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학교 2학년 때였다 가사실습시간에 만들었다며 내용물이 이리저리 삐져나온 샌드위치를 들고, 그녀는 바들바들 떨면서 내게 말했다 "선배님. 이거 드세요" "됐어, 너나 먹어" 나쁜뜻은 아니였다. 다만 그걸 받을 이유가 없다는 딴애는 정중한 거절. 그녀가 바들바들 떨던 손을 뚝 떨어뜨리고는 저쪽으로 뛰어 도망간다. 샌드위치는 시맨트 복도바닥을 뒹굴었다.
그리고 몇일 후 텅빈 도서관에서 그녀는 내게 고백했다 "선배님이 좋아요" 내가했던 말이 꺼져였던가. 병신아 였던가. 아니면 꺼져 병신아 였던가..
2.
어저 새벽 술에 잔뜩 취한 Y양이 내게 전화를 했다 "나는 언니가 좋다구" 옆에서 누가 말리는 듯 하다. "씨발~ 왜 고백도 못하게 해. 내가 언니한테 나 사랑해 달래? 아니잖아 그냥 좋다고 내가 좋다고~!!! 좋아 죽겠는데 어떻하라고" 꺼지라고 대답해야 하나, 병신이라고 일갈 날려줘야 하나, 아니면 꺼져 병신아라고 해야 하나..
"옆에 맨정신인 사람 바꿔"
"왜~ 왜 다른 사람 바꾸래? 나랑 이야기 해 나랑~!!"
"내 얼굴 다시 보고 싶으면 바꿔"
징징 거리던 Y가 두말없이 S선배를 바꾼다
"미안하다. Y가 많이 취했어. 내가 잘 타일러서.." " 옆에 누구 누구 있어?" "G랑, A랑 M도 있고..또... 누가 있냐면... " "선배랑, M선배 빼고, 내밑으로 전부 집합이라고 좀 전해줘." "야.. 애들은 잘못이 없어 .그냥 Y가.." "됐고, 새벽에 한번더 Y한테 전화오면 선배도 안봐" '야.. 그래도 내가 선밴데.." "그러니까 내밑으로만 집합하라고. 선배빼고"
선배 목소리가 수화기 넘어로 들린다. "야. 큰일났다 따라가 화도 안내. 목소리 완전 침착해. " 그리고 전화가 끊긴다.
아.. 담배를 좀 배워 둘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