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퍼맨 - 속삭이는 살인자
알렉스 노스 지음, 김지선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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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섯 살짜리 아동 닐 스펜서는 엄마의 집으로 가는 길이다.

이혼한 부모님, 아빠도 엄마도 닐 스펜서를 원하지 않는다. 단지 부모로서 의무감으로 닐을 돌본다.

부모의 집을 오가며 지내는 어린 닐은 아버지 집을 떠나 엄마에게 가고 있다. 술에 취한 아버지는 홀로 닐을 엄마에게 보내고 어린 아이 홀로 엄마에게 가기 위해 황무지를 건넌다. 그 어린 아이 뒤를 누군가가 쫓는다. 그렇게 닐 스펜서는 한밤중에 실종이 되었다. 어멘다 벡 경위가 중심이 되어 진척 없는 사건 진행을 위해 사건의 정황을 다시 심문하던 중 아이 엄마로부터 아이의 이상한 점을 보고받고 난 후 경찰의 수사는 20년 전 있었던 사건의 중심이었던 피트 윌리스 경위가 실종 사건에 합류하게 된다.

『위스퍼맨』은 세 명의 시선으로 교차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바로 이 사건에 합류하게 된 피트 경위, 그리고 또 다른 사건의 중심인 작가 톰과 아들 제이크이다.

엄마 리베카의 죽음을 목격하고 아빠와 홀로 살아가는 제이크와 톰은 엄마의 부재를 애써 참아가며 살아간다. 작품 활동은 어렵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톰은 아들과 함께 이사를 가기로 결심한다. 아들 제이크가 선택한 집이다. 뭔가 이상한 비밀을 안고 있는 집. 비록 내키지 않지만 제이크가 선택한 집이다. 아마 이 집에서는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은 실종된 아이들이 누군가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다는 공통점에서 '위스퍼맨'이라는 별명을 얻은 20년 전 사건이 다시 시작된다. 분명 범인은 잡았는데 혹시 이 새로운 실종 사건이 감옥에 있는 범인과 어떤 연관이 있는건지, 혹은 범인이 찾지 못한 한 명의 유해와 관련이 있는건지 궁금증을 유발해간다. 특히 제이크에게만 들리는 여자애의 존재는 아빠 톰에게뿐만 아니라 읽는 이를 서늘하게 한다. 과연 제이크는 위스퍼맨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을까?

"문을 반쯤 열어두면 속삭임이 들려온대요."

위험은 제이크와 톰에게도 다가온다. 다 끝난 일이라고 생각한 순간 제이크 또한 납치되지만 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이 빛을 발한다.



장르소설 『위스퍼맨』은 거침없이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 매번 읽는 이의 허를 찌른다. 아동 유괴라는 이야기 속에서 마음을 놓는 순간 반전을 일으키며 최고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조금씩 드러나는 진실 앞에서 다시 한번 숨이 차게 하며 끝까지 독자들을 그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


500페이지가 넘는 이야기지만 이 작품이 작가의 데뷔 작품이라고 믿기 힘들만큼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이 강하다. 작가의 또 다른 작품 <The shadow>가 곧 나올 예정이라고 하니 작가의 다음 작품이 더욱 기대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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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가장 즐거웠니? - 일상 힐링 프로젝트
김라미 지음 / 바이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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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즐거웠던 순간을 떠올릴 수 있나요?


이 질문에 자신있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 서슴없이 말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자신의 삶에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으니까.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아가기 바빠 즐거웠던 순간을 쉽게 잊는다.

저자 김라미씨는 첫 상담에서 이 질문을 받고 휘청한다. 상담사로부터 받은 이 작은 질문 하나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고 즐겁게 살기 위한 여정을 시작해나간다.

『언제 가장 즐거웠니?』는 자기 계발 도서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찾아가는 도서이다. 즐거웠던 순간은 바로 자신이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하는지 알아가는 건 결국 자신을 알아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상담사의 질문을 받고 시작한 것은 그림이었다. 10년 전에 배웠던 그림을 배우며 행복했던 걸 떠올리고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그림 강좌부터 시작해간다. 모든 연습생들의 시작인 선 긋기부터 시작하여 그림자 입히기 모양을 갖춰가며 온라인 유료 강좌부터 유튜버 영상까지 찾아가며 그림을 배워나간다.

행복했던 순간, 즐거웠던 순간을 떠올리며 자신을 알아간다. 저자에게는 그림이었고 아이를 키우며 시작한 영상 제작 등 하나 하나 모든 즐거운 경험이 저자에게 이정표가 되어준다. 멀리 시작하지 않는다. 그냥 자신이 즐거웠던 일들부터 시작하면 된다.


