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어른이 되지 못하는가 - 일, 육아, 교육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이유
파울 페르하에허 지음, 이승욱 외 옮김 / 반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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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어른이 되지 못하는가》라는 물음은 마흔을 통과하며 나를 지배하는 물음이다. 주변에서 나이값을 하라는 둥, 나이에 맞지 않게 미성숙한 나의 모습은 나를 좌절하게 만든다. 이 책의 제목은 내 질문과 일치했고 그 답을 찾고 싶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내 물음에 답하는 책이 아니였다. 이 책은 내 개인적인 답보다는 이 사회의 구조에서 답을 찾아가는 책이였다. 우리가 어른이 되지 못하게 만드는 이 사회의 원인을 "잘못된 권위"라고 말하며 올바른 권위가 필요함을 말하는 책이다.

《우리는 왜 어른이 되지 못하는가》의 저자 파울 페르하에허는 임상 심리학자로 한국에서는 <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 가는가>로 잘 알려져 있다. 저자는 먼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만성화된 번아웃, 육아의 질 저하, 갈수록 후퇴하는 정치 등 왜 기술은 발전하지만 삶은 개선되지 않는지를 묻는다. 그리고 그 답을 바로 우리 안에 잘못된 권위가 있지 않음을 이야기한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책의 내용은 내게 다소 어려웠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고심했지만 부모로서 저자가 진단한 <집단으로서의 부모>의 내용을 위주로 이 책을 말하고자 한다.

저자는 정치, 여성, 가정, 육아 등 각 키워드에 맞추어 현상을 설명해간다. 그 중 부모의 입장으로서 읽는 저자의 내용은 처음부터 나의 예상을 뒤집는다. 먼저 저자는 아동심리학자들을 전적으로 의지하는 교육시스템을 꼬집는다. 먼저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본다면 가장 유명한 오은영 박사가 있다. 많은 육아 프로그램에서 부모가 할 수 없었던 아이의 행동 교정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오은영 박사와의 상담은 몇 달 후에나 가능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저자는 이 현상의 문제점을 꼬집는다. 바로 부모가 아이의 문제를 임상학자에게 넘겨버리는 현상이 바로 잘못된 권위라고 강조한다.

심리학자들은 과학의 이름으로 새로운 권위자가 된다.

학교와 교사는 물론 부모까지도 자신들의 권위를 순순히 넘겨준다.


임상심리학자인 저자의 이런 말은 상당한 놀라움을 안겨준다. 나 역시 첫째 아이의 심리 치료를 병행하며 상담을 받고 있는 과정에서 더욱 의아했다. 그런데 이러한 방식이 잘못 되었다고? 저자는 나의 놀라움에 더 한 발 앞서간다.


아이에게 무언가를 아예 또는 거의 요구하지 않는 일명 '칭찬 육아'는 사실 육아라고 할 수 없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육아 방식은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트리고 아이가 나중에 커서 더 큰 문제를 겪을 확률을 높인다.

육아란 아이에게 무언가를 요구하는 것이어야 한다.


내가 상담선생님과 이야기하며 가장 많이 받았던 대답은 바로 '칭찬'을 해 달라는 것이였다. 자존감이 떨어져 있는 아이에게 끊임없이 칭찬을 해 주라는 말을 강조했다. 하지만 저자는 칭찬이 아닌 올바른 훈육의 부재야말로 아이들의 잘못된 행동을 야기시킬 수 있음을 말한다. 그리고 부모 또는 심리학자에게 치중된 피라미드 권위를 수평적 권위로 바꾸어 나갈 것을 제안한다.

