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법칙 - 권력, 유혹, 마스터리, 전쟁, 인간 본성에 대한 366가지 기술
로버트 그린 지음, 노승영 옮김 / 까치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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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365일 자신을 알고 깨닫는 일기, 내 약점까지 철저히 알아야 상대방과 경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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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칙 - 권력, 유혹, 마스터리, 전쟁, 인간 본성에 대한 366가지 기술
로버트 그린 지음, 노승영 옮김 / 까치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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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칙

 

내 소명, 재능이 뭔가를, 찾아나서는 길 삼만리

 

이 책의 지은이 로버트 그린, 그는 인생의 쓴맛, 단맛을 다 봤다. 대학 졸업 후, 기자가 되려고, 글을 쓰려고 했으나, 그의 재능과는 맞지 않았던 듯싶다. 이후 이른바 자신을 찾는 고행길, 초년고생을 사서했다. 외국을 돌면서 여러 일 60가지의 직업 경험을 하던 중, 운명처럼 주스트 엘퍼스(출판기획자)를 베네치아 부둣가를 거닐다 만났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엘퍼스가 지은이에게 책 아이디어가 좀 있냐는 물음이, 지금의 지은이가 있게 된 하나의 열쇠였던 셈이다. 그는 지금까지의 경험, 세상 돌아가는 것은 어떤 하나의 이치가 있는 듯하다는 실마리를, 이른바 도를 깨치듯, 번득이는 그의 영감이 첫 저서인 "권력의 법칙" 집필로 이어졌다.

 

 

 

 

역사의 반복 보편적 패턴이 있다. 다만, 느끼지 못할 뿐이다.

 

지은이는 역사책을 꾸준히 읽다 보니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보르자, 루이 14세의 이야기가 자신이 이제껏 해오던 일 경험에서 눈으로 보고 듣던 이야기와 또 같더라고, 차이가 있다면 피만 흐르지 않았을 뿐이라고…. 뭔가 깨침을 얻었다는 말이다.

 

그로부터 25년 세월이 흐른 지금, 지은이는 이 책<오늘의 법칙>을 그간 펴낸 책과 앞으로 나올 책<숭고함의 법칙>과 이미 여러 곳에 기고했던 글, 에세이를 한데 묶어 12월 체재로, 그리고 분기별로 나 자신을 반추하면서, 내 약점과 강점과 직면하면서 철저하게 나를 알라 "정직하게", 인간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인 "허영심"을 억누르고 냉정하게 자신을 따져 보기 작업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사람은 자신과 직면하는 것이 끔찍해질 때가 있어, 애써 피하려 한다. 왜 그럴까?, 나약한 자신이 싫어서 마치 패배자인 게 싫기 때문인 걸까, 세상 사람들이 모두 성공했다고 부러워할지 몰라도 나 자신이 뭔가 부족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거기까지다. 지금까지 뭔가 성공했다면 다행스럽게도 운이 좋았던 탓일수도 있다. 아니 그가 발견하지 못한 또 다른 재능때문일 수도 있겠다. 

 

 

나의 약점까지도 철저하게 무기로...

 

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지은이의 말을 들어보자. 나약함, 치명적, 인정하기 싫은 나, 마주하기 싫다고 느낄 때일수록 나에게 다가가 더 직면하라는 것이다. 나를 대상화시켜 하나씩 톺아보는 게 중요하다. 나를 알다. 내 약한 고리가 어디인지 정확히 알 아야 한다. 누구는 고치려 노력하라 하지만, 이렇게 피곤한 작업을 할 필요는 없다. 취약점과 약한 고리도 때로는 훌륭한 무기가 된다. 이 대목은 손자병법의 한 대목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물론 그 당시에는 전쟁이 일상이었기에 당연히 표현도 그러했을 것이다. 이를 바꿔 말하면 나를 알고 상대를 알아야 일을 사업을 도모할 수 있다. 성공하려면 반드시 내 경쟁상대가 누구인지를 장단점과 약한 고리를 파악하라고들 말하지만, 그에 앞서 내가 나를 알아야 만이 그런 조건과 환경이 나에게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고, 그래야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이런 논리라면 너무 쉽지 않은가?