어떤 길을 선택하든

내가 즐거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떠올리고 선택하려고 한다.

그것이 즐거운 일상을 디자인하는

시작이자 끝이다.


『언제 가장 즐거웠니?』에는 저자 뿐만 아니라 저자의 지인들의 많은 경험이 함께 담겨있다. 손주들 육아를 봐주시던 시어머니가 분가를 선언하며 자전거를 배우며 라이딩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시는 모습과 마라톤을 하는 박종성 부장 등등 취미에 맞춰 삶의 빈 공간을 자신이 즐기는 취미로 채워가며 삶의 활력을 찾아간다.

누군가는 바빠서 못 한다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아이 둘에 워킹맘임에도 자신의 시간을 내어 때로는 아이와 함께 자신의 삶을 위한 취미를 포기하지 않는다. 자신을 위한 선택이 결국 아이에게도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할 수 있을 때 시작하는 것. 그것이면 된다.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순간에 즐기면서 하는 것이다.


이제 부캐가 대세인 시대에 취미는 부캐로 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해준다. 여러 시도를 하며 다양한 역할 속에 나를 노출시키며 자신을 위한 활동에 집중함으로 어느새 몰랐던 자신을 알게 해 준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바로 '자신이 즐거웠던 순간'을 떠올리며 지금 하고 싶은 일들을 해 보는 것이다.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이동이 쉽지 않은 이 때, 우리에게는 더욱 나를 위한 행동이 필요하다. 지금 즐거운 일을 하는 것. 내가 원하는 일을 하는 것. 더 이상 미루지 말자. 지금 나를 위한 선택이 나를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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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습관의 기적 - 인생을 바꾸는 작지만 좋은 습관들
김정훈 지음 / 바이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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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속담이 있다.

머나먼 천 리길을 가도라도 처음 한 걸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많은 변화를 기대하며 많은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계획만 거창한 계획에 제풀에 지쳐 작심삼일이 되기 쉽다. 그래서 첫 걸음이 중요하다. 거창한 큰 계획이 아닌, 아주 작은 습관으로 시작해서 점차 새로운 목표를 더해갈 수 있다.

《아주 작은 습관의 기적》은 바로 그 작은 습관에서 시작한 첫걸음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는지 저자의 경험을 담은 자기계발 전투기다.

저자 김정훈씨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지방대학 회계학과 졸업후 회사에 취직했지만 4년만에 권고사직을 받는 아픔을 겪는다. 결혼까지 해서 가장이 된 저자의 어깨는 무겁고 백수인 상태에서 저자는 변신했을까? 아니다. 사람이 한 순간에 바뀔 수 없듯 운좋게 짧은 영어실력에 외국계 회사에 취직했지만 저자의 삶은 예전과 다를 바 없었다. 그렇게 30대 중반을 지나고 40대가 지나서야 비로소 자신의 문제를 알게 되고 변화를 위한 작은 습관을 만들어가는 저자의 전투가 시작된다.


현실 상황에서 정말 싫은 것을 적어보라.

그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

이를 절박함으로 바꾸어야 한다.


지방대학, 짧은 영어실력, 허약체력..

더구나 전 직장에서의 해고의 아픔은 저자의 자신감을 잃게 하는 경험이었다. 외국계 회사임에도 영어 실력이 짧아 후배에게 일을 빼앗기고 건강 관리를 하지 않아 응급실에 실려가야 했다. 자신을 괴롭히는 문제들을 직면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절박함 속에 저자는 첫걸음을 내딛는다. 삶의 변화를 위한 첫걸음, 바로 새벽 기상이었다.

우리는 계획을 세울때 한 번에 많은 걸 계획한다. 욕심이 앞서 거창하게 계획을 세우며 시작하지만 용두사미로 끝나기 쉽다. 저자는 한꺼번에 많은 걸 하려는 욕심보다 작은 습관 하나를 충실히 한 후 다음 계획을 세워나간다. 먼저 시작한 새벽기상에 성공하고 난 후 그 새벽에 할 수 있는 습관들을 덧붙여나간다. 평범한 직장인이자 아이의 아빠로 아내의 육아를 도와주어야 한다는 현실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만들어간다.

