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죽여주게 좋은 주말이다.  

이런날은 따땃한 곳에 한가롭게 눕는다. 창가가 살짝 열려도 좋겠다. 그리고 자는건 아니지만 눈을 살포시 감는다. 그리고 오로지 생각과 상상만 하는거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모든 상상을...


 

“나는 완벽한 한가로움을 갈망했다.  

내 열정이 불러일으키는 느낌과 상상의 이야기에 제한 없이 전념하지 못하도록 나를  

방해하는 것들에 맞설 권리 있다고 나는 생각했다“ 

 

  

단순한 열정에서 아니에르노는 이 모든 상상과 열정을 그녀의 연하 불륜남을 기다리고, 그를 생각하고, 그와 있던일을 다시 생각하면서 보내고 싶다고 했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오늘은 나도 오로지 그를 생각하고, 그의 연락을 기다리고, 그와 나누는 섹스가 얼마나 좋을까를 상상하면서 보내고 싶다. 그리고, 그것을 방해하는 나의 삶 모든것에게 강하게 맞서고 싶다...  

 

하지만, 내가 오늘 맞서 싸울 상대는. 백만년만에 만나는 나의 복싱 스파링 상대(47kg까지 살을 빼야 한다고 하자,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궂이 도움을 주시겠단다...-ㅁ-;;) 그리고 그 후에는 꼴깍꼴깍 넘어가는 그의 소주잔...  

 

아.. 일단 무조건 이기고 볼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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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 횡단을 했다. 다다다다다(열심히 뛰고 있다) 무단횡단을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코너에 삐딱하게 주차해 놓은 경찰차가 보인다. 숨박꼭질만 잘해도 먹고 살 수 있다니.. 정말 대한민국 만세다. 저벅저벅 걸어와서 거수를 하더니만 "지금 무단횡단 하셨습니다. 신분증..."하면서 말끝을 좀 흐린다.. 그러더니 따꽁~! 이마에 손가락을 튕긴다. 

지금 나.. 경찰한테 맞은거니? 

"학생이라서 봐준다. 다음부터 무단횡단 하지마"  아.. 학생.. 내 인생에서 두번째로 충격적인 순간의 "학생"이였다. 이제 내 나이 서른까지는 채 일년도 남지 않았다. 정확히 11살때부터 그토록 동경하던 내 나이 서른에 학생이라니.. 신분증을 꺼내, 코앞으로 디밀면서 학생이 아니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 순간 내 지갑이 내게 하는 소리를 들었다. "니가 신분증을 꺼내 소리치는 값으로 저 경찰관은 너에게 삼만원을 요구 할거야" ... 

"죄송합니다" 눈물이 괜히 그렁그렁해 진다. 훌쩍- 추접스럽게 훌쩍이며 돌아섰다.  

아.. 오늘 나는 나의 용기를 삼만원에 팔았다.  

 

쓸대없는 이야기 :  버스에서 눈이 휘둥그래 질 만큼 멋진 남자가 올라섰다 그리고 교통카드를 리더기에 올렸다. 순간 리더기는 이렇게 말했다 "학생 입니다" 아.. 나는 스물일곱인데. 그는 아직도 학생이랜다. 이것이 내 인생에서 첫번째로 충격적인 순간의 "학생"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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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결혼식에 다녀왔다. 음식은 정말 형편없었고, 식장은 너무 좁았고, 사진사는 내가 계속 신부 친구인줄 알고, 신부와 다정하게 서서 사진찍을 것을 요구했다. 좋은게 있다면, 짜식~ 내 친구지만 신랑이 너무 멋졌다는 것과 얼굴본지  제법 된 친구들과 인사를 나눴다는것  

2. 

"첫사랑"이라는 말로 신부를 꼬셨단다. 그 뻔하디 뻔한 거짓말에 홀랑 넘어간 신부는 첫날밤(이미 치렸는지도 모르지만)에 그의 테크닉에 의문을 품게 될 것이다.  

