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빗 - 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
웬디 우드 지음, 김윤재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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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새해 계획을 세운다. 독서, 운동, 금연 등등 많은 목표를 세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 목표를 이룬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나 또한 체중 감량을 세우고 식이요법을 세우지만 작심삼일로 끝나곤 한다.

새로운 목표가 인간의 행동을 바꿀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시작이 반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라며 인간의 의지력으로 못 해낼 일이 없다라고 강조하는 보편적인 믿음에 이 책 《해빗 HABIT》은 과감하게 NO라고 말한다.

행동 연구 전문가인 저자 웬디 우드는 많은 사람들이 왜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페이스북, 블로그 등 매번 목표를 세우지만 왜 매번 좌절하는지 저자는 그 원인을 알아내는 데 집중한다.

저자는 인간의 두뇌에서 의지력을 담당하는 "의식적 자아"와 반복적인 패턴인 "비의식적 자아"를 담당하는 영역이 따로 있다고 말한다. 이 '의식적 자아'는 의지, 목표등을 세우게 해 주며 매번 어떤 일을 행하는 데 있어 고민하게 함으로 이 일을 행하는 데 있어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고 말한다.

반면 '비의식적 자아'는 식사,양치질, 아이에게 키스하기 등등 이미 우리 생활에 자동화된 개념으로 우리 안에 뇌가 반복적으로 일어난 행동들을 자동화함으로서 힘들이지 않고 그 일을 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습관(Habit)이 바로 이 '비의식적 자아'에 해당하며 저자는 자동화라고도 명명한다.

목표를 세우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수많은 충돌과 싸우기 위해서 우리는 의지력을 필요료 한다.

살을 빼기 위해선 6시 이후 배고픔을 참아야 하고 제과점 또는 가게 앞을 들어가고픈 충동과도 싸워야 한다.

하지만 저자는 의지력이란 무한하지 않다고 강조하며 우리가 어떤 일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의지력이 아닌 자동화 즉 습관을 만들어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욕망 또는 목표보다 좋은 습관을 기르는 방법이 더욱 중요하며 바로 이 책을 집필하게 된 첫 번째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는 미국의 보건복지국의 캠패인 "건강 증진을 위한 하루 5인분"에 주목한다. 육식 위주 식습관이 암을 유발할 위험이 크다는 여러 정보와 함께 캘리포니아 영농인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과일과 채소 하루 5인분을 섭취해야 한다는 캠패인으로 많은 미국인들에게 경각심을 주었다. 이 캠패인으로 말미암아 많은 미국인들이 육식 위주 식사의 위험성을 알게 되었지만 끝내 육식 위주의 식습관은 바꾸지 못했다.

흡연이 폐암에 직접적인 치명타임에도 금연을 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논리로 저자 웬디 우드는 지식과 정보만으로는 결코 사람의 습관을 바꾸지 못한다고 이야기한다.


습관을 길들이는 문제에 관해서는 지식이 그다지 강력한 지렛대가 아닌 것이다.

의지력 또한 큰 도움이 안 된다.


의지, 정신력만을 강조하며 자제할 것을 주장에 반대해 저자는 "상황"의 변화가 없이는 습관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체중감량이 목적인 사람에게는 출퇴근 경로가 식당가 또는 가게를 피해 갈 수 있도록 재배치하며 독서가 목적인 사람에게는 스마트폰 또는 텔레비젼 등 방해 요소등을 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상황의 재배치가 더욱 중요하다.

스스로를 자책하는 대신 부엌을 정리하라.

과일 바구니를 눈에 잘 띄는 곳에 둬라. 브라우니를 가져오는 동료를 피하라.

