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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참 쓸모 있는 인간 - 오늘도 살아가는 당신에게 『토지』가 건네는 말
김연숙 지음 / 천년의상상 / 2018년 8월
평점 :
고등학교시절 <토지> 전권을 완독했다. 사실 내용도 재미있었지만 전권을 완독하고 싶었던 나의 욕심이 더 크게 한 몫 했다. 그리고 김현주와 유준상이 주연으로 나왔던 드라마 <토지> 또한 재미있게 보았었다.
1969년 집필을 시작으로 25년 동안 최서희를 중심으로 한 최참판댁 일가를 중심으로 1897년부터 1945년까지의 이야기를 펼쳐나간 대하소설이다.
한 공동체의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토지>에는 다양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나온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최서희와 길상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나, 참 쓸모 있는 인간>에서는 토지의 다양한 등장 인물들에 대한 인문서적이다.
<나 참 쓸모 있는 인간>의 저자 김연숙 교수는 『토지』의 등장인물을 다루는 만큼 최서희의 이야기가 많이 수록되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저자는 최서희의 이야기기 아닌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욱 집중한다. 용이, 임이네, 용이의 안타까운 첫사랑 월선 및 귀녀와 강포수의 순애보 사랑 등 다양한 인물들의 사연에 집중하고 왜 그들이 그런 삶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하고 현재의 삶에 대입해 본다.
가령 저자가 가장 답답하고 이해하지 못했다는 용이의 경우 어머니의 강경한 반대로 인해 첫사랑 월선과 이별하고 결혼하지만 온전한 사랑을 주지 못한다. 이에 더불어 동정심으로 시작되었던 임이네의 마음이 동침으로 이어져 홍이를 낳게 되어 두 집 살림을 시작한다.
설상가상 간도에서 재회한 월선에게 빌붙어 살게 되는 가련한 처지에 있는 이 모든 사건의 원인제공자인 용이를 저자는 처음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업보를 알기에 평생을 부끄러움 속에 살아야 했고 그 부끄러움과 염치로 끝까지 자신을 지킨 용이를 독자들에게 설득력있게 풀어낸다.
<나, 참 쓸모 있는 인간>에서 나의 마음에 가장 와 닿았던 인물은 바로 용이의 첫사랑 월선이였다. 첫사랑 용이의 일가를 보살펴주는 것도 모자라 아들 홍이를 거의 도맡다시피 하였던 가련한 여인, 우리의 입장에서는 참 미련하다고 할 수 있는 인물이지만 김연숙 교수는 월선이 전남자의 아들 홍이를 보살피면서 보여주는 사랑에 대해 설명해준다.
죽음 앞에서도 홍이를 챙겨주며 무한한 사랑을 베풀어주었던 그녀의 사랑이 단지 아들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주변 인물들까지 사랑을 보여주었던 월선의 이야기를 보며 그녀의 인생이 결코 헛 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단 한 사람에게라도 사랑을 줄 수 있다면 그 사람은 결코 실패한 인생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해주며 과연 나는 내 주변에게 그러한 사랑을 주고 있나를 돌아보게 만든다.
<나, 참 쓸모 있는 인간>은 결국 모든 인생에는 각자의 사연이 있고 모든 인물들에 대해 하찮은 인생이 없다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아버지는 살인죄로 처형당하고 어머니는 자결하고 비웃음을 받았던 불쌍한 인생이었던 한복이 자신의 굴레를 벗어나가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 또한 모두 소중하다는 것을 저자는 궁극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책 곳곳에 등장 인물에 대한 책 본문과 함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기재되어 있어 『토지』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다.
또한 『토지』 를 읽고자 하는 독자들에게는 <나, 참 쓸모 있는 인간>이 더욱 풍부한 독서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매개체가 될 것이다.
나 역시 다시 박경리 작가의 대작 『토지』를 이 책 <나, 참 쓸모 있는 인간>을 옆에 두고서 읽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