저자가 수평적 권위를 강조하며 저자는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속담을 인용한다. 바로 위로 치중된 권위를 부모와 선생님 그리고 마을 사람들과 심리학자등 집단으로서 육아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나의 어릴 적 경험이 떠올랐다. 부모님은 어린시절 내가 완전한 왼손잡이였다고 말씀하셨다. 부모님이 나를 윗집 어른께 맡겼을 때 나의 왼손잡이를 보시고 오른손잡이 교육을 시켜주셨다고 알려주셨다. 물론 왼손잡이가 잘못이라기보다 자신의 아이마냥 가르치고 돌보아주셨다는 부모님의 말씀을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이제는 온전히 부모에게만 치중된 육아로 이러한 집단으로서의 육아는 기대하기 힘들다. 저자는 집단, 모두 함께 의논하고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수평적 권위가 주어질 때 아이들이 바로 설 수 있음을 강조한다.

수평적 권위는 저자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가부장적 권위또한 남자에게만 치중된 일방적인 권위가 많은 고통을 발생시켰다. 회사에서도 피라밋형 구조는 불투명성, 불공정의 문제를 야기했다. 하지만 수평적 권위를 확보함으로 투명성과 양방소통이 개선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한 쪽으로만 치우친 권위는 책임을 서로 떠넘기게 하고 번아웃, 외로움의 원인이 되었다.

피라밋형에서 수평적인 위치에서 올바른 권위를 확립할 것을 주장하는 저자의 글은 이 사회에서 특히 정치와 육아적인 부분에서 공감을 주게 한다. 대통령과 국회, 법원등에 치중된 구조에서 함께 나아가는 숙의 민주주의와 집단으로 아이를 돌보는 구조가 이루어진다면 지금처럼 무기력한 사회를 막을 수 있는 돌파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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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즈만이 희망이다 - 디스토피아 시대, 우리에게 던지는 어떤 위로
신영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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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큰 이슈는 단연코 의료계의 파업이었다. 의료의 공공성 확대, 의사 정원 확대등에 대한 정부 정책을 저지하기 위함이었다. 의료진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코로나 팬데믹 시대, 의료인들의 파업은 치료를 제 때 받지 못해 환자의 죽음을 야기했다. 이 현실에 국민들은 분노했으나 그들은 강경했다. 이 파업에 의대 교수들이 의대생들을 부추겼고 결국 승리했다. 하지만 그들의 승리 속에 가장 상처받은 건 바로 환자들이였다. 사람을 살리는 학문을 배우는 그들은 그들 때문에 죽은 환자의 생명에 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코로나시대, 이 바이러스는 우리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거울이었다. 이웃 혐오, 코로나 전염병 환자 혐오가 들끓었다. 무엇보다 취약층에 대한 소외가 극도로 치솟았다. 장기화가 되감에 따라 이 현상은 더 심화됐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신영진 교수는 《퓨즈만이 희망이다》를 통해 풀어나간다.

《퓨즈만이 희망이다》는 한양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신영진 교수가 한겨레 신문에서 쓴 칼럼을 엮어 출간한 산문집이다. 성찰, 책임, 자본, 건강, 평화, 경계, 싸움, 희망 여떫 가지 키워드로 쓴 이 책은 이명박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한국과 세계의 의료 정책을 돌아보며 이 때야말로 서로를 향한 연대가 필요함을 강조하는 책이다.

바이러스는 우리 몸과 사회의 가장 약한 부분을 찾아간다. 3월 4일 오전 현재 사망자 32명 중 7명이 폐쇄병동의 환자였고, 나머지도 대부분 가난하고 병든 외로운 노인이었다. 그들 모두는 오래전부터 거기 있었으나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이들이다. 이들의 존재는 죽어서야 겨우 신문의 몇 줄을 차지할 수 있었다. 어느 날, 가짜가 아닌 진짜 메시아가 이 땅에 온다면 바이러스처럼 그/그녀도 제일 먼저 그들을 찾을 것이다.

환자는 가해자가 아니다. 가해자는 따로 있다.