당신이 살고 있는 상황을 평가하여 자신의 삶을 더 쉽게 만드는 일에 착수하라

이 상황 재배치와 함께 좋은 습관을 하나씩 했을 때 즉각적인 보상을 주는 방법을 고안하여 자신의 뇌가 이 행동을 자동으로 저장할 수 있도록 반복하는 방법을 상세히 소개해준다.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내기 위해 기존 습관을 결합하거나 또는 덮어쓰기를 함으로 좋은 습관을 만들어내는 등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아울러 스마트폰, SNS의 알림 피드 및 우리의 습관이나 집중력을 방해하는 여러 요소들에 대한 주의사항 또한 잊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대통령 재직 동안 옷 입는 시간을 자동화하고 다른 일에 집중한 버락 오바마나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처럼 우리의 덜 중요한 부분에 자동화된 습관을 장착하고 그 시간에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복을 통해 좋은 습관이 형성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고 우리는 새로운 행동을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고 오로지 반복만이 정답이라는 태도로 스스로를 몰아붙여선 안 된다.

의식에 매여 있는 당신의 인생 일부를 반복으로 만들어진 습관에 맡긴 뒤, 그렇게 얻은 여유를 정말 중요한 일에 투입해야 한다.

새해가 시작된 지 일주일, 나 또한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주변을 돌아보게 되었다.

내 책상에 과자 또는 음료수가 있는지, 스마트폰을 몇 번 돌아보는지 돌아보며 주변을 정리하게 된다.

우리 인간은 결코 무한한 존재가 아니다. 나쁜 습관을 단절하고 좋은 습관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우리는 상황의 도움을 받아야 함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습관을 만들기보다 점진적으로 좋은 습관을 추가해감으로 좋은 습관을 뿌리내리게 할 수 있다.

새해에는 높은 목표도 좋지만 내 안의 좋은 습관을 하나씩 추가하는 것이 더 시급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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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남자 이야기
소재원 지음 / 작가와비평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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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세 남자 이야기》는 조국 전 법무총장 사태에 대한 팩트와 허구를 오가는 소설이다.

세 남자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조국 전 법무총장의 실명을 그대로 소설 속에 옮기고 나머지 인물들은 가명으로 기재함으로 소재원 작가는 이 소설이 처음부터 어떤 소설인지를 밝히고 있다.

조국 장관의 임명 전부터 검찰과 정치계에서 불어오는 칼바람, 정치권의 눈치 작전 속에 조국 장관이 어떻게 희생되어 가는지를 사실에 맞추어 전개해 나간다.

검찰총장과 야당의 은밀한 협력 관계, 의혹을 사실로 기정사실화하며 제비몰이를 하는 언론, 종교계의 자기 보호 속에 벌어지는 그들의 무차별한 공격 속에 무방비로 당할 수 밖에 없는 개혁의 모습등이 그려진다.

먼 과거도 아닌 불과 몇 달 전 이 사회를 들끓게 만들며 서초동 검찰청을 촛불로 만들었던 그 조국 법무장관 사태를 그려서인지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 때 느꼈던 참담함과 분노를 감추기 힘들었다.

저자가 굳이 세 남자의 이름을 가명이 아닌 실명으로 기재한 것은 바로 이 사건이 허구가 아닌 사실을 강조하기 위함임이 느껴질 정도로 저자는 조국 전 장관의 가족이 어떻게 공격당하는지를 자세하게 보여준다.

다만 작가가 이 사건을 소설이 아닌 르포르타주 형식으로 썼더라면 더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하는 강한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인해 한 개인과 가정이 어떻게 위협 받는지는 잘 보여주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대표, 그리고 조국 전 장관의 한 달만의 사직에 담긴 이야기는 작가의 상상력이 다소 강하게 가미되어 무리하게 감동을 자아내려고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야기가 사람들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사건이 있는가 하면 진실 그 자체가 더 깊은 감동을 줄 수 있다.

나에게는 이 개혁 이야기가 사실 그 자체로 쓰였을 때 더 강한 울림을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아쉬움에도 이 소설을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건 결국 개혁의 주체가 정치인들이 아닌 국민들이 해야 할 일임을 작가가 명백하게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새로운 법무장관이 임명되었다 하더라도 결국 개혁을 이뤄 낼 주체는 그들이 아닌 국민임을 우리는 지난 촛불혁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서초동에 제 2의 촛불을 밝힘으로서 국민들은 이 사실을 검찰과 정치권에 알렸다.

