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언어로 말하기
김수민 지음 / 에이의취향 / 2021년 10월
평점 :
절판


거만하지 않지만 자신감 넘치고, 비굴하지 않지만 겸손하게

“거만하지 않지만 자신감 넘치고, 비굴하지 않지만 겸손하게”라는 책 표지의 문장이 이 책의 결론이다. 리더의 말이란 어떤 말인가를 확인하는 사전이다.

지은이 김수민은 스피치 강사다. 이른바 말로 벌어 먹고사는 직업이다. KBS 춘천 총국에서 아나운서 생활을 시작, 그 일을 그만둔 후에는 전문 강사로 어떻게 말을 해야 나도 살고, 너도 살고, 우리 모두 함께 살 수 있을까, 이에 천착하는 연구자이기도 하다.

내 기억 속에 “말”은 오래전 잡지 “말”을 남아있다. 말에 관한 속담도 찾아보면 꽤 많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도 곱지 등 말은 소통 도구다. 상대방에게 눈빛으로 표정으로 감정 표현하는 무언의 전달법도 있다.


책 표지

이 책의 제목은 “리더의 언어로 말하기”다. 여기서 리더는

“기업의 CEO나 임원들만 가리키는 게 아니다. 관계를 맺으며 사람과 함께 일을 해야 하는 이들은 사실 모두 리더라 할 수 있다. 때로는 배우고 때로는 알려주며 소통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이들, 일의(에, 서평자는 ”에“로 쓴다) 영향을 미치는 이들은 리더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14쪽

이 책을 읽기 전, 읽는 중, 읽은 후에도 꼭 기억해야 할 두 가지

리더의 언어는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중요한 두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첫째는 ‘나’가 아닌 ‘너’ 화법이다. 내가 하고픈 말을 상대방은 생각지 않고 주절대는 나의 말하기가 아닌 너의 말을 듣고 싶다(경청, 수용, 공감)는 자세가 말이다. 두 번째,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 상대가 말을 듣고 싶다고 해놓고는 그 말이 자신의 맘에 들지 않으면, 그게 아니고, 틀렸어, 라며 부정, 거부 등 자신의 감정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책의 구성과 편집에서도 말의 간결성과 핵심 전달원칙이 관철

이렇게 보면, 끝이다. 지은이 말처럼 간단명료하게 핵심만 전달하는 것이 말을 잘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뭘 생각하고, 또 뭘 연습해야 할 것인지를 5장(Part 5)으로 구분하여 각각 5개의 핵심 커뮤니케이션 기술별로 35개의 법칙을 구분해 싣고 있다. 5개의 핵심 기술 1장(Part1)은 시대를 읽으라는 제목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 2장은 세대와 소통하라, MZ세대와 공감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 3장 행동을 바꿔라, 말을 뺀 나머지로 진심을 전하는 커뮤니케이션, 4장 기회를 잡아라, 자신감과 겸손함을 갖춘 커뮤니케이션 기술, 5장 마음을 공유해라, 유연하지만 경계가 분명한 관계를 완성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 등이다. 또 하나, 각 법칙 설명이 마무리에 “말에 관한 경구”를 적어두었고, 중간마다 한 뼘의 팁이라는 코너를 두어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덧붙여 중요한 대목은 한 줄로 정리, 인간의 기억 한계를 고려, 핵심 문장을 장기저장 기억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배려를 하고 있다. 이 책의 편집 역시 말의 간결성과 핵심 전달원칙에 따르고 있음은 발견한다.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도 해 본다.

그리고 에필로그, 말의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리더의 말은 의욕을 준다. 무엇이든지 해내고 싶다는 의지를 일깨워 준다. 말을 이용해 책임을 추궁하거나 실수를 미루기보다 문제를 해결하고, 스스로 반성한다. 그래서 리더의 말은 신뢰를 준다. 결국 리더의 말을 사용하는 리더들은 사람을 얻는다. (206쪽)

리더의 언어로 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 입에서 나가는 말이 어떤 모양과 방향을 갖추기를 바라는지 생각하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말은 좋은 관계, 좋은 결과, 좋은 삶으로 향하는 길을 위한 최강의 아이템에 가깝다(207쪽).

이 책이 이렇게 알기 쉽게 편집 구성됐다고 해서 프롤로그에서 에필로그까지 단숨에 띄어 읽어도 된다. 다만, 책을 따라 법칙 35개를 착실하게 따라가다 보면, 결론에 이르는데, 이때 드는 느낌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만 읽어도 충분하다. 즉 그만큼 정리가 잘된 책이란 뜻이겠다.

