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한 선진국 - 대한민국의 불평등을 통계로 보다
박재용 지음 / 북루덴스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통계로 본, 불평등의 근원 노동, 불평등의 중심 청년, 불평등으로 해체되는 대한민국, 가족해체 장애인 노인자살, 불평등이 향하는 곳, 소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평등한 선진국 - 대한민국의 불평등을 통계로 보다
박재용 지음 / 북루덴스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평등의 선진국

 

 

이 책의 제목은 <불평등한 선진국> 쓰고, <불평등의 선진국>이라 읽을 수도 있겠다. 지은이는 대한민국의 불평등을 통계로 본다고 했다. 통계는 조사 목적에 따라 수치가 달라질 수도 있지만, 이 책의 핵심은 통계는 시각적으로 보는 이들에게 이해가 쉽도록 사용한 도구, 즉, 주장을 뒷받침하는 수치로서가 아니라, 대개 상황이 이러하다는 총론적 이해를 돕기 위함인 듯하다. 산재만인율, 실업률 등등...

 

 

그리고 이 책의 결론은 글을 마치며 ? 불평등한 선진국 대한민국에서-에 담겨있다. 구구절절 자신의 이제껏 한국 사회를 경험하면서 이리 보고 저리 보고 위에서 또 밑에서 보고, 그것도 모자란 듯 조목조목 뜯어본다. 빈곤율, 상대적, 중분위, 그리고 중산층의 환상까지도 지금까지 경제지에서 시사잡지에서 부문별로 다루던 내용을 총체적으로 묶어서 다뤘다는 점 또한 큰 노력의 흔적이 역력히 보인다.

 

 

 

 

구절구절, 면면을 톺아볼수록 선진국이라 부르기 어렵다.

 

지은이는 반어법으로 “불평등한 선진국아니, 불평등의 선진국 대한민국”이라고 힘주어 말하고 있지는 않는지...

 

그러면 우리에게 선진국은 어떤 이미지일까?, 아직 사회적으로 합의된 기준이 있나?, 언론에서 떠들어 대는 수치 나열이 곧 선진국의 증거는 아닐 터, 선진국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대개 국가 경쟁력과 경제력, 잠재적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분류하는 방법이 있는가 하면, 인권을 기준으로, 삶의 질을 기준으로, 문화예술을 그 근거로 삼기도 한다. 선진국이란 개념에 관한 여러 다양한 의견들 가운데 “선진국의 기준”은 새롭게 정의해야 의견도 더해져, 선진국이란 무엇일까? 그 개념은 또 어떤 상태일까 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계기라는 면에서는 이 책이 끼치는 영향이 클 듯하다.

 

 

 

선진국의 헛소리다!!, “선진국” 이라는 혹세무민, 견강부회의 극치, 언론의 시각들

 

 

 

한 언론[무등일보의 무등의 시각(2020.4.9.)]의 칼럼에서 말하는 선진국의 새로운 기준을 보자. 선진국. 경제가 고도로 발달해 다양한 산업과 복잡한 경제체제를 갖춘 국가라 한다. 또, 인류 문명 진보의 첨병이자 첨단 산업과 민주주의 보루라고 할 수 있다.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나라는 더 많지만, 대체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이탈리아, 일본 등 G7 국가를 꼽는다고 했다.

 

 

여기에 동의할 생각은 없지만, 좀 더 보자. 이들 나라 1인당 소득이 2만 달러 이상에 인구 2천만 명이 넘어야 한다. 이 기준이 선진국의 하한선이다. 여기에 또 두 가지의 조건, 교육수준과 문맹률, 평균 수명 등도 고려되고, ‘파리클럽’ 가입도 조건 중의 하나다. 이 그룹에 우리나라가 끼어들면서 G 10대 열에 들어섰다. UN이 한국을 중요 10대국에 넣었다고 하는데…….