전염병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미국의 대통령이자 억대 부자인 트럼프와 영국 수상까지 감염되는 등 모든 이들에게 침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회는 전염병 환자들에 대한 연민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너 때문에 내가 피해보았다라는 피해자의식만이 있을 뿐이다. 완치되었다한들 직장에서의 복귀는 힘들어지고 이웃들은 환자들을 피한다. 나부터 살고 보자는 위기의식은 문을 닫게 했고 우리 사회의 취약층인 외로운 노인들이 쓸쓸히 죽어가야 했다. 하지만 그들의 죽음 또한 뉴스 한 토막에 나오는 사망자 수치로만 확인될 뿐 사람들은 관심을 두지 않는다.

죽음에 무감각해지고 내가 아니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며 이웃에 대한 불신이 가득한 지금, 우리는 그동안 연결하고 있던 연결 고리마저 끊어내고 있다.

전 지구적 빈곤과 건강 불평등 속에서 한국 사회의 역할, 그리고 가난한 이들이 만들어내는 희망의 메시지 등을 발굴해 내고 이를 구체적인 작업으로 이어나가는 일이 필요하다.

그 과정은 "함께 건강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건강할 수 없다"는 정신을 그 중심에 두는 작업이다.

코로나는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들부터 공격했다. 가난은 모든 바이러스에 취약하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에 '건강불평등'을 강조한다. 금연도 부유한 사람들의 성공률이 더 높고 의료서비스 또한 비교할 수 없다. 보건소는 최소한의 자원으로 운영되고 민간자본이 투입된 의료서비스는 부자들에게만 관대하다. 가난한 이들은 의료 사각 지대에서 홀로 고통받고 있다. 저자는 이 '건강불평등' 격차가 줄어들기 위해서는 전사회적 연대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환자 개개인의 생명도 중요하지만 먼저 이 사회가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내야 모두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말한다. 쌍용차 해고자들은 여전히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법정이자에 허덕인다. 철탑 고공농성 노동자들은 아직도 농성중이다. 또한 최근 학교 정규직 선생님들은 자택 근무 등 복지 편의를 받는데 비해 기간제 선생님들은 매일 출근하며 불합리한 처사를 받는다. 이 사회가 과연 건강할 수 있을까? 나만 건강할 수 없다. 내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야만 한다. 그래야 내가 아프지 않을 수 있다. 연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저자는 이 시대, 질병의 치료보다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건전한 사회 시스템 확립을 외치며 이에 역행하는 시대의 아픔을 토로한다. 갈수록 수많은 아픈 이들을 양산하는 이 사회 구조가 사회의 밑바닥에서 힘들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더욱 공격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한다. 정치 논리에 의해 가장 먼저 중단되어버린 북한 아이들의 예방접종, 민간자본에 잠식되어가는 공공서비스, 코로나 바이러스의 가장 큰 타겟인 빈곤층 노인들... 그들을 바라보며 저자는 강하게 외친다. 바이러스가 문제가 아니다. 백신 개발이 정답이 아니다. 바로 이 사회가, 우리의 이기심이 문제다. 그리고 말한다. 이 사회의 모습에 역행하는 길만이 바로 이 건강불평등과 사회시스템을 살릴 수 있는 길임을 말한다.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과부하가 걸리는 순간 가장 먼저 망가지는 부품은 퓨즈이고, 점증하는 사회불평등과 '강등된 인류(약자)'의 고난이라는 요소로 구성된 폭발성 혼합물이 현 세기에 인류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라 확신했다. 이런 약자들이야말로 현재의 모순을 가장 농축적으로 내재하고 있는 존재이기에 그들에게 답을 물어야 한다.

백신과 같은 치료법보다는 약자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바라보아야 한다. 약자들을 품어줄 수 있는 사회만이 희망이다. 더 이상 아픈 이들이 생겨나지 않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것, 소외되고 아픈 이들과 함께 하는 사회만이 정답이고 희망이다.