대인관계를 풀어내기 위한 심리학적 접근 “언어 및 비언어적 표현과 내용”

이 책은 말을 주제로 언어표현과 비언어적 표현의 효과성 등을 사회심리학의 여러 이론에 터 잡아 설명하고 있어 내용이 상당히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우리 사회, 각종 실수에 대한 사과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진실한 사과란 무엇인지를 비롯하여 35개의 법칙 중 몇 가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태도이지 않을까 싶다.

시대 흐름을 읽는,

리더의 언어로 말하기 법칙 1, 단순하게 소통하라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법의 첫 번째 포인트는 명확함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인 여러 디지털 플랫폼 종류만큼 거리감이 생겼다. 이럴 때는 상대를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강한 첫인상을 남기도록 하라. 세 번째는 맥락, 즉 흔히 기성세대의 언어표현은 고 맥락(이중적 의미나 우회적 표현)이나 MZ세대는 저 맥락(있는 그대로, 이중적 의미가 거의 없는)적 언어표현을 한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핵심은 복잡한 표현, 이중의 의미, 우회적 표현 없이 단순 명쾌하게 의사전달을 하라는 말이다.

리더의 언어로 말하기 법칙 2,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말하기 습관화

여기서 핵심은 무엇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단순하고 쉽게 말하자. 논리적으로 말하자. 인간의 기억집중은 15초다. 이 15초 안에 핵심 결론부터 말하라고 한다. 그 사람 다음으로 논리적으로 말하는데도 연습이 필요한데, 프렙(P=포인트, R=이유, E=예와 설명, P=포인트 순으로)구조를 활용하라.

[예시] PREP(프렙)구조

Point 이번 이벤트는 예산확보가 중요합니다.

Reason 현재 예산으로 일을 원활하게 진행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Example 지난 이벤트 진행 시에도 예산 부족으로 인력 운영이 힘들었습니다. 아르바이트 고용이 충분히 되지 않아 고객 대응이 어려웠습니다.

Point 따라서 일을 제대로 하려면 충분한 예산확보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28쪽




세대와 소통하는, 리더의 언어로 말하기 법칙 6, 컴포트 존에서 벗어나기

컴포트 존은 내가 편안하게 느끼는 구역이다. 자기만의 방식에 익숙한 리더들은 새로운 영역으로 들어가길 주저한다. 새로운 소통의 장은 모험이다. 여기에서 나이, 가치관, 배경, 생각 등에 차이가 있는 세대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공유를 통해 공감하고, 상대의 가치관 이해하기, 서로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이는 대인관계의 기본이다. 즉 똘레랑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동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리더의 언어로 말하기 법칙 13, 사회적 상호작용의 시작, 눈 맞춤

눈 맞춤은 호감도를 높여 사람 사이에 긍정적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나와 상대가 연결되면서 뇌에서 사회적 정보를 처리하기 시작,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고 행동과 활동을 해석한다. 사람에 대한 호불호 판단도…. 여기서 집중과 동조가 일어나기에 정확한 시선 처리를 해야 한다고 이 책은 강조하고 있다.

리더의 언어로 말하기 법칙 15, 몸의 방향은 마음을 말한다.

눈은 마주치고 있지만, 몸은 뒤를 향해 있는 당신, 상대방은 당신의 속마음을 알아챌 것이다. 빨리 가고 싶다고…. 몸과 발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이미 무언의 표현이다. 상대방에서 살짝 옆으로 빗겨서는 방향에서 자리를 잡는다. 손, 발, 표정이 모두 상대방에게 읽힌다는 전제에서 움직이라. 말과 행동이 다름은 손짓 등만 봐도 알 수 있다는 심리실험조사의 결과에서 나온 것들이다. 주의하라.

