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옳은가 - 궁극의 질문들, 우리의 방향이 되다
후안 엔리케스 지음, 이경식 옮김 / 세계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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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옳은 것은 없다. 다만, 그렇게 보일 뿐이다. 누군가에게는 그른 것으로 보일 수 있기에...

세상에 옳은 것은 없다. 찰나지간만 맞을 뿐, 길고 긴 시간 속에서는 무엇이 옳고 그름을 나눌수 있는가...

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이 책을 읽고서...

 

옳음과 그름은 중대한 주제

 

오늘날 우리가 옳다, 그르다는 관념과 옛사람들이 생각하는 그것은 사뭇 다르다. 중세의 고귀한 법정에서는 열두 살짜리 아이가 결혼하는 것이 자연스러웠고, 또 법도에 맞았다. 또 섭취할 영양 자원이 매우 부족했을 때, 식인행위는 하나의 자연스러운 규범이었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가 믿고 때로는 신봉하기 조차하는 윤리 규범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인가. 모두 시나브로 변해가고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한다. 세대론을 논할 때,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 MZ세대의 가치관이 다르다고 쉽게 말한다. 가치관 바탕에 깔린 윤리기준까지도 들여다보는 것일까?, 옳고 그름의 문제는 뜨거운 이슈가 되었을까?, 지은이의 사유의 관점은 어떤 것일까, 동의할 수 있을까,

 

지은이는 이렇게 질문한다. 저건 내가 보고 배운 것과 다르잖아, 어째서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사악하기 짝이 없는 짓을 하는 거지, 옳은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실천하지 못한 사람이 이토록 많은 이유는 도대체 뭘까? 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는 것이 이 책이다.

 

세상에는 용인되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의 기준을 정해놓는다. 기술은 그 기준의 위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촉매 역할을 한다. 지은이는 이 대목을 짚어 말하기를, “지금 우리는 기술이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바뀌는 시대에 살고 있다. 말하자면 우리가 사는 현재는 윤리가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바뀌는 시대라는 뜻이다.”(19쪽)

 

지은이는 도발적으로 전문윤리학자가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옳고 그름에 대해, 또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그 질문에 답하기가 얼마나 곤혹스러운지에 대해 불쾌감을 느낀다면 목적이 달성된 셈이라고 말한다.

 

무엇이 옳은 가에 관한 대답

 

극단적으로 양극화되고 스스로 확실하다고 여기는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그것은 더 겸손한 태도와 덜 비난하는 자세, 그리고 후손들이 지금 우리의 행위는 놓고 야만적으로 여기리란 사실에 대한 깨달음이다.

이 책은 7장 체제로 구성됐다. 1장에서는 인간의 재설계를, 2장에서는 기술이 윤리를 바꾸는 것, 3장 어제의 세계는 지금도, 4장 SNS 속 무제한 자유, 5장 지금의 사회구조시스템이 각각 옳은 것인가를 하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6장 당신의 옮음은 모두 틀렸다고, 하며, 7장 그래서…. 결론은?

 

지은이의 무서운 상상과 질문들, 인간을 다시 설계하는 것이 옳은가?

 

동성애를 치료하거나 유도할 수 있다면 꼭 그렇게 해야 할까?, 이른바 성적지향을 안전하게 바꾸는 방법을 우리는 정말 개발해야 하는 걸까?, 마치 소설 속에 나오는 복제인간이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는 순간, 이미 복제가 아니라 독립된 인격체다. 이런 인공지능 로봇은 인간일까, 로봇일까 하는 딜레마에 빠져드는 순간 소설의 결론은 로봇, 더는 누군가를 복제하고 그 인간을 대신하지 못하게 하고, 다만 인간의 편의를 위한 보편적인 서비스가 가능한 로봇만 만들라고…. 이 역시 기술이다. 소름 끼치게도 소설을 쓴 작가가 이 책을 본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말이다.