 

그런데 말처럼 쉬운 게 어디 있나, 실행이지, 이미 관성화돼버린 우리의 사고, 행동, 귀찮은 일은 피하고 싶은데, 이를 극복할만한 계기나 사건도 때로는 필요하다. 그런데 이마저 없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인위적으로 해야 한다. 그때 필요한 게 이 책이지 않을까 싶다. 

 

 

 

 

1년 365일 하루에 한 주제씩... 함께 성장하기

 

1년을 4계절로 나누듯, 네 분기로 나누어 우선 1월부터 3월까지는 나 외에 모든 것들로부터 나를 차단하고, 오로지 내 안에 있는 나와의 대화를 시도할 것, 그래서 나 자신의 목소리를 확인하라. 즉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목적과 소명에 귀를 기울여라. 그리고 다음 삼 개월 동안은 직업 세계의 정치적 성격 꿰뚫어 보기, 겉모습과 다른 또 다른 모습, 보이는 게 다가 아님을 아는 것이다. 겉모습이 현실이라 착각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깨닫는다. 이제 반년이 넘어서는 "역지사지" 내가 중심이 아닌 다른 이를 중심에 놓고 그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노력과 더불어 그들의 이기심에 호소하는 법을…. 마지막 삼 개월은 당신의 행동을 비롯한 모든 인간 행동의 이면에 놓은 동기를 꿰뚫어 볼 것이다. 

그렇다. 나를 알고, 나를 둘러싼 환경을 이해하고, 내가 아닌 다른 이의 처지가 되어 생각하는 훈련을 하게 되면, 마지막에는 상대는 물론 인간의 보편적 이해가 다다른다는 것이다. 

 

이 책은 하루 한 장 읽기를 해도 좋고, 목차를 보고 맘에 드는 곳을 골라 읽어도 좋을 듯하다. 한 장에 주제어가 실려있다. "1월 9일 자신의 영웅에게서 영감을 찾아라"라는 제목으로, 15줄 내외로 이야기의 핵심이 실려있다. 이에 덧붙여 오늘의 법칙, 누군가의 업적이 당신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가? 그것을 분석하여 본보기로 삼아라. 이른바 마스터리 법칙을 설명하고 있다.

 

 

5월 23, 오늘의 이야기는 눈을 항상 믿지는 말라는 이야기가 실려있다. 이렇듯 1년 내내 되풀이해서 읽고 또 읽어볼 수 있겠다(200쪽). 또 보자. 직업 세계의 정치 행위를 꿰뚫는 데는, 그 예를 보자. 4월 12일 '적을 이용하라', 여기에 실린 오늘의 법칙은 링컨이 말했듯이, 적을 없애는 방법은 친구가 되는 것이다, 권력의 법칙-용인술(149쪽) 

 

이 책 뒤표지에 실린 찬사들…. 마키아벨리에게 경쟁자가 생겼다, 손자는 등 뒤를 조심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는 뉴욕타임스의 표현이 촌철살인이다. 

 

이 책은 출퇴근에 읽는 것도, 잠깐 일 볼 때, 차 한잔 마실 때 읽으면 제맛이겠다.

그런데 마키아벨리 읽기가 가끔은 편향돼 보이기도 하다. 인간이 본성은 성악과 성선이 동전의 양면이듯 어느 것이 우선인가, 뭐 맹자, 순자를 들먹일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새롭게 읽어보는 것도 재밌겠다. 요즘 마키아벨리즘에 관한 책들이 여럿 나와 있기에….