기회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리더의 언어로 말하기 법칙 24, 사과에서 조건, 변명은 빼자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 사과에는 조건도 변명도 없다. 그 대신에 진솔한 태도가 들어가야 한다. 변명하려 드는 사과는 분노를 일으킨다. 그러나 진짜 사과는 신뢰 상승으로 이어진다. 그럼 어떻게 사과해야 할까? 위기 상황에 적절한 대처 방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책임회피에 급급한 사과는 오히려 낭패, 그러면 위기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법칙 25, 26의 예를 보자

<내일은 미스터트롯>의 황당한 헤프닝을 기억할 것이다. 생방송 경연 중 문자 투표에 참여한 사람이 많아, 집계가 제대로 안 된 사태가 발생, 대형 방송사고로 이어질 찰나, MC 김성주와 제작진은 곧바로 시청자에게 사과했다. 이때의 포인트, 자초지종을 설명한 점이다. 그리고 이어서 바로 후속 조치를 안내했다. 즉, 문제가 왜 발생했고, 발생 후 어떻게 조치했으며, 재발하지 않도록 어떤 일을 하겠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바로 이점이다. 시청자들이 알고 싶은 것은 머뭇거리거나 방송실수라고 얼버무리는 태도보다, 공유, 조치, 재발 방지 내용을 담은 사과가 진정성 있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마음을 공유하는, 리더의 언어로 말하기 법칙 28, 마음대로 해석하는 것을 경계한다.

면접을 비롯한 모든 관계의 시작점에서 우리는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마음인지, 상황별로 어떤 모습과 태도를 보일 것인지 등을 서로 탐색한다. 이때 기본이 되는 것은 말이다. 그래서 말을 잘 듣고(경청), 잘하는 능력(단순명쾌함)이 필요하다.

리더의 언어로 말하기 법칙 29, 남 탓만 하는 사람이라는 꼬리표 떼기

내 탓이요 다. 남의 탓을 습관적으로 하는 태도는 신뢰성을 잃게 된다. 제아무리 일을 잘하더라도…. 사람들의 말을 조용히 들어보라 혹시 ~ 때문에 라는 말을 얼마나 쓰는지, 사람의 행동에는 내외적 요인이 존재한다. 대체로 자신에게 외적, 남에게는 내적 요인을 적용한다. 즉, 문제는 나한테는 세상 탓이고, 남의 탓이라고 하고, 남에게는 네 탓이라고 한다. 내로남불의 전형이다. 물론 방어기제, 회피 등은 자연스레 따른다, 하지만,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내 탓인지 누구의 탓인지, 대부분은 내 탓이다. 설사 누구의 탓이라 할지라도 감정 섞인 말을 해서는 안 된다. 바로 칼이 되어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히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감정은 빼고, 사실만 말하면 된다. 대신 행동은 친절하게….

이렇게 “리더의 언어로 말하기”를 살펴봤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가 전혀 새롭게 들린다. 이 책 사용법은 우선 책상 위나 손이 닿는 곳, 눈길이 잘 닿는 곳에 세워둘 것, 그리고 날마다 하나의 법칙을 35일 동안, 그리고 보고 싶은 대목을 골라 보기를…. 우리 모두 리더다. 생활의 장에서, 직장에서, 모임에서 각각의 위치가 다를지라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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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학 선언 - 노사 현장에서 만나는 노동법 이야기
이동만 지음 / 청년정신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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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학을 말하다. 공정,상생,평화, 노사현장에서 만나는 노동법이야기, 노동학이란 무엇일까? 새로운 시대 새로운 사고, 노동법률, 노동법을 뛰어넘어, 노동사회학과 만나고, 감정 사회학, 그리고 경제학, 노사관계, 사회복지 등 학제 간의 연계를, 새롭게 태어나는 노동학 아직은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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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학 선언 - 노사 현장에서 만나는 노동법 이야기
이동만 지음 / 청년정신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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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학 선언, 제목이 마치 '공산당선언'처럼 들린다.

지은이는 현재 울산노동권익센터에서 센터장으로 일하는 22년 차의 베테랑 노무사다. 나는 노무사란 말에 묻어 있는 왜색을 싫어한다. 일본의 사회보험노무사(약칭:사로사, 사로시라 발음한다)제도를 본떠 만든 자격제도다. 앞에 공인이란 말이 붙어, 회사의 노무를 담당하는 이가 아니라 공적으로 인정된 자격임을 나타낸다.

현장에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움직이는 노동권익센터에서 일하는 지은이가 얼마나 부지런히 움직이고, 밤잠도 못 자면서 책을 냈을까 하는 생각에 몇 장을 넘겨 보다, 크게 오해했음을 깨달았다. "꾸준함이 영특함보다 낫다"라는 문구를 보는 순간이었다. 22년간 꾸준히 자기 일상을 메모했다. 그 메모를 바탕으로 엮어낸 게 이 책이라니, 적어도 생각하고 쓰고 지우고, 또다시 생각하고 했던 지난 22년간의 기록과 사고들…. 이렇게 해서 태어난 게 바로 이 책 "노동학"선언이다.