 

자, 그렇다면 동성애 성향의 원인을 유전자에서 찾아낸다면 성 소수자의 인권 수준을 높이거나 그들에게 찍힌 낙인도 없앨 수 있다. 대신에 유전자에 대한 개입 혹은 치료라는 수단이 등장할 수도 있는 것처럼.

 

기술이 윤리를 바꾸는 것은 옳은가?

 

SNS, 거짓말, 가짜뉴스라는 대목을 보자(130쪽). 예전에는 우리가 무엇은 이렇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우리는 저렇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랬다가 다시 이도 저도 아닌 제삼의 사실을 발견했다. 그렇다면 오늘의 진리가 내일은 죽은 진리가 된다. 과거에는 원자보다 더 작은 건 없었다고 믿었다. 과학이란 분야엔 X가 진실임을 뒷받침하는 논리적 근거와 증명 자료가 있다. 뭐 트럼프가 토해내는 거짓말과 가짜뉴스와는 격이 다르다. 모든 정치인은 거짓말을 한다는 오랜 믿음 때문에 트럼프가 하는 거짓말이 윤리적으로 잘못됨을 알면서도 그저 그러려니 정치인이니까 하고 넘어간다. 나치 선전가 괴벨스의 유명한 말, 거짓말도 백번을 반복하면 진실이 된다고….

 

진실은 사라지고 분열된 세상에서 상식은 땅에 묻힌다. 비윤리적인 거짓말 체계는 어떻게 해서 지금까지 살아남았을까?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 기술들과 연관이 있다. 또 하나의 함정은 듣고 싶은 이야기,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데 급급하고, 다른 이들이 우리를 표적으로 삼아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공동체는 갈기갈기 찢어진다.

우리가 정보에 빨리 접근할 수 있고, 교차확인 능력이 한층 향상된다면 터무니없는 가짜 지식이나 뉴스는 엄청난 압박을 받을 것이다. 기술의 이면성이다.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거짓도 진실도…. 분기 선상에 있는 것이 기술이란 점을 거듭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사회구조 시스템은 옳은가?

 

지은이가 예로 드는 사례 중 민간, 민영 교도소의 현상을 한번 보자. 한국에서도 한두 개의 민영 교도소가 시범운영 단계에 있다. 자, 그러면 미국의 교도소는 기업인가? 시민을 가두어야만 돈을 버는 비즈니스라는 말이다. 공공재가 말이다. 미국에서의 범죄율은 줄어들고 있는데, 오히려 사람들은 더 많이 투옥되고 있다.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형사사법 시스템의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감형 없는 판결, 보석 없는 무기징역, 판사의 재량권을 존중하는 미국에서 이런 변화가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이를 숫자로 환산하면 헷갈린다. 어느 정도 사람이 교도소에 있을까, 미국 성인의 절반은 가족 중 1명이 교도소에 있다면 그 정도 규모인지 짐작할 것이다.

 

당신의 옳음은 모두 틀렸다

 

자, 자율주행 자동차 제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의 하나다. 핵심은 어떻게 하면 완벽하게 안전하게 만들까가 아니라 실제로 도로에 이 자동차를 내놓으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완벽하고 안전한 상태까지 도달하려면, 뭐 영원히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2배, 5배, 10배 안전하면 괜찮다는 것일까?, 대답은 틀렸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도입 여부는 윤리적인 결정이 될 수 있다. 허용오차를 어느 정도까지 감내해야 하는 걸까?, 그렇다고 사고로부터 자율주행 자동차가 우리 생명을 지켜줄 수 있을까, 윤리학자들은 이런 근본적 시스템 안전성이란 핵심문제보다는 엉뚱하게도 극단적인 경우에 초점을 맞춘다. 어느 정도까지 현대기술의 한계로 인정할 것인가?, 결국에는 자동차사고로 사람이 죽는다는 현상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다. 대상화된 수천 명보다 내가 아는 한 사람의 교통사고 죽음이 더 크게 다가오는 법이다.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궁극적인 질문을 해라. 그리고 너의 머리로 생각하라 오만 가지 상상을, 지혜를 동원해서” 현대사회는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삶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 모든 것을 보는 눈이 그저 흐리멍덩해진 것이다. 정치가 내 목만 아니라 내 이웃의 목을 조일 때,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나만 살아남으면 괜찮을까, 모두 죽는다면…. 허무맹랑한 생각이라고 비웃음을 당하던 생각들이 지금 바로 이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사유요. 사고법이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아, 이렇게 질문을 하고, 스스로 답을 얻고, 그 답을 의심하고 또 질문하고, 이런 과정을 계속하다 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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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상점 (10주년 한정특별판) -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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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빠가 못다 이룬 뜻을 이루기 위해 인터넷 카페 “시간을 파는 상점”을….

