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은둔의 역사 - 혼자인 시간을 살아가고 사랑하는 법
데이비드 빈센트 지음, 공경희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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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은둔의 역사

 

오늘날, 나 혼자, 나홀로의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는 세상은 사라지고 없는 듯하다. 거리 곳곳마다, 포스트 빅 브러더(CCTV)의 감시 속에 사는 사람들, 김상규는<인간의 악에게 묻는다>(책이라는 신화, 2022) CCTV가 오히려 따뜻한 감시의 눈일지도 모르겠다고, 내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지만, 평가는 하지 않으니 말이다라고….

인류라는 종은 무리를 지어 산다. 자유, 평등. 연대의 틀 속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아니 살아가야 하는 게 자연의 법칙을 따르는 게 아닌가, 그 안에서 때로는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 할 때도 있다. 무리의 법칙에 따르지 않고, 자유로이 나 홀로의 시간을 말이다. 

 

혼자냐 집단이냐는 논쟁

 

이 책에서 소개하는 요한 치머만의 <고독에 관하여> 이전의 연구자들은 혼자냐, 집단이냐 하는 논쟁으로 한쪽만이 옳다는 주장이었다. 몽테뉴에게 은둔이란 공적인 생활에서 영원히 떠나는 것이다. 영국의 존 이블린은 자기 자신이나 일의 가치를 아는 이들은 야생 속에 은둔하거나 공적 임무를 져버리지 않고도 유용한 재밋거리를 찾을 그것이라고 하여, 세상에서 숨어버리는 극단적인 은둔을 반대했다. 그렇다면 ‘은둔’이란 뭘까?, 여전히 찬반론의 대립이 만만치 않다. 혼자 있는 시간은 공적인 삶의 보조제일 뿐 대체물이 아니라는 생각도 있었다. 

 

 

이 책은 18세기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혼자’서 날마다, 즉 혼자라는 매일의 일상에 관한 역사다. 지은이 데이비드 빈센트는 3세기 적어도 300년의 역사 속에서 ‘혼자’ ‘은둔’이라는 주제에 천착하여, 7장에 걸쳐 이야기를 풀어낸다. 여는 장에서는 혼자 있는 시간을 생각한 사람들을, 1장은 고독, 나 그대와 거닐리 ‘산책’에 관하여, 2장 19세기 나 홀로 집에서 ‘여가활동’에 관하여 3장 기도, 수도원, 감옥에서의 ‘독방’을, 그리고 4장 20세기의 혼자의 오락 ‘취미’에 관하여를, 5장 영적인 회생 ‘회복’과 6장 어느 전염병의 귀환 ‘외로움’, 7장 디지털 시대의 고독 ‘당신’에 관하여를, 고독으로 시작하여 고독으로 마친다. 혼자된다는 것은 외부환경의 영향에 의하든 스스로의 선택이든 간에 각각 처한 상황에 따라서 혹은 그의 선택과 가치관, 사고법에 따라서 사뭇 그 느낌이 달라진다. 

 

외로움은 통증?

 

각 장의 제목만 봐도 쉬이 어떤 느낌일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군중 속의 고독, 즉 외로움은 전염병처럼 퍼진다. 이미 2천 년 전부터 사람들이 겪었던 ‘외로움’은 네이버 어학 사전에 이렇게 적혀있다. "홀로 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 그런데 마취과 의사 마취과 의사 오광조는 "외로움은 통증"이라 정의한다(오광조<외로움은 통증이다>지상사, 2021). 외로움이란 단어는 문장과 문맥 속에서 전후 관계 속에서 읽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외로움"이 홀로 뛰어나와 독립된 단어로 다가온다. 지은이가 말하는 외로움은 아닌 듯 여겨진다. 외로움을 키워드로 하는 외로움론(論)=고독(孤?)인가, 꼭 그렇지만 않은 것 같다.