이 책은 지은이가 노무사가 되어, 노동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하나하나 풀어내고, 또 한 올 한 올 엮은 것이다. 그가 말하는 것은 두 가지, 한 가지는 노동전문가로서 미래 비전, 노동법을 넘어 노동학으로, 또 한 가지는 노사공정, 상생과 평화다. 제로섬게임이 아닌 상생의 무대로 평화를 향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의 뼈대와 살을 이루는 것이 2장 현장에서 기록한 노동학 이슈들로 지금도 민감한 사안이며, 민주노총에서도 표어로 내걸고 있는 사업들이기도 하다. "상시근로자 수 5인 미만 사업(장)과 노동법" 등을 비롯하여 여기에 실린 14개의 쟁점이 압축적으로 한국 노동시장의 현실과 노동자들의 처지를 말해준다. 아울러 현장 노동자들이 여전히 헷갈리고, 또 모호하게 여기는 노동자와 사용자의 경계(예를 들면, 특수형태노동자 이른바 특수형태고용 "특고"다), 통상임금의 포함범위, 1년 만근 퇴사자의 연차수당 26일 지급 등, 법 해석을 둘러싸고 여전히 격렬한 논쟁 중이다.


사법부는 여전히 노동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

며칠 전(2021. 10. 14)에 나온 1년 만근 퇴사자의 연차수당은 11일인가, 26일인가 하는 쟁점에 대한 대법원판결(대법원 제2부 2021다227100 손해배상)을 보면, 1년 만근 퇴사자는 계약이 1년이라 계약기간 만료돼 계속근로를 전제로 하지 않기에 연차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고용노동부의 연차보장 확대 관련 개정 근로기준법 설명자료에서 "1년 기간제 노동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때는 최대 26일분의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을 지급하여야 함이라고 기재됐다(1년 미만의 경우 월에 1회 휴가 부여 1년 11일, 여기에 연차 15일을 더해 26일이 된다), 이 사건의 원고는 회사이고 피고는 국가다. 고용노동부가 비정규직 800만 명, 대한민국 노동자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현실을 반영하여, 만든 휴가제도를, 사법부는 간단히 물리친다. 연차수당의 개념을 가지고 판단한 것이다. 현실과의 괴리를(이 논쟁의 유사사례 이 책 129~139쪽을 참조할 것)

그리고 3장에서 미래 비전, 하나로, 진실과 화해와 협력의 관계를 만들어 가자고 한다. 이 바탕에는 정의, 평등, 평화, 연대의 정신이 깔려있음은 물론이다.


<대법원 대법원 제2부 2021다227100 손해배상(국)>

이 책의 독특함, 노동학 선언을 보자

내가 이 책을 주목한 것은 바로 "노동학"이라는 표현 때문이고, 학자가 아닌 현장 실천가로서의 경험을 살려 지금은 노동권익센터에서 노사정을 아우르는 균형과 중심을 잡으면서 공공의 선을 지향하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사실 학제 간의 협업은 과거부터 있었고, 90년 중반부터는 학제 간의 영역을 넘어서 융합의 움직임도 나타났다. 어느 한 곳에만 머물러서는 현실 세계를 파악하고 연구하는 데 한계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법과 사회학, 법과 경제학, 감정노동을 키워드로 한 감정 사회학, 노동을 주제로 한 노동사회학 등이 말이다.

지은이가 말하는 노동학을 살펴보자

노동법률을 주축으로 여기에 수학, 사회학 경제학, 경영학, 공학, 의학, 통계학 등 다양한 학문과 연결되기에 이를 한데 묶어 실사구시학으로서의 노동학을 정립해야 한다는 입론이다. 한 번 살펴보자. 노동법은 민법의 특별법이다.(노동력 거래, 즉 계약관계를 다루고 있어서다, 또한 노조법 및 근로기준법 위반은 노동 형법의 영역과 민법 계약영역이 함께 존재한다. 산업재해보험 보상법(이하 산재법) 역시 민법의 손해배상이나 채무불이행을 근거로 하며, 산재 등급 결정 시에는 의학(주로 직업환경의학 혹은 직업재활 의학 등), 노동경제학, 노동사회학, 노무관리론, 노사관계론 등이 모두 관련성을 맺고 있어서다. 이렇듯 필요에 따라 계속 만들어진 법들과 노동시장을 포함한 노동 세계를 아우르는 법과 제도, 이들 뒷받침하는 학제들을 융합하는 "학"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사실 노동이란 단어는 꽤 어렵다. 한자로는 힘쓸로(勞) 움직일 동(動)으로 움직이고 힘을 쓰는 정도를 의미한다. 이를 Work로 부르던 Labor로 부르든 간에 각각 표상한 내용이 담겨있게 마련이다. 굳이 구분하자면 전자는 일, 활동을, 후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일을 하는 것을 가리키는 노동이다. 요즘에는 일(Work)라는 표현을 노동과 구분하여 일부러 쓰기도 한다(이에 대한 현상 문제는 별론으로 하고).