 

 

아무튼, 한국의 GDP는 200여 개 국 중 12위, 복지가 잘 돼 있고, 민주주의 지수도 높아 OECD나 IMF도 선진국으로 분류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선진국이다는 명제에 상당수의 국민은 아직 선진국이 아니라고 답한다. 선진국에 콤플렉스이자 아직 열강보다 제도나 복지, 노동정책, 등 상당 부분이 부족하다는 자조 섞인 판단…. 이 언론의 주장 핵심은 코로나 방역이 세계적인 모범이어서 국격이 올라갔다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높은 자살률과 저출산으로 근본적으로 불안정한 나라가 어떻게 세계 10위 안에 드는 삶의 질이 높은 나라일까?, 한국의 진정한 모습은?

 

 

참으로 혹세무민이다. 견강부회도 이 정도일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이들에게 보내주고 싶을 정도다.

 

무역량이 많고, GDP가 얼마나 높던, 부익부 빈익빈의 고리가 엄연히 존재하는 한, 그들만의 리그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선진국’의 기준을 물어본 적이 있는가?, 국민이 소외된 껍데기만 선진국인 한국 사회를 이 책은 조목조목 신랄하게 꼬집는다. 그것도 ~척하지 않고, 바로 쏴댄다. 시원스럽게….

 

 

 

 

이 책으로 돌아가서 보자. 모두 5부다. 1부 불평등한 선진국 대한민국은 지은이가 밝혔듯이 <세계불평등보고서2018>(파쿤도 알바레도, 토마 피케티 외, 장경덕 옮김, 글항아리, 2018)에서, 2부 대한민국 불평등의 근원, 노동(비정규직, 플랫폼, 특수형태 고용 등), 3부 불평등의 중심, 청년(네 개의 청춘, 불공정에서 불평등으로)은 조귀동<세습 중산층 사회>(생각하는 힘, 2020)에서 도움을 받았다고 적고 있다, 4부 불평등으로 해체되는 대한민국, 가족해체, 노인자살, 지방소멸, 5부 불평등이 향하는 곳, 소수자(이주노동자와 이주여성, 장애인, 여성차별, 모자 가구, 유리천장과 경력단절, 주거 취약계층)

 

 

온통 불평등의 바탕에는 신자유주의적 사고가...

 

 

이렇게 다루는 주제만 봐도, 정확하게 대한민국 불평등과 차별, 소득의 양극화, MZ세대라고 스스로를 그렇게 부르지 않는 청년들, 청년 정책에서 청년이 소외된 정책, 이 모든 것이 그럴 것인양하고 만들어낸 아젠다들 투성이 임을 지은이는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으며, 이 밑바탕에는 신자유주의가 여전히 힘을 발휘하면서 면면히 흐르고 있다는 점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지은이는 글 마무리에서 이를 모두 언급한다. 신문쪼가리에서 봤던, 보일 법한 주제들…. 한국 사회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사회 안을 들여다보면 그 얼개가 도대체 어떻게 돼 있는지 궁금한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다만, 옥에도 티가 있는 법, 지은이가 의식했던 안 했든 간에 ‘근로자’ ‘노동자’의 구분법이 혼란스럽다. 고용계약과 노동계약은 그 주체가 다르지는 않지만, 그 개념의 의미는 사뭇 다르다는 점. 다소 아쉬운 점은 적절한 용어보다는 적확한 용어를 썼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그렇다고 이 책의 내용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아니다.

 

 

불평등의 근원을 노동문제로, 불평등의 중심에 청년이, 불평등으로 해체되는 대한민국, 가족해체와 노인자살 그리고 지방소멸, 불평등이 향하는 곳, 소수자 이렇게 압축적으로 대한민국의 민낯을 까발렸다. 촌철살인이다.