 

지은이의 인생 항로를 잘 살펴보는 게 좋겠다. 이 책의 의미는 권력, 유혹, 마스터리, 전쟁 등에 관한 것들을 쓰고 있지만, 밑바탕에 흐르는 것은 '너의 숨겨진 재능'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드러날 것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수신제가 치국평천하와는 결이 다르지만, 확실한 것은 당신이 싫어하는 당신의 어느 특정 모습과 성격, 습관 등이라도, 또한 약점일지라도 거꾸로 당신에게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즉, 고정관념과 관성, 일반론에 휘둘리지 말고, 나 자신, 내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를 발견하라. 이 말은 노자의 말과도 맥락이 비슷하다. 너는 너 자신으로 훌륭하다. 누구를 따라 하려 하지 말고, 내가 가진 것을 잘 살펴, 그것을 쓰라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은 마키아벨리즘이나 손자병법론으로 단순화시킬 것은 아니다. 

 

 

 

언제나 사람들에게 호평받고 칭찬받는 나만을 볼 수는 없다. 세상에는 음양 조화라는 게 있지 않은가, 내가 싫은 내 모습도 함께 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우선 나를 철저하게 알라, '너 자신을 알라'는 델포이 신전에 새겨진 글귀처럼, 거기에서 출발해야 상대를 그리고 사람의 보편적 선함과 악함도 시나브로 깨닫게 될 것이라는 말이 아닐까 싶다. 

 

매일 읽어보는 게 좋겠다. 실천행, 나로부터….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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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나비 - 몽양의 붉은 사랑, 진옥출
최산 지음 / 목선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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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나비

 

파란나비는 주인공 진옥출의 환생일까? 몽양과의 붉은 사랑, 여운형을 쳐다보는 눈이 어른이나 민족지도자가 아닌 한 남자로 보고있었다. 몽양도 이미 알고 있었다...

 

진옥출이란 역사 속에 나오는 당찬 열사의 모습도, 그렇다고 나약한 부르조아지도 아닌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독립된 삶을 살아가려는 현대 여성의 모습, 아이를 낳았으대 그 당대의 관습에 얽매이기 싫어 자유 의지를 택한 여성, 아마도 이는 지은이의 탄탄한 지적 배경에서 나온 것이리라...

 

지은이는 정치학자로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에 찬 미래를 염원했다. 그 염원을 담아 책도 펴냈다. 하지만, 글을 쓰다가 결국 글을 쓴다는 게 또 다른 세상이라는 것을 알게됐다. 그 열정은 정년까지 학자를 할 것인가, 새로운 제2의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하는 결단의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이렇게 글에 취한 지은이가 발굴해 낸 역사가 "진옥출"이다. 그리고 필명 최산으로 등단했다.

 

 

파란 나비로 부활...하기 까지 역사

 

 

진옥출은 지주 집안 출신, 뭐 흔히 말하는 (태백산맥에 등장하는 지주계급으로 노비문서를 불태우고 입산한 빨치산)지주까지는 되지 못하지만, 기독교 교회의 장로로서 이웃을 챙기고 배려하는 뭐 인문주의자로서 아버지를 둔 덕에 여고보를 거쳐 이화여전을 다니면서 세 살 위의 병세, 진향 등과 YMCA로 세상을 배우러 다녔다. 이른바 기독교사회주의다. 변절해가는 Y의 명망가들, 병세가 진향이 마르크스와 사회주의에 눈을 떠가는 사이, 진옥출은 기독교사회주의로부터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를 못하고, 시대 상황은 기사주의를 보는 눈이 달라져 개량 민족주의로 보기 시작했다.방황의 세월을...

 

고향집와서 쉬는 동안 고모부인 유재경 목사, 그는 후일 사회주의자가 됐지만, 몽양 등과 교분이 있어, 몽양에게 옥출을 소개시켜주기도 했다. 유재경 목사를 통해 알게 된 이화여전의 철학자 최호정을, 그리고 몽양의 글이 실린 책들을 접하면서, 새롭게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나간다. 이화여전에 진학, 괜찮다는 일본인 학자들을 과 교류하면서 부르조아 소시민 근성을 목도하게 되고, 병세에게 들어서 알게 된 일본의 연구자들...