 

현대 사회의 병증이라고 유난 떨 것은 아니지만, 오늘날 우리가 놓인 환경이 많은 소통과 연결 속에 놓여있기에 가끔, 외로움이란 증상이 찾아올 때마다, 문득 세상이 낯설어지고, 생각해보니 늘 혼자였더라, 익숙한 세상이 갑자기 사라질 때 느끼는 감정이다. 그래서 외로움은 통증이라고 했던 모양이다. 외로워도 괜찮아질 때, 비로서 나 혼자 외로운 세상을 건너는 지혜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 외로움은 동전의 양면처럼 명암과 같이 늘 붙어 다닌다. 즐거움 뒤에 찾아오는 외로움, 늘 틈만 보이면 고개 들 쳐들고 달려들고 들이미는 감정의 정체는 외로움이다. 

 

망중한은 은둔의 지혜? 

 

바쁘게 활동하는 가운데서도 잠시 한때 한가로움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지라는 말이다. 짧은 시간 동안, 뇌리에 맴도는 생각거리에서 순간 이를 끊어내고 한가로움, 즉 변환 혹은 전환 스위치 작동이 가능할까?, 가능하지 않기에 이렇게라도 해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연결된 고독

 

지금, 이곳은 디지털 혁명 속에서 사회적 교류와 동시에 사회적 교류 단절을 추구하는 흐름의 극치를 이룬다. 지은이는 말한다. 혼자 있기의 역사를 알아보기 시작하면서 은둔은 물리적으로 고립되기, 연결된 채 혼자 있기, 딴 곳에 정신 팔기의 세 모습으로 실행됨을 알았다고, 19세기 이후 연결된 혼자와 정신 팔기의 양상은 두드러졌고 영국의 수도 런던은 팽창했지만, 인구의 5분의 4는 여전히 들판이 보이고 농지가 있는 시골에 살았지만, 계속되는 도시화와 확장된 교통망은 혼자 있는 풍경을 변화시켰다고…. 결과 개인이 당시의 통신 기술로 무장하는 것은 멀리 있는 친구, 친척, 동호인과 연결되기 위해서만이 아니었다. 북적대는 공간에서 계속되는 삶으로부터 한 발짝 물러서 자기 생각과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지금 세상은 모두 온라인에 접속하며, 스마트폰 없는 사람을 만나기라도 하면, 거의 이상한 사람처럼 여기기도 한다. 18세기 말 고독이 주목받았던 이유 계몽주의가 너무 집단성만 강조한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최근에는 고독과 집단성 중 한쪽이 낫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둘의 관계를 이해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이를 생각하게 앞서, 현실은 어떠한가, 이미 디지털 미디어의 감시(거리마다 비추는 CCTV, 어떤 의미에서는 포스트 빅 브러더 시대)로 최후의 사적 독립 영역이 위기에 처했다. 다음으로 디지털 소통이 고독과 집단의 적절한 조화에 끼치는 영향력에 의심이 생겼다. 집착과 중독, 언어소통의 파괴 등을 걱정하기도 한다. 

 

관점의 재구성

 

은둔의 위험을 보는 관점이 달라졌다. 집단을 벗어나는 행위 자체를 병폐라고 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대신 대인관계를 어려워하는 경향은 외로움이라는 범주에 들었다. 디지털 혁명 비평가들은 디지털화가 가져온 문제에 외로움도 포함했다. 과다 사용, 중독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데 곤란을 겪기 때문이라고…. 물론 노인층에서는 디지털화가 오히려 외로움과 고독의 적정선을 유지해줄 수도 있다. 인터넷을 통해 친지, 가족들과의 접촉할 수 있으므로 유용하다고, 

 

 

 

 

위에서 보았듯이, 인류라는 종의 무리 습성과 혼자, 고독의 관계는 당대의 사회질서와 과학기술을 배경으로 적절한 조화를 이루면서 진행됐다.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즉답은 없다. 고독은 치머만이 말했듯이 자기 회복과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경향을 나타낼 수도 있고, 외로움은 자신을 직시할 기회와 시간일 수도 있다. 은둔은 때로는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은둔, 외로움, 고독은 각각 따로 떼어내어 설명할 수 없을 듯하다. 인류라는 종의 특성 속에서 이것들이 어떻게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할 것인가가….