또한 작가가 그리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만들어내게 하는 역할 또한 결국 국민들의 역할임을 작가는 읽는 독자들에게 호소한다.

이제 총선을 향해 달려가는 정치권과 조국 전 장관의 기소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다시 한 번 무엇이 중요한지 국민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깨우쳐 준다. 적어도 언론에 의해 가려져 있는 진실이 이 소설을 통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하지만 진실은 쉽게 오지 않는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과거 많은 인물들의 희생이 있었듯 지금의 개혁 또한 누군가의 희생과 그 희생 위에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개혁은 끝나지 않았고 그 개혁을 끝낼 수 있는 건 오직 국민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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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우 미 백
A.V. 가이거 지음, 김주희 옮김 / 파피펍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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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SNS의 활성화로 인해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며 타인의 일상을 보게 된다.

일반인들부터 유명 연예인과 정치인들 모두 자신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 SNS에 글을 올리며 대중의 관심을 얻고자 한다. 팔로워와 좋아요의 횟수에 희열을 느끼며 더 많은 팔로워를 모집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공들여 사진을 찍어 올리며 익명의 다수에게 나를 봐줘, 나를 알아줘, 나를 사랑해주길 호소한다.

『팔로우 미 백 Follow Me back 』은 온라인 팬 문화에 관한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다.

이 소설은 유명 가수 에릭 쏜과 온라인상에서 그를 추종하는 팬들이 트위터 SNS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다.

타고난 재능으로 음반 기획사에 섭외되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에릭 쏜에게는 SNS 트윗을 작성하는 일 또한 팬 서비스의 일종이다. 매일 꽉 짜인 일정에 지친 에릭 쏜은 며칠 전 일어난 연예인 도리안 크롬웰이 극성 팬에 의해 살인을 당한 일로 극히 불안감을 느낀다.

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인 테사는 광장공포증으로 대학도 자퇴한 채 심리치료 이외에는 집에서 두문불출하는 에릭 쏜의 열렬한 팬이다. 트위터에서 #에릭쏜중독 으로 30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테사는 에릭 쏜의 트윗 맨션 하나 하나에 열광한다.

소설은 연예인의 살인 사건으로 인해 광적인 팬들의 사랑에 혐오를 느낀 에릭 쏜이 익명의 계정을 만들어 테사와 온라인 상에서 관계를 맺게 되며 서로의 상처를 알아봐 주며 마음을 나누게 되는 부분이 주로 그려진다.

처음엔 생각 없는 팬인 것으로 오해하던 에릭 쏜이 자신을 상업적으로만 이용하려는 기획사와 자신을 상품으로만 아는 일부 팬들과 달리 자신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 주며 마음을 알아주는 테사의 모습에 호감을 느낀다. 테사 또한 광장공포증으로 인해 사회 생활 및 대인 관계가 전무한 상태에서 자신을 알아주는 친구가 생기면서 둘의 우정 및 쌈이 시작된다.

온라인 공간에서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에 언제쯤 에릭 쏜이 테사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힐 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대하게 되는 설레임 또한 남기지만 반면 팬들의 광적인 사랑으로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연예인들의 안전과 그들의 두려움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그려낸다.

에릭 쏜과 테사의 트윗, 그리고 경찰 조사 장면 등이 매 장마다 교차되어 보여짐으로 과연 이 둘의 관계가 파국으로 끝날지 아니면 해피앤딩으로 끝날지 긴장감을 자아내게 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테사의 광장공포증에 대해 뭔가 이유가 있다는 떡밥을 던지지만 그 떡밥이 너무 마지막에 나옴으로서 개연성에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트위터 상에서 벌어지는 소리 없는 전쟁, 끊임없는 관심을 요구하며 팔로워를 더 모으기 위한 그들의 치열한 전쟁,

연예인의 트윗 하나에 열광하는 온라인 상의 만남, 익명이기에 온갖 범죄들에 취약할 수 있는 SNS의 위험성 등이

이 소설의 에릭 쏜 팬들의 이야기 속에 그려져 있다.