새벽에 일어나 테니스를 배우고, 영자신문을 읽으며 하루를 계획해나간다. 때론 자신이 원하는것만큼 결과가 더디면 또 다른 방법을 찾아나선다. 결과가 한번에 좋아지길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때는 방법을 바꿔가면 된다. 그렇게 저자는 여러 시도를 하며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어간다. 그 과정은 결코 헛되지 않으며 변화의 밑거름이 된다.

새벽기상, 영어실력, 다이어트, 독서, 경제적 자유... 모든 변화의 시작은 저자가 이제까지 걱정만 했던 현실을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이였다. 그 절박함과 걱정으로만 가득한 현실을 저자는 바꿔나가기 위해 실천으로 바꿔나갔다. 저자가 경매를 공부할 때 강사가 남긴 마지막 말은 결국 저자가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남기는 말이기도 한다.


제가 몇 년 동안 만들었던 자료를 그냥 드렸지만

결국 실천하시는 분은 평균 두 명 정도밖에 안 됩니다.

대부분 결국 포기하고 안 하십니다.

제가 드리는 이런 자료가 무슨 소용입니까?

몇 년 후 여기 계신 분들이 다시 이 자리에 모였을 때

정말 큰 차이를 보일 겁니다.

같이 수업을 들었는데

어떤 분은 투자로 성공하고 있고

어떤 분들은 지금이랑 똑같을 겁니다.


40대. 이제 모든 게 늦었다고 생각한 때 저자는 걱정을 실천으로 바꾸어나갔다. 그리고 읽는 독자에게도 강력하게 말한다. 인생에 늦은 때는 없다고. 평범한 자신이 해냈으니 모두가 할 수 있다고. 실천. 그 한 발자국을 나가면 된다고. 열쇠는 바로 우리에게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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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 아를르캥과 어릿광대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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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이도 준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의 새로운 이야기로 돌아왔다.

기존에는 불의와 싸우는 한자와의 모습이였다면 이번에는 미스테리가 결합된 새로운 오피스활극 《한자와 나오키 :아를르캥과 어릿광대》다.


은행원이 인사발령으로 이동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장소에는 다 이유가 있다.

심사부 조사역으로 놀라운 능력을 발휘했던 한자와가

이 지점으로 온 데에도 역시 이유가 있었다.


어느 곳에서건 완벽한 조직은 없다. 좋은 상사와 동료만 있다면 좋겠지만 다양한 인간들이 모여 있는 조직에서 선한 사람만을 만나기를 기대할 수 없다. 좋은 사람들과 나쁜 사람들, 인맥이 좋으면 인사이동이 되지만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 전쟁터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한자와 나오키 역시 도쿄중앙은행의 은행원으로 사람들과의 마찰을 피할 수 없다. 정도를 걷는 한자와가 상사의 눈 밖에 나기는 쉽다. 능력이 있음에도 상사의 공작으로 한자와는 본부에서 오사카 서부 지점으로 이동했다.

좌천이라 할 수 있는 인사이동에서도 굴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가는 한자와 나오키는 지점장 아사노로부터 오사카 영본으로부터 한자와가 근무하는 지점의 거래처 '센바 공예사' 출판사를 매수하는 M&A를 도우라는 지시를 받는다. 도쿄중앙은행 지점장이 미래 수익 사업으로 M&A를 주문하며 각 지점은 M&A 실적을 올리기에 혈안이다. 그 대상 중 하나가 바로 한자와 나오키의 거래처인 100년 전통의 '센바 공예사'출판사이다.

M&A를 하기 위해서는 매수하려는 측과 매도인의 흥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매수하려는 측은 되도록 싸게 살수록 유리하고 매도인은 가급적 높은 값을 불러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살려고 하는 매도인과 팔려고 하는 매수자의 의지이다. 그런데 이건 이상하다. 매도의 대상 '센바공예사'는 팔 계획이 전혀 없는데 사려고 하는 매수기업 '자칼'의 다누마는 집요하다. 팔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자꾸만 팔아달라며 갖은 회유를 한다.

'센바공예사'가 거절을 함에도 끈질기게 매도를 권하는 그 이면의 진실에 위대한 화가 니시마 준의 미발표작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 미발표작을 찾으며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미발표작에 대한 숨겨진 진실이 반전이 되어 읽는 독자를 놀라게 한다.

매 순간 순간마다 위기를 맡게 되고 그 위기마다 사람들은 한자와에게 묻는다. 걱정되지 않냐고. 더 내쳐지면 어떻게 하냐고.


인사이동을 두려워한다면

월급쟁이 노릇을 할 수 없습니다.

만약 제가 좌천된다면

결국 그 정도의 조직이라는 거겠지요.


