감과 공격성을 보이게 합니다. 세상의 모든 일이 나와 관련 있다고 생각된다면 문제의 원인이 나의 내부에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책의 장 끝마다 놓인 솔루션에서 몇 가지를 정리해 소개합니다.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가 클 때, 아 다른 사람도 이렇게 느끼는구나! 하면 마음이 편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모나고 작고 하찮고 보잘것없다고 느껴도 이미 반품교환 안 되는 나 인 걸 어쩌겠어요.

경쟁 사회에서 일등이 되어야 한다고 배운 우리는 나를 인정하기가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FOMO, 인스타그램 열풍이나 폭등하는 집값, 사촌이 땅 사면 배 아픈 그 모든 일이 타인을 기준으로 나를 재단해서라는 걸 이 책을 보면 알게 됩니다.

저자는 “좋아요. 그렇게 선택했으면 분명 그렇게 되실 거예요.”라고 말합니다. 이제 온전히 나를 위한 선택이란 걸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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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수놓다 - 제9회 가와이 하야오 이야기상 수상
데라치 하루나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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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가족의 신화를 뛰어넘는 이야기들이 있다. 형태는 달라도 결국은 그 모든 가족의 의미는 같다는 걸 알려주는 이야기, 교보문고 북다에서 보내주신 “물을 수놓다”도 그런 이야기다. 🎁

“누나가 태어나고, 이어서 내가 태어나고, 아버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제 세상에서 말하는 ‘평범함’이나 ‘정상성’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고 분통해했을까”

그 정상성의 결과는 연필을 이상하게 쥐는 기요, 대학을 가지 않은 미오, 이혼가정이다.

✍️
평범하지 않은 가족, 평범하지 않은 친구를 가진 비범한 주인공은 물처럼 감정을 흘려내는 버릇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친구의 문자 메시지에 다시 한번 혼자라는 것을 깨닫고 쓸쓸해진다. 맞추지 않으면 불편해지니까 좋은 척 연기하고 더 외로워지는 일은 얼마나 슬픈가. 그리고 그 슬픈 감정을 흘려내며 이해하려고 멋대로 생각하려고 한 걸 혼자서 미안해한다.

✍️
입히고 싶은 옷을 안 팔아서 하나하나 패치워크로 퀼팅을 해서 옷을 만들어 입혔던 할머니 손에서 자란 주인공은 바늘 쥐는 것부터 할머니를 따라 하다 할머니의 바느질을 사랑하게 된다. 그 바느질로 깜짝 놀랄 만큼 멋진 옷을 만들던 아버지처럼 누나의 결혼식 드레스를 만들고 싶어진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그 드레스는 꼭 햇빛을 받은 강의 수면이 일렁이듯 반짝이는 빛과 흐름을 재현하고 싶은 주인공의 마음을 담은 것이어야 했다.

✍️
가족이지만 서로를 모르는 미오는“표현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이해해 주지 않는다’고 불평하던 것을 버리고,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결혼 드레스를 만드는 과정을 남동생 기요와 함께 하게 된다. 그 드레스는 물을 수놓은 것이다.

“다듬어지는 게 싫은 돌도 있거든. 이 돌은 매끈매끈 반짝반짝해지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있어.”

🍃
우리 사회는 내가 아닌 타인에게 거친 돌이 아니라 매끈매끈하고 반짝반짝해지라고, 정상 가족이 되라고 채근하고 있어서 팍팍 한 게 아닐까?


거친 돌 그대로 살아가고 싶은 돌은 그대로 두어도 좋다고 꼭 기준대로 바꾸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해주는 이야기라 좋았다고 적어둔다.

‘세월이 서로를 이해하게 하는 가족의 이야기’ 좋아하는 사람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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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딛고 다이빙 - 안 움직여 인간의 유쾌하고 느긋한 미세 운동기
송혜교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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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렇다. 결정적인 그 순간이 오기 전까지, 운동이란 하긴 해야 하는데 안 하고 싶은 욕실 청소 같은 존재다. 그걸 어떻게 돌파했는지 궁금해서 읽어본 책 “침대 딛고 다이빙” 동양북스에서 보내주셨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책의 저자는 “다시는 운동하지 않는 삶으로 돌아가지 않을 테니까.”라고 책을 마무리한다. 이 책은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던 사람이 정기적으로 운동하게 되기까지의 고군분투 일지다.

