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에 읽는 논어 - 굽이치는 인생을 다잡아 주는 공자의 말, 개정증보판 오십에 읽는 동양 고전
최종엽 지음 / 유노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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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오십에 읽는 논어

지은이 공도(孔道) 최종엽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인생의 우여곡절 속에 논어를 읽기 시작했다. 평범한 사람들의 흔하디흔한 말들 그 속에 숨겨진 진리를 찾아낸다는 것, 곧 아는 만큼 보였다는 말이다. 그가 인생 오십에 읽어야 할 논어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인가? 오십은 지천명(知天命), 곧, 하늘의 명을 깨닫는 나이라 했다. 하늘의 명이란 무엇인가? 공자가 논어 위정편에 나이 쉰에 천명(天命)을 알았다고 한 데서 연유해 50세를 가리키는 말로 굳어졌다. 여기서 '천명을 안다'라는 건 하늘의 뜻을 알아 그에 순응하거나 하늘이 부여한 최선의 원리를 안다는 뜻이며, 마흔까진 주관적 세계에 머물렀으나, 50세가 되면서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세계인 성인(聖人)의 경지로 들어섰음을 의미한다고.

“나는 나이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吾十有五而志于學), 서른에 뜻이 확고하게 섰으며(三十而立), 마흔에는 미혹되지 않았고(四十而不惑), 쉰에는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알게 되었으며(五十而知天命), 예순에는 남의 말을 듣기만 하면 곧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게 되었고(六十而耳順), 일흔이 되어서는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

자 그렇다면 성인의 경지로 들어섰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이 책은 6강으로 구성됐고, 1강 오십의 의미, ‘공허한 오십에 공자가 하는 말’에서는 오십의 의미를 세기며 전략, 재화, 건강, 부모, 방향, 경력, 중심, 결실, 행동하라고, 이 나이가 되면 미움에서 벗어나는 법과 오십에 제일 극복해야 할 장애가 건강, 이런 순서로 오십에 걸려 해결하고 넘어가야 이순에 이를 수 있다. 2강은 오십의 지혜를 논한다 ‘거인의 어깨 위에서 생각하는 법’에서는 오십이 되면 나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자신, 리더, 궁리, 원칙, 기준, 열정, 학습, 지식, 근심, 이익이 실려있다. 즉 이 나이가 되면 사익을 따를 것인지, 공익을 따를 것인지 이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달라질 것이다. 3강 오십의 균형, ‘흔들리는 인생을 굳게 잡아주는 힘’에서는 조화, 의지, 변화, 품격, 실천, 여유, 절반, 방식, 스승, 책임, 4강 오십의 내공, ‘보이는 만큼 아는 만큼 살기 위한 길’에서는 욕먹는 게 싫다면 욕하지 마라, 즉 사랑이란 키워드다. 그릇, 기본, 핑계, 배움, 주도, 자리, 전진, 과제, 공공 즉 혼자만의 삶에서 공공으로 나아가라고, 5강 오십의 용기 ‘천천히 멀기 가는 데 필요한 것’에서는 긍정, 집중을 비롯하여 원려 비전, 결심과 기회, 몰입을 다룬다. 그리고 마지막 6강 오십의 인생 ‘더 나은 삶을 위한 공자의 마지막 수업’에서는 흐름을, 노력, 예의, 선택, 정의, 을에서 갑으로 가는 길을 다룬다.

오십은 인생 2막 일수도 3막 일수도 있지만, 뜻을 세우고 열심히 달려, 어떤 외부 환경이나 내면의 갈등에 휘둘리지 않고 초지일관할 수 있는 불혹 그다음의 단계다. 어쩌면 마라톤의 반환점을 돌아 다시 출발점을 향해가는 것과도 흡사하다. 우리는 태어난 곳과 성장 배경이 달라도 나이 서른이면 세상이 달라질 것이라 믿는다. 마흔이 되면 삶이 조금은 익숙해질 줄 알았지만, 이 역시도 아니다. 그렇게 오십이 되면 한결 편해질 줄 알았건만 인생이란 제 뜻대로 되는 게 없는 모양이다.

