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공원에서 만나 도넛문고 13
오미경 지음 / 다른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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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같은 공간의 이야기 망한 공원에서 만나”/도서제공 다른에서 보내주셨습니다.

 

망 공원, 그곳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은 각자 고양이들에게 이름을 붙입니다. 누구는 모모, 도도, 누구는 써니, 예쁜이. 집에 돌아오지 않는 아빠와 노숙자를 겹쳐보던 수하가 남긴 핫팩과 두유는 공원에서 다시 세상을 향해 눈을 돌리게 된 희수의 그림이 됩니다. 이온의 새로운 뮤즈는 수하가 되죠. 모두가 모여 세상을 구원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삶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가 됩니다. 이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는 어울림인 것 같습니다. 공원이라는 장소가 주는 열린 이미지와 함께 다른 사람에게 손 내미는 착한 사람들이 나오거든요. 팍팍한 삶을 살았던 정숙씨는 곱게 자라 사회성 없는 공주에게 먼저 사과해주고, 민들레의 까칠한 할머니는 수하에게도 일갈을 아끼지 않죠. 사람 사는 동네다운 이야기! 그걸 원하신다면 이 책입니다.

 

손금을 판다라는 표현 들어보셨어요? 쥐꼬리만 한 월급을 받으며 공순이로 불렸던 방직공장노동을 부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일해서 번 돈으로 동생을 부양하고 나니 어머니는 치매, 그렇게 10년을 부양하고 나니 제사도 정숙씨의 몫입니다. 삶의 의미를 잃은 정숙씨에게 공원은 다시 숨 쉴 수 있게 해준 철 시인입니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 다시 공원은 그를 떠올리게 해주죠. 그의 시가 신춘문예에 당선되진 않았어도 공원은 앞으로도 정숙씨를 반갑게 맞이해 줄 겁니다.

 

그림 속 고양이를 보니 꼭 희수 자신 같았다. 사람들 눈을 피해 숨어 다니는 겁보. 납작이. 누룽지. 희수는 고양이에게 다른 이름을 붙여 주고 싶었다. 써니. 희수는 그림 옆에 이름을 썼다. 음지에 숨어 있지 말고 양지로 나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학교를 떠난 희수가 사랑하는 그림과 자존감을 찾아가는 과정 파란머리 희수

아이들의 은따에서 친구를 보호해주던 희수는 자신이 다시 홀로 남겨지자 학교를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스스로를 찾아가는 과정은 힘들고, 폭식과 거식증을 오가며 고통받지만 엄마의 응원을 받아 다시 세상을 보는 그림 그리는 사람의 마음을 되찾죠. 쉽게 손으로 간식을 얻어먹지 않는 써니가 그렇듯 아직 예민하지만, 자신에게 건네지던 잘 접힌 티슈처럼 다정함을 찾은 희수의 작품은 아마도 세상에 나오게 될 겁니다.

 

일곱 개의 이야기가 따로 읽어도, 함께 읽어도 어울리는 것도 이 작품의 특징입니다. 여러 연령대의 인물들이 서로가 할 수 있는 만큼 손을 내밀어 주는 다정함이 현실에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책을 덮습니다. 오랜만에 따뜻한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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