《퓨즈만이 희망이다》를 읽으며 의료계 파업 행태 속에서 이토록 약자들을 위하는 극소수의 의료진이 있다는 사실에 씁쓸하면서도 감사했다. 우리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사람이 희망이고 사람이 치료제가 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 문제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문제는 아픈 이를 양산하는 사회와 우리의 이기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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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별이 만날 때
글렌디 벤더라 지음, 한원희 옮김 / 걷는나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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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과 별이 만날 때》는 조류학자인 글레디 벤더라가 첫 데뷔작부터 [해리 포터 시리즈]의 조앤 롤링을 제치고 아마존 작가 랭킹 1위를 기록한 화제작이다. 소설 《숲과 별이 만날 때》는 내게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떠오르게 한다. 생태학자인 데일라 오언스가 해안 습지를 배경으로 쓴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저자의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여 소설 속에서 살아 숨쉬며 생기를 불어넣었다. 《숲과 별이 만날 때》의 저자 글레디 벤더라 또한 조류학자인 저자의 경험을 되살려 일리노이 주에서 펼쳐지는 자연과 조류의 세계를 이 소설 속 인물들에 매개체가 되어 주는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소설 《숲과 별이 만날 때》는 박사 과정을 밟기 위해 교수님의 산장을 빌려 새 둥지를 조사하는 조 (조애나 틸의 애칭)가 숲 속에 버려진 소녀 '얼사'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어디에서 왔는지 묻는 조의 질문에 '헤트라예'라는 별에서 왔다는 소녀는 자신이 다섯 가지 기적을 본 후에야 자신이 왔던 별로 갈 수 있다고 말한다.



얼사를 다시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경찰에 신고도 하고 아이를 찾는 실종 신고가 되어 있는지도 조회하지만 아이의 정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소녀의 행방에 도움을 찾기 위해 계란 장사를 하는 이웃 게이브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게이브 역시 알 수 있는 도리가 없다.

얼사는 어디에서 왔을까?

얼사의 부모님은 누구일까?

얼사는 정말 '헤트라예'라는 별에서 왔을까?

얼사가 말한 다섯 가지 기적은 무엇일까?

소설은 독자들에게 얼사에 관한 의문점을 끝까지 지닌 채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조와 게이브 또한 얼사에 대한 정체를 알기 위해 주력했지만 이들은 어느 새 얼사를 중심으로 한 마음이 되어 간다. 그들이 얼사를 서로 양육함으로 서로의 아픔이 드러난다. 평범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동정의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겠지만 조와 게이브 그리고 얼사는 아픔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기에 그들의 문제가 서로에게 흠이 되지 않는다. 그들에겐 아픔과 결점이 서로를 더욱 가까이 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어 주고 연대가 되어 준다.

왜 소녀 얼사는 조에게 다가왔을까? 이 대답은 게이브가 조에게 얼사를 빨리 경찰에 알려야 한다며 재촉할 때 조가 한 대답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엄마와 똑같은 아픔을 겪고 끝까지 사랑하였던 조에게는 그 경험이 정체불명의 소녀 얼사를 끝까지 사랑할 수 있는 힘이였다. 조가 아닌 다른 사람이였다면 얼사는 과연 끝까지 사랑받을 수 있었을까? 조가 아니였다면 얼사는 다섯 개의 기적을 볼 수 있었을까?


《숲과 별이 만날 때》는 각 인물들의 아픔이 드러나며 그 안에 또한 숨겨져 있는 비밀이 드러나며 읽는 이들을 또 다른 이야기장으로 인도한다. 그 비밀 속에 서로 찢겨져 있던 아픔들이 결국 숲과 별이 만날 때 비로소 온전히 드러나고 하나가 되어 간다. 단순히 빨리 돌려보내야 할 아이로만 생각했던 얼사가 이들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면서 하나가 되어 가는 과정은 우리에게 필요한 건 완전함이 아닌 서로의 아픔을 나눌 수 있는 마음임을 알게 해 준다.