이 소설은 제1회 자음과 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다. 절망의 시간을 희망의 시간으로 바꿔줄 수 있을까?,

 

백온조 고등학생, 소방관인 아빠, 불길 속에서 아이와 할머니를 구하려다 엄마와 딸 온조를 남겨두고 저세상으로 먼저 가버렸다. 늘, 아래로만 향하는 눈길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다가가는 아빠의 못다 이룬 뜻을 위하여 온조는 누군가를 위해 시간을 내겠다. 시간이 돈이 된다고, 자신의 능력 이상의 일은 거절할 것. 옳지 않은 일은 절대 접수하지 않을 것. 의뢰인에게 마음이든 뭐든 조금의 위로라도 줄 수 있는 일을 선택할 것. 무엇보다도 시간이 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 줄 것. 이렇게 야무지게 단서 조항을 걸면서 문을 연 카페. 대문은 고대 그리스 신 크로노스, 오른손에는 모래시계를, 왼손에는 하르페(반월도)를, 시간의 경계를 나누고 관장하는 신으로 장식했다.

 

 

 

우리를 위하여, 너를 위해서…. 혼자의 고민이든, 곤경에 처했건, 익명성이 보장되는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도움을 받고 싶은 이들이 한두 명이 아닐 것이다. 아니 지금 모든 사람이 그런 고심거리를 안고 살지도…. 시간을 파는 상점은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 건네는 다정한 온기다.

이야기는 십 대들의 세계, 시간을 관장하는 크로노스, 시간을 일이 터지기 전으로 되돌려 놓을 수는 없어도, 일이 벌어진 후 결과가 더는 나쁘게 진전되지 않도록….

 

시간을 파는 상점에 들어 온 의뢰, "내 말 좀 들어줘" 그리고,

 

일의 시작은 어느 교실에서 일어난 MP3의 도난사건, 용의자였던 의뢰인의 짝꿍, 그가 다음 날 아침 학교 옥상에서 투신했다. 이게 사람이 죽어야 할 정도의 일인가, 그리고 한참이 지난 후, PMP 도난사건이 일어난다. 의뢰인 ‘내곁에’는 누가 그걸 훔쳐 갔는지 안다. 의뢰내용은 PMP를 잃어버린 이에게 감쪽같이 되돌려 주는 일…. 어찌어찌해서 돌려놓았는데, 일은 끝나지 않고, 꼬리를 무는데, 도마뱀 꼬리 자르듯 그렇게 흘러가지만 않았으니,

 

할아버지와 맛있게 점심을 먹어달라는 의뢰인 강토, 온조는 할아버지와 대화를 통해 강토를 친한 친구처럼 여기게 되고, 두 달 후에 다시 할아버지를 만나달라는 의뢰를 받게 되는 온조, 강토 가족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패륜이라고 부를 만큼 이기주의로 똘똘 뭉친 강토의 아빠, 할아버지를 강토 아빠를 상대로 미국 유학비용과 정착금을 모두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그래서 강토는 할아버지를 뵐 수가 없었고, 온조에게 부탁한 것. 후일, 할아버지는 아빠와 화해하고, 누군가와 이야기는 들어주기만 해도 문제가 해결된다. 말하는 이는 모든 해결책을 이미 가지고 있다. 다만, 망설일뿐이다. 옆에서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가 말하는 걸 들어주기만 하면 되는 일이 의외로 많다. 작가는 이 부분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있다.

