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는 왜 공허한가 - 문제는 나인가, 세상인가 현실의 벽 앞에서 우리가 묻지 않는 것들
멍칭옌 지음, 하은지 옮김 / 이든서재 / 2025년 2월
평점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모든 문제 해결의 답은 나에게
이 책<우리는 왜 공허한가>의 지은이 사회학자 멍칭옌은 ”문제는 나인가 세상인가“를 묻는다. 현실의 벽 앞에서 우리가 묻지 않는 것들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자신의 고민을 누구에게 털어놓고 조언을 얻는다고 하지만, 그 자신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다만, 자신의 선택이 맞는지 어떤지를 알 수 없어서 누군가에게서 동의를 얻고 그 생각에 지지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조언이라는 수단을 이용한 것일 뿐이다. “수다”를 떨라고, 말을 말을 하다 보면 자신의 고민을 풀어버릴 답을 찾는다고. 이 책에 추천의 글을 남긴 중국 정법대학의 리 쥔의 말이다. 그는 수다의 장점을 “문제에 대해 생각한 뒤에 나 스스로 결정하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카네기에게 조언을 구한 남자, 혼자 열심히 떠들다가 이야기를 마칠 무렵에 카네기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카네기가 그 남자에게 말 한마디 하지 않았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그는 자신이 내린 결정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확인하고 싶어 카네기에게 이야기했고 이 말을 묵묵히 듣고 가끔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고, 자신의 결정에 확신했다는 말인데, 바로 이게 수다의 장점이 아니겠는가, 많은 사람이 이런 유의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지은이는 사실 어디에도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저 사회 속에서 내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마음 놓을 수 있는 방식을 찾고 있을 뿐이다. 위의 카네기와 만났던 사내가 바로 그런 전형일지도 모른다.
지은이는 구체적이면서도 추상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갖는 것. 그것이야말로 사회학이 우리에게 준 가장 귀중한 선물이 아니겠냐고 말한다. 책 구성은 3장 13개 주제다. 1장은 추상의 시대,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현대인의 공허,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이유를 비롯하여 게임중독의 심리, 알고리즘이라는 새로운 식민지, 사이버 폭력 키보드맨의 탄생, 2장 현대인의 공허, 그리고 그 너머, 다수가 만든 외모 올가미(외모지상주의), 훌쩍 떠나고 싶은 여행지는 어딘가에서 주변이 없는 삶, 어디에서 길을 잃은 걸까, 집은 많지만 내 집이 없는 현실(집은 생산설비며 도구가 돼버린 쉼터이자 시대의 짐이 된 집을 통해 주거와 투자, 재산 등으로 집은 본래 목적에서 더없이 멀어졌다), 교육은 가공업이 되고, 3장, 존재의 가벼움과 관계의 무거움을, 고령화 사회 당신의 부모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라는 물음, 우울증이 많은 사회, 미니멀리즘을 실천하지 못한 이유
현대사회, 사회병리학의 13가지 문제들
삶의 의미상실, 게임중독, 외모지상주의, 탈맥락, 내 집 강박은 영끌로, 우울한 사회, 공장이 돼버린 대학, 고령화, 비움보다는 채움으로, 남을 배려하되 철저하게 내 삶을.
공허(空虛), 아무것도 없이 텅 빔, 실속이 없이 헛됨이란 뜻이다. 공허란 어느 날 갑자기 내게 다가온다. 지금까지 뭔가를 이루었다고 생각했고, 자타공인 성공한 사람인데, 그는 공허함을 느낀다. 왜일까, 성공해야 한다는 지나친 욕심 때문일까, 오히려 부족함이 없는 환경 때문에 일어나는 것인가, 물질적으로 재산적으로 전례 없이 풍요한 시대에 나타나는 특징을 보면, 공허라는 심리를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현대사회에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첫 번째 특징은 ‘사람의 도구화’ 인간사회는 서로 협력하면서 사는데, 분업화된 시스템에서는 사람들은 무언가에, 누군가에게 필요한 ‘도구’로서의 운명을 살게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전 사회적인 ‘소외화’다. 현대사회는 뭐든지 ‘돈’을 절대적 목적으로 삼기에 돈이 절대적인 도구라는 사실을 망각한다. 직업과 교육, 결혼과 가정의 존재 의미와 애초의 목적을 다르게 이해한다. 성적은 비즈니스로 바뀐 것, 결국 본질에서 본래 목적에서 멀어지는 ‘소외’가 당연하게. 목적과 수단의 전도다. 세 번째로 ‘모순과 분열’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나, ‘자아실현’ 세상의 중심은 ‘나’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며 그것이 성공하는 인생의 출발점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살다 보면 내 능력과 의지의 한계를 실감, 지위나 역할과 관계없이 ‘이건 내 잘못이 아니다’라고,
대체 무엇이 우리를 이토록 힘들게 하는 걸까?
무엇이 개인의 의지와 역량을 제한하는 걸까? 한계는 사회와 보이지 않는 것의 존재하기에 그렇다. 현대인이 직면한 구조적인 긴장의 근원적 요소들(제도, 질서, 문화, 전통, 풍속), 재독학자 한병철의 ”피로사회“와 같은 맥락이다. 마르크스가 주장했던 ‘소외화’와 ‘물신숭배’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책 속에 담긴 사회병리학 주제를 따라가다 보면 중국이나 한국, 미국 또 다른 유럽의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 즉 보편현상이 된 것이다.
초개인화 사회, 혼밥, 혼술, 1인용 가전제품마저 등장했다. 구조적인 차단과 고립, 인간은 섬이 아니라는 16세기 영국 시인 존 던의 시구처럼, 인간의 신성함이란 독립적이고 고립된 삶을 사는 게 아니라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이다. 나 홀로 병 우울, 누군가에게 내 속내를 털어놓으면 될 것을, 도대체 어디서 부터 잘못된 것일까? 어디서부터 꼬인 것일까?, 인간의 도구화, 목적과 수단의 뒤바뀜, 내 인생의 주인공인 나, 이건 내 잘못이 아니라는 착각, 이런 특징이 사회병리학의 근간을 이룬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게 있다. 인간은 과거를 짊어지고 앞으로 ‘기어가는’ 존재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