 

일본 유학을 떠나고, 거기서 몽양을 다시 만난다. 첫 만남은 여보고시절 탁구선수로서 대회 우승을 했을 때 만난 적이 있으니, 재회인 셈이다. 1942년무렵 일본 폐망이 점쳐지고, 몽양의 일본방문 대개는 유력정치인이나 군부에 의한 초청이었지만, 도쿄에서 유학 중인 조선학생들과의 만남과 군부와 정치인의 만남, 일본 유학을 포기하려던 옥출은 몽양의 방일일정에 합류 비서로서 함께 한다. 나중에 옥출이 평양의 병원에 폐결핵으로 입원 중일 때, 찾아보고 남겼던 편지에는 몽양을 민족지도자나 어른으로서가 아닌 한 남자로서 보고 있음을 진즉에 알았노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야기의 끝은 인천상륙작전이 감행되고, 북으로 후퇴, 대동강교가 폭격으로 무너질 때, 한 마리의 파란 나비가 남한군 사이를 날아다니며...

 

 

자기 운명의 주인으로 독립주체로 사는 옥출

 

 

옥출은 신세대 여성이다. 자신의 사랑에 정직하며, 그를 옭아매려는 당대의 관습을 거부한다. 몽양에게 말하기를, 나는 2년간 지금 일본군과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전쟁터로 가겠다고 한다. 후일 만날 것을 약속하며, 거기서 만난 같은 시절 도쿄유학생이었던 허갑, 그와 결혼하게 되고, 그가 일본군의 밀정임을 알았을 때, 제발 단순 부역자이거나 도움을 주고 푼돈을 받은 정도이기를 바랐다. 술에 취해 그녀 앞에서 남성임을...몽양에게 열등감에 사로잡힌 별 볼일없는 인간임을...그리고 그의 몸을 강제로 범하려는 허갑을 총으로 쏜다. 그리고 민족상잔의 비극의 장으로 빨려들어간다.

 

이 소설은 단순한 소설이 아닌, 역사소설이라기에는 조금 그렇지만 마치 태백산맥의 어느 장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 좌,우파의 대립과 기사주의가 그렇고 사회주의, 자유사회주의 등의 사조의 흐름을 일본의 지식인의 입을 빌어, 뭐 지식기사이겠지만, 그런양하는 부류로서 강단사회주의자들의 허영심도 놓치지 않으려고 한 흔적이 보인다. 한편으로는 조금 아슬아슬한 부분도 있지만, 소설을 쓴다는 점을 알고, 적당한 선에서 절제하는 인내력도 보인다.

 

해방전후사를 계급이 다른 등장인물, 옥출, 병세, 진향, 연희 숙진, 허갑, 박갑수, 그리고 고모부와 고모 친구인 허정숙, 무정까지 후일 어떻게 됐는가가 아니라 몇 년 세월 동안 어떻게 바뀌었는가를... 상상하게 해준다.

 

 

이야기꾼의 등장, 독립운동가 진옥출 선생의 붉은 사랑

 

 

추천사라 할까, 안재성 작가는 이 책은 우리에게 두 가지 선물을 주었다고 한 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정치학이라는 학문영역에서 그가 천착했던 연구들이 탄탄한 흐름의 배경이 돼주고, 흔하지 않는 독립운동에 투신했던 여성의 진옥출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어 "완전히 온전히 자기 삶의 주체가 되기 위해 고뇌하는 여성"으로서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다.