오십에 삶의 균형을 생각한다

도, 덕, 인, 예다. 이른바 태도에 관한 것이다. 흔히 싹아지, 싸가지라는 말은 인간이 갖춰야 할 네 가지를 일컫는다. 인,의,예,지, 신에 관한 것이다. 네가지가 없다. 부족하다는 말은 곧 신뢰할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삶의 태도로서 도, 덕, 인, 예는 <솔이편> 6장,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도에 뜻을 두고 덕에 근거하며, 인을 의지하고, 예를 늘려라”라고. 드에 뜻을 두라는 말은 곧 ’길을 정해야 한다‘는 말로 “도”는 근본적인 원리나 이치로서 사람의 본성을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덕”을 삶의 기준으로 삼아야 하며,“인” 어질게 살아야 하고, “예” 현실에 집중하라는 말이다.

삶이 흔들릴 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거친 밥에 물 마시고 팔을 베고 누워도 즐거움이 그 안에 있구나. 의로지 않은 부귀는 나에게 뜬구름과 같네.” 안빈낙도다. 누구나 인정욕구, 즉 누군가가 나를 알아주기를, 관심의 대상이 되기를, 죽어서도 존경받고 모심을 받는, 그러나 이름 없이 죽는 사람이 더 많다. 죽음이 대의에 따르거나 국가를 위해서라면, 이는 사후에 예우를 받게 된다. 삶이 흔들릴 때, 지금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를 생각하라. 허명과 허영에 제정신을 빼앗기고, 사는 것이 내 삶의 주인 된 것일까? 죽을 때까지 쓰고도 남을 재물을 모셔두고, 아까워 쓰지 못한 채로 세상을 떴다면, 어떤 기분일까?,

을에서 갑으로 가는 길에

여기서는 공자가 아닌 증자의 말이 나온다. 증자가 말했다. ‘매일 나는 세 가지로 나 자신을 반성한다. 남을 위해 일을 도모함에 충실하였는가? 친구와의 교류에 신의를 저버리지는 않았는가? 배운 것을 열심히 익혔는가? 충실, 신의, 열심이다.

오십에 남기는 말

공자는 제자 염구는 스승에게 물었다. “선생님께 도를 배우는 일은 매우 기쁘지만, 선생님의 가르침을 따라 하기에는 제 능력이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공자는 이렇게 답한다.

스스로 힘이 부족하다. 역부족이란 말하는 사람은 어떤 일을 하든 간에 중도에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너는 지금 해 보지도 않고 안 된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구나.”라고, 역부족은 변명이다. 칸트의 말처럼 “해야 한다”가 정답이다.

인생 오십은 반환점을 도는 순간, 체력도 마음도 지치고, 역량 또한 사그라진다. 하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순간, 새롭게 열린 가능성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아직 오십이 되지 않은 까닭일 것이다. 지천명, 하늘의 명을 알아차리는 나이에 그렇지 못했다면 당신의 나이가 오십이 넘었더라도 아직 불혹도 넘기도 못할 정신상태라는 것이다. 세상 그 무엇보다 나 자신을 경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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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왜 죽었을까? - 오심과 권력, 그리고 인간을 심판한 법의 역사
김웅 지음 / 지베르니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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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우리는 왜 그것을 옳다고 여기는가?

김웅의 두 번째 책<소크라테스는 왜 죽었을까?>,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당대의 철학자에게 어떤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가 철학을 하는 이유였으니, 자살을 할 수 없었던 시대에서 그의 선택과 대중의 확신이 맞아떨어졌다. 젊은이들을 망친 노인네는 죽여야 한다고, 대중이 원했다. 소크라테스를 죽인 것은 독배가 아닌 대중의 확신이었다. “정의란 무엇인가?” 이 책을 읽다 보면, “정의”는 상대적임을 알 수 있다. 절대불변의 그 무엇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이 책은 인류의 4천 년 역사 속에서 본능적으로 무리를 지어 사는 호모사피엔스와 법의 관계다. 지은이는 “형사사법제도”를 기원전 함무라비 법전의 유명한 문구 “눈에 눈, 이에는 이”라는 동해보복법을 약자 보호의 논리라 해석한다. 당대에는 약육강식, 힘으로 지배하는 시대, 법이 없다면, 어떤 보복을 당했을까, 죽지 않을 가벼운 상처에 보복으로 목숨을 거둔다면, 공정한가, 이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그리고 실제 이는 물질 보상의 길을 열어두었다는 점을 함께 들여다본다면, 인류가 깨달은 효율성임을 알게 된다.