소설은 얼사에 대한 의문점으로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결국 후반부로 갈수록 얼사에 대한 의문점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조와 게이브 그리고 얼사가 만들어가는 이들의 연대가 더욱 빛을 발하며 후반부를 힘있게 끌고 나간다. 이들의 이야기와 저자의 화려한 조류들의 이야기와 자연은 이 세 명이 하나가 될 수 있는 매개체가 되어준다.

누군가가 필요할 때 그리고 혼자라고 느낄 때 이 소설은 나 자신부터가 남들에게 따뜻한 온기가 되어줄 수 있음을 깨닫게 해 준다. 그리고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 수 있게 격려해준다. 그 사랑이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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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쉬는 기술 - 어떻게 쉬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최고의 휴식법 10가지
클라우디아 해먼드 지음, 오수원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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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은 바쁜 일상으로 인한 시간 부족을 호소한다. 주6일에서 5일로 바뀐지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쉼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주말에도 사람들은 끊임없는 활동을 지향하고 몸과 마음이 쉬는 휴식을 게으름인양 지양한다. 이러한 활동 속에 사람들은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다고 말한다. 어쩌면 우리는 쉬는 방법이 잘 못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휴식은 필요하다. 하지만 제대로 쉬는 휴식법 또한 우리에게 필요하다. 클라우디아 해먼드의 신작 《잘 쉬는 기술》은 자신에게 맞는 휴식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휴식법 설명서이다.

《잘 쉬는 기술》은 저자 클라우디아 해먼드가 진행하는 두 개의 BBC 라디오 프로그램 <마음의 모든 것>과 <건강 체크> 프로그램에서 현재 휴식 시간과 이상적인 휴식이라고 생각하는 활동에 관한 "휴식 테스트"를 설문조사한 결과 나온 상위 10위의 활동등에 관한 설명서이다. 135개국에서 총 1만 8천 명이 참여한 이 조사에서 과연 참여자들은 어떤 활동을 최상의 휴식이라고 답했을까?



이 설문조사에서 독서가 1위를 차지한 놀라운 사실과 상위 5위 안의 휴식이 타인과 하는 활동이 아닌 혼자 하는 행위임에 주목하게 된다. 저자는 이 책에서 10위부터 순위를 거슬러 올라가며 각 휴식에 맞는 연구 결과와 휴식법을 하나씩 설명해간다.

저자는 먼저 수면에 대한 연구 결과는 많이 이루어졌지만 정작 휴식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설명한다. 좋은 수면의 중요성은 강조되어 왔지만 좋은 휴식에 대한 중요성은 가려져 있는 현실을 통해 우리는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10위를 기록한 마음 명상부터 그동안 이루어졌던 연구 결과와 그에 대한 반박 또는 어떤 사람에게 이 휴식이 알맞는지 또는 해로울 수 있는지를 설명해준다.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 행위의 유익보다 어떻게 휴식이 되어 줄 수 있는지에 주목해야 한다. 가령 텔레비젼을 생각하면 보통 학자들은 바보 상자라고 비하하거나 또는 단점만을 강조한 연구 결과가 이루어져왔다. 하지만 저자는 이 텔레비젼이 외롭고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외로움을 잊게 해 줄 수 있으며 프로그램을 함께 본 사람들과 감정을 나눌 수 있는 매개체가 되어 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휴식처라고 말한다.



학창시절, 텔레비젼 드라마를 본 후 친구와 함께 좋아하는 배우를 이야기하며 다음 내용에 대한 설렘을 이야기했던 경험 모두 한 두 번씩은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비록 몸은 떨어져 있었지만 같은 프로그램을 봄으로 감정을 공유하고 대화를 통해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됨은 확실하다.

물론 이 텔레비젼에 대한 환상도 있지만 저자는 시청 기간이 길수록 나타나는 악영향 또한 간과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우리가 적절한 시청 시간을 찾는 균형을 찾아가야 함을 강조해준다.