3.  

첫사랑 이야기에 그가 생각났다. 첫"사랑"이라고 부르기엔 어린나이, 13살때였나? 그는 내게 차가운 캔 음료를 건냈다. "이거 마실래" "됐어 너나 마셔" 나쁜 뜻은 없었다. 역시 딴에는 그걸 받을 이유가 없다는 정중한 거절, 당시 내 키만한 그에게 나는 관심이 없었다.  

4.  

긴 시간이 흐르고, 친구를 찾아준다는 유행의 바람에 휩쓸려 그를 만났을때, 나는 깜짝 놀랐다. 나만했던 그의 키는... 여전히 나만했다. 그는 그 음료수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나를 좋아했었다고 말했다. 자기딴에는 첫사랑 이였다고. 그날 내가 너나 마시라고 한 오렌지맛 탄산음료는 일년동안 그의 책상에 있다가, 쓰레기통으로 버려졌다고 한다. 차라리 일년후에 따서 마셨다가 배탈이 났었다고 했으면 그가 손톱만큼은 더 멋있어 보였을 텐데... 

 5. 

그날 동창회에서 삼겹살을 먹은 불판에 밥을 볶아주는 이상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그는 내게 다시 종이컵을 건냈다."마실래?" 진한갈색의 커피를 마셨다간 간신히 한숟가락 우겨넣은 느끼한 볶음밥이 넘어 올것 같았다. 그러니 당연히 내 대답은 "됐어, 너나 마셔" 정말 강조하는 바이지만, 마실 생각이 없다는 딴에는 정중한 거절  이였다 

6. 

내 첫사랑인 그도 그지만, 나도 누군가에게 첫사랑이였다는 고백은 생각보다 부담스럽다. 그 이후로도 "그거 알아? 너는 내 첫사랑이였어"라는 소리를 몇 번 더 들었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을 때 마다 그들, 혹은 그녀들(?)의 첫사랑이 였던 그때 그 모습의 나를 간작하지 못하고 변해버린게 좀 미안했다. 그렇찮은가? 나도 내 첫사랑이 영원히 그 설레임으로 남아주길 바라는 것처럼  그들도, 그녀들도 그럴테니까.   다만, 변하지 않은것이 있다면 모두 입을 모아서 말하는 "됐어 너나먹어, 너나 마셔, 너나 읽어, 너나 가, 너나 하셔" 등등, 역시 사람은 예의 있고 볼일이다. 이 정중한 거절의 표현이 모두의 가슴 깊이 남은걸 보면  

7.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 건데, 신부는 첫사랑이라고 한 말을 정말 믿었을까? 키스 한번만 해봐도 들통나는 거짓말을..."라고 내가 다른 남자친구에게 물었을때, 그는 씩 웃으면서 대답했다. "널 만나려고 스쳐갔던 육체적 관계일 뿐이야. 내 진짜 첫사랑은 너 뿐이야. 혹은 육체적인것과 정신적인 것은 다른거야. 내 심장을 뛰게한 사람은 니가 처음이야 라고 했겠지"  음... 그럼 그가 열일곱살때 눈 뒤집혀서 살람차린다고 자퇴서를 들고 난리를 피우게 만들었던, 그 연상의 여자는...  진심으로 사랑한게 아니였구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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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학교 2학년 때였다 가사실습시간에 만들었다며 내용물이 이리저리 삐져나온 샌드위치를 들고,  그녀는 바들바들 떨면서 내게 말했다 "선배님. 이거 드세요" "됐어, 너나 먹어" 나쁜뜻은 아니였다. 다만 그걸 받을 이유가 없다는 딴애는 정중한 거절. 그녀가 바들바들 떨던 손을 뚝 떨어뜨리고는 저쪽으로 뛰어 도망간다. 샌드위치는 시맨트 복도바닥을 뒹굴었다.  

