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싱 더 바운더리 - 마이너 서브컬처 매거진 밑바닥 생존기
푸더바 지음 / 자크드앙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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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주류문화는 원래 비주류였죠. “푸싱 더 바운더리”/도서제공 자크드앙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최근에 강동대학교에서 특강에 불러주셔서 갔는데 처음으로 골드버튼 유튜버를 만날 수 있었지요. 170만 유튜버 어비님이었습니다. 뒤풀이까지 함께 해주시면서 유튜브를 궁금해 하는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여러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핵심은 지속할 수 있는 콘텐츠를 하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나 다운걸 하라는 말이죠. 인기 있는 콘텐츠, 성공하는 콘텐츠의 핵심은 나다움에 있었습니다. “푸싱 더 바운더리도 그런 책이죠. 이 책은 나다움 하나로 인스타그램을 평정한 푸더바의 에세이도 아니고 인터뷰집도 아닌 스크랩북 같은 책입니다.

 

성공에 관해 이야기하기엔 저자의 나이가 어리고, 성공한지 오래된 것도 아니라 책의 내용은 지속성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합니다. 과연 계속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유행하는 콘텐츠 방식을 따라 하기도 하고, 거대한 팝업스토어를 열고는 날 보러 사람들이 오나? 걱정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그만두냐고요? 아니요 그냥 밀고 나갑니다. 실패도 중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세태는 잘못을 통해 배울 기회 자체를 아예 없애버리는 추세다. 반성하지도 못할 정도로 무참히 밟아버리는 것이다. 이 움직임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며, 이렇게 해서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정말로 중대한 죄라면 그것을 처벌하는 것은 국가의 몫이다. 또한 방성하는 것은 죄를 저지른 개인의 몫이다. 여기서 창작이라는 영토 위에 서 있는 우리들의 몫은 과연 무엇일까.”

 

이 책을 읽는 모두가 얼떨결에 큰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자유로움이 나다움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책이니까요. 그리고 그게 꼭 전공자여서, 대단한 경력을 가져서가 아니어서라면 더 좋겠습니다. 창작의 세계는 그래야 하니까요. 꾸준히 내 것을 파고 또 파면 성공할 수 있어야 예술이 아닐까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양은 질을 압도한다. 아무리 허접한 쓰레기가 모여도 그게 기하급수적으로 모이면 독보적인 퀄리티가 창출되곤 한다.”

 

마이너가 메이저 필드에 나오기까지의 고민들을 보면서 아직도 아마추어리즘을 버리지 않은 작가의 태도가 참 좋다고 생각했는데 적은 인정은 사람을 참 궁핍하게 만든다.”는 작가의 속마음은 참 아팠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싫어해서 자신이 직접지은 이름을 더 좋아하고 사랑해주는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이해가 돼서요. 어쩌면 우리는 이런 결핍을 사랑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지금부터 더 대놓고, 신나게 창작자들을 좋아해야 겠습니다. “나아가 내 자신도 나를 인정하게 됐다.”는 작가의 말처럼 우리가 사랑하는 그들이 스스로를 인정하려면 우리의 주접과 호들갑이 필요하니까요.

 

할거 합시다 다들

 

마이너 장르가 메인필드로 나오는 마이크로미디어의 시대에 대해 알고 싶다면, 그리고 인플루언서를 꿈꾸고 있다면 한번 읽어볼 책이라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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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불지 마, 인생 안 끝났어 - 인생 9할을 웃음으로 버틴 순자엄마의 65년 인생 내공 에세이
순자엄마(임순자)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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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조회수 972백만. 코미디언 아들보다 더 큰 감동을 준 순자엄마 이야기 까불지 마 인생 안 끝났어도서제공 21세기북스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인세의 전액이 기부되는 착한 책입니다. 추석 때 집안어른과 마음과 다르게 싸우게 되는 일 있죠? 그럴 때 내 마음은 그게 아니었다. 다 이해한다는 말 대신 선물하기 좋은 책입니다. 이 책을 미리 읽고 가시면 싸우실 일도 없을 것 같기도 하고요.

 

아무래 괜찮은 척 애써봐야 가만히 있으면 속이 문드러지는 걸 누가 안대. 불안하다는 감정도 누구한테든 말로 풀면 무슨 대답이 돌아오든 그저 마음이 든든해져. 상황이야 그대로지만 내 마음이 달라진다고.’