《잘 쉬는 기술》은 이 10가지 휴식이 각자 독자적인 활동인 듯 보이지만 서로 연개되어 있음을 알게 해 준다. 가령 휴식 8위를 기록한 잡념의 경우 이 잡념이 1위를 기록한 독서를 통해서도 가능함을 설명해주며 일거양득의 휴식을 제공할 수 있음을 설명해준다. 또한 3위인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은 2위인 자연에서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낼 수 있는 최적의 장소임을 설명해주며 각자가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상적인 휴식 1위가 "책을 읽는 시간"이라는 사실은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의외일 수 있게 한다. 또한 독서를 연구한 뇌과학자들의 연구 결과에서도 '독서'는 뇌를 쉬게 하기는 커녕 활발히 움직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책을 읽으면서 의미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독서는 휴식이라고 하기에는 의문점을 갖게 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독서가 휴식이라는 사실에 긍정할 수 있는 사람은 책을 읽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 엄마가 된 후 육아에 지친 내게 돌파구가 필요했다. 하지만 공간에 제약이 있는 내게 유일한 돌파구는 책읽기였다. 책은 이 상황을 벗어나 다른 상황으로 나를 데려가고 여러 인물들을 만나게 해 주며 때론 나를 위로해 주고 울리게 했다. 때때로 잡념도 허용하게 해 주며 공상을 가능하게 해 주는 이 책은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유일한 활동이였다. 저자 또한 이 독서의 힘을 몰입과 잡념 그리고 친구가 되어 주는 이 장점을 설명해준다.



저자가 설명해주는 이 휴식법을 따라가다보면 때때로 추억에 잠길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텔레비젼에 대한 부분에서는 친구와 함께 즐겁게 감상을 떠올리던 기억이 생각나고 자연의 회복력에 대해서는 어린 시절 즐겨 놀던 외가집 뒷동산이 떠올라 추억에 잠기에 된다. 목욕 또한 홀로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 발을 담그며 잠시나마 쉼을 얻는 등 휴식을 취해 본다.

모든 휴식 중 중요한 건 자신에게 맞는 휴식법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휴식을 찾았다면 적절한 균형을 찾을 수 있어야 우리는 제대로 쉴 수 있다. 《잘 쉬는 기술》은 휴식을 강조하지만 무조건적인 휴식보다는 올바른 휴식을 찾을 수 있도록 각 장단점 또한 함께 설명해줌으로 잘 쉴 수 있는 가이드를 제공해준다. 코로나로 거리두기로 외부 활동이 어려워진 요즘,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호소한다. 이 때야말로 우리에게 올바른 휴식으로 재충전을 하는 게 필요하다. 그리고 이 책에서 나오는 데로 한 번씩 해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쉼에 대한 유익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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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넘은 여자는 무슨 재미로 살까?
김영미 지음 / 치읓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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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는 '영맨'과 '올드맨'으로 나눈다. 40을 넘어선 나는 당연히 올드맨에 속한다. 

30대까지만 해도 올드맨이 아니라고 부르짖었지만 이제는 영락없는 올드맨으로 불리운다. 특히 뒤늦은 결혼 때문에 아이들이 여섯 살이라고 말하면 사람들의 보는 눈은 달라진다. 언제 키우나하는 측은한 눈빛이랄까. 만약 내가 미혼이였다면 이런 눈빛을 받지 않았을텐데 늦깍이 엄마가 되다 보니 나는 세상에서 불쌍한 여자가 되어 있었다. 



<마흔 넘은 여자는 무슨 재미로 살까?>라는 제목의 글은 순전히 제목에 대한 감정이입에서 읽게 된 책이였다. 아직도 내 손길을 많이 필요로 하는 아이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의기소침해지는 나의 모습과 육아와 회사에 갇혀버린 나의 일생이 너무 불쌍했고 가여웠다. 같이 하소연하고 싶었고 이 책을 빌미로 동병상련을 느끼고 싶어 읽기 시작한 책이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여러 위기에 있던 저자 김영미씨가 글을 읽고 책을 쓰기 시작하면서 꿈을 찾기 시작한 에세이다. 아이 셋을 키우는 전업주부이면서 작가로의 꿈을 키워가는 김영미씨는 이 책 속에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자녀들의 이야기 그리고 자신의 삶에 큰 위기들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풀어나간다. 