 

몽양과 붉은 사랑의 주도권은 진옥출이다. 그의 배경과 지위따위는 필요없다. 자신의 신념에 들어 맞는 남성상으로, 당당하게 선택한 것이다.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곰씹어서...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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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스노볼 1~2 (양장) - 전2권 소설Y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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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볼

 

하얀 원구 안에 집이 있고, 물이 들어 있어 마치 눈이 내리는 장난감 스노볼처럼 생겼다 해서 스노볼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세계, 또 다른 의미는 사소한 차이로 큰 차이를 만들어 게임을 풀어내는 것을 스노볼이라 하는데, 이 소설은 아무래도 이 두 가지 의미가 모두 들어있는 듯하다

 

 

전쟁문명 때부터 신문, TV 등을 운영해온 이본 미디어 그룹, 평화와 새로운 땅을 찾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아무튼 지구의 기후변화를 거쳐 동토의 땅이 됐고, 선택된 자만이 유리로 만들어진 세계 스노볼로 들어갈 수 있다. 마치 SF영화 <엘리시움>처럼, 하나의 인류, 두 개의 세상 버려진 '지구'와 선택받은 1% 세상 엘리시움과 같은 스노볼 세상, 또 영화<트루먼쇼>처럼, 주인공 짐 캐리의 일상을 공개하는 TV쇼, <매트릭스>처럼 눈에 보이는 것과 달리 밖은 기계로 돌아가는 세계, 또 영화<인타임>처럼 소수의 성공자를 위해 다수 실패자가 필요한 것처럼, 그리고 헝거게임…. 등등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많은 영화 장면들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박소영 작가 2016년 제1회 대한민국 창작소설 공모 대전에서 창작스토리상을, 2020년 이 소설<스노볼>로 제1회 창비×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소설상 대상을 받았다.

 

 

 

지구... 두개의 세계, 미래 인류가 살아가는 동토의 땅과 선택받은자만의 세상 스노볼

 

 

미래의 어느 한 시점, 전쟁 문명 시대를 거쳐, 인류발전의 어느 지점, 한겨울 영하 46도, 여름에도 영하 25도인 곳, 화석연료는 없어지고, 이제 지열에 의지해 살아가야 하는 실정, 다행스럽게도 지열이 있는 곳에 세워진 스노볼 사실은 여기도 지열은 없다. 다만, 사람들이 근접할 수 없는 곳 지하에 발전소를 만들고, 쳇바퀴를 돌려 에너지를 얻는다. 그러나, 이런 사정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평화스러운 스노볼 세계에 지열이 없음을 알게 된다면….

 

이런 사실을 감추기 위해 스크린을 TV 앞으로 사람을 모으는데, 이른바 미디어 제국이다. 이 제국의 간판 디렉터 최귀명과 최설 그리고 그의 자매들…. 이 제국건설을 실제로 만든이는 신이채는 선대의 클론이다. 스노볼의 비밀과 목숨이 이어져 있다. 진진서 지열발전소를 관리자, TV에 보도된 사건 사고 후 재판에서 사형을 받게 된 자들을 데려다가 지열발전일을 시킨다. 최면을 걸어서…. 주인공 전초밤과 그의 동료들에 의해 스노볼이 박살 나기까지….

 

 

이야기의 첫머리, 스노볼은 말 그대로 핵이다. 이곳에는 배우인 액터와 감독인 디렉터가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을 편집하여 드라마로 스노볼 밖의 사람들에게 방영한다. 스노볼이 파라다이스라고, 너희들도 선택되면 스노볼로 올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면서,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할 것을…. 그런 세상이다. 조지 오웰의 1984년에 등장하는 빅브라더처럼,

 

주인공 필름스쿨에 가서 디렉터를 꿈꾸는 전초밤(초여름 밤이란 의미)과 그의 쌍둥이 오빠 전온기, 그리고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발전소에서 일하는 엄마, 발전소는 스노볼 밖의 사람들이 일하는 장소다. 에너지를 만들어야 작물도 키울 수 있으니…. 그야말로 생명줄인 셈이다. 하루에 10시간씩 줄 곳 쳇바퀴를 굴리는 일을 해야 한다. 스노볼 밖의 사람들은 가에서 하까지 나누어진 지역에서 산다. 영하의 세계에서 말이다. 이들에게 희망은 스노볼로 들어가는 것이다.

