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꾼들
제프리 유제니디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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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수상 작가 제프리 유제니디스라는 이름은 낯설다. 낯선 작가지만 이 책이 유일한 그의 소설집이라는 것도, [불평꾼들] 이라는 제목 또한 나의 이목을 끈다. 대체 책 속의 인물들은 무엇에 불평할까 궁금했다.

표제작이기도 한 <불평꾼들>을 포함하여 총 10편의 소설이 들어가 있는 단편소설집인 이 책은 다양한 주제들이 나와 있다. 이혼을 앞둔 부부의 이야기도 나와 있고 젠더 갈등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룬다. 10편의 단편 중 <불평꾼들> 소설을 표제작으로 한 건 읽어보면 알 수 있다.

<불평꾼들>은 책 속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2018년 타 출판사에서 출판된 소설 <두 늙은 여자>의 이야기가 모티브가 된다. <불평꾼들> 또한 두 늙은 여자 델라와 캐시가 주인공이다. 델라는 여든을 넘겼으며 남편과 사별한 후 두 아들에 의해 요양원에 옮겨졌다. 캐시는 델라보다 어리지만 델라와 친구이며 델라가 요양원에 있는 걸 안타까워한다.

<불평꾼들> 내용 초반은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 그저 캐시가 델라가 있는 요양원을 방문하는 평범한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캐시가 델라를 위해 가져온 추억의 양장본 책 <두 늙은 여자>를 가져오며 이 책이 캐시와 델라에게 변화를 줄 것을 암시한다.

버려진 두 여인이 생존해 나가는 알래스카 인디언 이야기를 담고 있는 <두 늙은 여자>..

뭔가 떠오르지 않는가? 그저 잠시 방문하고 집에 가려고 했던 캐시는 자신들의 상황을 합리화하며 어머니를 돌볼 생각을 하지 않는 델라의 두 아들에게 화가 치민다. 그리고 캐시는 비어 있는 델라의 집으로 돌아가 델라를 돌본다.

소설 속의 두 늙은 여자와 캐시와 델라 두 여자 이야기가 교차되며 이야기는 생기를 띤다. 젊은 두 아들은 불평하며 합리화시켰지만 캐시는 델라를 위해 행동한다. 그리고 소설 속 여자들이 결국 생존에 성공하였던 것처럼 캐시와 델라 역시 생존해 나가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그 외에도 해외 여행을 떠난 미첼이 배탈이 났지만 약을 먹지 않고 금식하며 자연 치유를 기다리는 미첼의 모습. 주변의 조언을 무시하고 고집을 피우면서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 드릴 항공 우편을 매번 보내는 미첼의 모습을 그린 <항공 우편>은 자기 독단에 싸인 한 인간의 모습이 웃프면서도 슬프게 다가온다.

두꺼운 분량의 소설집이지만 내용이 동시대의 주제와 비슷해 쉽게 읽히는 소설집이다. 부부 문제를 다룬 <나쁜 사람 찾기>와 <신속한 고서> 또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고 영화 <스위치>의 원작이기도 한 단편 <베이스터>는 영화와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선사해 준다.

처음 접한 작가의 작품이지만 꽤 재미있고 작가의 전작을 찾아보고 싶게 하는 작가이다. 작가의 전작을 찾아보니 남성임에도 여성들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이 많다는 것 또한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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