 

가네샤는 반 친구였다. 그의 고민은 동화작가가 되고 싶은데, 부모는 일단 대학을 가고 나서, 하고픈 일을 하라. 많이 들어 본 이야기다.

 

시간을 파는 상점, 아주 재미있는 발상이다. 십 대들이 학교생활에서 겪는 일상들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시간을 판다.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일에 드는 시간을…. 그렇다고 돈돈밖에 모르는 어른들을 찜쪄먹을 만큼이라는 관념은 이 이야기와는 전혀 거리가 멀다.

 

읽어보면, 왜 이 소설이 10년간 끊임 없이 인기를 누릴 수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작가는 시간을 파는 상점 이후, 7년에 걸쳐서 이 소설의 2편을 내놓았다. 너를 위한 시간이라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나와 너를 위한 것.

시간을 파는 상점을 읽는 동안 많은 상상을…. 요즘 TV 광고에 나오는 할아버지와 인공지능 로봇의 대화가 떠오른다. 꿈많은 십 대와 깊은 세상 경험을 한 노인과의 대화상대 또한, 시간을 파는 상점에 의뢰할 수 있지 않을까, 삶은 지금의 시간을 살기에 아름답고 아쉬운 것인지로 모른다. 우리(온조)가 무슨 일을 하든 어떤 일이 닥치든 힘차게 헤쳐나갈 수 있게…. 이 소설 속,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우리의 현실이다. 작가는 우리에게 속삭인다. 그래, ‘넌 할 수 있어 충분히’ 라고….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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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미래 - 프란치스코 교황과 통합 생태론에 대해 이야기 하다
카를로 페트리니.프란치스코 교황 지음, 김희정 옮김 / 앤페이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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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과 통합 생태론에 대해 이야기 하다-

 

거대한 담론이 아니다. 우리 주변의 일상을 통해 미래를 바라보고, 모든 생명체가 함께하는 '공동의 집'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우리 지금 여기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짚어보는 시간들을 갖는다.

 

우리의 자손들은 어떤 환경에서 살게 될 것인가?, 

 

지구의 미래는 모든 생명이 공존하는 지혜와 힘은 차이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통합생태론을 제시하였다. 공동의 집 지구에서 살아가는 모든 피조물(인간 공동체의 사회 생태, 모든 생명체를 포괄하는 환경생태)이 긴밀한 조화를 이루고 존중하라는 것이다. 이 책은 통합생태론 관점에서 교황과 카를로 페트리니와 대화를 담았다. 

 

서로가 다름을 인정할 때, 이타적인 삶을 살 때, 모두가 공존하는 행복한 공동의 집을 이룰 수 있다. 2015년 6월 교황은 공동의 집(지구 공동체)을 돌보는 회칙<찬미받으소서: 부제 공동의 집을 돌보는 것에 관한 회칙>-이라는 이름은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기도 ‘태양의 찬가’ 후렴구를 인용했는데, 이는 프란치스코 성인이 가난하고 버림받은 이들을 돌보며 통합생태론을 기쁘고 참되게 실천한 가장 훌륭한 모범이라고 소개한다-(회칙은 교황이 가톨릭 신자에게 전하는 최고 권위의 사목 교서)

 

이 책은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두 사람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세 차례의 대화를 담은 1부 ‘세 번의 대화’와 와 생물 다양성, 경제, 교육, 이민, 공동체에 대해 다룬다. 페트리니의 생각과 교황의 권고와 발표한 문서를 싣고 있는 2부 ‘다섯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두 사람의 대화는 세상의 변화를 인류 미래를 위해 지금 다시 생각해야 할 것들에 관한 것들이다. 