노동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자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1958년의 저작)에서 자본주의 사회의 노동자는 노동으로부터 소외됐다고 한다. 도대체 소외됐다는 의미는 뭔가 그렇다면 "노동"이란 무엇인가 백과사전(네이버)의 정의를 보자 노동은 "자연 상태의 물질을 인간 생활에 필요한 것으로 변화시키는 활동"이라고 한다. 아렌트가 말하는 노동으로부터 소외란 노동자가 노동을 통해 자연 상태의 물질 등에 뭔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고 그 가치는 노동의 결과이지만, 이의 소유권은 노동자가 아닌 자본가로 옮아가는 것으로 노동은 즐거움이 아니라 고난이요. 하루빨리 이에서 벗어나 자아실현을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논지다. 꽤 어려운 이야기다.

또, 마르크스는 "인간과 자연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하나의 과정으로서 이 과정에서 인간은 자신과 자연 사이의 신진대사를 자신의 행위로 매개하고 규제하고 통제한다."[ <자본론> 1(상), 김수행 옮김, 비봉출판사 1989, 225~226쪽], 이 결과물에 대한 소유권 역시 자본가에게로 넘어가기에 착취라는 표현을 쓴다.

이렇게 장황하게 늘어놓은 이유는 "노동"이란 단어 그 개념 역시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 의미하는 바가 조금씩 달라져야 하는데, 그 달라짐(변화)의 주체가 바로 사회구성원, 즉, 노동자와 사용자, 정부 등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은이가 지향하는 노동학은 딱딱한 법률, 어려운 수학과 통계, 경제, 노무관리 헷갈리기만 한 모든 모호한 것들을 한데 모아서 노동이란 키워드로 묶어서 이해하자는 것이다. "노동"은 블루칼라(푸른 작업복을 입기에)의 상징이 아니다. 화이트칼라(흰 와이셔츠를 입기에)가 하는 것은 노동인가, 아닌가, 노동자란 말은 여전히 레드 퍼지(공산당, 좌파 추방)이데올로기의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모호한 근로자란 말을 쓴다. 이 책 또한 노동자란 말이 주는 이미지들 때문에 법률용어인 근로자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가치중립적인지 아닌지는 별론으로 하고, 다양한 계층을 염두에 두고 편하게 쓴 글이라 여겨두자.



공정한 사회에서 살아야 할 권리가 있다. 공정하지 못한 처사에 대해 저항알 권리가 있다.

또 하나의 관점

국민 자격 차원에서의 노동자 보호는 노동법이 아닌 사회복지 차원에서라는 주장

국가사회가 보편적 복지로 책임을 사용자에게 전가하면 안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47쪽). 이는 기업복지에서 노동복지로의 이행을 말하는 것이다. 다소 논쟁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으나, 어디까지나 입론으로서는 제기할만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국민 자격 차원에서의 노동자란 어떤 의미인지, 이 책 어디에서도 구체적으로 이를 설명하고 있지 않아서 정확한 의미를 알기는 어렵다. 하지만, 주장하고자 하는 맥락은 이해한다. 이는 다음 기회로 미뤄둔다.

지은이가 구상하는 노동학은 이론 학이 아닌 실용 학을 지향한다.

이렇게 보면, 현재 이 책은 선언에 불과하다. 실용적으로 노동법률, 노동사회학, 노동경제학, 통계학 등 이름만 떠올려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그것들로 기억할 게 아니라, 사회구성원은 모두 노동한다는 전제에서 출발, 적극적으로 노동에 관한 생각들을 해보자는 제안이라 보인다. 하지만, "노동학"이란 학문적 접근, 통합, 종합적인 학문으로서의 노동학을 설계한다는 것은 역시 야무진 꿈이요.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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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을 딛고 걸어갑니다 - 내가 만난 경력단절 여성 이야기
김정 지음 / 호밀밭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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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을 딛고 걸어갑니다.