 

 

전 국민의 아이돌 고혜리를 대신해 줄 대역을 찾기 위해 유명한 최설 디렉터가 바이애슬론 챔피언 쿠퍼 라팔리를 데리고 전초밤을 찾는다. 초밤은 고혜리를 닮았다. 최설이 고혜리자살을 숨기고 계속 TV드라마를 이어가기 위해 초밤을 찾아오면서 서막이 열린다. 고혜리는 최귀명, 최설의 아버지로 유명 디렉터다, 드라마의 주인공을 고혜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실은 수십 쌍의 부부를 스노볼로 초청하여 인공수정을 한다. 고혜리의 대역예비군을 만들기 위해서다. 그 수는 알 수 없지만….

 

그중에 살아남아 스노볼 밖에서 사는 이들, 전초밤, 조연수, 배새린, 명소명 이렇게 4명의 17살짜리 고혜리들이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각자 어떤 영문인 줄도 모른채 전초 밤의 아빠는 임신한 아내를 지키기 위해 뱃속의 초밤이와 온기를 지키다가 죽었고, 명소명은 그의 엄마가 다른 남자와 바람피워 생긴 자식이라는 의심을 받고 천덕꾸러기로 살아왔다. 이른바 도플갱어인 줄 알았다.

 

 

진짜 고혜리 배새린은 3살 때 할머니의 실수로 얼굴에 화상을 입고, 누군가에게 입양됐다가 최설은 동생인 의사에게서 치료를 받고, 흉터가 거의 없어진 상태다. 전초밤이 고혜리 역할을 하는데 질투를 느끼고, 그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전초밤에게 주사를... 그리고 최향에게 보낸다. 이 역시 최설이 기획한 것이다.

 

 

 

고혜리들의 반격

 

 

여기에 디렉터출신으로 퇴출당한 뒤 스노볼근처 퇴직자마을에서 사는 최향 그리고 초밤이와 같은 구역 출신의 액터였다가 9명을 살해했다는 이유로 스노볼에서 쫓겨난 조미류와 4명의 고혜리와 초밤 오빠 전온기, 이본그룹의 후계사 이본회가 엮어가는 이야기다.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씨줄과 날줄이 제대로 엮어진 듯...

 

리얼타임으로 스노볼 밖의 사람들에게 TV를 타고 전해지는 고혜리 이야기, 고혜리의 할머니 고매령과 엄마, 이모, 삼촌들, 스노볼은 별 볼 일 없으면 떠나야 하는 치열한 생존게임의 장이다.

 

 

스크린 뒤에 감춰진 거짓들, 마치 우리 사회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대목들을 쉬이 상상할 수 있어서인지 그리 생소하지도 낯설지도 않다.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아마 이 소설에 대한 평가는 이 정도면 충분할 듯싶다. 백문이 불여일견, 다만, 여성들의 분투가, 최설의 역사가, 최향의 이야기가, 배새린의 욕망이, 전초밤의 정의감이 한데 어우러진 샐러드 볼 같은…. 이본회는 또 다른 고혜리 조연수를 지켜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 '고혜리는 인형이다' 가지고 놀다가 실증나면 버려버리듯...최설은 언젠가 죄값을 치를 것이다. 최설, 이본의 안방까지도 TV에 드러낼 것이다. 아무대도 성역은 없어... 생존, 욕망, 냉혹,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팁은, 위에서 언급했던 영화들의 각 장면과 스토리를 기억해두면 꽤 재미가 더해진다고나 할까, 여론을 조작하고, 통제하기 위해 윤리 도덕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들, 과연 뭘 위해서일까? 인간의 욕망이란 이리도 추한 걸까?

 

 

이 소설<스노볼>의 독법(읽는 법)은 여러 갈래가 있다.

