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의 에티오피아
김대원 지음 / 꽃씨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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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ICA 는 한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해외 봉사단이다. 주로 아프리카 및 도움이 필요한 개발도상국을 방문하여 1-2년의 시간을 현지에서 살아가며 여러 봉사활동을 한다. 이 책의 저자 김대원씨 또한 KOICA 봉사단으로 에티오피아에서 1년 2개월간 머무르며 현지인들에게 새마을운동을 보급하고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을 담아 [13월의 에티오피아]를 출간했다.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던 저자는 아프리카 단기 선교에 참가하여 아프리카와 인연을 맺은 후 KOICA를 알게 되었다.

자신의 직업과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살려 KOICA 봉사단에 합격한 저자는 에티오피아로 배정받아 떠나게 된다.

내가 알고 있는 에티오피아는 '커피의 나라'이다. 이 책에도 물론 커피에 관한 이야기가 수록되지만 저자는 에티오피아가 6.25 한국전쟁 당시 군인을 파견해 한국을 도와 준 나라라는 사실을 이야기해준다. 비록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아주 오래 전부터 한국과 깊은 인연이 있는 나라임을 말해준다.

아프리카니 당연히 찌는 무더위를 예상할 수 있겠지만 고산 기후로 인해 추위에 힘들어하는 저자의 경험담은 내가 에티오피아에 관해 얼마나 무지했는가를 깨닫게 해 준다.

KOICA의 농촌 개발 운동이 한국의 '새마을운동'에 기반하여 실시된다. 물을 뜨기 위해 먼 길을 돌아 가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 수도를 설치해주고 나무를 심는 삼림 녹화를 진행하는 등 이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현지인 그리고 여러 기관들의 도움을 받으며 일을 해 나가는 저자와 KOICA의 많은 경험들이 수록되어 있다.

일제시대, 일본의 침략으로 인해 식민지 지배를 받았던 한국의 역사가 영국의 식민지였던 에티오피아의 역사가 동질감을 이끌어내고 독립 후 지금의 모습을 이뤄낸 한국이 그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는 모습은 그들이 현실을 살아가기에 급급한 나머지 꿈을 그릴 수 없었다는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그래서일까. 저자가 현지인들을 교육하면서 발견한 사실은 에티오피아 마을 사람들이 꿈과 장래희망을 마표현하는 걸 어려워한다는 사실이다. 고산지대인 마이막덴의 특성상, 자녀들이 대를 이어 석공이 되거나 농부가 되는 등 꿈을 꾸고 선택하기보다 현실에 맞춰 살아가는 그들에게 미래는 어려운 숙제였다.내 다섯 살 아이마저 의사가 될 거예요, 발레리나가 될 거예요라며 꿈을 말하는데 그들에게는 하나의 엄청난 과제였다.

도와주기 위해 각오를 단단히 하고 먼 길을 왔지만 시행착오가 없을 수는 없다. 음식도 귀해지고 심지어 인종 차별도 겪어야 한다. 또한 시계를 사용하지 않는 현지인들로 인해 수업 참석율은 들쑥날쑥했다.

커피의 나라답게 커피를 볶지만 쓴 커피를 잘 못 마시던 저자가 이제 쓴 커피를 즐겨 마시며 하루 교육을 받기 위해 회사에서 해고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와서 교육을 받는 모습은 그들의 간절함을 보게 한다.

저자도 답답해하던 그들의 일상을 알아가고 이해하면서 현지에 맞춰 프로그램을 조정해가며 그들을 지원해간다.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서로의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해가는 관계가 되어간다.

예정된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리턴 프로젝트로 자신들이 원자재가 없어 끝내 이루지 못했던 면생리대를 지급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자신들이 뿌린 씨앗으로 다른 누군가의 삶에 열매가 이뤄나가는 것을 보는 저자와 팀원들의 마음은 아마 엄마의 심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를 하나씩 가르쳐가며 아이가 성장해 나가는 과정 속에 기쁨을 느끼는 엄마의 마음처럼 저자와 팀원들도 배워가며 성장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느낀 그 마음은 엄마의 마음과 비슷할 것이다.

다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KOICA의 사업 방향이 꼭 '새마을운동'으로만 전개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을까라는 조심스런 추측을 하게 되었다. 새마을운동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브랜드가 되어 타국에서도 배우러 온다고 하지만 개발운동이라는 명목보다는 자연과 친화적이면서 함꼐 살아갈 수 있는 다른 운동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물론 그런 의도는 아니겠지만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한 마을이 개발의 한복판에 있기보다 자연과 함께인 그들의 공동체를 보호해갈 수 있는 더 나은 방향이 KOICA에서 개발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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