이 책은 부산광역시, 부산문화재단의 2021 청년문화육성 지원 사업을 통해 사업비를 지원받아 펴냈는데, 주제와 내용이 경력단절 여성에 대한 지원을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문제의식과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잘 담겨져 있다. 아마도 여성가족부의 ‘워라벨’(일과 삶을 함께하기 또는 일과 삶의 균형)사업과도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노동, 성, 가부장주의에 대한 천착

지은이는 에세이 <딸, 엄마도 자라고 있어>-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시간(두두)과 소설 <프롬 윤영옥>-돌봄 책임과 자아 사이에서 진정한 자기를 찾아 나가는 세 여성의 여정(두두)을 담은 작품을 내놓았다. 이 책 역시 “노동, 성, 가부장주의”에 천착한 비판적 글쓰기다. 그도 돌봄노동자이자 글을 쓰는 작가다.

이 책에서 다루는 30명의 여성, 30개의 느낌도 결도 다른 에피소드, 각양각색이라 할 수 있겠다. 30인 30색의 주인공들이 딛고 서 있는 현실, 그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나오는 진솔한 목소리(표효)를 담아냈다. 지은이가 이 책을 쓰기 위해 30명의 삶의 궤적을 좇아, 발품을 팔고 그물을 엮듯이 한 올 한 올 깁고, 그들의 삶을 공감하면서 톺아본 흔적이 역력하다.

“경력단절” 이는 나와 내 친구, 내 엄마, 이모 그리고 내 딸의 이야기, 내 아내의 이야기다.

“작가 김정”은 이 책에서 일터든 직장이든 일상의 삶이든 ‘단절을 경험한 이들이 앞으로 한 발 한 발 내딛는 과정’을 세상에 알린다. 낮고 잔잔하게 그리고 이 사회에 널리 퍼지도록 기대하면서 말이다. 남성들에게는 듣기 거북한 대목도 있다. 마지막에 실린 글, “노진석 작가로부터”가 왜 결말을 대신했나?, 아니다 이 책은 이미 결론이 나와 있다.

모두들 다 아는 사실인데 왜 돌봄노동이 여성의 고유역할이 돼야하나, 왜곡된 젠더의식에 대한 문제제기, 돌봄의 공공성은 불가능한가?, 양성평등과 같은 법률만으로는 워라벨 같은 정책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거대담론을 마주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사회 전체를 뜯어고쳐야 하는 일이기에 마치 기후변화에 둔감한 이유가 개인이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커다란 장애를 만났을 때, 일부러 회피하거나 둔감해져야만 조금이라도 편하기 때문이라는 한 심리학자의 말처럼, 남녀 모두 방어기제가 발동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바로 이런 점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이들이 이 책을 읽어야 한다. 남성이건 여성이건...

이 책은 4부로 나뉘어졌고,

1부에서는 전업주부가 일자리를 찾는 과정 속에서 생기는 의문, 노동시장에서 내 가치는 얼마쯤 되는가라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경단녀 들의 사회복귀, 새로운 일자리 마련”이라는 프로그램을 찾는 이에게 그의 나이를 묻고, 자녀나이와 수를 묻는다. 왜 묻는데? 등 8가지 이야기를,

2부에서는 완성되지 못한 이력서라는 제목 아래 정년 후 손주를 봐야하는 양가집 부모님들, 이 분들에게 부담을 지울 수 없어 자아실현을 포기하거나 연기하는 등, 경력단절을 스스로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경험 등 7가지 이야기를,

3부 엄마와 노동자 사이에서 모순을 경험하는 이야기를 비롯하여 여성 경력단절이라는 사회문제를 다루는 잡지사, 거기서 일하는 남성들의 관성화 된 가부장주의를 다룬 이론과 실천의 간극 등 8가지 이야기를,

4부에서는 커리우먼의 허상을 깬다. 직장 모두에게 환영받았던 결혼식, 출산을 기대하는 덕담도, 현실 앞에서는 그저 거추장스러운 것일 뿐, 이 모든 것들이 여성의 몫으로 떨어지는 현실, 아이 없이 둘만 행복하게 살까라는 고심 끝에 내린 결론으로 반려견을 선택한 딩크족, 여성의 임신, 출산과 돌봄 그리고 경제활동에 관한 남편의 자각 등 7가지 이야기가 각각 담겨있다.

일과 삶의 일과 가정의 양립은 허구인가?