그리고 몇일 후 텅빈 도서관에서 그녀는 내게 고백했다  "선배님이 좋아요" 내가했던 말이 꺼져였던가. 병신아 였던가. 아니면 꺼져 병신아 였던가..  

2.  

어저 새벽 술에 잔뜩 취한 Y양이 내게 전화를 했다 "나는 언니가 좋다구" 옆에서 누가 말리는 듯 하다. "씨발~ 왜 고백도 못하게 해. 내가 언니한테 나 사랑해 달래? 아니잖아 그냥 좋다고 내가 좋다고~!!! 좋아 죽겠는데 어떻하라고" 꺼지라고 대답해야 하나, 병신이라고 일갈 날려줘야 하나, 아니면 꺼져 병신아라고 해야 하나..  

"옆에 맨정신인 사람 바꿔" 

"왜~ 왜 다른 사람 바꾸래? 나랑 이야기 해 나랑~!!" 

"내 얼굴 다시 보고 싶으면 바꿔" 

징징 거리던 Y가 두말없이 S선배를 바꾼다  

"미안하다. Y가 많이 취했어. 내가 잘 타일러서.." " 옆에 누구 누구 있어?" "G랑, A랑 M도 있고..또... 누가 있냐면... " "선배랑, M선배 빼고, 내밑으로 전부 집합이라고 좀 전해줘." "야.. 애들은 잘못이 없어 .그냥 Y가.." "됐고, 새벽에 한번더 Y한테 전화오면 선배도 안봐" '야.. 그래도 내가 선밴데.." "그러니까 내밑으로만 집합하라고. 선배빼고"  

선배 목소리가 수화기 넘어로 들린다. "야. 큰일났다 따라가 화도 안내. 목소리 완전 침착해. " 그리고 전화가 끊긴다.  

 아.. 담배를 좀 배워 둘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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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 '애'양은 이쁘다.  현대 의학의 힘을 약간 아주아주 약간 빌렸지만, 그건 말 안하면 아무도 모를정도로 정말 약간..  

막내티를 못벗고, 여리기만 한 '애'가 대학을 졸업하더니만, 어느새 사회인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우리식구 모두의 걱정을 여린 어깨로 받아내고 있다.  문제는 그 회사 부장인지 과장인지 하여튼 나이먹은 변태노친네. 자꾸 어린애를 불러서 술을 먹이고 별거 아닌 이유를 들어 회식자리도 만들고, 늦게까지 보내주지도 않는댄다. 

이리저리 수소문 하여 그 변태 노친네의 소식을 알아보니, 원래 그런인간이랜다. 특히 새로온 직원일경우, 이쁠경우 더 하단다. 별로 딴뜻은 아니고, 그 뒤에 누군가 들어오면 또 포커스가 옮겨가곤 한댄다. 문제는. '애'양 바로 위의 선임은 일년이 걸렸다는것...-ㅁ-;; 

그런데, '애'에게 입사 한달만에 희소식이 들리더란다, 같은팀에 막내가 들어오게 된것.  선배들의 축하가 이어지고 동생은 두손을 모아 기도했단다. 그냥 평범하게만 생겼기를. 이쁘지 않아도 되고, 늘씬하지 않아도 되니까. 그냥 수더분한 성격과 평균적 외모를 가진 아가씨 이기를. 그리고 그날 오후에 새로운 막내가 '애'양 에게 인사를 왔더란다..  

 그런데.. '애'양.. 그녀의 어깨를 잡고 무너지면서.. 자기도 모르게 이렇게 말했다더라  

"너.. 너는. 왜.. 그렇게 생긴거니?" 

  

 

그럼 이쯤에서.. "지는 얼마나 이쁘다고"라고 생각할 님하들을 위해, 내 동생 '애'양을 공개한다

.

 

'애'양.. 힘내시게.. 그녀도 그렇게 생긴게.. 너에게 쫌 미안했을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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