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힐 스토리에코 2
하서찬 지음, 박선엽 그림 / 웅진주니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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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과 같은 이국의 아이들 세상. “샌드힐”/도서제공 웅진주니어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이제 엄마한테 그만 끌려다니고 싶어. 국제적 좋아하시네, 국제 왕따겠지. 엄마는 내가 문제래. 다른 애들은 영어, 중국어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면서. 난 한국말도 잘 모르겠는데 말이야. 지겨워. 선배님들마저 없었다면 난 벌써 죽어 버렸을 거야.”

 

한국 아이들은 사드와 혐한령의 폭풍이 휘몰아치는 중국의 학교에 던져집니다. 국제학교도 아닌 이곳에서 아이들은 화풀이의 대상이 되거나, 희생양이 되죠. 주인공인 지훈은 원래도 이혼위기였던 가정이 형의 사고로 갈라져 아빠와 함께 중국으로 왔습니다.

 

처음에는 명품지갑, 그 다음에는 가방, 한국인인 라희와 지훈이 감당해야 할 크기는 커져만 갑니다. 그리고 라희가 희생양이 됩니다.

 

어른이 돌보지 않는 미성년자의 세상은 정글입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다문화나 외국인이 소수이자 약자이듯 그들의 나라에선 우리가 약자가 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자신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합니다.

 

아빠가 출장에서 돌아온 날, 할 수 없이 학교에 가자 또 누군가가 두들겨 맞고 있었다. 싸움이 끊이지 않는 학교는 투견장 같았다.

 

학교와 낯선 중국에서 고통받던 주인공은 뇌사상태였던 형을 이제 포기하기로 했다는 이야기에 중국을 탈출하기로 합니다. 영원히 친구가 되기로 했던 장의 아버지가 탈북자를 돕다가 사라지고, 주인공과 장의 여정은 압록강으로 향하죠. 탈법과 불법이 난무하는 여정 중에도 서로에게 의지해 계속되는 여행은 끝을 맺습니다. 드디어, 주인공은 형을 만나러, 원하던 한국에 도착합니다. 압록강으로 떠나는 순간부터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잠드는 장면까지 이어지는 숨막히는 여정은 다행해도 목적지에 도달했습니다.

 

아직 살아있는 형도 만나고 함께 압록강으로 향했던 장에게서 편지도 받은 주인공이 라희의 무릎을 베고 누워 천천히 눈을 감는 장면이 해피엔딩이라 다행이었다고 적어둡니다. 작가님은 자신이 형을 잃었던 상실을 담았다고 적어두셨는데요. 주인공이 살아있는 형과 조우할 수 있었던 건 소중한 누군가를 잃은 독자가 이야기 속에서라도 슬픔을 덜기를 바라는 마음이라 생각됩니다.

 

중국과 탈북자, 주어진 환경에 저항하고 미워하고 서로를 구하는 아이들, 샌드힐은 우리가 살고 있는 위태로운 세상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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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공원에서 만나 도넛문고 13
오미경 지음 / 다른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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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같은 공간의 이야기 망한 공원에서 만나”/도서제공 다른에서 보내주셨습니다.

 

망 공원, 그곳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은 각자 고양이들에게 이름을 붙입니다. 누구는 모모, 도도, 누구는 써니, 예쁜이. 집에 돌아오지 않는 아빠와 노숙자를 겹쳐보던 수하가 남긴 핫팩과 두유는 공원에서 다시 세상을 향해 눈을 돌리게 된 희수의 그림이 됩니다. 이온의 새로운 뮤즈는 수하가 되죠. 모두가 모여 세상을 구원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삶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가 됩니다. 이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는 어울림인 것 같습니다. 공원이라는 장소가 주는 열린 이미지와 함께 다른 사람에게 손 내미는 착한 사람들이 나오거든요. 팍팍한 삶을 살았던 정숙씨는 곱게 자라 사회성 없는 공주에게 먼저 사과해주고, 민들레의 까칠한 할머니는 수하에게도 일갈을 아끼지 않죠. 사람 사는 동네다운 이야기! 그걸 원하신다면 이 책입니다.