지은이는 인간을 선, 악의 이중성을 가진 존재로 본다. 우리가 모인 대중은 남의 잘못을 집어내어 트집 잡고, 사납고 모질다고 평한다. 이른바 집탈:執頉) 하고 그악스럽다는 것이니 이른바 중우(衆愚)인 셈이다. 우리가 만든 대중이나 우리는 늘 대중에게 쫓긴다. 그 긴장은 힘없는 개인에 대한 무자비함으로 표출된다. 그래서 우리는 두렵고 불안하며, 늘 외롭다. 우리 안에 있는 선량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이런 인간상을 전제로 “형사소송제도” 또한 늘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향을 향해가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때로는 정체되고, 심지어는 퇴행하기도 하지만, 늘 균형을 잡으려는 움직인다.

이 책은 27장에 걸쳐 “형사사법제도”의 역사를 그리스, 로마법, 그리고 마그나카르타(대헌장), 마녀사냥이 판치던 중세의 신판 혹은 마녀재판, 십자군 원정, 대항해시대와 자연법, 왕정과 공화정, 그리고 종교의 자유와 자본주의로 이어지는 근대와 현대(대륙법계와 영미법계)의 법 존재 모습을 좇으면서 법이란, 형사법이란, 규문주의, 당사자주의와 직권주의, 미국의 헌법, 배심원제도(대배심과 소배심) 등 인간을 둘러싼 환경변화와 법의 변천 과정, 정의와 인권, 적법절차, 미란다원칙의 의의 등을 되짚어보고 곱씹어본다. 특히 21장부터 27까지 우리 사회의 현상을, 검찰개혁, 사법 통제와 검찰 직접수사, 수사권조정을 둘러싼 공수처 비판, 한국형 FBI까지 법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법이 지향하는 바는 무엇이며, 어떤 사회를 이루려 한 것인가? 하는 등의 인문학적 사유가 각 장 곳곳에 실려있다.

지은이는 MZ세대가 자주 쓰는 말도 곧잘 쓴다. 게이머들이 쓰는 말도, 우리의 속담을 적절하게 빌려와 의미전달을 풍부하게 해준다. 아마도 그의 전작<검사내전>(TV 드라마로 방영)의 익숙한 문제처럼, 촌철살인과 경계선에 선 비유의 혼란함은 몰입도를 높이기도 하고 집중을 흐트러뜨리기도 한다. 생소한 낱말의 뜻과 사용법을 확인해야 하는 수고도 귀찮지 않다.

지은이의 인문학적 소양으로 고대 철학자의 인간 본성에 관한 아포리즘과 형사사법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관한 여러 연구자와 전문가의 견해를 조심스레 다룬다. 순식간에 4천 년의 역사를, 그것도 동서고금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입체적으로 설명, 우리 이해를 돕는다. 형사사법제도는 죄지은 사람들을 위해서 설계된 것일까,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나라라면 범죄를 엄격하게 수사하고 징벌하여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옳은 것일까?, 그렇다면 안전한 사회란 무엇일까? 범죄로부터 안전하기만 하면 좋은 사회일까? 국가나 사법기관이 막강한 힘을 가지고 그 힘에 순종하기만 하면 안전을 보장받는 나라가 좋은 걸까? 강하게 처벌하면 범죄로부터 안전해질까? 이런 문제의식이 이 책의 밑바탕에 깔려있다.

최근 사법개혁의 논점과 방향

조선 시대의 고을 원님은 행정, 사법의 기능을 모두 가진 규문주의로 증거가 나올 때까지 고문이 따르는데, 판소리 다섯 마당 중 하나인 “춘향가”에서 보이는 변학도와 춘향, 그리고 이몽룡의 관계에서 보이는 형사법 적용의 사례, 당대의 대중의 법 감정이 녹아있다. 검찰개혁, 특수부의 개혁, 검찰 직접수사, 수사권조정과 사법 통제 그리고 한국형 FBI 제안까지 형사소송에서 적법절차를 보장할 것인가에 방점을 두고 있다.