 

결론은 없다. 여러분에게 혼자 있기는 여러 의미에서 긍정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다는 점을 외로움도 고독도 늘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점만큼은 확실하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있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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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 - 단 한 명의 백성도 굶어 죽지 않게 하라
박영서 지음 / 들녘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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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의 나랏님도 구제 못한다는 말, 조선왕조빈민정책을 알기 쉽게 풀어서 안내해주는 책, 조선의 복지제도는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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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 - 단 한 명의 백성도 굶어 죽지 않게 하라
박영서 지음 / 들녘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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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

 

“복지”란 무엇인가, 조선 시대 복지란 말은 단 한 구절도 사용된 적이 없다는 점부터 밝혀둔다. 현대의 시각으로 조명해보면, 복지라는 말을 쓸 수 있겠지만, 복지란 말은 일본의 메이지 시대, 외국과 교류하면서 생겨난 한자로 여겨진다. “국가”라는 말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겠다. 국+가(왕+제후 등의 문벌), 즉, 지배 권력이 미치는 범위를 말함이다. 근대화의 길을 먼저 걸었던 일본이 편의로 만들어 낸 한자들이 지금은 중국, 한국 등 한자권에서 모두 사용하고 있다. 

 

아무튼, 우선, 이 책을 읽는 이들이 헷갈리지 않도록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조선의 빈곤 정책”이라고 이해하자. 지은이도 이해를 돕기 위해 ‘복지’라는 현대적 개념을 썼지만, 실은 빈곤 정책이라고 했다. 

복지 국가체계란 국민 간의 수직적 재분배를 전제로 한 제도다. 사회보험은 소득이 높은 사람이 더 많이 부담하도록 설계됐고, 공공부조는 소득이나 재산이 많은 사람이 더 많이 부담하여 조성된 세금으로 빈곤한 사람들에게 소득을 이전하는 것이다. 

 

 

이 책은 지은이의 이른바 “시시콜콜” 시리즈 중 하나다. 그렇다고 내용이 시시콜콜한 것은 아니다. 많은 참고문헌과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사료를 확인하였고, 또한 재치있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대목은 애니메이션을 넣어서 이해를 돕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은 일본 붓교대학에서 사회정책을 연구하는 박광준의 <조선왕조의 빈곤 정책>-중국·일본과 어떻게 달랐나- 하는 3국 비교를 통해 조선의 빈곤 정책을 입체적으로 톺아보고 있는 두툼한 전문서의 다이제스트나 축약, 요약판으로 여기질 만 만큼, 꽤 정리가 잘됐다. 아마도 조선 시대의 우리 빈곤 정책이 어떠했는지를 대중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밖에도 사회복지 분야의 연구에서 조선 시대를 꽤 관심 있게 들여다보는 논문이 나왔다. 장용기의 <토정 이지함의 ‘사회복지사상’연구>라는 꽤 흥미 있는 논문도 나왔다(2019 초당대 사회복지학 박사 논문).

 

이 책은 조선 복지정책의 내용과 이런 정책들로 인해 백성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나를 살펴보고 있다. 마지막에 복지가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을까 하는 화두를 던진다. 

 

조선왕조의 구빈 시스템 

 

조선왕조는 빈곤한 백성을 먹여 살리는 것이 곧 유교의 인정(仁政)이라는 판단 아래 백성의 경제생활에 국가가 깊이 관여하는 체제를 왕조 초기에 확립했다. 빈곤 구제는 지방관의 책임이라는 대원칙<경국대전> 또한 조선 초기에 정해졌고, 이후 지속해서 강화됐지만, 인구증가가 되면서 농업기술의 개량으로 이앙법이 보급되면서 수확량은 늘었다. 하나 이앙법은 기후의 영향을 크게 받아, 모내기 철에 가뭄이 들면 일 년 농사를 망치는 극심한 피해가 생겼다. 이 시스템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된 1840년 무렵이었고, 20년 후에 대규모 국가구제가 멈추게 되자, 기존 사회질서에 도전하는 세력이 대두됐다. 