 

교황은 인류의 지혜는 도시보다 시골에서 그리고 농촌에서 지금 부모세대는 번영과 소비문화로 약해졌지만, 아직은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고, 중년층은 소비주의적 접근 방식을 지니고, 교육에도 그 같은 모델이 적용됐다고…. 중년층과 청년층의 소통(우리 사회의 청년 문제와도 같은 맥락이라 생각되지만), 미래 희망인 청년층을 교육하는 공동체인 대학은 수평적이면서 정신을 고양하는 수직적이기도 하다. 중년층과 청년층이 소통을 이루려면 할 일이 많다고, 오늘날의 대학들은 계몽주의 유산에 빠져들어 교육은 개념과 과정 기술로 머리를 채우는 데 그친다. 대학은 인간의 세 가지 언어, 즉 머리와 마음과 손의 언어를 조화롭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마음도 애정도 없는 인공지능이나 다름없는 기술자를 양성할 뿐이라고, 소비주의에 젖어 든 중년층을 재생산하는 반복이 될 것을 우려한다. 

 

지구 공동체 ‘공동의 집’을 튼튼히 하기 위해서

 

교황은 다섯 가지 주제 중 첫째, 생물 다양성에 관해서 그의 저서<사랑하는 아마존>에 담은 내용을 말한다. 환경의 균형과 인간의 생존을 위한 유산은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둘째, 경제는 관계의 재화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도약이 필요함을 사회운동 단체에 보내는 서한을 통해서 힘주어 말한다. 봉사하지 않고 지배하는 금융 제도는 안 된다고….

 

셋째, 교육 역시 단순한 기술을 전하는 곳이 아닌 사람을 만들고, 사회를 이루는 지속적인 여정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교육체계 역시 학교만이 아닌 사회 전체와 문화기구, 지역공동체 조직, 공유공간, 권력 구조와 갈등관리 등을 통해 깊이 있게 구성됨을 인식해야 한다고, 교육은 새롭고 진정성 있는 인간관계에 대한 어렵고 위험스러운 탐색을 공개적으로 지원하면서 우리가 주체와 공동체로서 자신을 형성하고 구축하게 만드는 의도적이고 통합적, 지속적인 여정을 의미한다고….

 

넷째, 지구촌 사람들의 이동인 이민, 삶의 터전을 옮기는 문제라기보다는 개인과 사회, 경제와 공동체의 성장 기회로 해석한다. 경제적 선진 사회들에서 나타나는 극단적인 개인주의는 실리적 사고방식으로 흐르고, 매체를 통해 강화되어 나 외에 모든 것에는 무관심해지는 ‘무관심의 세계화’를 조장한다. 바로 이곳에서 이민과 난민, 실향민, 인신매매 피해자들은 배척의 표상이 되어버린다. 무관심은 그들의 존재는 물론, 어떤 일을 당하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 돼버린다. 사람의 존재는 없어지고, 공동체는 유명무실해지어 그저 잘사는 나만이 있을 뿐이다. 이런 현상 지속을 경계하는 교황의 메시지(105차 세계이민의 날 담화)는 함께하는 공동의 집을, 순망치한처럼…. 우리라는 함께라는 의식 없이, 개인의 영원한 영달은 물거품일 뿐, 

 

다섯째, 함께 잘사는 세상을 꿈꾸게 하는 시민의 공간, 공동체, 여기서는 라우다토 시(우리의 공동의 집을 돌봄에 관하여) 공동체의 탄생, 이 공동체는 개인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바꾸고, 시민공존과 생태적 접근의 다른 모델을 주장, 일상의 작은 실천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려는 시민들이 모여 만든 것으로 이탈리아를 비롯하여 유럽 사회로 확산되어가고 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생소하다. 아니, 무의식적으로든 의식적으로든 또 막연하게 이제껏 이런 모습의 미래 공동체를 꿈꿨는지도 모른다. 다만, 누가 어떤 방식으로 모두에게 이를 이야기하고 널리 전하려 했는지, 아마도 여기서 큰 장벽, 뭐 해도 안 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지레짐작으로 꿈이야, 언제 이뤄지겠어, 살아생전에…. 포기, 패배의식 등이 얽혔던 게 아닌가, 

 

