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아이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 내로라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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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함께 비를 맞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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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아이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 내로라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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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모드 몽고메리는 우리에게 <빨간 머리 앤>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발랄하면서도 톡톡 튀는 매력의 캐릭터 <빨간 머리 앤>이 너무 강렬해서일까? 루시 모드 몽고메리에게 다른 작품이 있다는 걸 아는 독자들은 그리 많지 않다. '월간 내로라'에서는 매달 짧은 고전을 엄선하여 영한 대역 문고를 출간한다. 지난 4월에는 페미니즘의 고전 '누런 벽지'를 소개한 데 이어 5월에는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단편 『꿈의 아이』를 출간하였다.


『꿈의 아이』의 첫 장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명언이다. 그리고 이 말은 『꿈의 아이』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소설 속 주인공 데이비드와 조세핀은 서로 사랑하여 결혼을 한다. 서로 사랑하기에 그들의 결혼 생활은 늘 충만하다. 하지만 하늘이 이들의 사랑을 시기해서일까.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는 20개월 후 갑작스런 질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아이를 잃는 고통. 부모들 특히 엄마들은 잠시 뱃속에 품은 아기라도 떠나보낸 아이들은 영원히 잊지 못한다. 이들에게는 큰 아픔으로 마음 속에 각인된다. 소설 속 조세핀 또한 마찬가지였다. 밤마다 아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이끌려 밤바다를 헤맨다. 아기 소리에 밤바다를 정처없이 걷는 조세핀의 곁에는 항상 남편 데이비드가 있다.


어쩌면 나 혼자서 버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랑은 그만큼 강력하니까.

분명한 것은, 어떤 상황에도 아내를 어디론가 보내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가련한 아내의 행동을 제재하는 것은,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의 손이 유일해야 했다.


사람들이 수군거리고 의사는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길 권유해도 데이비드는 그의 아내 조세핀의 곁을 지킨다. 그리고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우산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남편 데이비드는 아내 조세핀에게 우산을 씌워주기보다 함께 비를 맞는 걸 택한다. 그것이 그가 아내에게 함께 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랑 표현이었다. 사랑은 함께 하는 것이라는 걸 데이비드는 행동으로 실천하였다.

『꿈의 아이』는 데이비드와 조세핀에게 또다른 축복이 찾아오는 내용으로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 하지만 내게 이 소설은 아이를 잃은 조세핀의 고통보다, 해피엔딩 결말보다 가장 인상깊은 건 끝까지 아내의 손을 놓지 않는 데이비드의 태도이다. 누가 뭐래도 아내의 곁을 지키며 비난하지 않고 함께 하는 데이비드. 그의 사랑이 또 다른 신의 축복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설사 이들 부부에게 축복이 오지 않았더라도 남편 데이비드는 끝까지 아내와 함께 비를 맞았으리라고 믿는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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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꾼들
제프리 유제니디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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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수상 작가 제프리 유제니디스라는 이름은 낯설다. 낯선 작가지만 이 책이 유일한 그의 소설집이라는 것도, [불평꾼들] 이라는 제목 또한 나의 이목을 끈다. 대체 책 속의 인물들은 무엇에 불평할까 궁금했다.

표제작이기도 한 <불평꾼들>을 포함하여 총 10편의 소설이 들어가 있는 단편소설집인 이 책은 다양한 주제들이 나와 있다. 이혼을 앞둔 부부의 이야기도 나와 있고 젠더 갈등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룬다. 10편의 단편 중 <불평꾼들> 소설을 표제작으로 한 건 읽어보면 알 수 있다.

<불평꾼들>은 책 속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2018년 타 출판사에서 출판된 소설 <두 늙은 여자>의 이야기가 모티브가 된다. <불평꾼들> 또한 두 늙은 여자 델라와 캐시가 주인공이다. 델라는 여든을 넘겼으며 남편과 사별한 후 두 아들에 의해 요양원에 옮겨졌다. 캐시는 델라보다 어리지만 델라와 친구이며 델라가 요양원에 있는 걸 안타까워한다.

<불평꾼들> 내용 초반은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 그저 캐시가 델라가 있는 요양원을 방문하는 평범한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캐시가 델라를 위해 가져온 추억의 양장본 책 <두 늙은 여자>를 가져오며 이 책이 캐시와 델라에게 변화를 줄 것을 암시한다.

버려진 두 여인이 생존해 나가는 알래스카 인디언 이야기를 담고 있는 <두 늙은 여자>..

뭔가 떠오르지 않는가? 그저 잠시 방문하고 집에 가려고 했던 캐시는 자신들의 상황을 합리화하며 어머니를 돌볼 생각을 하지 않는 델라의 두 아들에게 화가 치민다. 그리고 캐시는 비어 있는 델라의 집으로 돌아가 델라를 돌본다.