배심제와 당사자주의, 그리고 미란다원칙을 눈여겨봐야

최근 대사회개혁을 논하면서 사법 분야에서 배심제 도입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지은이는 배심제는 우리와 같은 대륙법계(독일, 일본 등)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또 미란다원칙에 관한 우리의 생각, 인권이란 최저, 최소한의 범주가 어디인가를 기준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이 대목은 헌법의 기본권과도 연관된다. 지은이는 영미법의 기본구조가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소개한다. 영국에서 발달한 배심제의 배경은 왕권과 영주 사이의 세력다툼이며 상호 불신에서 비롯됐다. 범죄혐의자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대배심(16~23명)과 사실관계를 따지는 소배심(16명 이하)으로 나누어 형사소송을 진행했는데, 당사자주의를 기본으로 삼았다.

인터넷 시대의 논점과 마녀재판 그리고 적법절차

중세 마녀재판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인터넷 시대의 집단사고, 내 편이 아니면 적이다. 유튜브, SNS를 떠도는 가짜뉴스는 단지 개인의 일탈, 돈을 좇는 물질 만능의 현상 바탕에는 ‘적법절차에 대한 도전 의도가 숨겨져 있다.’ 국민은 언제나 옳다‘와 국민의 법 감정에 맞지 않는다는 말 속에 숨겨진 것 의도 말이다. 대중과 그들을 조정하는 새마녀재판관의 등장이다. 적법절차의 역할은 대중의 분노로부터 개인을 보호하는 것이다. 영화배우 이선균의 마약사건, 결국 그는 죽었다. 그리고 그렇게 끝났다. 왜 이런 게 가능한 걸까?, 이런 관점에서 형사사법제도를 들여다본다면 보일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이 책은 우리에게 정신 차리라고 조언한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 대중에게 있지만, 대중은 늘 군중심리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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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화폐전쟁 - 달러 패권 100년의 사이클과 위안화의 도전
조경엽 지음 / 미래의창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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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기축통화 달러화, 중동의 중재자와 질서유지 역할자로서 미국, 페트로달러체제로 중동산유국의 달러결제 관행, 이를 비집고 들어선 중국과 사우디의 위안화결제 합의 등 페트로위안화 구상, 사우디와 이란 사이에 중재에 나서 성공한 중국은 거북이 걸음으로 달러대체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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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화폐전쟁 - 달러 패권 100년의 사이클과 위안화의 도전
조경엽 지음 / 미래의창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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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시진핑의 중국몽, 위안화 달러를 대체할 수 있을까?

중, 미 대결, 5.12. 제네바에서 열린 미, 중 관세 협상 결과를 어떻게 볼 것인가, 관세 협상을 시도한 미국과 중국이 90일간 관세 일부를 유예하기로 공동 성명을 발표하며 극적 타결에 성공했다. 두 국가는 종전 각종 보복 조치들을 멈추고 양국 간의 무역 관계를 다시 시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는데, 베센트 미 재무장관 “양국 모두 경제적 디커플링 원하지 않아” 나란히 115%P씩 인하, 중국의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도 “회담은 솔직하고 건설적이었으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라며 “이번 회담은 양국의 무역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으로 우리는 중요한 컨센서스를 이뤘다”라고 밝혔다. 더해 “미국과 협력해 차이는 관리하고 협력 분야를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덧붙였다(5.12. 일간지 보도기사).

시진핑 3기, 트럼프 2기 시대, 두 나라는 상호협력에서 불신으로 파트너에서 라이벌을 넘어 ‘가상의 적’으로 규정, 중미 대결의 최종 승부는 실물 경제를 넘어, 결국 금융패권에서 결정될 것으로 지은이는 생각한다.