이사를 앞두고 있어 운동 도구들을 살피면서 이 책을 읽었다. 거북목을 교정하기 위해 산 수 많은 도구들과, 디스크가 튀어나와 복대를 차고 어기적거리면서 생존운동을 했던 시기의 장바구니에는 작가와 똑같은 N 백만원 대의 H사 의자가 있었다. 나는 의자 대신 온열기능과 마사지 기능을 탑재한 14만원짜리 거북목 베개를 구입했다.

실패를 무한히 반복하면서 실패들이 쌓여. 할 수 없는 인간에서 해낼 수 있는 인간으로 성장하는 저자를 보는 와중에는 어디까지 버티나 보자의 마음이 되었다가 그래 이번엔 해내! 라고 응원하게 된다. 운전면허를 한 달 만에 따낸 에피소드를 보면서 얼마나 속이 후련하던지. 그녀의 말대로 발레도 복싱도 요가도 하다가 포기할 수도 있지만 그냥, 쉬었다 다시 시작하면 될 것도 같다.

“그 정도 가지고는 운동 효과도 없어!”라는 말을 듣지 말고 1분이라도 쌓아나가는 것. 그렇게 “죽어도 하기 싫던 운동을 내 삶에 들여놓자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이 계속해서 일어났다. 기꺼이 뛰어들 수 있는 용기가 생겼으니까”라고 말하는 저자처럼 내 몸을 다루는 운동이라는 경험이 나를 바꾸어 줄테니까.

그렇게 쌓인 체력으로 다정하고 인지한 할머니가 되는 것이라는 귀여운 목표가 꼭 이루어지시길 응원하며 오늘도 5천 보 걷기운동 성공한 나이든 언니는 이만 총총. 앞으로도 “안 움직여 인간에서 덜 움직여 인간으로 발전”한 상태를 함께 유지합시다.

어느 날 운동을 시작했더니 몸이 달라져 운동전문가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아니어서, 그득한 실패담이 마음을 평안하게 만들어서 좋았다고 적어둡니다.

하찮지만 작은 성과들이 어느 날 돌아보면 나를 바꾸어 놓았다는 마법 같은 메시지를 담은 책 침대 딛고 다이빙 동양북스 에서 보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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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 나만의 속도로 살아갈 결심
하완 지음 / 오리지널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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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유튜브가 약50세 퇴직자 부장님의 유튜브를 전해 주었습니다. 한 직장에서 충성을 다한 사람이 가진 것은 25년 근속 황금열쇠 두 개와 퇴직금으로 대출을 갚은 전셋집, 원형탈모와 고장 난 몸뿐이었습니다. 이걸 보고 나니 생각이 많아졌는데요. 밀리오리지널에서 보내주신 책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에 해답이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나는 인생을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잘 살고 싶은 마음에서 열심히 살지 않기로 결심했다.”


“단. ‘열심히’의 논리 때문에 내 시간과 열정을 부당하게 착취당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제가 꼽은 이 책의 핵심은 두 문장입니다. 돈이나 물질, 명예가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기 위해서 사회가 말하는 기준을 채우기 위해 열심히 사는 사람이 되지 않는 것. 가지지 못한 것에 초연함을 가지고 욕심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겠다는 것. 그리고 온전한 “내 시간”을 가지는 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작가님의 생각이 아닐까 합니다. 


하마터면, 부당하게 착취당하는 것을 열정과 노력으로 알고 열심히 살 뻔했다가 이제는 자유로운 ‘내 시간’을 가지며 잘살고 있는 작가님, 앞으로도 잘 살고 계셔서 많은 사람들의 롤모델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최근에 너무 게을러진 것 같아서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최소한의 생존에 필요한 돈을 벌고 있다면 괜찮다고 말해주시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50세 유튜브의 결론도 같았습니다. 배신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고 직장에 남아있지 말고 때마다 이직할 걸, 너무 열심히 일해서 병나지 말걸, 어차피 퇴직할 거 직장이 인생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내용이었거든요. 


무엇에 내 시간과 열정을 쓸지는 온전히 나만의 기준으로 선택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책.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밀리오리지널에서 보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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