여성들의 경력단절 경로를 본다. 결혼, 가족계획, 자이실현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꿈일까?

이 책의 30가지 이야기가 모두 경중을 따질 수 없지만, 몇 가지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예를 들어보자.

먼저 28살의 공간설계를 연구하는 대학원생 A씨의 이야기, 대학원생끼리 모여 맥주 한잔하는 자리에서 청첩장을 내밀며 결혼식을 알린다. 이미 사회생활을 10년 이상하고 대학원공부를 하던 동기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저기, 논문쓰고 졸업한 후에 인테리어 사무소에서 1~2년 경력을 쌓고 결혼해도 되지 않아?"

"그래, 너 이제 스물여덟인데 결혼하기엔 너무 아깝다."

"그러게 뭐가 그렇게 급했니? 일 좀 익히고 해도 늦지 않는데"

47쪽

A씨는 누구도 축하해주지 않고 해대는 말의 의미를 결혼하고, 대학원을 마친 뒤 일자리를 찾던 중에 알게된다. 면접관은 A가 결혼했다는 말에, 가족계획을 묻는다. 왜 개인 장래 계획을 묻지? A는 그제서야 결혼과 가족계획, 진로가 다 연결된 것을 깨닫게 된다. 그는 ‘일이 먼저야, 일부터 하고 결혼을 했어야 해’라는 자괴감 섞인 말,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만혼화, 딩크족, 저출산 이는 여성의 사회활동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90년대 초까지는 여성의 사회적역할론(왜곡된 젠더론)이 존재했다. 외벌이로도 가족을 먹여살릴 수 있었던 사회경제적 구조에서는 여성의 결혼퇴직제가 당연한 사회문화라고 생각했다. 전업주부로 아이를 낳아 기르고, 교육에 힘쓰고 하는 것들이 말이다. 그런데 경제불황, 사교육비부담 등을 비롯한 여러 요인이 IMF사태 후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이면서 일거에 변화를 불러 일으키는 방아쇠가 된다.

맞벌이를 해야 할 상황에 이르는 가정이 늘어나기 시작하고, 정부 등 국가 정책은 여성의 등을 떠밀어 노동시장으로 밀어넣는다. 아무런 준비 없이... 88만원 세대론의 등장하고, 청년들은 4포, 6포를 경험하게 되는 상황, 고용구조 역시 변화한다.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기업 역시 핵심인력 외에는 아웃소싱으로 몸집을 계속 줄여나가면서 양극화이 심화된다. 이런 상황에서 결혼은 남녀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또, 결혼과 출산은 여성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게 돼, 출산율은 인구수를 유지할 수 없는 수준으로 떨어지고, 육아를 위해 출산휴가, 육아휴직 후에 되돌아 갈 직장은 공무원, 공사에서 이들하는 이들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별로 많지 않다. 대개는 자녀가 조금 크면서 상대적으로 손이 덜 가는 나이가 되면, 자신의 활동을 꿈꾸기도 하는데, 경단녀들이 갈 곳은 현실적으로 2차 노동시장(주로 비정규직)밖에 없다.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나라 국력의 바탕이 되는 출산, 인구를 유지하거나 증가시키는 중요한 일을 하는 이들의 노력은 몰가치, 무가치 한 것일까?

어떤 이에게 결혼은 일과 자이실현을 포기해야 하는, 이상한 선택으로 몰아가는 행복스런 게 아니다. 일본에서는 우리 보다 10여년 앞서 이런 현상을 겪었는데, 지금 현안은 2050년 문제다. 즉, 위의 3대 현상의 결론, ' 저출산초고령화사회' 가 되면 노동인력이 급격하게 줄고 노인들만 남게 된다. 인구도 1억2천에서 7천만 대로 떨어지게 되면 외국에서 노동력을 수입해야 한다는 암울한 일본의 미래 시나리오다. 정부는 대놓고 말한다. 일본사회가 외국인으로 넘쳐날 것이라며, 협박조로 출산을 장려한다. '노동력의 도구'를 생산하라는 말로 들릴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이다

왜 육아와 가사는 경력란에 쓸 수 없지?, 돌봄, 가사노동의 경험은 멀티다. 이런 직업이 또 있을까?