 

이른바 우리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삼정문란, 환곡의 실패다. 환곡의 폐해, 조선 성리학의 정신적 스승인 주희는 스스로 사창을 만들고, 무이자로 환곡제도를 시행했다. 그런데 조선의 사대부 양반들은 이를 따르지 않고, 오히려 사복을 채우는 데 앞장섰으니, 성리학이란 학문은 양반의 편의적 도구에 지나지 않게 된 것이다. 주자학에 살고 죽던 한 줌도 안 된 양반무리에게는 왕조의 인정정치도 그다지 중요치 않다. 대의명분을 이미 상실한 조선의 빈곤, 빈민구제 정책은 이렇게 빛을 잃게 됐다. 

 

조선왕조의 구빈정책은 국왕의 덕치, 인정의 실현이 그 이념이다. 구빈제도의 질을 확보하기 위해서 복지시설의 조건 정비가 적절한 수준으로 마련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유기 아동보호는 토우라는 임시 피난소에서 한겨울 동안만 보호할 뿐이었다. 봄이 돼서 구걸할 수 있게 되면 더는 보호하지 않았으므로, 이는 아동복지가 아니라, 한겨울에 굶어 죽는 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왕조의 의지를 나타낼 뿐이다. 아사자가 나오는 순간 왕의 부덕의 소치로...어찌 염려하지 않을까, 

 

지방관의 의무라는 책임규정은 현실적으로 강제력이 따랐지만, 이 역시 선언적 의무의 한계를 벗어날 수는 없었다. 조선왕조가 근대적 구빈법에서 말하는 국가 책임주의를 표방했다고까지는 볼 수 없는 이유이겠다. 

 

 

 

 

여성은 여전히 “삼종지도”의 틀 속에 갇혀, 보호 대상일 뿐이다. 

 

가족 중심의 공동체 속에서 어렸을 때는 아비를 혼인해서는 남편을, 남편 사후에는 어린 호주인 아들에게…. 여성은 독립적인 존재가 아니다. 이런 여성이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 수도 있다는 사례가 생기게 되면, 가부장 중심체제는 크게 흔들리게 될 것을 우려, 여성은 그저 보호 대상으로 남겨두게 된 것이다. 반면에 노인에 대한 사회적 예우는 사회질서의 기본인 "효'와도 관련이 있던터라 장수한 노인에게 명예직 벼슬을 내리기도, 양로연을 열고 국왕이, 지방에서는 수령이 나서서 인사를 했다. 

 

장애인에게도 출사의 기회가

 

장애인이라 말은 불과 200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장애라는 개념 자체가 비장애인 중심주의 시각에서 나온 용어이니 말이다. 서양이건 조선이건 기록에 따르면, 그저 불편한 자로만 칭할 뿐, 이를 장애인이라는 범주로 대상화, 차별, 소외시키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지은이는 이 대목에서 조선 시대 유명한 이들이 장애를 안고 있었다고 밝힌다. 오리 이원익 등이 그러하다. 또, 양반의 일기에는 요즘은 장애가 있는 자가 장원급제를 하지 못하는데 이는 아무래도 차별인 듯하다고…. 요즘에 이런 말을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당대의 인식은 같은 사람으로, 동등 대우를 받아야 할 인간으로 봤던 것 같다. 물론, 사농공상의 계급에 기초한 사회질서가 존재하지만 말이다. 

 

 

조선왕조의 빈곤 정책을 복지사회론적 맥락에서 보면, 왕조가 설계했던 대규모의 구비시스템의 취지가 제도입안자는 물론 제도 이용자에게 충분히 이해되지 않았고, 그것이 제도의 남용(도덕적 해이)으로 이어져 구빈제도가 파탄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구비비용은 백성의 부담으로 조달되는 것이고 일반 백성들이 불필요한 수급을 하지 않았을 때, 진정으로 구빈제도가 있어야 하는 사람들이 구제받을 수 있다. 만약 이런 의식이 희박해지면 국가구제를 무주공산과 같은 것으로 여겨, 축재의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이익을 보는 현상이 계속된다면 제도는 지속할 수 없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복지제도와 그 내용을 살펴보는데, 조선 시대의 그것과 비교해서 보면 꽤 흥미로울듯하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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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일제 침략사 - 칼과 여자
임종국 지음 / 청년정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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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일제 침략사