 

 

이렇게 영향력이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이는 아니 큰 책에서는 반드시 용어를 정확, 적확하게 표시, 표기해주십사 조심스레 부탁드려본다. 불법체류자가 아니라 미등록외국인으로. 때로는 언어가 그 쓰는 이의 생각을 투영하기도 한다는 점 때문에 그렇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학은 우주로 흐른다 - 문명을 이끈 수학과 과학에 관한 21가지 이야기
송용진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학은 우주로 흐른다….문명을 이끈 수학과 과학에 관한 21가지 이야기

 

지은이 송용진은 위상수학자로 국제 수학올림피아드 한국대표단장을 지냈고, 대한민국 수학영재들의 스승이라는 칭호를, 과학기술 훈장 혁신장을 받은 바 있다. 그는 과학이 바꿀 1만 년 후의 세상이 궁금하다고 했다. 또한, 수학과 과학은 우주와의 대화하기 위해 연구되고 발전된 언어라 정의한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수학과 과학의 전문분야를 일반인들이 알기 쉽도록 풀어쓴 게 아니라 수학과 과학의 밑바탕을 흐르는 사고, 과학철학들을 인문학적으로 접근한다. 즉 수학은 모든 과학의 기본이라는 시각에서 수학이 단지 이론이 아닌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하나의 수고로 이 책을 엮었다. 이 책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유럽, 아라비아 몽골적, 19세기 과학 등의 이야기를 비롯하여 한, 중, 일 발전과 현재, 인류에게 영향을 미친 과학성과물과 인물, 과거와 현재의 수학 이야기 따위….

 

21가지의 이야기

 

이 책에서 다루는 21가지의 이야기는 과학의 막 태동했음을, 인류라는 하나의 무리 생명체, 자연철학은 어떻게 과학이 됐는지, 현대 문명에서 수학이 하는 일, 수리 자본주시대의 도래 등 우리가 미처 들어보지도 못한 이야기를 담았다. 또, 1000년이란 시간 동안 세상을 바꾼 20인의 과학자들, 종교와 과학의 힘겨루기(신의 세계에서 인간 세계로의 전환), 21세기의 과학전쟁, 그리고 수학적 사고는 왜 필요한지, 1만 년 후의 인간을 상상한다 등 흥미로운 주제다 많다.

 

인류의 출현 10만 년 전, 수학과 과학적 사고가 인류에게 알려진 것은 수천 년 전이지만, 대략 1000년 전부터, 실제로 가동됐고, 사람들이 과학의 영향력 아래에서 살기 시작한 지는 불과 200~300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이다. 미래 사회에서 발전할 가능성이 풍부함을 생각할 때, 우리의 과학은 이제 막 태동한 것이다.

 

과학의 시작 단계, 인류와 과학의 관계에 대한 생산적인 통찰

 

첫째는 과학이 인류의 삶에 미친 영향에 비해 앞으로 과학이 미칠 영향이 더욱 크다는 인식, 둘째는 지금 연구 되는 수학이나 여러 가지 기초적인 이론과학이 미래 언젠가는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는 믿음이다.

 

과학의 발전과 인류 최대 관심사의 변화

 

빈곤, 종교, 전쟁과 죽음에서 이제는 무엇이 관심사일까? 아쉽게도 돈, 일, 건강이다. 죽음과 종교와의 관계에서 죽음과 의료로 즉 죽음과 신의 관계에서 죽음과 과학 관계로 그 구도가 바뀐 것이다.

사람들이 가난, 죽음, 전쟁에서 벗어난 삶을 살게 된 것은 경제 수준과 문화 수준의 향상 덕분이고 이는 과학기술의 발전에 힘이 크다. 역사적으로 보면, 과학기술 발전으로 산업혁명이 시작될 시기에 새로운 패러다임의 산업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거나 환경오염을 일으켰지만,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서는 새로운 일자리와 환경복원 등의 노력으로 그 공백을 메꿨다. 순환이나 직선 경로의 발전이냐는 관점이나 시각은 여기서는 그리 중요한 접근법이 아니다. 단지, 커다란 틀에서 수학과 과학의 인류발전에 미친 영향들을 스케치하는 정도에 그친다.