교황의 담화 속에서 우리에게는 아직 시간이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 지구 공동체의 모든 생명체가 공존할 수 있는 길이 남아있다. 교육과 경제에 관한 고정관념을 버리고, 개인과 사회의 새로운 힘으로 작용할 수 있는 이민을 바라보는 시각과 작은 실천을 통해 세상을 바꿔보려는 공동체 운동의 시작들…. 참으로 밝아진 느낌이 든다. 어둠침침했던 눈이 번쩍 뜨인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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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해피 어게인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5
이은용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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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해피 어게인”, 글로 쓴 웹툰이랄까, 만화라 할까,

 

다섯 명의 작가가 쓴 꿈 꾸는 십 대의 이야기, 꽤 참신하다. 유쾌하다. 글을 읽는 동안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가란 이렇게 꿈을 전하고, 또 미래의 세계를 데려다주는 마법사로구나라고 글쓰기의 힘을 느낀다. 이 책에 실린 다섯 편의 상큼하고 시원한 이야기…. 이생 폭망이라 포기하고 그 누구를 원망하는 이들이 봐야 할, 이번 생 리셋이야기다. 이제부터 제 길을 찾아서…. n차의 인생- 초기화, 리셋-을 주제로, 짧은 앤솔로지 모음, 작가들의 개성에 따라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이은용 작가의 <북극곰의 사생활>, 주인공 백건이 진짜 북극곰이었던 그렇지 않았던 누군가와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건, 죽어라 공부를 해야만 하는 요즘 십 대들에게, 청량음료와 같지 않을까, 북극곰 이전에 그 무엇이었고, 또 그 전에 무엇이었는지, 마치 간접적으로 이번 생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다음 생에 뭐로 환생할지…. 우리에게 이런 꿈이 있다면, 이번 생을 알차게 살아가지 않을까,

 

작가 하유지의 <그 여름, 설아와 고양이> “나에게 인생이란, 신어 보지도 않고 산 신발 같다. 뒤꿈치가 빠져나오며 벗겨지려 하는 신발처럼 헐렁거리며 나랑 겉돈다.” 이럴 때면 이번 생 리셋, 언제나 십 대를 제대로 벗어나려나, 지금 리셋이 몇 번째인가, 마치 게임을 하다 안 되면 스톱, 리셋, 다시 시작하는 것처럼, 이도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기억이 없어지니, 이전 생에서 열심히 외웠던 구구단을 다시 배워야 하고…. 별똥별을 주우러 친구 설아와 함께 떠나는 여행, 별똥별…. 운석이었다.

 

설재인 작가의 <강의대본> 주인공이 말하는 자세로 봐서는 헷갈리지만 조금 지나면 청소녀임을 알게 된다. 사범대학 재학생들 앞에서 오늘날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말한다. 학생들이 선생을 어떻게 보는지를 말이다. 아주 할 말 다 한다. 담임을 쫓아낸 일들, 적어도 교사란 그러면 안 되지라는 정도는 아니지만, 인간을 인간으로 대하는 적어도 정이 있는 공간으로서 학교, 마치 영화 ‘선생 김봉두’의 요절복통 포복극을 보는 듯하다. 글 속에 비쳐오는 설재인 작가의 장난기 어린 눈웃음…. 난 실제로 설 재인 작가를 본적도 그 이름을 들은 적도 없다. 이 글에서 그저 그렇게 떠오른다. 나도 이런 말을 하고 싶었다는 공감과 동의를 끌어내고 있으니 말이다.

 

 

 

 

 

작가 김혜진의 <저세상 탐정> 고양이 판사님들 그루밍을 하면서 털을 고르고, 죽은 이를 심판한다. 변호사가 있고, 죽은 이가 이전 생에서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밝히는 고소인의 변호사도…. 검사는 없다. 다행이다.

 

40년 전부터 주인공의 잘못으로 자신이 죽었다고 주인공을 처벌해 달라는 고소인, 자, 살아있을 때를 기록한 영상을 보면서, 하나둘씩, 실제 주인공은 그런 기억이 전혀 없다. 그런데도 앞뒤를 맞춰 사실인 양 말한다. 여기서 딱 하나, 전생의 일은 기억을 못 한다는 점. 저세상에 있을 때 몇 번째 생인지는 모르겠지만, 탐정이 아니었을까?. 주인공은 그저 거기에 남기로 한다. 변호사가 될지 탐정이 될지 모르겠지만, 아니면 실제로 어렴풋이 떠오르는 기억마저도 조작됐다면?