 

 

1945년 일제가 8.15의 패전 선언을 하는 일왕 쇼와의 항복 방송이 그날 정오, 조선 땅에 울려 퍼지는 순간, 조선에는 일본군 36만 5천 명이 있었다. 이들에게 이날은 폐전했고, 항복한 날이었다. 우리에게는 광복(진짜 그런지는 모르겠다. 아직도, 남북분단과 한국전쟁이라는 불행의 역사가 서서히 시작된 날이기도 했다)

 

지금 일본은 전쟁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하자고 난리다. 하지만 여전히 개정반대여론이 높다. 왜, 무력행사를 포기했나, 어떠한 이유로도, 일본국민은 무력행사에 동의하지 않는다. 1945년 패전, 조선을 침략하고, 국민들을 만주개척단으로 내몰고, 중국에서 학살을 했던 역사를 알고 있기에 “악마를 봤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일본국민은 전쟁이라는 지옥을 경험했다. 원자탄도 맞았다. 원폭 피해자들이 여전히 신음하고 있다. 해마다 8.15 종전기념일 행사를 히로시마 원폭기념관 앞에서 연다. ‘다시는 전쟁을 하지 말자고’ 다짐한다.

 

이른바 평화헌법이라고 부르는 일본 헌법 제9조, 일본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평화를 희구하며, 국권발동의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영구히 포기한다. 이어서 2항에 전항의 목적달성을 위해 육해공군 그 밖의 전력은 이를 유지하지 아니한다. 국가의 교전권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즉 일본 헌법 제2장 전쟁포기는 9조 단일조항으로 이뤄졌고 1항의 전쟁포기, 2항의 전력 비유지, 교전권 부인에서 평화헌법이라는 표현이 유래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임진왜란, 그리고 조선 정벌

1592년 시작된 7년 전쟁, 282년 후인 1880년 조선 상륙 이후 65년

 

 

 

이들 군대는 1880년 일본 공사관의 경비병 수 명에서 시작돼, 1945년 수 개의 군단 병력으로 주둔, 그간 22명의 사령관 중 20명의 대장, 2명이 중장, 통감(3명)에서 총독(9명, 이 중 3대 통감과 1대 총독은 겹친다) 11명은 일본은 정치인, 관료, 육군 대신 혹은 수상을 거친 자들이었다. 을사오적과 정미칠적 등 친일파의 행적과 일본군 강제위안부 위안부 운용 등 이미 세상이 알려진 것과 아직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선생의 연구 노트인 이 책을 통해서 엿볼 수 있게 됐다. 정일성의 <인물로 본 일제 조선 지배 40년> 지식산업사, 2010)을 통해 통감과 총독 기별로 다루고 있는데 이와 함께 봐도 좋을듯하다.

 

일본군의 조선 상륙, 이들과 함께 온 밤의 요화들, 이 책은 지병으로 돌아가실 때까지 일생을 바쳐 ‘친일역사’를 연구했던 임종국 선생의 글이다. 33년 전에 돌아가셨으니 적어도 34~5년 전에 쓴 문장들이다. 지금은 생경한 한문투의 문장도 눈에 띄지만, 내용은 선생이 꾸준히 찾아낸 자료들을 토대로 쓰고 있어, 신뢰할만하다.

 

우리에게 알려진 일제강점기에 관한 정보는 교과서에 실린 정설 혹은 통설로 선생은 이를 낮의 역사라 했다. 메이지유신 개혁파 1.5세대인 이토 히로부미는 수상을 역임, 공작의 작위를 받은 자다. 일본 사회에서는 능력 있는 지도자로 평가받았지만, 밤의 역사에서 그는 난봉꾼이다. 하룻밤에 물 쓰듯, 물도 이보다는 더 쓸 수 없을 정도의 천문학적인 금액을 여인들과 노는 데 썼다. 이 돈은 조선에서 나온 돈 들이다. 친일파와 작당하여 일본 정부를 적당히 등치고, 조선 왕실의 친일협잡꾼들과 손을 잡아, 대한차관입네 뭡네하면서 차용증서만 남기고, 돈을 홀라당…. 철도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조선인 노동자 수백 명에게 지급하는 임금이 이토 히로부미의 한 끼 저녁값만도 못했다니….