이 책은 위안화의 약진과 금융패권 전략 그리고 미국의 대응을 3부 7장으로 나누어 살펴보고 있다. 1부 ‘코앞까지 온 위안화의 현실’에서는 1장 민간의 혁신이 몰고 온 중국의 디지털 금융혁명과 엠브릿지로 국경을 넘는 위안화, 2장 통화 스와프로 신흥국을 엮어나가며, 국부펀드 CIC, 3장 달러 패권을 따라 하는 위안화 전략 등을, 2부 ‘위안화 영토 넓히기’에서는 4장 서방주도 국제 질서의 재편 전략, 브릭스를 다루고, 5장 경제에 안보를 더한 국제협력체를 3부 ‘미국의 압박 vs. 중국의 도전’에서는 6장 미국의 견제와 봉쇄전략과 7장 중국의 지구전을 살펴본다. 관심은 국제결제통화로서 위안화는 어디까지 세력을 넓힐 것인가,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결제수단으로 위안화를 선택하는 등, 달러의 싹쓸이 판을 야금야금 먹어가는 중국의 전략의 핵심 내용을 이 책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의 디지털 금융혁명이 미친 영향은

알리페이, QR코드를 활용한 결제 방식은 온, 오프라인으로 확산하면서 2025년 기준 활성 사용자 수는 10억 명으로 추정, 중국 내 모바일 결제시장의 54%를 차지한다. 위챗페이(우리 카카오페이에 상응) 역시 38%를 점하고 있다. 두 플랫폼의 경쟁과 혁신은 중국의 디지털 혁명을 주도, 현금 없는 사회로 전환을 가져왔으며, 디지털 위안화와도 연계, 국제 금융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며, 디지털 형태로 국가 사이의 결제가 이루어지는 엠브릿지 프로젝트는 국경을 넘는 위안화 결제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다.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적 도구는 국가 사이의 통화스와프인데, 미국과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미국이 지원하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국가들에 중국이 먼저 손을 내민 것으로 주로 신흥국이 그 대상이었지만, 미국을 대체하려는 시도로까지는 보이지 않는다.



미국 페트로 달러체제에 도전하는 중국의 행보, 중동 질서 재편에 핵심 플레이어로 등장

페트로 달러체제는 1974년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의 합의에서 비롯됐고 핵심은 당시 오일쇼크, 이란, 이라크 등 주변국들의 위험 속에서 사우디가 원유 거래를 달러로만 결제하는 대가로 미국이 군사적 안보를 보장하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중동의 산유국들은 관행적으로 달러 결제를 하게 됐는데, 중국은 원유결제를 위안화로 할 수 있다면 미국 중심의 페트로 달러체제의 균열을 내며, 기축통화질서의 변화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2022.12. 원유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 도입에 합의했다. 전통적으로 중동 지역은 미국의 영향력이 강한 곳으로 이 지역 분쟁 중재와 질서유지 관행에 중국이 끼어드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2023.3. 중국 중재 아래 중동 질서의 핵심축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외교 관계 정상화에 합의, 상호대사관을 다시 열기로 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두 나라 대표들이 손을 맞잡는 장면은 중동 질서 재편과정에서 중국이 핵심 플레이어로 등장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홍콩 역시 주요한 위안화 세력의 확장 디딤돌이다.

서방주도 국제질서의 재편 전략, 브릭스

중국은 브릭스의 주요 국가들과 자원 거래에서도 위안화 표시 선물 및 현물가격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러시아와 원유 및 구리, 브라질과는 철광석 및 알루미늄, 남아프리카 공화국과는 금 및 백금, 인도와는 금 거래에서 위안화 시세를 기준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열려있어, 중국의 구체적인 외교, 경제 전략이다. 또한,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브릭스의 공동 금융망 프로젝트도 눈여겨봐야 한다. 서방 금융 시스템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경제영역 구축의 세 가지 움직임은 첫 번째, 브릭스 브릿지다. 이는 회원국 사이에 자국 통화로 결제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금융제재 밖으로 나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브릭스 클리어다. 현재 전 세계 금융거래는 미국과 유럽의 결제시스템을 통과해야 하는데, 회원국 사이에 자국 통화로 직접 청산하는 시스템, 그리고 세 번째는 공동재보험사 설립으로 대규모 손해 발생 때 보험시장 전체 붕괴를 막아주는 글로벌 안전망을 구축한다.