그리고 그 보이지 않는 전쟁을 작가는 테사가 자신에게 악담을 퍼붓는 트위터 상의 에릭 쏜에게 남기는 메세지를 통해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 것임을 보여준다. 그 가상의 공간에서도 타인을 향해 예의를 갖출 것을 이야기한다.


SNS세대 맞춤 스릴러답게 SNS을 적극 활용한 소설이다. SNS의 장점과 단점을 최대한으로 활용하여 하나의 영리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이 소설이 텍스트 중심인 페이스북이나 사진 중심인 인스타그램보다는 단문 위주인 트위터의 특징을 잘 살렸다.

연애 소설과 미스터리를 절묘하게 결합한 『팔로우 미 백 Follow Me back 』

무겁지 않고 가볍게 읽을 수 있을 듯하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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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의 에티오피아
김대원 지음 / 꽃씨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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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ICA 는 한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해외 봉사단이다. 주로 아프리카 및 도움이 필요한 개발도상국을 방문하여 1-2년의 시간을 현지에서 살아가며 여러 봉사활동을 한다. 이 책의 저자 김대원씨 또한 KOICA 봉사단으로 에티오피아에서 1년 2개월간 머무르며 현지인들에게 새마을운동을 보급하고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을 담아 [13월의 에티오피아]를 출간했다.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던 저자는 아프리카 단기 선교에 참가하여 아프리카와 인연을 맺은 후 KOICA를 알게 되었다.

자신의 직업과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살려 KOICA 봉사단에 합격한 저자는 에티오피아로 배정받아 떠나게 된다.

내가 알고 있는 에티오피아는 '커피의 나라'이다. 이 책에도 물론 커피에 관한 이야기가 수록되지만 저자는 에티오피아가 6.25 한국전쟁 당시 군인을 파견해 한국을 도와 준 나라라는 사실을 이야기해준다. 비록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아주 오래 전부터 한국과 깊은 인연이 있는 나라임을 말해준다.

아프리카니 당연히 찌는 무더위를 예상할 수 있겠지만 고산 기후로 인해 추위에 힘들어하는 저자의 경험담은 내가 에티오피아에 관해 얼마나 무지했는가를 깨닫게 해 준다.

KOICA의 농촌 개발 운동이 한국의 '새마을운동'에 기반하여 실시된다. 물을 뜨기 위해 먼 길을 돌아 가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 수도를 설치해주고 나무를 심는 삼림 녹화를 진행하는 등 이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현지인 그리고 여러 기관들의 도움을 받으며 일을 해 나가는 저자와 KOICA의 많은 경험들이 수록되어 있다.

일제시대, 일본의 침략으로 인해 식민지 지배를 받았던 한국의 역사가 영국의 식민지였던 에티오피아의 역사가 동질감을 이끌어내고 독립 후 지금의 모습을 이뤄낸 한국이 그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는 모습은 그들이 현실을 살아가기에 급급한 나머지 꿈을 그릴 수 없었다는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그래서일까. 저자가 현지인들을 교육하면서 발견한 사실은 에티오피아 마을 사람들이 꿈과 장래희망을 마표현하는 걸 어려워한다는 사실이다. 고산지대인 마이막덴의 특성상, 자녀들이 대를 이어 석공이 되거나 농부가 되는 등 꿈을 꾸고 선택하기보다 현실에 맞춰 살아가는 그들에게 미래는 어려운 숙제였다.내 다섯 살 아이마저 의사가 될 거예요, 발레리나가 될 거예요라며 꿈을 말하는데 그들에게는 하나의 엄청난 과제였다.