 

 

남세오 작가의 <파란불이 켜지면> 주인공 박수연, 머리가 띵하며 찾아오는 두통을 느끼면, 앞으로 펼쳐질 미래가 바뀐다. 유다희라는 또 한명의 주인공, 영화 ‘넥스트’의 주인공 니콜라스 케이지는 불과 2분 앞의 미래밖에 못 보지만, 유다희는 무려 2시간 앞을 내다본다. 아웅다웅하면서 제 삶을 잘 찾아서 갈까?, 지나온 길의 기억을 찾아서….

 

꿈꾸는 십 대들, 학교 공부가 성적이 연예가 모든 게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지금의 내 인생은 싫어 앞으로 펼쳐질 삶들을 맞이하기가 두려워, 이러다가 평생 프리터로 니트족으로 변변히 연애도 못 하고 좀팽이로 인생을 보내기는 싫어, 차라리 새롭게 재출발을 해보자. 내 인생 ‘리셋’기, 뭐 그런 프로젝트가 있다면 꼭 해보고 싶다. 십 대, 아니 이십 대고 육십 대고 모두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뭐 지금도 열심히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없지는 않겠지만, 이 책은 판타지의 세계로 끌고 간다. 다섯 편의 소설, 금방…. 여운이 남는다.

 

 

 

 

진짜 인생이 n차 반복이 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생각만 해도 즐겁다. 그런데 전생의 기억을 모두 그대로 가지고 있다면, 아마도 폭발하겠지... 그렇다면 생각을 리셋해볼까, 그렇게 하면 좀 더 다른 세상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작가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이 책은 읽어야 할 대상을 연령층으로 구분하는 자체가 애초에 말이 안 된다. 그 이유는 책 속에 있다. 누구나 꿈이 있으니…. 그러니, 인생을 소중히 여기며, 자중자애하면서,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n차 인생보다 한 번의 인생이 어떨까 싶기도 하다. 맞다. 그래서 이번 생은 해피 어게인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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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아의 신부 - 왕자 이언과 무녀 부용의 애절한 러브스토리
이수광 지음 / 북오션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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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이란 이름의 부용, 소녀와 왕자 의연군 이언의 사랑 <코레아의 신부>

 

1985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발레극<코레아의 신부>가 막을 올렸다. 1901년부터 5년간 정기공연을 했다. 조선의 춤추는 소녀 역에는 베소니라는 발레리나가 연기했다. 하인리히 레겔은 대본을 쓰고 빈 궁정 오페라하우스 악단장 요제프 바이어가 작곡했다. 하인리히는 부용을 사랑했다. 왕자의 여인 부용을.

 

 

발레 <코레아신부>는 발레리나 베소니의 ‘무희의 춤’과 사랑의 여신들이 대각선 모양으로 늘어선 채 춤을 추는 ‘조선의 춤’과 폭압과 침략을 상징하는 일본군의 ‘분열행진’이 최고의 군사 사열 춤으로 인정받았다고…. 당시 조선 상황을 현장에서 목격한 이가 쓴 대본이기에 사실감이 넘친 것인가, 유럽 사회에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은 나라 ‘조선’이 중국보다도 일본보다도 한참 앞서 공연된 것인가? 이 또한 수수께끼다. 

 

이 책은 신분사회였던 조선, 최상층의 지위인 왕의 아들과 장악원의 기생 부용과의 사랑, 그저 남녀의 사랑이 아니다. 개인적인 사랑을 뛰어넘어, 이들은 사랑을 위해 싸웠다. 

 

장악원의 기생, 부용과 왕자의 만남의 운명인가, 홍수로 개천이 범람하여, 왕자의 밥 어미 대신에 그의 딸이 왕자의 밥을 해주러 오다가 변을 당하는데, 이를 발견한 이가 왕자였다. 이렇게 시작된 둘 사이의 사랑….