달러 무기화에 맞서는 희토류 무기화

1987년 덩샤오핑은 ”중동에는 석유가 있고,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라고, 현재 중, 미 사이에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희토류는 중국산 희토류 없이는 전기자동차를 원활하게 생산해낼 수 없다는 현실적 장벽이 있다. 중, 미의 화폐 전쟁의 패권 다툼은 쉽게 어느 쪽으로 기울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의 독식에서 조금씩 가져가는 형국이어서 기존 달러 중심 질서를 정면으로 깨기는 어렵다는 게 전망이다. 하지만 작은 물방울로도 바위가 무너진다. 중국은 이른바 ‘거북이걸음’ 전략이다. 달러 패권의 균열을 전방위적으로 유도하여 궁극적으로는 대안 통화의 지위를 차지하려는 지구전을 각오하고 있다. 한편으로 신 냉전질서는 군사에서 경제적 연계성으로 유지하면서 기술과 안보, 금융 등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는 패권경쟁이란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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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면 호구 되는 경제용어상식 - 경제의 흐름을 읽고 투자의 기초를 다지는 최소한의 경제용어상식 떠먹여드림 모르면 호구 되는 상식 시리즈
이현우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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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새로운 경제학

얼굴 있는 자본주의로 바뀌어야, 경제학은 금융과 화폐 그리고 시장과 통계, 확률로 세상을 나타낸다. 모든 것을 숫자로 나타내는 학문, 얼굴이 없다. 인간의 모습을 한 경제학이라면, 지은이 이현우 프롤로그에 멋진 문장이 나온다. “당신이 주인공인 새로운 경제학”, 권력을 쥔 자와 지배자들의 논리, 그 무대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그린 경제학에서 통계표에서만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얼굴 없는 익명의 호이 플로이(특별하지 않은 보통 사람들)가 얼굴을 드러내고 그들의 선과 색으로 자유롭게 ‘삶’이란 작품을 그릴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경제뉴스에서 나오는 우리말인데도, 개념을 절반도 이해하지 못한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했다고, 은행은 이에 따라 여수신 금리를 조정할 것이라고,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어 부동산 PF 또한 얼어붙었다고, 도대체 이 말이 무슨 말인가, 나와는 관계없는 세상의 이야기일까?, 이것만 이해해도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흐름을 알 수 있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바로 이런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준다.

이 책에 실린 내용은 5장 58개 이야기다. 1장 ‘이것만 알아도 초보 탈출 경제용어’ 14가지, 경제, 금융, 회계의 구분, 미연방준비위원회와 이사회, 시장공개위원회, 시장금리, 물가, 소비와 생산, GDP, 경기의 흐름, 환율, 국제 원유, 원자재 시장, 경제는 심리 게임, 화폐유통속도를 보면 돈의 흐름도 보인다, 2장 ‘투자의 기초체력 금융’에서는 13가지 개념을, 금융시장, 시간과 리스크, 대출과 신용, 기업, 은행, 펀드, 금융산업, 증권사, 부동산 PF, 보험과 신탁 등이다. 3장 ‘이해하면 돈이 보이는 경제 정책들’에서는 알아야 할 13가지, 경제를 바라보는 비둘기와 매, 대출 다이어트, 디레버리징, 건강한 은행, 금융기관 교통정리 방법들, 관세전쟁의 씨앗 국제무역, 환율 줄다리기, 가상화폐 등을 다룬다. 4장 ‘실전 경제뉴스 공략’에서는 10가지 개념을 엔캐리트레이드, 경제를 보는 관점들, 리쇼어링, 동학 개미, 경제 퍼펙트 스톰, 투자 기술, 깡통 주의보, 가치투자 등이다. 5장 ‘일상 속 경제용어 꿀팁’에서는 8가지를 다룬다. 넛지, 마케팅, 소비에서 경험으로, 주식투자와 도박의 미묘한 차이, 모두가 본전과 수익 생각, 새로운 노동 시대를 말한다.