 

수리 자본주의 시대의 도래

 

수리 자본주의란 수학과 자연과학 즉 수리(數理)가 자본주의를 이끌어 나간다는 의미다. 즉 과학기술 내에서 각 분야 간의 융합, 과학과 인문학의 융합, 경제학과 수학의 융합 등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수학의 응용에 맞춰 연구하고 있다. 2019년 일본은 경제산업성과 문부과학성이 공동으로 펴낸 보고서<수리 자본주의 시대: 수학의 힘으로 세상을 바꾼다>에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중심으로 일어날 4차 산업혁명에서 첫째도 수학, 둘째도 수학, 셋째도 수학이라 할 만큼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즉 수학이 국부의 원천이 된다는 말이다. 이런 의미에서 수리 자본주의라는 용어가 더욱 일반화될 것이다. 미국은 수학자를 30% 고용, 일본은 12% 수준이다. 한국은 이제 걸음마다.

 

명나라 과학은 왜 유럽에 뒤처졌을까?

 

꽤 재미난 주제를 다루고 있다. 한 때, 세계 과학의 중심이었던 중국, 왜 과학기술이 정체됐고 결국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한 유럽에 추월, 크게 뒤처진 이유를, 지은이는 진리탐구 정신이라는 과학철학의 차이 때문이라고 했다.

유럽은 르네상스 이후 진리탐구 정신을 바탕으로 과학 연구를 해나갔지만 중국은 실용적인 가치 이상의 과학의 필요성을 깨닫지 못했다. 그런가?, 좀 더 주장을 들여다보자. 당대 중국의 과학자들은 자연과 우주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나 주변의 인정을 받기 위해 연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당시 중국 사람들은 어떤 과학적 연구이든 바로 실용적으로 활용할 것이 아니면 연구할 가치가 없다고 여겼다. 일부 과학자들이 진리탐구라는 과학철학을 갖고 있더라도 그런 연구를 평생 진행할 만한 직업이나 환경이 제공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아울러 유럽과학발전의 환경을 몇 가지 지적했다.

 

그런데, 지은이는 중국의 과학을 서양의 그것으로 단순비교를 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중국의 자연과학 바탕에는 천자관이 있다. 즉, 하늘의 이치와 변화는 천자만 알아야 하는 고유의 비밀이다. 비가 많이 내려도 가뭄이 들어서 별이 떨어지는 현상은 모두 천자의 지위, 하늘에서 내린 천자이기에 그만이 하늘의 변화를 알 권리가 있었다는 점은 간과한 게 아닌가 싶다. 실용적이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당대의 세계관을 더 치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유럽 역시 천동설과 지동설은 단순히 자연현상이 아닌 신의 섭리와 신의 주관에 대한 도전으로 가톨릭교회가 받아들이는 이유다. 종교와 과학, 갈릴레오 갈릴레이에 대한 종교재판의 잘못을 시인한 제2회 바티칸 공회(1962-1965), 바오로 6세는 인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 교회의 임무라고 했듯이 종교와 과학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전환, 즉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대이기도 했다.

진화론과 창조론, 이 역시 미국에서는 창조론이 우세하다. 즉, 프로테스탄트 교회를 바탕으로 한 자본주의(특히 캘빈파) 와의 관계까지 연결된다.

 

15세기 명나라 영락제 명령으로 항해에 나선 정화함대(1405년~1433년)의 원정 이후, 외국으로 나가는 것을 왜 금지했는지, 과학발전과는 어떤 관계가 있었는지 등도 중요한 대목이다.

 

한 가지 일본의 과학발전에 상당한 관심을 두고 있다. 2019년까지 노벨상 수상자가 28명이나 나온 일본을 소개하는 대목도 눈여겨 봐야 할 듯하다.

 

지은이는 수학과 과학의 이론을 쉽게 설명하고자 이 책을 쓴 게 아니라 인문학적 접근으로 수학이나 과학의 딱딱함을 다른 각도에서 조명해보고자 시도했다. 내용 중, 수리자본주의에 관한 소개와 관심 촉구는 공감할만하다.