집을 나간 아버지, 미용실을 운영했으나 끝내 빚을 갚지 못해 연달아 집을 나가신 어머니, 앞을 못 보는 할머니와 동생을 돌보기 위해 억압적이던 오빠 등 저자의 힘들었던 어린 시절부터 지금의 남편을 만나 가정을 이루고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일들이 그려진다. 그 중 저자는 남편의 외도 사실을 이야기하며 가정을 지키느냐 헤어지느냐의 기로에 서 있을 때 알게 된 책쓰기 강좌로의 삶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어린 시절의 저자는 불행했으나 남편의 화려한 프로포즈와 남편 사업의 성공, 모든 게 완벽해 보이던 그 때, 가정이 전부였던 저자에게 남편의 외도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을 것이다. 특히 자신이 남편에게 여자가 아닌 존재였음을 알았을 때 느끼던 낭패감, 자신의 존재감이 말살되는 것처럼 느껴지던 그 고통은 다른 종류의 갈등이지만 남편과 갈등을 겪고 있는 내게도 공감이 되었다. 다만 실망스러웠던 건 이 위기로 인해 글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조금 허무했다. 아이를 키우면서 주변의 인정을 받고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작가라고 생각하여 글쓰기를 하게 된 글을 읽으며 작가와 글쓰기라는 작업을 너무 쉽게 환상적으로 생각한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컸다. 내 주변에서는 글쓰기를 먼저 하면서 마음을 토로하고 위로받으며 글쓰기가 주는 위로에서 힘을 받게 된 지인들이 많았다. 하지만 쓰기도 전에 육아하며 성공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전업 글쓰기의 삶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좌를 들으며 작가로서 꿈을 키워 나가는 저자는 새로운 꿈을 통해 자신을 키워나간다. 가족이 우선시 되었던 삶 속에 자신의 꿈이 끼어들며 자신을 돌보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의 자신의 나이를 바라보며 슬퍼하는 대신 60대의 자신의 눈으로 지금을 바라본다. 먼 후에 더 나이든 자신이 지금의 자신을 바라보며 아직 너는 젊다며 지금도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라고 말하는 저자의 글을 보며 나를 돌아본다. 이미 인생이 끝난 것처럼 의기소침해 하는 내게 아직 인생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해준다. 지금의 나의 상황보다 훗날 내가 지금의 나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가가 더 중요함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비록 저자가 글쓰기를 시작한 계기는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이 작가라는 꿈을 향해 달려가며 책읽고 글쓰는 저자의 모습은 나를 보는 것 같아 공감이 된다. 나는 저자만큼은 아니지만 워킹맘의 일상에 찌들어 있던 내게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서평단 활동이 내게 활력을 주며 책과 글을 쓰는 일들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마흔이 넘어도 꿈을 꿀 수 있음을, 그리고 먼저 그 꿈은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에서부터 말해주는 이 책을 보며 최근에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나왔던 문제가 떠올랐다. 

"50대 이상 시니어들의 수명을 결정짓는 것은 무엇일까요?"라는 문제에서 정답은 돈과 건강이 아닌 '삶의 목적'이였다. 끝까지 목적과 꿈을 놓지 않는 사람이 오래 살 수 있다는 이 결과를 보며 자신의 나이에도 열심히 꿈을 향해 달려가는 저자의 모습이 연상되었다. 나이가 들면 기회가 좁아지는 건 당연하지만 그 현실에 나를 얽매일 필요는 없다. 우선 꿈꾸고 도전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또 어떤 길이 열릴 지 누가 알겠는가. 우선 시작해보고 달려보자.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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