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애매한 재능 -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무엇도 될 수 없는
수미 지음 / 어떤책 / 2021년 7월
평점 :
어릴때부터 글을 쓰는게 좋아 관련전공으로 대학에 가고, 아동극 수업때 소질이 있어보인다는 말을듣고 아동극과 희곡을 써온 한 성실한 글쓰는 자의 이야기. 학창시절엔 친구들과 그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이름을 넣어 소설을 써주며 친구들의 인생 (팬픽)작가로 불리던 저자는 본격적으로 자신보다 큰 재능을 가진자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생활하다가 고민을 시작한다. ˝작가로 살기에 내 재능이 충분할까.˝ 라고. 그 때 들은 교수님의 답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는 10년을 해보고 결정지으라˝ 는 말을 몸소 살아낸 저자.
사실 스포일러를 하자면, 세상에 ˝애매한 재능˝ 은 없다. 저자는 자신이 천재가 아닌 범재, 즉 애매하게 글쓰는 재능을 가진자 이지만 그러기에 천재들은 모를, 다른이에게 용기와 위로가 되는 자신만의 글을 쓸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재능은 크기와 상관없이 소중하다고 말한다.
좋아한 부분
📖🔖 205 쪽
천재가 아닌 평범한 사람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그것은 얼마나 분명한 경지인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하는 평범한 사람의 일을 평가 절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에세이는 한편으로는 요즘 많이나오는 자기긍정 에세이같지만 사실 결이 명료히 다르다. 개인적으로는 저자가 살아난 그 10년의 검증기간(?), 그리고 그 10년동안 이룬 숱한 실패와 소박한 성취들이 준 메세지의 진정성, 그리고 깊이 때문인 것 같다. 앞 문단에 적은 자신의 재능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말할 때 저자는 자기합리화를 하지도, 혹은 체념하지도 않았다. 대신에 저자는 정말 자신의 삶과 행보에 대해 당당하고 자신있는, 빛나는 근거있는자신감으로 둘러쌓여 있었다. 내게 저자는 이름같이, 속이 아름다운 꽃 같은 귀한 사람으로 보였다.
플러스, 서울촌놈인 내게 경상도, 그것도 부산이 아닌 창원에 대해 머릿속에 그림그리게 해준 책. 저자의 이웃과 친구들이 도서관에서, 카페에서, 육아의 한가운데서 서로가 좋아하는 것과 생업 사이에서 열심히 사는 모습을 엿보고있자니 창원이라는 내게 낯선 도시가 친숙해졌다. (마치 <백조세탁소> 를 읽고 여수가 친근해진 느낌처럼) 말미에 1인극 <정상> 의 배우님인 카페사장님, 우동집 사장님, 김달님 작가님 등의 핵심 등장인물(?) 들이 자신의 재능을 찾아 어떤 선택을 하는지는 스포일러 하지 않겠다.
진로, 혹은 자신이 가는 길에 대한 근원적 고민이 해결되지 않은 모두에게 추천한다. (작가지망생이 아니라도). 비슷한 결의 책으로는 소설 <양과 강철의 숲>, <라이팅 클럽>, 에세이 <팔리는 작가가 되겠어 계속 쓰는 삶을 위해> 등이 있다. 재능과 천직의 상관관계에 대해 고찰하게 하는 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