 

손금을 판다라는 표현 들어보셨어요? 쥐꼬리만 한 월급을 받으며 공순이로 불렸던 방직공장노동을 부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일해서 번 돈으로 동생을 부양하고 나니 어머니는 치매, 그렇게 10년을 부양하고 나니 제사도 정숙씨의 몫입니다. 삶의 의미를 잃은 정숙씨에게 공원은 다시 숨 쉴 수 있게 해준 철 시인입니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 다시 공원은 그를 떠올리게 해주죠. 그의 시가 신춘문예에 당선되진 않았어도 공원은 앞으로도 정숙씨를 반갑게 맞이해 줄 겁니다.

 

그림 속 고양이를 보니 꼭 희수 자신 같았다. 사람들 눈을 피해 숨어 다니는 겁보. 납작이. 누룽지. 희수는 고양이에게 다른 이름을 붙여 주고 싶었다. 써니. 희수는 그림 옆에 이름을 썼다. 음지에 숨어 있지 말고 양지로 나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학교를 떠난 희수가 사랑하는 그림과 자존감을 찾아가는 과정 파란머리 희수

아이들의 은따에서 친구를 보호해주던 희수는 자신이 다시 홀로 남겨지자 학교를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스스로를 찾아가는 과정은 힘들고, 폭식과 거식증을 오가며 고통받지만 엄마의 응원을 받아 다시 세상을 보는 그림 그리는 사람의 마음을 되찾죠. 쉽게 손으로 간식을 얻어먹지 않는 써니가 그렇듯 아직 예민하지만, 자신에게 건네지던 잘 접힌 티슈처럼 다정함을 찾은 희수의 작품은 아마도 세상에 나오게 될 겁니다.

 

일곱 개의 이야기가 따로 읽어도, 함께 읽어도 어울리는 것도 이 작품의 특징입니다. 여러 연령대의 인물들이 서로가 할 수 있는 만큼 손을 내밀어 주는 다정함이 현실에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책을 덮습니다. 오랜만에 따뜻한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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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의 뇌과학 - 치매, 암, 우울증, 비만을 예방하고 지친 뇌를 회복하는 9가지 수면 솔루션 쓸모 많은 뇌과학 11
크리스 윈터 지음, 이한음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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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안 꾸는 잠이 깊은 잠이 아니라고요? “수면의 뇌과학”/도서제공 현대지성에서 보내주셨습니다.

 

 

꾸벅꾸벅 졸음이 오면 참지 말고 자야 한다. 오 세상에! 지금이 그런 상태라고? 괜찮다. 책을 덮고 잔 뒤 다시 일어나서 펼쳐도 된다.”

 

수면에 관한 대부분의 속설의 명쾌한 해답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잠이 불편한 증상들을 총망라하며 해결책을 제시해줍니다. 저자 스스로 코골이를 해결해가는 과정을 보면 의사도 잠을 잘 자는 건 참 어렵구나 싶고요. 체크 해 두어야 할 부분들이 꽤 많았는데 특히 하지불안증후군이나 낮에 갑자기 잠에 빠지는 발작 수면, 불면증에 사용하는 수면제에 관한 정보들이 유용합니다.

 

현대사회라서 피곤한 게 당연하다거나, 어리니까 잠 좀 덜 자도 된다는 이야기는 잘못 되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이 책의 내용에 따르면 수면 부채는 쌓이기 전에 빠르게 2-3일 휴식하면 복구되지만 오래 쌓이면 건강에 영향을 주니까요.

 

다시 말해 지금 내가 아무리 잘 잔다고 한들 수련의 때 야간 당직을 서면서 짊어졌던 수면 부채를 갚을 기회는 이미 사라졌다. 또한 그 수면 부채가 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쳤든 간에 이미 일어난 일이다.”