 

특히 18번째 이야기 수학적 사고가 필요한 이유는 반드시 읽어봐야 할 곳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판단력은 아주 중요한 능력이다. 이를 기르기 위해서는 수학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이 책은 한두 번 읽고 넘어가기에는 많은 정보가 담겨있다. 이야기별로 제각각 특징이 있어, 어디를 우선 읽어봐야 하는지를 읽는 이의 취향이다. 다만, 위에서 말한 수학적 사고의 필요성만큼은 반드시 읽어보기 바란다. 덧붙여, 이 책을 읽을 때는 의구심으로 가지고 하나하나 따져 읽어볼 필요가 있다. 그러면 좀 더 많은 공부가 된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아시아 역사학 선언 - 근대 동아시아에 나타난 역사적 전환들
강상규 지음 / 에피스테메(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왜 동아시아 역사를 제대로 이해해야 하나, 그 노력을 해야 할 이유는

<동아시아 역사학 선언>의 의미

 

 

한반도는 역사적인 전환기의 상황마다 그 한복판에서 경험을 해왔다. <동아시아 역사학>이라는 분야는 아직은 생소한데 어떤 사건, 사태에 대해서는 알고 싶지 않은 불편한 혹은 무시하고 싶은 세계일 수도 있다. 이런 불편한 진실과 마주할 때도 필요하다.

이 책의 의미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풍부한 상상력, 실험과 도전정신은 전환시대의 너머 미래를 열어가는 해법이 될 수 있다. 마치 가재 같은 갑각류의 탈피처럼 일신우일신, 기존의 틀을 깨고 나올 수 있는 유연하고도 담대한 도전이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인문, 사회과학에는 정답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기억해 두자.

 

 

근대 동아시아 나타난 역사적 전환들을 우리는 어떻게 보고, 이해해야 하나?, 이 역시 이 책이 던지는 화두다.

 

 

이 책의 지은이는 일본에서 국제관계론 분야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한국방송통신대학에서 연구하고 있다. 주로 19세기 동아시아의 패러다임 변환과 제국 일본, 그리고 이 변환과 다중거울, 조선정치발전사, 근현대 한일관계와 국제사회 등, 연구주제에서 엿볼 수 있듯이 19세기 서양문물과의 접촉, 근대국가로의 전환 과정에서 일본과 한국, 고정관념 속의 일본에 대한 새로운 접근 등을 시도, 이 책의 제목처럼 동아시아 역사학의 선언을 하는 것인데, 우선은 우리 사회의 담론 속에 자리한 일본에 관한 고정관념에 대한 문제 제기, 도대체 기준이란 게 무엇인지, 좌·우라는 개념이 현재도 유효한 것인지…. 생각해 볼거리를 많이 던져주고 있다. 아마도 이런 의미에서 역사학의 선언이라 이해해보련다.

 

책 구성은 6장 체제이며, 1장에서는 동아시아 역사학을 위한 예비작업으로 동아시아의 국면 전환과 한반도의 국제정치적 민감성을 비롯해, ‘다중거울’과 해석의 힘, 인문사회과학의 핵심가치는 무엇인가를, 그리고 동아시아 역사학에 초대를 실었다. 2장에서는 동아시아 ‘지금, 여기’에서 다시 묻는다는 제목 아래 배타적인 애국주의와 망각의 유령을, 이 책에서 주목하는 동아시아 근대 시기의 주요한 국면 전환을 어떻게 이해하는지를, 3장에서는 19세기 후반 서세동점, 동아시아 문명 기준의 역전을…. 4장 20세기 전반, 양차 세계대전과 제국 일본 동아시아 50년 전쟁을, 이어서 5장에서는 이후 20세기 후반의 전 지구적인 냉전과 동아시아의 전후체제를 살핀다. 마지막 6장에서는 21세기 초, 근대 문명의 복합 위기와 지금, 여기 동아시아의 선택을….

 

19세기에서 21세기에 걸친 200년에 가까운 시간 속에서 동아시아의 국제정치 변화의 흐름과 각 시기의 패러다임과 그 변환을 살펴본다. 그 중심에 한반도, 일본 그리고 중국, 삼국 사이의 관계들을 ‘다중거울’과 ‘추(追)체험’ 곧 다중거울을 통해 상하좌우를 입체적으로 살피는 한편, 시공을 넘나드는 상상력과 함께 다른 사람의 체험을 자기 체험으로 느끼는 추체험 방법론으로 접근하고 있다. 꽤 재밌는 발상이다.