도와주기 위해 각오를 단단히 하고 먼 길을 왔지만 시행착오가 없을 수는 없다. 음식도 귀해지고 심지어 인종 차별도 겪어야 한다. 또한 시계를 사용하지 않는 현지인들로 인해 수업 참석율은 들쑥날쑥했다.

커피의 나라답게 커피를 볶지만 쓴 커피를 잘 못 마시던 저자가 이제 쓴 커피를 즐겨 마시며 하루 교육을 받기 위해 회사에서 해고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와서 교육을 받는 모습은 그들의 간절함을 보게 한다.

저자도 답답해하던 그들의 일상을 알아가고 이해하면서 현지에 맞춰 프로그램을 조정해가며 그들을 지원해간다.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서로의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해가는 관계가 되어간다.

예정된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리턴 프로젝트로 자신들이 원자재가 없어 끝내 이루지 못했던 면생리대를 지급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자신들이 뿌린 씨앗으로 다른 누군가의 삶에 열매가 이뤄나가는 것을 보는 저자와 팀원들의 마음은 아마 엄마의 심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를 하나씩 가르쳐가며 아이가 성장해 나가는 과정 속에 기쁨을 느끼는 엄마의 마음처럼 저자와 팀원들도 배워가며 성장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느낀 그 마음은 엄마의 마음과 비슷할 것이다.

다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KOICA의 사업 방향이 꼭 '새마을운동'으로만 전개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을까라는 조심스런 추측을 하게 되었다. 새마을운동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브랜드가 되어 타국에서도 배우러 온다고 하지만 개발운동이라는 명목보다는 자연과 친화적이면서 함꼐 살아갈 수 있는 다른 운동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물론 그런 의도는 아니겠지만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한 마을이 개발의 한복판에 있기보다 자연과 함께인 그들의 공동체를 보호해갈 수 있는 더 나은 방향이 KOICA에서 개발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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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
로셀라 포스토리노 지음, 김지우 옮김 / 문예출판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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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출간 전 연재 당시 조회 수 22만을 넘어 큰 화제가 되었던 문예출판사의 소설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 가제본 서평단에 당첨되어 출간 전 먼저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이미 시중에는 2차 세계대전에 관한 여러 도서가 출간되었다. 히틀러, 유대인, 강제수용소 등등 다양한 책과 영화들이 전쟁이 어떻게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지 보여주었다.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 또한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독일 모습을 그린다. 주로 피해자인 유대인 또는 히틀러의 만행 등을 고발하는 시각의 입장에서 씌여졌다면 이 책의 시점은 다른 시점의 주인공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독일 순수혈통인 로자 자우어, 그녀는 남편 그레고어와의 신혼 생활 중 2차 전쟁의 발발로 남편은 전쟁터로 떠나고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으나 어머니마저 폭격으로 잃은 후 시댁이 있는 그로스-파르치로 와서 시어머니인 헤르타와 아버지 요제프와 살고 있다. 갑작스런 친위대원에 의해 히틀러가 있는 볼프스샨체에 들어가 히틀러를 위한 시식가로 근무하게 된다. 맛을 평가하기 위한 시식가가 아닌 히틀러가 적으로부터의 음식의 독살을 막기 위해 식사 전 음식의 위해 여부를 먼저 시험하는 마루타의 역할이다.

전쟁 중, 음식이 귀한 시대에 음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고 충분한 급여까지 받을 수 있지만 이 음식이 마지막 음식일 수도 있는 이 위험한 임무에 로자를 포함한 10여 명의 여자들은 매일 히틀러를 위해 음식을 먹는다.

소설은 10여 명의 여인들이 처음 이 시식을 시작할 때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로 시작하지만 적응해 지고 난 후 놀랍도록 이 상황에 적응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음식이 귀한 이 시대 돈 까지 받으면서 일하니 시댁에도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하며 자신의 일에 적응해 가는 로자, 아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이 일을 해야 한다는 하이케도 이 일의 의미는 무의미해지고 오직 현실을 유지하는 데 급급해진다.