전업주부의 가사노동을 금전으로 환산해 보여주는 통계들이 자주 소개되며,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가 만만치 않다고들 한다. 경력단절 없이 직장을 다니려는 워킹맘들은 물론 개인차는 있겠지만, 심한 경우는 자신의 월급 수준의 육아 도우미 비용을 감당하기도 한다. 이런 비교만으로도 간단하게 육아와 가사노동의 가치를 알 수 있지 않는가,

‘가만히 선언하다’(91쪽)에서는 딸을 어렵게 대학까지 보낸 친정 엄마가 전업주부인 딸에게 하는 말을 보자. 그렇게 공부를 많이 했는데, 집 안에만 있으니 아깝다는 말을 하면서도 아이에게 화내는 딸의 모습을 보고는 엄마는 딸에게 아이들은 사랑과 정성으로 키워야 한다. 번듯한 남편 좋은 아빠와 며느리를 사랑해주는 시부모 등 뭐가 부족하냐, 집에서 아이나 잘 키워야지라는 양가감정, 이중적 태도는 뭘까, 바로 우리사회에 내면화 된 젠더의식이다. 전형적인 가부장주의 사고법이다.

딸은 자신의 바라는 바를 말한다. 집안 일과 아이를 탈없이 키워낸 노력들은 제대로 된 사회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 자랑스런 돌봄과 가사노동으로, 또 이런 경험이 사회 적재 적소에 사용돼야 한다고, 참으로 맞는 말이다.

다시 경단녀의 대책으로 돌아가서 보자.

워라벨프로그램은 부부모두에 적용될 때만 효과가 있다. 여성의 직장은 52시간제를, 남성의 직장은 이런 시간규정이 없는 곳이라면, 오롯이 육아, 가사 모두를 여성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사회의 실상은 1980년대 이후부터 줄 곳 M자 모양이다. 출산, 육아 후에 찾는 일자리는 2차 노동시장인 경우가 많다. 즉, 비정규직, 기간제, 계약직, 최저임금, 그도 못받는 그런 자리 밖에 제공 되지 않는다. 노동시장에서의 여성차별(경력단절)은 그들에게 유리천정이 존재함을 알려준다.

2020년 통계청발표를 보면, 남성노동자 대비, 여성노동자 평균임금 69.4%, 정부는 경력단절 여성의 노동시장 재진입 지원을 위해 2009년 '경력단절 여성 등의 경제활동 촉진법'을 제정, 여성 새로 일하기 센터설립, 2016년 전국 150개 새일센터를 통해 구직한 여성수는 39만 여명, 수치상으로는 진전이 있어 보이나, 내용(직종, 일의 내용 등에 대한)의 구체적인 분석은 찾아보기 어렵다.

남편은 아내의 임신, 출산, 육아를 어떻게 생각해야하나?

노준석 작가부부는 설치미술가다. 남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2년간 경력단절 된 아내를 보면서 결혼과 출산을 겪은 여성들이 겪는 몸의 변화와 사회적인 입지의 변화에 대해 생생하게 느끼고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느 분야에서든 정해진 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다양한 선택과 삶의 형태가 공존할 수 있어야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있겠죠. 선택은 권리와 연결됩니다.결혼하지 않을 권리, 아이를 가지지 않을 권리, 모유 수유를 하지 않을 권리처럼 엄마이기를 선택한 삶과 출산 후 복직하고 사회로 돌아올 수 있는 권리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종전에는 관심도 없었던 관성에 젖어 철저히 남성 중심으로 생각하던 저에게 결혼과 출산, 육아는 많은 것을 돌아보게 했습니다.

219-220쪽

우리 사회는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해서 좀 더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TV오락프로그램에서 아름답게 행복하게 각색하여 떠들어 대는 결혼, 출산, 육아이야기는 아직 경험 못한 이들에게 장밋빛 환상만을 심는다. 이제는 균형을 맞춰기를 주문한다. 누군가에게는 행복한 일들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이 부지기 수라는 것이다. 진지하게 결혼이란 무엇인가?, 출산과 육아는 여성에게 있어 뭘 의미하는가 하는 등 우리 사회가 모두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이 책에 나오는 30가지 이야기를 모두 전해 줄 수 없어 아쉽다. 이 책은 남녀 모두 읽어야 한다. 대학생에서 결혼한 자녀를 둔 이들까지...이 책을 읽고 노동, 성, 가부장주의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바뀌기를 기대하면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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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수전 폴락 지음, 서광 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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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로 지친 부모들의 자기돌봄 안내서다. 마음챙김, 자기연민 배우기, 육아뿐만 아니라 세상 일에 지친 사람들 위한 자기연민 명상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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