 

 

일제 침략, 밤의 문화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 아닐까?

 

 

아마도 70년대 말 80대 고등학생이었던 이들은 이때 유행했던 <브라이트 요코하마>라는 노래를 기억할지 모르겠다. 당시에는 일본문화 수입금지의 시대였다. 적어도 김대중 정권에 이르기까지는 김대중과 당시 일본 총리 오부치 사이의 문화개방협정이 맺어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임진왜란 이후, 조선통신사로 문호개방을 이후 일제강점기, 또다시 1965년의 한일국교 정상화, 1990년대 후반 문화개방, 이러한 단절, 개방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지 자세히는 모르겠다.

다만, 임종국 선생의 이 책은 군데군데 왜색문화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음을 짐작게 하는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 사회, 곳곳에 퍼진 왜색문화의 연원들, 기생문화라 일컫는 지금의 유흥주점 등의 술놀음 문화는 여전히 일제강점기의 그것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 듯하다. 참으로 무섭다. 적어도 2세대에 걸쳐 진행된 조선문화 말살과 왜색문화의 침투는 우리의 사고 틀마저 바꿔놓았다. 해방정국, 미, 소로 상징되는 다른 진영 간의 경쟁과 대립의 대척점 한반도, 1945년 8.15 후 한 달, 여운형 등의 장악했던 해방정국, 햇빛을 피해 어둠으로 숨어들었던 친일 적극 부역자들은 다시 이름만 대한민국으로 바뀐 조선총독부 그 자리로 되돌아오고, 만주벌판에서 풍찬노숙하면 일본군과 싸웠던 독립군들은 무장해제, 독립군으로 귀국을 못 하고 그저 재외국민으로…. 비극의 씨앗을 제거 못 하고, 오늘날까지 이어져, 매국노 이완용의 후손들이 자신의 조상 땅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제기하고, 일제강점기를 거치지 않았던들 조선, 한국의 경제토대는 여전히 미개했을 것이라는 몰상식의 극치를 달리는 신종 친일부역자들에 이르기까지, 이번에 이들은 학문의 자유라는 우산 속으로 숨어들어서 비겁한 소리를 해댄다.

 

이런 역사 아래로 스며든 밤, 어둠이 찾아오면 시작된 문화가 아직도 한국 사회에서 변형된 형태로 존재한다. 뿌리도 알 수 없을 만큼. 이 책의 가장 큰 공헌은 우리 문화는 어디까지 왜색에 물들어 있나를 다시금 생각게 하는 계기 부여에 있지 않을까 싶다. 자칫하면 국수주의 편에 선다는 오해도 받을 수 있겠지만, 진실 밝히기의 하나로서 이해됐으면 한다.

 

또 하나, 통감, 총독부터 앞장선 밤 유흥문화는 식민지에 파견된 일본군, 관료들에게 아무렇게나 제 맘대로 해도 좋다는 묵언의 사인과도 같았다. 이런 문화는 쉽게 종군위안부 제공 시스템으로 자연스레 아무런 죄의식 없이 옮아갔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종군위안부는 없다고 하는 이들, 성을 팔기 위해 나선 여성들이 피해자라 주장하는 건 얼토당토않은 낭설이라고는 이른바 종족주의파들,

 

이 책이 역사적 진실을 밝히는 또 하나의 유력하고도 구체적인 자료를 찾는 단서가 될 수 있다. 동남아 전쟁터에서 소개하던 일본군이 현장에서 총이나 폭탄을 터트려 죽였던 위안부들이 있었음을 증언하는 문건이나 문서들,

 

위안부 문제는 한국, 대만, 중국, 필리핀, 호주 등 일본군이 스치고 지나갔던 지역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일본 아시아 여성기금이라는 단체(무라야마 전 수상이 이사장을 역임했던)의 홈페이지는 한국말로 이런 역사적 내용이 실려있다.