 

수면다원검사를 받으면 좋지만, 바쁜 분들을 위해 정상범위인지 확인할 수 있는 자가테스트들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나의 피로수준 파악하기 61

엡워스 졸음 척도 69

 

잠에 관한 스트레스를 통제하기 위해 한 달 동안 잠에 대해서 입도 뻥긋 안 하기” “잠에 대한 모든 콘텐츠 끊기등등을 제안하면서 다 해도 안 되면 군에 입대하거나 전공의 과정을 추천하는 걸 보면서 잠 이란 육체적인 피로와 깊은 관련이 있구나 싶고요. 이 책에서 알게 된 가장 중요한 내용은 잘 자는 건 배울 수 있는 기술이라는 내용입니다.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여러 질환 중에서 다른 병이 없다는 전제하에, 불면증은 내가 노력하면 개선할 수 있다는 내용이 좋았다고 적어둡니다. 물론 A형인간은 저는 갈길이 멀긴 하지만요...

 

 

음식을 먹지 못하면 허기가 강해지고 식욕이 폭발하는 것처럼, 잠이 부족해지면 언제 어디서나 졸음이 몰려오는 것이다.”

 

수면 부족은 먹을 것이 없어 배를 곯는 기아 상태를 말하고, 수면 기능장애는 맥주, 육포, 초콜릿 등만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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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소녀들의 수직사회 스토리콜렉터 122
우제주 지음, 황선영 옮김 / 북로드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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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의 미래사회, 하지만 우리의 현재를 다루는 SF소설 아름다운 소녀들의 수직사회”/도서제공 북로드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이 이야기는 기득권층의 사립학교물이면서 SF 디스토피아 물입니다. 사립학교물의 정석인 퀸카로 살아남는 법처럼 여왕벌과 그 경쟁자가 나오죠. 원래 상위층에 속하지 못한, 색깔로 구분된 난민 소녀 일부가 사회배려자전형처럼 선발되어 녹색팔찌를 받아 수직농장 부속학교에 들어오면서 기득권층들과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됩니다. 주인공인 장리팅과 린위안도 난민입니다.

 

새로운 기후 난민 무리가 빈자리를 채웠다. 린위안이 새로 온 난민 무리와 친해지기도 전에 두 번째, 세 번째 무리가 또 이사를 오고 기존 학생 일부가 쫓겨났다. 새 난민 학생들은 다른 소녀들이 이미 지나온 길을 걸어야 했다. 성적의 위치로 사는 위치를 차지해야 했다. 시간이 지나자 린위안은 새로운 이름이 다 똑같이 들렸다. 더 이상 누가 누구인지 유심히 구분할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디스토피아가 배경이지만 세계를 구하는 소녀들 같은 내용은 아닙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사는 현재에 대한 고발에 가깝습니다. 생식 가능한 어린 소녀들은 아주 작은 감시카메라들이 즐비한 녹색구역의 학교에 배치하고, 국가에 이바지할 수 없는 할머니는 빨간 구역으로 배치되는 식이죠.

 

이야기가 집중하는 것은 부모들의 재산, 출신, 지위와 외모까지 모든 것이 구분되는 사회에서 아이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되는가입니다. 특히 부모들로 인해 상처받아 비틀리는 아이들의 성격묘사에 집중해서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여왕벌인 마케웨이도, 여신인 진유롼도 비틀린 부모의 희생양일 뿐입니다.

 

부모를 비롯한 어른은 으레 소녀들이 정상적이고 훌륭한 모습을 보일 때 마음을 놓는다. 그래야 자신들의 일이 줄고 겉으로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도 될 테니까.”

 

사실 똑똑한 아이들은 대부분 행복하지 않다. 그리고 뒤에서 아이를 지켜보고 있는 어른들은 대개 무심하다. 어쩌면 무심하다기보다 사실 그들 역시 행복하지 않은 것이리라. 모든 행복하지 않은 어른은 행복하지 않은 아이의 성장의 결과물이다.”