 

대원군 이하응이 장동 김의 세도정치 두 세대 간의 폐해를 막고자 쇠락한 민씨 집안에서 왕비를 맞아들인 후, 성년이 된 아들 그리고 시아버지 못지않게 똑똑한 며느리와의 권력투쟁에서 밀려난 대원군…. 이런 정국 속에서 후일 순종이 되는 세자 이척은 비실비실하고, 후궁에서 얻은 이언 왕자는 대찬 왕의 재목이었다. 

 

신식 군대가 만들어지고, 왕자도 왕국시위대의 훈련에 참여, 단발을 하고 신분을 밝히지 않고 묵묵히 군사훈련을 받는다. 부용은 춤과 언어, 활, 격구 등 이른바 슈퍼우먼?, 민비의 눈에 들 정도였다니….

 

 

고종이 머물던 건천궁을 침탈한 일본군, 이에 대항하여 필사 항전을 펼쳤던 왕궁수비대 아마도 바람이었겠지, 이언과 같은 심지 굳은 이가 있었다면…. 국제간의 균형추는 이미 일본으로 넘어간 터, 일본군과 평양에서의 한판을 위해 전쟁터로 떠나는 왕자, 중간에 정보가 새어 나가 일본군에 잡힌 신세…. 탈출하기 위해 ‘결혼식’을 올리며 거기까지 찾아들어 온 일본군을 따돌리고 왕자는 평양을 향해가고, 일본군의 속이기 위한 부용의 활약이 펼쳐지고, 그는 일본 공사의 명령으로 섬으로 보내진다. 무사히 평양으로 간 왕자는 일본군과의 며칠 동안 싸움에서 죽음으로…. 

 

그 시체는 부용이 있던 섬까지 흘러갔다. 어떻게 부용이 머문 섬을 알았을꼬, 부용은 왕자라는 신분을 밝히지 않고, 오라버니 시체라 했다. 돌무덤을 만들어 놓고 만주로 떠나는 부용, 일본군과 싸우기 위해, 사랑하는 이가 목숨을 바쳐 지키려 했던 나라를 위해서?, 평안도 어딘가에서 하인리히가 부용에게 건네준 코트를 입고, 총을 멘 체 말을 타고 가는 모습의 선교사가 찍었다는 사진 한 장…. 

 

하인리히는 오스트리아로 돌아갔고, 10년 후 다시 조선을 찾는다. 발레리나 베소니와 함께 제물포에 닿는다. 흔들리는 기차의 움직임에 맞춰 10년 전 그 세월 속으로 달려간다. 

 

부용은 만주 어디선가에서 일본군과 싸우고 있겠지. 

 

완전한 여성, 사랑마저 완전했던 부용.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 아니라, 더 큰 사랑을 위해 한 남자가 아닌 그 남자의 모든 것을 품었던 소녀 부용, 그는 독립군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 소설이 좀 더 100년 전에만 나왔더라도 부끄러워할 이들이 많았을 텐데…. 소설 어디에도 억지 춘향은 보이지 않는다. 조금만 방향을 틀어도 남녀의 사랑으로, 또 다른 쪽으로 틀면 조국과 민족을 사랑한 여인전이라는 전설 속으로 빠져들어 가버릴 수 있는데, 작가는 미묘하게 균형을 잡으며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다. 

 

 

<코레아신부>는 조선을 사랑했던 극작가의 노력으로 세상에 선보이게 된 것인가?, 참 소설적이다. 마지막 의문부호는 바로 왜 <코레아신부>라는 발레극이 중국, 일본보다 한참 그것도 130년이나 앞섰을까? 물론 소설의 앞부분에서 독일 영사인 형에게 동양을 소재로 한 발레극을 써보고 싶다고 조선에 데려가달라는 대목이 나오기는 하지만…. 작가는 리브레토(대본)를 보고 재창조했다고한다. 몰입도가 좋다. 머릿속으로 그려가면서 마치, TV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처럼,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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