 

 

<창비의 소설 Y 대본집 스노볼1,2의 서평단 자격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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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민승남 옮김 / 엘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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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

 

시대의 바람 1968년... "68운동"

 

68운동, 1968년 3월 프랑스에서 베트남 참전에 대한 항의로 8명의 청년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파리 지사를 습격, 프랑스 전역에서 대학생 시위와 1000만 노동자 파업으로 번진 반체제 반문화 운동이다. 그해 미국, 독일, 체코슬로바키아, 스페인, 일본 등으로 전염성처럼 퍼져갔다. 또한, 일본은 학생운동연대로 전공투(전국학생 공동투쟁위원회)의 69 도쿄대 야스다 강당사건, 70년 미·일 안보조약 개정을 위해 방미하는 사토 총리의 출국 저지를 위한 하네다공항 점거사태 등, 크고 작은 반체제 운동이 일어났던 시대였다. 

 

68년 미국의 대학 역시 베트남 참전 항의 등으로 학생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됐다. 이 시기에 이 책의 주인공 조지는 로맨스를 찾아, 또 다른 주인공 앤은 세상을 바꾸겠다는 포부를 안고 대학 중퇴하고, 각자의 사고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다. 앤은 인민서점에서 일하며 투사의 삶을 이어가며, 조지가 부르주아적 허영과 사치를 추구하는 잡지사에서 일하는 것을 경멸한다. 

 

이 두 사람은 출신이 다르다. 조지는 알코올중독과 폭력이 일상인 가난한 계층 출신임을 수치스럽게, 앤은 노동자들을 착취하여 부를 축적한 자본가인 부모들을 수치로 여긴다. 이들이 유명 사립여자대학 기숙사 같은 방을 쓰게 된 배경은 앤이 다른 세계출신의 학생과 함께 하고 싶다고 해서이다.

 

이 소설은 소시민의 삶을 선택한 조지의 회고형식으로 전개되는데, 혁명과 낭만의 60년대를 40년이 지난 후에 그 세월을 더듬어간다. 지은이 시그리드 누네즈 역시 주인공들과 같은 해 대학에 들어갔다. 왜 이 소설인가? 집필 동기에 대해서, 60년대 후반은 너무도 혼란스럽고 이해하기 힘든 이상한 시대였던 그 시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백인 중산층 십 대와 이십 대가 주축이 된 히피족, 성공 지향적인 미국 주류 사회의 물질주의적이고 억압적인 가치관에 반기를 들고, 인간성 회복을 외치는 이들의 시대,

 

백인 경찰관의 강압적 체포과정에서 숨진 흑인들…. 정치폭력에 눈 감아온 미국,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이어 경찰 총격에 사망한 레이샤드 브룩스, 체포나 검문 자체가 빈곤의 악순환을 부른다. 

 

그녀의 혁명전사 활동도 한 사건을 계기로 중단, 교도소로

 

60년대도 이런 일이 인종차별의 고리는 끊어지지 않는다. 앤의 남자친구가 새로 산 오토바이를 타고, 그녀의 집 안에 이르렀을 때, 백인 경찰 두 명이 콰메를 따라와 검문했다. 이에 항의하는 콰메, 총을 꺼내 그의 머리에 대고 이 깜둥이, 깜둥이, 깜둥이…. 마치 쏠듯한 분위기, 앤은 콰메를 위협하는 경찰 토마스 서전트에게 총을 쐈고, 다른 경찰은 콰메의 등을 쏴서 죽였다.

 

앤은 서전트가 깜둥이란 말을 한 번도 더 하지 않았어도 죽지 않았을 거라고…. 그리고 콰메의 누나가 한 말. 그 미친 멍청이만 아니었어도 내 동생은 지금 살아 있을 것이다. 

 

재판은 1976년에 끝났다. 25년 종신형(25년 복역 후, 심사하여 종신형까지)을 받을 거라는 소문 속에 재판은 진행됐고, 판사는 앤에게 당신은 다른 사람들의 본보기가 되고, 당신 부류의 마지막 존재가 되기 바란다고. 