영끌투자의 끝은 수익인가, 폭망인가? 일해서 돈을 번다는 생각은 구시대의 환상, 돈이 돈을 낫는 시스템, 금융자본주의, 이 흐름을 놓치면 돈은 내 것이 아니다. 이 시대는 열심히 한푼 두푼 모아 부자 되는 세상은 분명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돈 쓰임새를 줄이면 버는 셈이다. 아무튼, 이 책에서 다루는 58개 이야기만 제대로 이해하면, 경제뉴스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니, 경제라는 개념 이해의 시작, “경제학 입문”을 한 셈이다.



모두가 본전과 수익 생각

세상은 돈 놓고 돈 먹기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진짜다. ‘본전만 뽑으면 그만한다.’라는 이야기 또한 다 거짓말이다. 인간의 욕구, 욕망은 그리 쉽게 없어지는 게 아니다. 마치 개미지옥에 빠지듯, 헤어나올 수 없다. 아무튼, 본전만 찾으면 그만두겠다는 말은 손실을 만회한 후 만족스럽게 그만두겠다는 심리인데, 지금 멈추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된다, 잘못된 결정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심리 때문에 더 큰 손해를 눈뜨고, 똑똑한 사람이 바보가 되는 순간이다. 자기 기준에 도달하면 손절매를 해야 한다는 지은이 말은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실제로는 실천하기 어렵다. 비싸게 팔고 싶은 심리, 조급함을 버리자. 자 이 정도 수준은 그 돈을 잃어버려도 그만, 영끌해서 대출받고 모든 걸 걸었다면 이미 개미지옥에 빠진 것이다. 적어도 내가 포기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투자는 금물이란 말이다.



소비를 권하는 세상

지그문트 바우만의 ‘액체 시대’는 적어도 중심을 잡아주는 고정된 가치나 행동 양식은 유동적으로 돼버리고, 소비지상주의를, 플렉스의 왜곡, SNS를 중심으로 서사가 빠진 왜곡된 이야기들, 이른바 연애이나 인풀루언서들의 과시적 소비 행위는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부작용을... 스토리텔링이 없는 자랑, 나는 이런 걸 소유한다. 가지고 있다는 과시만이 남는다면, 당연히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그리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장삼열의<소크라테스는 SNS에 뭐라고 올릴까?>(스테이블, 2025), 국민에게 소비를 권하는 것은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도 관련돼있다. 소비는 GDP의 핵심 요소이며, 경제 성과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라서 그렇다. 정부 고위 관료와 정치인들은 자신의 업적을 부각하기 위해 세금을 감면하고 소비 쿠폰을 뿌리며 이자도 지원하는 정책을, 공휴일을 지정하면 소비 진작이 될 것이라는 뉴스를 들으며, 휴식과 기념이 아닌 정치적 노림수가 담겨있음을 알게 된다. 소비하고도 후회하는 불필요한 소비 현상 ‘디드로 효과’는 우리 소비 패턴과 비슷하다.



새로운 노동의 시대

제4차 산업혁명의 상징인 AI 등장은 일의 형태를 바꿔놓았다. 원격(재택)근무, 긱 경제, 플랫폼 노동 등 새로운 기회와 추가적인 수익 창출(예전에 생각지 못했던 경제활동)이 가능하게 했지만, 동시에 고용 안정성, 사회적 안전망의 부족 문제를 두드러지게 된다. 지은이의 표현에 따르면 신인클로저 운동이다. 이런 노동 사회의 변화는 각자도생, 초개인화 등 사회적 관계와 개인의 생활 방식 변화로 이어진다. 인클로저는 농촌 공동체를 해체했다면 오늘의 디지털화는 노동자들을 더욱 개별화하고 있다. 기술발전은 새로운 협력의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온라인 커뮤니티와 협업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관계가 형성돼,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연대와 공존의 여지도, 노동의 변화는 새로운 관계와 생활 방식을 만들어 낸 것만은 분명하다. 이에 관한 평가와 가치가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는 위에서 본 지그문트 바우만의 액체 사회라는 특징을 보여주는 것처럼 “불안”,“불확실”한 미래다. 경제상식은 경제영역만으로 끝나지 않고 정치, 문화, 사회체제 등으로 동심원으로 그려나가면서 확장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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