 

청소도 할라고 마음먹었다가 누가 하라고 시키면 절대로 하기 싫은 거야, 이 새끼야. 니가 그렇게 말 안 해도 내 마음이 생기면 살 테니까 걱정 마셔. 밥은 뭐 아무 때나 사는 줄 아나. 지는 우리한테 밥 산 적도 없으면서 남 보고는 사라고 지랄허냐!“

 

읽는 내내 속이 시원하더라고요. 이런 큰언니가 같은 동네 있으면 좋겠다 싶고요. 좋은 학교 다니고 좋은 직업가지고 좋은 아파트 살아도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인생살이가 주는 지혜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하루, 한 달, 한 계절, 한해 그렇게 시간이 쌓아준 경험으로도 매번 감을 잡기 어려운 농사처럼 우리의 인생도 한치 앞을 못 보니까 힘들 땐 말하고, 곁에 있는 사람들한테 의지하고,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말씀에 고개를 끄덕였고요.

 

오늘의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마.”

 

저는 이 부분 읽으면서 나중에 해야지 하고 미뤄뒀던 위시리스트를 다 꺼내놓고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을 골랐는데요. “오늘 하루 잘 살고, 내일 아침에 상쾌하게 눈 떠서 그 하루 잘 살고, 그게 쭉 이어지는 게 인생이지.”라는 순자엄마님의 말처럼 살려면 지금 당장 해야 하는일 있으세요? 저 당장 유튜브 채널 파려고요.

 

눈앞에 있는 해야 할 일을 하나씩 해치우며 부지런히 꾸준히 그렇게 매일을 살아가면 순자엄마처럼 즐겁게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읽는 동안에도, 읽고 난 후에도 즐거운 책이었다고 적어둡니다. 순자엄마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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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걸
해리엇 워커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시멜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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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모두를 의심하게 됩니다. “뉴 걸” 도서제공 마시멜로에서 보내주셨습니다.

“나는 직장에서 매기와 내가 불가피하게 비교당하리란 걸 알았고, 그로 인한 불안은 철저히 공적인 일로 남겨두려고 최선을 다했는데 이제는 내 대타가 사생활까지 침범했다.”

여러분 아는 맛이 무섭죠? 여적여 스릴러 이제 식상하다고요? 그렇다면 이 소설을 보셔야 합니다. 우리가 가장 힘든 건 여자의 포지션과 커리어의 충돌이잖아요. 선택해야 하고 그 선택이 아이에게 피해를 줄까 두렵고 그래서 #커리어그리고가정 이라는 책이 있죠.

각각 다른 입장에 처한 세 명의 여성의 얽히는 관계를 이야기하는 이 소설에서 인정욕구와 질투, 죄책감과 공격성이 교차하는 장면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직장에서, 가정에서 재미있지만 능력있고 날씬하며 아이를 완벽하게 돌보는 사람이기를 강요당합니다. 그건 결국 익명이라는 안전선 안에서 폭발하게 되죠.

저는 주인공이, 느끼지 않아도 되는 감정, 그러니까 지금 충분히 잘 하고 있는데 죄책감을 느끼고 자신의 불편함을 인격적 결함이라고 표현하는 장면에서 남편의 멱살을 붙들고 흔들어주고 싶었습니다. 너의 아내를 돌보라고 이 자식아!

“우리의 우정 패턴이 그렇게 굳어진 것일 수도 있다. 우리는 승리보다 공포를 털어놓고 자문해주는 관계가 돼버렸으니까.”

기혼여성은 주인공인 마고에게 몰입하게 되고, 사회생활 중인 어린 분들은 메기의 마음이 닿을 겁니다. 뭘 해도 미움 받는 이유를 모르겠고 그 심리를 이해 못하겠다면 이 소설에서 보여주는 여성들의 세상이 얼마나 날카롭고 민감하고 모두가 힘든지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적들은 서로 친구를 하는 구나 다시 한 번 깨닫고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하는 짓은 실생활에서 하는 행동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 온라인에서 말할 때는 상대의 표정을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모든 캐릭터가 짠하고 스릴러지만 드라마같은 엔딩이라 좋았다고 적어둡니다.