 

당신 부류…. 신좌파

 

취재의 대상인 된 이유, 다른 인종과의 사랑, 그리고 인종차별, 부유한 백인계층 출신의 여성이 혁명의 길로, 흑인과 사랑 이런 것들은 당시의 상식, 이른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기이한 행보였다. 재판과정에서 복역 중에도 계속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있었다. 앤은 교도소 안에서 자유를 느꼈다고 했다. 간호조무사로 일을 하다, 집안 내력이던 심장 질환으로 쓰러진다. 

교도소 안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들... 그의 혁명전사로서의 모습이었을까? 

 

조지와 앤의 만남,

 

병원에 입원한 앤, 이미 병색이 짙어 조로증에 걸린 아이처럼 폭삭 늙어버린 그녀는 어떻게 많은 세월을 버텨온 걸까? 혁명의 뜨거운 기운이 사그라질 때, 그들에게 찾아온 시대의 공기는 냉소다. 앤은 자신의 계층 사람들에겐 배은망덕하고 오만한 배신자로, 그가 헌신적으로 사랑한 흑인들에겐 혁명 놀이를 하고 싶어 안달이 난 백인 부잣집 응석받이로 손가락질을 받지만, 그들에게 68년, 그해에 시작된 불꽃은 가슴 한편에 있던 출신에 대한 부끄러움, 경멸, 이를 떨쳐버리고 일어서게 한 공기들, 

앤과 내가 미국소설이라고 배웠던 위대한 개츠비, 아메리칸 드림과 미국의 희망, 가능성에 대한…. 앤은 피츠제럴드가 노동자 계층을 나타낸 방식도 못마땅해했다. 

 

시몬 베유, 앤이 우상시한 인물, 그는 성자들에게서 볼 수 있는 천재성을 가진 여성으로 성장했다고 T.S. 엘리엇이 말할 정도였다. 그는 가난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의 운명에 집착했다. 그리고 끝내는 자살의 길을 택했다. 사람들은 그를 실성했다고도 하고, 까다롭다. 폭력적이다. 오만하다, 맹목적, 둔감, 급진적이라고….

 

시몬 베유를 좋아했던 앤 또한 그러했을까?, 

 

이 소설의 지은이는 자신과 같은 또래, 세대의 두 여성의 삶을 좇았다. 불우한 환경에서 우수한 실력으로 명문 사립대에 진학했던 조지와 부유한 집안 출신의 앤, 하지만 그들의 항로는 달랐다. 앤은 시대의 공기를 흠뻑 마시며, 시몬 베유를 우상으로 여기며, 차별받고 소외당한 흑인들을 향해…. 그것이 성인이 될 때까지 부유한 환경도 이들의 노동력을 착취해왔던 계층과 먹물들의 학생운동, 현실 개혁이 아닌 유치한 놀이에서 벗어나 진정한 혁명의 길을 택했다. 그리고 조지 역시 부잣집 아이들 속에서 보낸 학교생활은 꿈과 희망을 품고 들어온 대학, 어쩌면 신분 상승과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마법의 무엇인가를 기대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그것과의 거리감은 결국은 학교를 떠나, 평범한 일상으로 적당하게 타협하고, 체제에 순응하는 그런 삶 속으로 숨어들게 했을까….

 

이상한 시대였다고 말하는 지은이, 그 이상한 시대는 두 번 다시 오지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이 작품을 쓴 것인가, 아니면 다시 찾아오기를 기대하면서 였을까, 

 

이 모두 그 시대의 자화상이 아닐까, 조지와 앤은 동전의 양면이 아니었을까, 두 번 다시 미국 사회에서 일어날 수 없는, 아니 찾아오지 않을 그런 시대 속 청춘에 대한 그리움이었을까, 

 

지금도 흑인차별이 배경이 된 사건은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병상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앤, 꺼져가는 혁명의 불꽃, 그 마음속에는 어떤 회한이 일었을까, 그리고 조지는…. 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였을까,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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