《한자와 나오키》의 최대 강점은 소설이지만 현실에 충실하다는 점이다. 이번 시리즈 《한자와 나오키 :아를르캥과 어릿광대》 역시 인맥에 따라 흔들리는 조직원들의 현실과 실적을 올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실적 지상주의의 모습을 과감하게 보여준다. 실적을 내기 위해 은행의 지위를 이용해 거래처를 궁지에 몰아가고 자신의 실리에 따라 사람을 져버리는 등 권모술수가 빠지지 않는다.

조직은 나쁜 사람이 섞여 있는 걸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좋은 사람도 있다는 사실 또한 중요하다. 불의를 못 참는 한자와가 나쁜 사람들의 공작에 당하는 것 같지만 결국 함께 하는 선한 사람들이 있어 한자와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 한자와가 '성선설'에 기초해 거래처를 진심으로 돕는다면 한자와의 주위 사람들도 한자와를 보며 '성선설'을 믿으며 결정적인 순간 한자와를 적극적으로 돕는다.


기본은 성선설.

하지만 자신에게 쏟아지는 불똥은 철저학 떨쳐낸다.

-그것이 한자와 나오키의 방식이었다.


조직 내에서 절대 굴하지 않는 불굴의 사나이 '한자와 나오키'.

투철한 직업 의식으로 빛나는 한자와 나오키가 오피스 활극 뿐만 아니라 미스테리까지 결합되며 더욱 빛을 발한다.

시원한 활약을 기대한다면 <한자와 나오키>시리즈의 시작점 《한자와 나오키 :아를르캥과 어릿광대》를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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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차별을 인간에게서 배운다 - 인간과 기술의 공존을 위해 다시 세우는 정의 서가명강 시리즈 22
고학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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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장차 어떤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할 것인지에 관한 윤곽을 잡아가는 데에 있어 현시점의 논의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인공지능은 이제 원하지 않아도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인공지능 알파고가 바둑 9단 이세돌 기사를 이기기 시작한 순간부터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설 수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한 후 급격한 발전을 거쳐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할 만큼 인공지능은 어느새 성큼 우리 곁에 있다.

본격적인 인공지능 시대를 맞게 된다면 우리 사회는 인간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더 커질까 아니면 좁아질까?

인공 지능을 생각할 때 대다수의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존재라고만 생각한다. 또한 감정적인 인간보다는 알고리즘에 의해 작동하는 인공지능이 더 일관적이고 정확한 결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AI는 차별을 인간에게서 배운다』의 저자이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고학수 교수는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내세운다. 바로 인공지능을 작동하게 하는 것에 인간의 개입이 필연적이라는 사실이다.

인공지능을 이해하기 앞서 우리는 인공지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알아야한다. AI가 결과값을 입력하기에 필요한 데이'학습 데이터'를 모으는 작업은 인간의 작업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수집한 데이터에 근거하여 결과를 입력한다. 한쪽에 치우친 데이터를 AI에게 입력하면 AI는 한쪽에 치우친 결과만을 낳게 한다. 그 예로 미국 아마존 인공지능 면접시 여성 취업자에 관한 데이터의 부족으로 여성 지원자가 적게 뽑히는 결과를 초래했다. 뿐만 아니라 이미지 인식 기술에서 백인에게는 잘 반응하나 여성 또는 흑인은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편향된 데이터는 편향된 결과를 낳는다.


인간의 경우 감정적이지만 사회적 맥락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 유동성을 갖춘 반면, 사회적 맥락이 없이 주어진 학습 데이터만을 가지고 결과를 내는 인공지능을 온전히 신뢰할 수 있을까. 앞서 말헀듯 올바른 작동을 위해서 학습 데이터가 절대적인데 비해 그 데이터의 기준을 어떻게 세워야 할 것인지도 우리는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못했다.

책을 읽어가다보면 우리가 이제까지 인공지능을 생각하는데 기술적인 발전만을 생각해왔음을 알 수 있다.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기술 발전이 아닌 '방향'이었다. 인공지능이 우리 삶에 올바르게 작동할 수 있도록 그 기준점을 우리는 빨리 논의해야만 한다. 이미 눈 앞에 다가온 인공지능 시대에 그 방향과 윤리를 생각하지 않으면 모든 영역에서 혼란이 생긴다. 그래서 우리는 인공지능이 기술자의 영역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한다. 인공지능은 우리와 함께 삶을 살아가야 하므로 모든 부문의 전문가들과 사람들이 함께 답을 찾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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