이 책<밤의 일제 침략사>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진중하다. 무겁지만 알아야 할 역사의 이면이다. 일제가 두 세대에 걸쳐 한반도 구석구석에 뿌려 놓고간 문화들, 이제라도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는 선생의 바람이 들어있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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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공식 - 우아하게 내 몫을 챙기는
쟈스민 한 지음 / 토네이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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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도 사칙연산이 있다. 

 

말에 뭔가를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누는 요소(+, -, ?, ÷)가 양념처럼 작용한다면, 말은 무기가 되고, 말은 평화와 안전의 보장이 되며, 나를 모두에게 돋보이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주변으로부터 오해를 받기도 한다. 세 치의 혀로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이야기는 어릴 적부터 자주 들어온 이야기다. 상대와 나, 같은 언어를 소통의 도구로 쓰면서도 서로 통하지 않을 때가 있다. 왜 그럴까, 뭣 단어의 뜻, 즉 개념을 서로 다르게 생각하는 경우를 떠올릴 수 있겠다. 같은 말이라도 ‘아’ 다르고 ‘어’다르듯, 또한 말뜻을 파악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는 ‘맥락’ 즉 에둘러서 말하는 ‘고맥락’과 직접 화법을 쓰는 ‘저맥락’의 차이에서 생기는 차이라 할까, 틈이라 해두자. 이게 사소한 정도라면 문제 될 게 없겠지만, 중요한 내용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말의 공식

 

1+(4?5)=21

(1?4)+5=9 

 

보다시피 결과는 9와 그 두 배 이상인 21이 나왔다. 이 예는 무엇을 먼저 곱할지를 생각하면 상대를 매료시키고 설득력을 올릴 수 있다는 말이다. 

 

우스갯소리로, ‘오해에서 삼해를 빼면 이해 아닌가(5해-3해 =2해(이해))?’, 이 삼해를 나는 세 가지 헷갈리는 요소로 풀이한다. 오해라는 말 그대로 잘못 이해, 혹은 잘못된 해석이란 뜻이지만 이 역시 5가지의 요소가 있지 않을까? 말보다는 음성, 표정 등에 영향을 받는데, 듣는이가 상대의 말을 들을 때의 감정 상태와 표정, 몸짓, 음성과 말하는 방식에 따라, 오해가 생길 수 있다. 이렇게 5해에서 3해(말하는 방식, 감정, 표정)만 관리하면 ‘이해’로 이어질 것이리라. 

 

이 책은 18년 동안 기업 컨설팅, 코칭 등, 국제무대에서 활약해 온 지은이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 다르고 ‘어’다르다는 일반적 차원에서 시작하여 심리학을 바탕으로 한 상담기법까지 녹여내 대화의 주제, 상황, 자신이 주도권을 잡을 방안에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상대방의 말을 깊이 공감하며, 적극적인 질문, 즉, 초반에 적어도 세 번 이상의 긍정적인 답변 “예”를 유도하여, 긍정심리상태에서 대화를 이어나가는 등 누군가와 협상을 하거나, 모임의 의견을 집중시키거나 할 때, 염두에 둬야 할 내용이다. 이를 지은이는 “적절깊경” 즉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깊이 경청하라고 하는데, 여기에도 인간의 심리작동 원리를 꿰뚫고 이를 충분히 활용하라는 말이다. 인간은 발전은 누군가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과 남들로부터 관심을 받고자 하는 등의 허영심의 적절한 결합이다. 대화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 적절깊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메시지다. 또한, 고맥락과 저맥락을 이해하는 법, 즉 에둘러서 말하며 말뜻을 간접적으로 전하는 ‘고맥락’과 주로 MZ세대의 말하는 방법으로 직접 화법을 ‘저맥락’이라 하는데, 이 역시 맥락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김수진<리더의 언어로 말하기>에 이의 취향, 2021-변명하지 말고, 솔직하게, 말하는 맥락 등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이 책과 함께 읽어보면 좋을듯하다).

 

말의 공식은 왜 필요할까?

