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호구 되는 경제용어상식 - 경제의 흐름을 읽고 투자의 기초를 다지는 최소한의 경제용어상식 떠먹여드림 모르면 호구 되는 상식 시리즈
이현우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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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새로운 경제학

얼굴 있는 자본주의로 바뀌어야, 경제학은 금융과 화폐 그리고 시장과 통계, 확률로 세상을 나타낸다. 모든 것을 숫자로 나타내는 학문, 얼굴이 없다. 인간의 모습을 한 경제학이라면, 지은이 이현우 프롤로그에 멋진 문장이 나온다. “당신이 주인공인 새로운 경제학”, 권력을 쥔 자와 지배자들의 논리, 그 무대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그린 경제학에서 통계표에서만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얼굴 없는 익명의 호이 플로이(특별하지 않은 보통 사람들)가 얼굴을 드러내고 그들의 선과 색으로 자유롭게 ‘삶’이란 작품을 그릴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경제뉴스에서 나오는 우리말인데도, 개념을 절반도 이해하지 못한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했다고, 은행은 이에 따라 여수신 금리를 조정할 것이라고,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어 부동산 PF 또한 얼어붙었다고, 도대체 이 말이 무슨 말인가, 나와는 관계없는 세상의 이야기일까?, 이것만 이해해도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흐름을 알 수 있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바로 이런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준다.

이 책에 실린 내용은 5장 58개 이야기다. 1장 ‘이것만 알아도 초보 탈출 경제용어’ 14가지, 경제, 금융, 회계의 구분, 미연방준비위원회와 이사회, 시장공개위원회, 시장금리, 물가, 소비와 생산, GDP, 경기의 흐름, 환율, 국제 원유, 원자재 시장, 경제는 심리 게임, 화폐유통속도를 보면 돈의 흐름도 보인다, 2장 ‘투자의 기초체력 금융’에서는 13가지 개념을, 금융시장, 시간과 리스크, 대출과 신용, 기업, 은행, 펀드, 금융산업, 증권사, 부동산 PF, 보험과 신탁 등이다. 3장 ‘이해하면 돈이 보이는 경제 정책들’에서는 알아야 할 13가지, 경제를 바라보는 비둘기와 매, 대출 다이어트, 디레버리징, 건강한 은행, 금융기관 교통정리 방법들, 관세전쟁의 씨앗 국제무역, 환율 줄다리기, 가상화폐 등을 다룬다. 4장 ‘실전 경제뉴스 공략’에서는 10가지 개념을 엔캐리트레이드, 경제를 보는 관점들, 리쇼어링, 동학 개미, 경제 퍼펙트 스톰, 투자 기술, 깡통 주의보, 가치투자 등이다. 5장 ‘일상 속 경제용어 꿀팁’에서는 8가지를 다룬다. 넛지, 마케팅, 소비에서 경험으로, 주식투자와 도박의 미묘한 차이, 모두가 본전과 수익 생각, 새로운 노동 시대를 말한다.

영끌투자의 끝은 수익인가, 폭망인가? 일해서 돈을 번다는 생각은 구시대의 환상, 돈이 돈을 낫는 시스템, 금융자본주의, 이 흐름을 놓치면 돈은 내 것이 아니다. 이 시대는 열심히 한푼 두푼 모아 부자 되는 세상은 분명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돈 쓰임새를 줄이면 버는 셈이다. 아무튼, 이 책에서 다루는 58개 이야기만 제대로 이해하면, 경제뉴스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니, 경제라는 개념 이해의 시작, “경제학 입문”을 한 셈이다.



모두가 본전과 수익 생각

세상은 돈 놓고 돈 먹기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진짜다. ‘본전만 뽑으면 그만한다.’라는 이야기 또한 다 거짓말이다. 인간의 욕구, 욕망은 그리 쉽게 없어지는 게 아니다. 마치 개미지옥에 빠지듯, 헤어나올 수 없다. 아무튼, 본전만 찾으면 그만두겠다는 말은 손실을 만회한 후 만족스럽게 그만두겠다는 심리인데, 지금 멈추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된다, 잘못된 결정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심리 때문에 더 큰 손해를 눈뜨고, 똑똑한 사람이 바보가 되는 순간이다. 자기 기준에 도달하면 손절매를 해야 한다는 지은이 말은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실제로는 실천하기 어렵다. 비싸게 팔고 싶은 심리, 조급함을 버리자. 자 이 정도 수준은 그 돈을 잃어버려도 그만, 영끌해서 대출받고 모든 걸 걸었다면 이미 개미지옥에 빠진 것이다. 적어도 내가 포기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투자는 금물이란 말이다.



소비를 권하는 세상

지그문트 바우만의 ‘액체 시대’는 적어도 중심을 잡아주는 고정된 가치나 행동 양식은 유동적으로 돼버리고, 소비지상주의를, 플렉스의 왜곡, SNS를 중심으로 서사가 빠진 왜곡된 이야기들, 이른바 연애이나 인풀루언서들의 과시적 소비 행위는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부작용을... 스토리텔링이 없는 자랑, 나는 이런 걸 소유한다. 가지고 있다는 과시만이 남는다면, 당연히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그리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장삼열의<소크라테스는 SNS에 뭐라고 올릴까?>(스테이블, 2025), 국민에게 소비를 권하는 것은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도 관련돼있다. 소비는 GDP의 핵심 요소이며, 경제 성과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라서 그렇다. 정부 고위 관료와 정치인들은 자신의 업적을 부각하기 위해 세금을 감면하고 소비 쿠폰을 뿌리며 이자도 지원하는 정책을, 공휴일을 지정하면 소비 진작이 될 것이라는 뉴스를 들으며, 휴식과 기념이 아닌 정치적 노림수가 담겨있음을 알게 된다. 소비하고도 후회하는 불필요한 소비 현상 ‘디드로 효과’는 우리 소비 패턴과 비슷하다.



새로운 노동의 시대

제4차 산업혁명의 상징인 AI 등장은 일의 형태를 바꿔놓았다. 원격(재택)근무, 긱 경제, 플랫폼 노동 등 새로운 기회와 추가적인 수익 창출(예전에 생각지 못했던 경제활동)이 가능하게 했지만, 동시에 고용 안정성, 사회적 안전망의 부족 문제를 두드러지게 된다. 지은이의 표현에 따르면 신인클로저 운동이다. 이런 노동 사회의 변화는 각자도생, 초개인화 등 사회적 관계와 개인의 생활 방식 변화로 이어진다. 인클로저는 농촌 공동체를 해체했다면 오늘의 디지털화는 노동자들을 더욱 개별화하고 있다. 기술발전은 새로운 협력의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온라인 커뮤니티와 협업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관계가 형성돼,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연대와 공존의 여지도, 노동의 변화는 새로운 관계와 생활 방식을 만들어 낸 것만은 분명하다. 이에 관한 평가와 가치가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는 위에서 본 지그문트 바우만의 액체 사회라는 특징을 보여주는 것처럼 “불안”,“불확실”한 미래다. 경제상식은 경제영역만으로 끝나지 않고 정치, 문화, 사회체제 등으로 동심원으로 그려나가면서 확장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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