 

이 책 특징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NOTE다. 62개가 실려있는데, 하나하나 꽤 재미있는 주제들이다. 이 노트만 봐도 19세기에서 21세기에 걸친 한·중·일 삼각관계를 살펴볼 수 있다. NOTE는 본문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시대의 배경과 사건을 적어두었다. 예를 들어 NOTE 29 “주권국가와 국제질서, 국민국가와 내셔널리즘의 관련성” 등을 소개하고 있다. 또 하나는 Q&A라 할까?, 각 장을 앞에 이 장을 읽을 때, 질문할 만한 내용을 앞에 적어두고 장 말미에 그 질문에 대한 지은이의 답을 적어두고 있다. 독특한 독법이라 할 수 있겠다.

 

 

흥미로운 관점: 역사를 보는 눈과 ‘다중거울’

 

 

다중거울은 역사의 상황이나 맥락에 따라 최적의 거울을 타이밍에 맞춰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나온 말 혹은 개념이다. 이 책을 읽어가는 데 중요한 개념이다. 또 보자, 세상일이나 역사의 흐름의 경우에는 그 깊이와 무게를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심오하여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어렵다. 다양한 인간관계를 파악하기 어렵고 모호한 경우가 많아, 전체로서가 아니라 각각의 경험이나 가치관에 의존하여 몇 개 되지 않는 거울 통해 단순하게 이해하고 마는 오류가 발생하기에 다중거울이 필요하다.

 

역사의 흐름이나 전개를 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진보 사관(발전 사관), 순환 사관, 섭리 사관, 운명 사관 등이 특히 중요하다. 우리는 보통 진보 사관이 가장 사실에 맞으며 과학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발전이라는 하나의 법칙으로 인류문명 역사와 시대의 흐름을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나, 이런 시각은 때로는 결정론적이며 도식적으로 미래를 볼 위험성이 있고, 인간 위주의 오만한 세계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동양인에게 익숙한 순환 사관, 흥망성쇠, 연속과 반복으로 느껴진다. 순환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역사의 질적 변화를 입체적으로 포착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지은이는 ‘계기’라는 측면을 주목해서 본다.….

 

 

한, 중, 일 삼국을 교차하면서 풀어내는 역사적 전환

 

 

청일전쟁의 진짜 원인은 한반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일본의 도발이다. 사대관계를 맺어온 제후국 조선에 대한 청국의 지배권 강화와 조선을 자국의 세력권을 끌어들이려는 일본 간의 먹이 쟁탈전이다. 전쟁 구실은 일본군이 왕궁 옆을 지나다가 조선군의 공격을 받았기에 일어났다고…. 그래서 이를 청일전쟁이 아닌 한일 전쟁으로 불러야 한다는 지은이, 아무튼 좋다. 역사란 씨줄과 날줄처럼 엮이기 마련인데, 이를 헝클어뜨리는 것이 전쟁이다. 본래 대로 실타래를 풀려면 여간 수고스럽지 않기에, 그냥 가위로 싹둑 잘라버리듯…. 이것이 동학농민군의 진압이다.

 

우리가 익히 들어서 잘 아는 상식 수준의 한국 근대사를 한국 중심으로 그리는 게 아니라, 일본 쪽의 의도와 본심, 청국의 대응은 물론 영국과 러시아의 속셈을 그야말로 다중거울에 비춰, 하나의 사건을 입체적으로 펼쳐 보여, 익히 아는 사실이라고 여겼던 것들과 조금, 때에 따라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 책을 읽을 때는 우선 NOTE를 먼저 읽어보고 난 후, 장 머리에 있는 질문내용과 말미의 답을 먼저 읽어보는 게 좋겠다. 그래야만 본문을 읽을 때, 전후좌우의 맥락 이해가 쉽다.