 

가진 것을 놓기 싫어하는 기득권 세력과는 달리, 난민 린위안과 장리팅은 구역을 떠나 움직입니다. 그게 처음부터 기득권이 아닌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세상은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구원받는다는 걸, 작가는 알려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위로만 자랄 줄 아는 도시는 잔혹하고 욕구가 채워지지 않는다.”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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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진공 & 상상된 위대함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정보라 옮김 / 현대문학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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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한계를 넘어 장르까지 뛰어넘는 쾌감 절대 진공 & 상상된 위대함”/도서제공 현대문학에서 보내주셨습니다.

 

다양한 형식의 문서로 작성된 렘의 실험은 패러디와 은유속에 자신의 창작과정과 고통을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성 작품을 뛰어넘고 싶었던 욕망을 담은, 조이스의 작품을 뛰어넘기 위해 만들어진 무모한 작품 이라는 설정의 기가메시아무런 제한 없이 상상 속에 자신을 맡기는 로빈슨 연대기섹스와 산업을 인간의 욕망 그 자체로 설정해 없애버리는 섹스 플로젼에서 작가는 검열과 비평속에 길을 잃은 작가들에게 말합니다. 그래서 하지 말라는 거 안 하면 좋은 작품이 되냐고, 반대로 남들과 다른 걸 했다고 좋은 작품이냐고 말이죠.

 

절대진공에서 가장 흥미로운 작품은 두 유어셀프 어 북입니다. PODAI로 책이 난무하는 시기, ‘소설짓기의 기본 요소가 있어 그걸 조합하면 소설이 완성되는 발상은 현재를 예언하는 것 같습니다.

 

이 악마 숭배의 한심한 대체물을 누구든 4달러에 주고 사서, 살해당한 고전 작품들의 무방비한 시체를 자기 집에서 편안하게 썰어댈 수 있다니 진정 부끄러운 일이다.”

 

예언 같죠? AI가 문학작품을 가져다 글을 쓴다며 분노하는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런 렘의 상상을 읽는 즐거움이 이 책을 보는 의미죠. 토막글들을 보면서 세계관과 비하인드를 생각하게 하는 힘은 렘이라는 작가와 SF라는 장르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고요.

 

아주 짧은 작품들도 있지만 각기 작품이 가진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창작이라는 행위에 대해 오래 고민해 볼 화두들을 담고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고 적어둡니다.

 

독자는 무엇을 얻는가? 최고의 자유를 얻는다. 왜냐하면 순수하게 날아오르는 독자의 귀를 내가 그 어떤 단어로도 방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단지 그 단어를 연인이 비둘기를 붙잡듯 잡아서 다윗의 돌팔매처럼, 형상을 돌팔매처럼 던져 그 무한 속으로 날아가게 할 것이다. 영원히 사용되도록. -상상된 위대함

 

 

 

존재하지 않는 책의 서문을 쓴다는 발상은 렘이 처음 생각해낸 것이 아니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같은 현대 작가들의 작품에서도 그런 시도를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 개념은 더 오래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심지어 라블레 조차 이것을 처음 활용한 작가가 아니었다.-절대진공-”

 

그러므로 즉시, 선한 의도에서, 시에로드카에게 다리가 세 개 달린 것으로 하자. 가장 평범한, 그러니까 사소하고 객관적인 일상생활에서 그는 이런 짓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그는 창조주다. - 로빈슨 연대기

 

이런 의도의 실현 불가능성은 곧바로 눈에 들어오고 바보의 터무니없는 억지로 보인다. 대체 하나의 소설, 어떤 폭력배를 교수형에 처하는 이야기가 지구 전체 도서관들을 채울 수 있는 본질이자 주형이며 열쇠이고 보물창고가 될 수 있겠는가! - 기가메시

 

첫 번째로 플레이보이 편집부 전원이 스스로 불을 질러 불꽃 속에서 죽어갔다. 스트립쇼 업장 종업원들은 굶어 죽거나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선정적인 삽화를 펴내는 출판사들과 영화 프로덕션들과 대형 광고대행사들과 뷰티업계가 도산했고 미용성형-향수 업계 전체가, 그 뒤에는 속옷 산업이 뒤흔들려서 1999년 미국에서 실업자 수는 3.200만명에 달했다. - 섹스플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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