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진짜 어른일까요? “달빛이 닿는 거리” 도서제공 블루홀6에서 보내주셨습니다.“겉으로는 멀쩡하고 매끄럽게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사회가 토해낸 더러운 오물들이 밤거리의 소년 소녀들의 어깨에 무겁게 내려앉고 있었다.”사회파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제목처럼 서로를 잇는 관계가 중심인 소설입니다. 자라지 못한 상처받은 어른은 또 다음세대의 아이들을 품어주고, 부모가 밀어낸 아이들은 또 다른 관계에서 보호받으며 성장합니다. 여기까지는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는 평범하고 따뜻한 소설로 보이는데 작가는 작품 안에서 그야말로 통속극의 설정까지 가져와 피가 섞인 가족과 혈연이 아니어도 가족일 수밖에 없는 관계를 그려냅니다.“타인이어도 누군가를 걱정하고 염려하는 게 바로가족이다. 이곳은 그렇게 나도 모르는 사이 가족이라는 관계가 싹트고 자라나는 장소였다.”배경이 되는 ‘그린 게이블스’라는 공간이 어쩌면 어른인 우리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말해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바라지 않았던 여자아이, 얌전하지도 않고 말이 많고 사고뭉치인 소녀 앤을 가족으로 받아들여 함께 했던 빨강 머리 앤의 이야기처럼. 가슴으로 낳았다고 말하지 않아도 그들은 이미 가족입니다. “네, 사람들은 때때로 일부러 뭔가를 잊어버리거든요. 잊고 있어야 다시 찾았을 때 더 기쁘니까요.”가족에게 배제된 이들이 가꾸는 새로운 가족, 그들을 잊고 있을 혈연의 가족들은 그들의 소중함을 지금은 깨달았을까요? 아이를 낳기로 결정한 주인공에게 그 마음을 알면서도 입양을 권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복잡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봄이면 하얀 꽃이 피고 가을에는 빨간 열매가 열리는 나무가 기다리는 진짜 집에서 지금도 또 다른 자라지 못한 아이들이 마음으로 이어진 가족을 만나고 있길 기도하며 책을 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