 

<동아시아의 역사학>, 대저 동아시아는 어디서부터 어디를 말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물음도 좋을 듯하나, 아시아의 동쪽, 좁게는 주로 한, 중, 일의 트라이앵글 안에서 이뤄지는 역사를 말한다. 우리가 극복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오리엔탈리즘, 이는 사이드가 말한 오리엔탈리즘의 변용이다. 즉, 서세동점 속에서 일본 안에 자리한 일본형 오리엔탈리즘이다. 이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 살아 움직인다. 대북시각이 그러하고, 장애인의 차별이 그러하다. 일본 화폐 1만엔 권에 사진이 실려있는 19세기의 계몽사상가 후쿠자와 유키치는 중국이나 조선을 ‘완고하고 고루하며 편협하고, 의심이 많고,구태의연하고, 겁많고 게으리며, 잔혹하고 염치가 없으며 거만하고 비굴하다고 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 아닌가. 바로 이것이 강자가 약자를 규정하는 방식이다.

 

한반도는 여전히 트라이앵글 안에 있다. 시진핑이 한국에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참가해달라고 손을 내밀고, 미국은 가지 마! 안 되라며 참가 보이콧을 요구한다. 100여 년 전의 열강 비위 맞추기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한미일 삼각 안보, 북핵, 6자 회담, 3기 집권에 들어간 시진핑 그는 근현대 중국의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 마오쩌둥, 덩샤오핑의 뒤를 잇는 시진핑,

 

현대의 청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 이 책을 톺아봐야 할 이유가 여기 있다. 시간이 흘렀을 뿐, 역사는 표면의 모습만 달리할 뿐, 수면 아래 큰 빙하는 여전히 단단히 자리 잡고 있기에 말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
주디스 그리셀 지음, 이한나 옮김 / 심심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독에 빠진 뇌과학

 

밑바닥 약물 중독자였던 뇌 과학자가 밝히는 중독의 모든 것

 

지은이 주디스 그리셀은 밑바닥 약물 중독자였던 시절이 있었다. 자신의 의지로 이른바 마약을 조절할 수 있다고 착각했었는데, 마음과 달리 중독이 되면 영혼이 탈탈 털리는 게 된다.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의지 자체가 무력화돼버리는 것이다. 

지은이는 다행스럽게도 자신은 그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하지만 모두가 어떤 계기를 통해서 중독에서 벗어난다는,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를 할 수 없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중독의 메커니즘과 어떻게 헤어날 수 있는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그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었던 부류들, 스트레스, 자존감 저하 등으로 화학물질을 사용하기도 하며, 적어도 자신의 상식선을 지나치게 넘어선 적이 없었고 주변에서도 사실상 아는 모든 사람이 이런 물질을 사용했는데, 왜 나만 중독에 빠지게 됐을까? 라는 문제의식을 느끼고 지난 30여 년간의 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를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중독에 빠지는 이유

 

 

첫째는 중독의 생물학적(유전적) 기질, 태어나면서부터 물려받은 기질의 영향이다. 이는 개인의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입증된 시기는 20세기 중반이지만, 훨씬 이전부터 중독이 집안 내력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288쪽). 그리고 둘째, 다량의 약물에 대한 노출, 셋째, 특히 청소년기의 약물접촉 경험이며, 넷째는 촉발성 환경, 다섯째,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다. 즉, 한 인간을 중독으로 몰아가는 것은 헤로인이나 알코올, 니코틴, 코카인 따위가 아니라 바로 그들이 지금, 여기, 이 환경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욕구라는 것이다. 이 중 어느 것이나 역치, 즉 임계치(극한)에 달하면 본래 상태로 되돌리기 어렵게 돼, 내성, 의존, 갈망 등 중독의 3가지 특징이 나타날 수 있다. 

 

중독에 빠진 이들은 모두 나약한가?, 모두 이기적인가? 집요하고 충동적인 성격일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강한 용기와 의지력을 발휘하는 사람일까? 이 모두가 정답이다. 