소설 속의 두 늙은 여자와 캐시와 델라 두 여자 이야기가 교차되며 이야기는 생기를 띤다. 젊은 두 아들은 불평하며 합리화시켰지만 캐시는 델라를 위해 행동한다. 그리고 소설 속 여자들이 결국 생존에 성공하였던 것처럼 캐시와 델라 역시 생존해 나가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그 외에도 해외 여행을 떠난 미첼이 배탈이 났지만 약을 먹지 않고 금식하며 자연 치유를 기다리는 미첼의 모습. 주변의 조언을 무시하고 고집을 피우면서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 드릴 항공 우편을 매번 보내는 미첼의 모습을 그린 <항공 우편>은 자기 독단에 싸인 한 인간의 모습이 웃프면서도 슬프게 다가온다.

두꺼운 분량의 소설집이지만 내용이 동시대의 주제와 비슷해 쉽게 읽히는 소설집이다. 부부 문제를 다룬 <나쁜 사람 찾기>와 <신속한 고서> 또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고 영화 <스위치>의 원작이기도 한 단편 <베이스터>는 영화와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선사해 준다.

처음 접한 작가의 작품이지만 꽤 재미있고 작가의 전작을 찾아보고 싶게 하는 작가이다. 작가의 전작을 찾아보니 남성임에도 여성들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이 많다는 것 또한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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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인 더 미러
로즈 칼라일 지음, 남명성 옮김 / 해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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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 자신의 모습에서조차 자신을 보지 못하고 언니 서머를 보았던 아이리스.

파멸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한 바로 그 때부터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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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인 더 미러
로즈 칼라일 지음, 남명성 옮김 / 해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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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어떤 쌍둥이보다 더 닮은 모습으로 보이지만,

우리는 거울형 쌍둥이로 서로 거울을 보는 모습처럼 똑같았다.

거울 속에서 나는 내 모습을 볼 수 없다.

거울 속에는 서머가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쌍둥이 딸이 있다. 사람들은 말한다. 쌍둥이들이 서로 친하게 지낼 거라고.

하지만 쌍둥이를 키우며 알게 된 건 친구보다 경쟁자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지 못하고 갖고 싶은 물건도 나눠야만 하는 아이들. 아이가 커가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지는 듯하다.

『걸 인 더 미러』는 그 경쟁과 욕망을 극한으로 끌어올린다. 가족들도 못 알아볼 정도로 모든 게 똑같은 샴쌍둥 자매로 태어난 서머와 로즈. 상대방을 보면 내가 보이는 이 자매들의 질투와 욕망을 둘러싼 심리게임이 시작된다.

쌍둥이들은 서로가 비교대상이 되기 쉽다. 그리고 그 비교는 쌍둥이간에 경쟁과 질투를 부채질한다.

소설 속 서머와 로즈 또한 모든 이들의 비교대상이다.

상냥하고 모든 이들에게 인정 받으며 부유한 애덤과 애덤이 전 아내 헬렌 사이에서 낳은 타르퀸까지 키우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서머. 그에 비해 서머와 똑같은 외모임에도 서머의 그림자로 취급받으며 남편 노아와 이혼 직전인 동생 아이리스. 아이리스는 데칼코마니처럼 찍어낸 듯 자신과 똑같은 외모의 언니 서머를 보면서 생각한다.

"왜 언니만 모든 걸 가지고 태어난 거야?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 릿지는 가문에 집착하는 부유한 사업가다. 쌍둥이 자매의 어머니 애나베스에게서 쌍둥이와 아들 벤이 있고 새로운 아내 프랜신에게도 네 명의 아이들이 있다. 아버지가 죽으며 거둔 단 하나의 유언.

바로 가장 먼저 결혼해 후계자를 낳는 사람에게 전 재산 1억 달러를 물려준 다는 것이다. 해변 저택과 펜트하우스 그리고 1억 달러. 누가 아버지의 전재산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아버지의 유언에 가족들의 욕망이 끓어 오른다.


『걸 인 더 미러』에서 언니 서머가 사고로 바다에서 실종되며 서머의 삶을 살기로 선택한 아이리스의 아슬아슬한 심리전과 아버지의 유산을 차지하기 위해 누가 먼저 아이를 낳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가족들의 치열한 쟁탈전이 압권이다.

언니와 똑같은 외모로 태어났기에 자신의 모습 그대로 언니의 삶을 살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순간 순간 튀어나오는 자신의 정체성, 자신이 아이리스라는 걸 모르게 하기 위해 한 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삶. 그리고 점차 드러나는 가족들의 욕망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어느 누구도 욕망에 브레이크를 거는 사람 없이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전력질주한다.

소설의 시작은 쌍둥이 자매 아이리스가 언니에게 갖는 열등감이었다.

언니의 삶을 질투했고 빼앗고 싶었던 아이리스. 아이리스는 끝내 자신을 버리고 실종된 언니의 자리를 차지함으로 언니가 되려고 했다. 긴박한 전개 속에 사건이 진전되고 아이리스는 뒤늦게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려고 했던 걸까?


하지만 이 소설이 끝내 도덕적인 질문으로 끝난다고 생각하지 마시길.

어느 누구도 생각지 못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만약 아이리스가 자신을 사랑했다면 어땠을까. 거울 속 자신의 모습에서조차 자신을 보지 못하고 언니 서머를 보았던 아이리스.

파멸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한 바로 그 때부터 시작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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