“인생은 수없이 많은 지각판이 끊임없이 충돌하는 것과 같고, 그러는 과정에서 때로는 기쁘기도 하고 고통스럽기도 했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지 않으면 종종 처참하게, 종종 돌이킬 수 없이 파열돼 각자 더 작아지고 약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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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이 닿는 거리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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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진짜 어른일까요? “달빛이 닿는 거리” 도서제공 블루홀6에서 보내주셨습니다.

“겉으로는 멀쩡하고 매끄럽게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사회가 토해낸 더러운 오물들이 밤거리의 소년 소녀들의 어깨에 무겁게 내려앉고 있었다.”

사회파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제목처럼 서로를 잇는 관계가 중심인 소설입니다. 자라지 못한 상처받은 어른은 또 다음세대의 아이들을 품어주고, 부모가 밀어낸 아이들은 또 다른 관계에서 보호받으며 성장합니다. 여기까지는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는 평범하고 따뜻한 소설로 보이는데 작가는 작품 안에서 그야말로 통속극의 설정까지 가져와 피가 섞인 가족과 혈연이 아니어도 가족일 수밖에 없는 관계를 그려냅니다.

“타인이어도 누군가를 걱정하고 염려하는 게 바로가족이다. 이곳은 그렇게 나도 모르는 사이 가족이라는 관계가 싹트고 자라나는 장소였다.”

배경이 되는 ‘그린 게이블스’라는 공간이 어쩌면 어른인 우리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말해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바라지 않았던 여자아이, 얌전하지도 않고 말이 많고 사고뭉치인 소녀 앤을 가족으로 받아들여 함께 했던 빨강 머리 앤의 이야기처럼. 가슴으로 낳았다고 말하지 않아도 그들은 이미 가족입니다.

“네, 사람들은 때때로 일부러 뭔가를 잊어버리거든요. 잊고 있어야 다시 찾았을 때 더 기쁘니까요.”

가족에게 배제된 이들이 가꾸는 새로운 가족, 그들을 잊고 있을 혈연의 가족들은 그들의 소중함을 지금은 깨달았을까요? 아이를 낳기로 결정한 주인공에게 그 마음을 알면서도 입양을 권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복잡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봄이면 하얀 꽃이 피고 가을에는 빨간 열매가 열리는 나무가 기다리는 진짜 집에서 지금도 또 다른 자라지 못한 아이들이 마음으로 이어진 가족을 만나고 있길 기도하며 책을 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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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름
체사레 파베세 지음, 이열 옮김 / 녹색광선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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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름>은 제목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소설이다. 많은 이들이 청춘은 그 무엇보다 찬란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소설은 한 시절의 찬란함을 남기는 대신 그 뒤에 숨은 어둠과 상실을 고스란히 보여줄 뿐이다.

지니아가 소녀와 성인의 경계에서 경험하는 첫 여름은 가히 눈부시게 빛나지만, 그 빛은 곧 허무와 고독 속으로 스며든다. 사랑과 동경과 좌절이 뒤엉킨 여름이라는 계절. 청춘의 빛은 자주 덧없고 때로는 잔혹하기까지 하다.

작가인 파베세는 큰 상을 받은 직후 자살했다고 한다. 스스로가 선택한 고독한 죽음이다. 그래서 이 소설속에서 드러나는 젊음의 불안과 욕망, 그리고 미묘한 인간관계의 긴장은 단지 문학적 장치가 아니라 작가 자신이 평생 느꼈던 고립과 허무를 반영하는 거울처럼 읽힌다. 청춘의 그림자를 관찰하다가 그 시선이 결국 자기 자신에게도 향한 것일까? 독자는 지니아의 불완전함과 혼란을 보면서, 동시에 파베세가 끝내 세상과 거리를 둔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

이 소설은 첫사랑의 기록이 아니다. 어찌보면 청춘 시대에 존재하는 사소하지만 개인에게는 커다란 절망을 기록한 것에 소설이며 파베세 자신의 내면을 투영한 자서전적 풍경이기도 하다. 책장을 덮은 후에도 지니아가 겪은 한여름의 뜨거움과 쓸쓸함, 그리고 그 뒤에 남은 깊은 허무가 오래도록 맴도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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