 

꽤 공감 가는 대목이다. “‘아 괴롭다. 내 의견을 어떻게 말해야 하지? 괜히 이기적이거나 못된 사람으로 보이지 않을까? 어지간하면 맞춰주고 싶지만 그러면 내가 너무 손해를 보게 될 테고…. 괜히 마음 상하면 서로 괴로우니까 이번 한 번만 그냥 눈감아줄까? 상황이 복잡해질수록 마음이 약해집니다.”(16쪽)

 

누구나 이런 고민을 해본 적이 있었고, 지금도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우리 여기서 놓치고 있는 것은 뭘까, 말을 잘한다는 말은 무슨 맥락일까?, 이타적으로 보이는 것이 멋있어 보이고, 좋은 사람처럼 보인다고 하지만, 어떤 장면에서는 호구로 보이기도 한다. 진짜로 똘똘하게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은 이타적인 듯 보이면서도 이기적인 것도 놓치지 않고, 균형을 잡은 사람이다. “우아하게 내 몫을 챙기는 법”이라 할까?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 것처럼, 말에도 공식이 뭘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눌지를 고민하면, 상대방과 어떻게 대화를 풀어갈 것인가, 나름의 질서가 머릿속에 잡힐 듯, 이 책은 30장에 걸쳐서 사칙연산의 방식을 지은이의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다. 

 

사칙연산

 

덧셈: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듯, 자신의 마음도 경청하여 내 목소리에 힘을 실어야 한다. 

뺄셈: 내 처지를 말하고 싶은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차분하게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질문하자(적질깊경)

곱셈: 상대방에게 승리감을 안겨주고 나는 실리를 취하자. 경험하는 자아와 기억하는 자아 중 기억하는 자아에 힘을 실어주자는 말이다. 

나눗셈: 다른 이의 욕망을 건드리면서 내 욕망을 충족하는 방법, 상대방에게 유용한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말이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 여기에서 상담원칙을 한 번 들어보자. 상대방의 말을 들어만 주어도 상대방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면서 그 해답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래서 상대방의 말을 공감, 비판 없이 수용해주고,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평가하려 들지 말자. 어차피 문제는 말하는 사람에게 있고,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하고 싶은 말을 들어줄 수 있는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과정에서 정리되고, 해결, 해법의 방향이 보이게 마련이다. 시간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여기에 더해, 이 책의 핵심인 ’협상‘장면에서는 요구 뒤에 숨겨진 욕구를 읽는 능력 역시 그저 쉽게 얻어지는 게 아니다. 

 

이 책의 특장점은 말하는 법, 상대방에게 휘둘리지 않고, 상대방을 설득하는 방법 등, 다양한 제목으로 다양한 쟁점과 핵심을 다루는 책들과 다른 점은 ’협상‘에 중점을 두고는 있지만, 사칙연산이라는 점으로 말의 공식을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소문난 맛집의 비결처럼, 나만의 사칙연산을 만들어 낼 수 있겠다. 말의 맛을 더하는 게 양념이다. 말도 예술이다. 리더처럼 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적어도 내가 하는 말이 ’개소리‘가 되지 않도록, 표정, 감정표출, 억양도 말을 할 때 중요한 요소임을 그래야 오해가 생기지 않고,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될 것이다. 

 

또, 한 가지 몹시 어려운 문제, 내가 안다고 남들이 다 알 것이라는 일반화의 과잉은 피하자, 이 또한 말은 쉽지, 꽤 통제하기 어려운 문제다. 협상인지, 보고인지, 정해진 시간 내에 ’다들 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로 시작되는 말‘ 나는 모르는데 모른다고 하면 좀 모자라거나 함량 미달 취급을 받을 것 같아, 모른 척하고 지나간다면, 상대의 말을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는데…. 실제로 이런 말은 주의하라고 하지만,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 역시, 말하는 장소와 내용, 목적에 따라서 준비하는 수밖에, 역지사지의 자세로…. 아무튼 말의 공식, 사칙연산이라도 제대로 이해해 응용할 수 있다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말에 신경을 쓰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덕분이 아닐까 싶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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