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일본어 + 한국어) (미니북) - 일본어와 한국어로 만나는 일본어와 한국어로 만나는 미니북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오다윤 옮김 / 세나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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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어린 왕자 읽기


“앙투안 마리 장 바티스트 로제 드 생텍쥐페리”라는 이 긴 이름의 생텍쥐페리는 1900년생, 그의 문학세계 이해를 위해서는 삶의 궤적을 따라 가보는 것이 유용할 듯하다. 그는 귀족 출신으로 어렸을 때부터 문학에 심취, 1926년 첫 작품인 <비행사>를 발표하고 항공사의 조종사로 일하면서 이듬해에는 모로코의 카사블랑카와 세네갈의 다카르 사이를 왕복하는 야간 항공우편 비행을 하면서 <남방 우편기>를, 1930년에 <야간 비행>을 집필, 이 소설로 페미나 문학상을 받기도, 당대의 유럽, 육군 항공 정비병을 거쳐, 조종사가 되면서 그와 하늘의 인연이 시작됐다. 1939년 2월에<인간의 대지>를 발표,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소설 대상을 받는다. 같은 해 2차 대전 발발로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 1940년 미국으로 망명, 1941년 <전시 조종사>를, 1943년 연합군에 합류 공군 조종사로, 그해 4월에 어른을 위한 동화<어린 왕자>를 펴냈다. 


생텍쥐페리는 하늘을 날며 글쓰기를 했고, 책 읽기를 하면서 비행기를 몰았다. 전쟁과 이데올로기 망령에 휘들리고 시달리는 정치판에서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눈치보기를 강요하는 세상 말 그대로 지옥을 경험하게 된 그는 친독일이냐 반독일이냐는 논쟁에 휘말려 우울이 되기도, 1944년 정찰비행을 하다가 사라졌다. 하늘에 별이 된 것인지. <어린 왕자>는 생텍쥐페리 자신이었는지도 모른다. 하늘을 날며 상상의 나래를 펴고, 자유를 만끽했지만, 현실인 지상에 내려오면 그의 자유는 줄에 묶인 듯하고, 정치 색깔론쟁의 대상이 되어 사상검증을 당하는 어린 왕자였다. 138쪽 "어른들은 역시 굉장히 이상하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여행을 계속했다." 하지만 어린 왕자는 여전히 세상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있는 그대로가 아닌 뭔가에 덮여있는 듯한, 뭔가가 감춰져 있는 듯한 말이다. 하지만 하늘, 우주는 그렇지 않아.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우리는 늘 갈등과 끊임없는 결단을 내려야 하는 곳에 살고 있다. 자유조차도 선택인 세상에서, 어른들을 위한 동화란 바로 이를 강조하는 게 아닌가 싶다. "삶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일깨워주는"


일본어로 번역된 <어린 왕자> 읽기


옮긴이 오다윤은 어린 왕자를 일본어로 읽기를 하면서 언어 감각을 익히는 것도 좋겠다는 의도에서 책을 내놓았다고 한다. 일본어본은 아오조라분코판을, 의역이 아닌 직역을 했다고.


“별에서 나올 때 그 아이는 철새를 이용했을거라 생각한다.” 

星から出るのに、その子は渡り鳥を使ったんだと思う。


일본어의 표현 ~のに, 나올 때(때는 시간을 말하는 게 하니라 그 무렵의 상황을) 일본어와 한국어의 미묘하게 다른 뉘앙스를.


레옹 베르크에게(10~11쪽) 왼쪽에는 일본어를 오른쪽에는 한국어 그리고 밑에는 단어를, 아마도 이렇게 일본어 공부를 하면 꽤 효율적이다. 물론 개인차는 있겠지만, 어린 왕자 한국어본을 읽을 때와 이렇게 대역본을 읽을 때의 느낌이 다르다. 단어를 대입하는 것보다, 전체로서 느낌이 어떠한지, 


일본어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도 새롭게 다가온다. "일본어로 생각하기" 학습이 동시에 진행되기에, 한국어와 문법이 비슷하고, 한자를 많이 사용하기 쉬울 것이라는 생각은 잠시 멈추게 한다. 언어는 소통의 도구이고, 한 사회의 문화와 가치관을 반영하는 것이기에, "표현"을 눈여겨 봐야 한다. 한국어는 능동체가 기본이지만, 일본어는 그렇지 않다는 점. 이런 맥락을 어떻게 녹여내고 있는지, 아무튼 입체적으로 어학학습교재로도 흥미롭다. 사회현상을 다루는 시사, 일본 신문 사설 읽기, 드리마 보기 등도 나름의 효과가 있지만, 한일 양국의 <어린 왕자>를 읽은 독자들은 각각 어떻게 표현하며, 맥락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하는 접근법도 꽤 유용하다. 미니북이지만, 결코 미니북이 아닌 큰 책이다. <모모>의 일본어판도 이런 묘미가 있어, 손에 쏙 들어오는 변형 문고판으로 모모도 나온다면 어떨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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