 

지은이는 중독자라는 낙인 또한 잘못된 고정관념이라 본다. 중독자들을 옹호하기 위함이 아니라, 이들이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에는 다양한 배경이 존재하며, 이는 나약함이 될 수도, 용기일 수도 있다는 흥미로운 주장을 펼치고 있다. 즉, 21세기에 중독에 빠지기 쉬운 사람들은 머나먼 과거나 미래에는 오히려 생존과 번영에 유리한 사람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우리 사회의 규칙을 잘 따르고 그러는 가운데 소량의 술만 마시는 사람을 높이 평가하는 것도 이해한다. 하나 이러한 능력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은 아니며, 그렇게 만들려고 해도 안 된다. 특히 남들이 선호하는 절제능력을 갖추게 하기 위한 수단이나 의학적 개입, 그 밖의 침습적 방법뿐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중독의 원인은 뇌 밖에도 있다. 

 

 

최신 신경과학이 밝혀낸 놀라운 사실은 모든 신경 활동이 맥락 의존적 특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우리의 사고와 감정 행동은 전부 신경 화학적인 뇌 활동의 산물인데도 이 활동을 일으키는 원인은 대부분 뇌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뇌는 우리의 사고, 감정, 행동이 자라날 수 있는 토양이지만, 이들은 뇌 내부 구조물과 외부의 요인들의 상호작용한 결과물이다. 

 

어떤 형태든 절망감은 타락 행위를 낳는다. 건실한 시민과 타락한 범죄자 사이의 주요한 차이는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이며, 그중 상당수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 있다는 사실을 사회심리학이 증명했다.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성향, 어린 시절의 경험, 그가 현재 속한 환경이 모두 합쳐져 우리가 선택할 수는 있는 폭을 대폭 제한한다. 

 

 

 

중독 극복을 위하여 

 

 

지은이는 말한다. 현대 의학이 얼마나 발전, 발달했다 하더라도 뇌의 모든 것을 알 수 없다고, 따라서 중독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나 그 치료방법 등 역시, 밝혀진 것 보다 밝혀지지 않은 것이 더 많다고, 

 

인간의 뇌는 은하계의 별만큼이나 많은 1000억 개가량의 뉴런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보다 더 많은 시냅스가 이 세포들이 상호작용 통로가 된다. 이들 시스템은 우리가 연결성, 의사소통, 감각, 시나 음악, 춤 등을 통해 다른 사람이나 자연계와 쌓은 경험, 그리고 다양한 개념들의 이해와 그 한계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학습할 수 있게 설계됐다. 중독의 하강 나선을 저지하고자 할 때 관심을 둬야 할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약물요법보다 훨씬 더 치료의 핵심에 가깝기 때문이다. 

 

중독이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이미 많은 사람이 겪고 있다. 중독으로부터 탈출을 외면, 회피하는 게 아니라 정면 대결을 해야 한다. 즉 문제를 직시하지 않으면 해결 불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독의 원인은 현대 사회의 고독, 일상에서 쌓이는 스트레스와 경제적 사회적 부와 지위 향상에 대한 욕구 등, 다양한 요인이 존재하며, 과학기술발달이 더해져, 약물 또한 다양화됐다. 결국 ‘인간의 의지’, 인간관계, 공동체, 함께하는 사회 등 사회문화적 요소가 중독환경을 완화해준다는 점을 강조한다. 약물보다는 감정, 의사소통, 관계 등에 관심을 두는 것이 치료의 핵심에 가깝다고…. 약물에 손대는 이유를 만들고, 이를 증폭시키는 환경을 바꾸자는 이야기다. 

 

이러한 인문학적, 사회학적 접근방법은 중독을 직접 경험하고, 그 나락에 떨어져 밑바닥을 경험했고, 거기서 자신의 의지로 다시 일어섰던 그 기억들이 중독문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예방을 더 깊이 고민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더 묵직하게 다가오고 그 울림 또한 크다.

이 책에도 많은 사례가 실려있다. 딱딱한 뇌 과학이라기보다는 우리 사회가 중독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해결방안을 찾고 실천해야 할 것인지, 설득력 있게 주장하고 있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