독일군 장교 치글러를 사랑하게 된 로자는 자신의 일탈 행위 마저도 남편을 떠나 보내 너무 외로웠기 때문이라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한다. 아무런 비판 없이 이 전쟁터를 살아남기 위한 행동이라는 로자는 때때로 나치를 증오하였던 아버지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 문책하는 상상을 하지만 그녀의 대답은 한결같다.

어쩔 수 없었어요.

1933년에는 저는 고작 열여섯 살이었어요.

히틀러를 뽑은 건 제가 아니라고요.


이 로자의 생각은 시식가였던 엘프리데를 제외한 나머지 여성들의 생각과도 다르지 않다.

누군가는 맹목적인 나치 추종자로 이 시식가의 임무를 영광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른 누구는 아이들을 위해서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하며 히틀러를 위한 이 일에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잡히면서도 순종할 뿐이다.

반면 엘프리데는 끊임없이 모든 행동들에 의문을 던지며 때론 위험한 행동일지라도 주저하지 않는다.

또한 이 상황을 즐기는 로자와 다른 동료들에게 경고를 날리기도 하면서 일깨워주려 하지만 로자의 눈에 엘프리데는 너무 무모해 보이기만 한다.


가끔씩 친구들과 우리가 일제 시대에 관한 드라마를 보면서 이런 질문을 하곤 한다.

"넌 일제 시대에 태어났으면 어땠을 것 같아? 친일파였을 것 같아? 아님 독립운동을 했을 것 같아?"

어떤 이들은 대답을 꺼려하는 사람도 있었고 어떤 이들은 독립 운동까지는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 같다고 했다.

나는 부끄럽지만 로자의 대답과 같았다. 양심상 친일파는 아니였다 하더라도 독립 운동도 하지 못했을 것이고 그저 살아남기 위해 최대한 조용히 살 거라고 했다.

나의 대답은 로자의 대답과 맞닿아 있었다.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내 대답이 지극히 평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 나갈수록 나의 대답이 참 부끄러웠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살아남기 위해 급급함을 선택하고 치글러와의 위험한 사랑을 즐기는 로자의 모습과 나의 대답은 다르지 않았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는 로자.

살기 위해서 최대한 조용히 살았을 거라는 나의 대답..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의 로자의 모습은 히틀러의 충직한 부하였던 요제프 괴벨스의 비서로 근무했던 브룬힘델 펜젤의 인터뷰를 다룬 책 「어느 독일인의 삶」을 떠올리게 한다.

히틀러를 위한 시식가 로자와 히틀러 선전부장 요제프 괴벨스 비서는 모두 자신이 하는 행위가 어떤 행위인지 아무런 무의식 없이 살아가며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했을 뿐이라고 자신의 행위를 강변한다.

그들의 강변 앞에 로자는 아버지가 자신의 변명을 듣는다면 어떻게 말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아버지의 말도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변명 앞에 무의미해져버릴 뿐이지만..

자신의 무의미한 복종과 생각 없는 삶이 어떻게 한 개인을 그리고 한 사회를 파멸시키는 지 보여주었던 악의 평범성, 끝까지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살아가는 삶을 택한 엘프리데의 모습과 끝까지 살아남은 로자의 모습과 대조해보며 과연 살아남는 게 중요한 것일까 아니면 힘들고 위험할지라도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는 삶이 중요한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해 준다.

은연 중에 퍼져 있는 '먼저 살고 봐야 한다'라는 생각이 과연 옳은 것일까? 그 생각들이 오히려 이 사회의 악을 정당화 시켜 줄 수 있음을 로자의 삶을 통해 작가는 우리에게 보여 준다.

이 책은 전쟁 중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지금 이 사회에서도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라는 변명이 큰 파멸을 초래함을 발견하곤 한다.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동료를 험담하거나 줄을 서고 공동체가 파괴되는 등 그들 앞에도 처자식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을 하곤 한다. 어떤 게 과연 인간다운 삶인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곰곰히 생각하게 해 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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