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아의 신부 - 왕자 이언과 무녀 부용의 애절한 러브스토리
이수광 지음 / 북오션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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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이란 이름의 부용, 소녀와 왕자 의연군 이언의 사랑 <코레아의 신부>

 

1985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발레극<코레아의 신부>가 막을 올렸다. 1901년부터 5년간 정기공연을 했다. 조선의 춤추는 소녀 역에는 베소니라는 발레리나가 연기했다. 하인리히 레겔은 대본을 쓰고 빈 궁정 오페라하우스 악단장 요제프 바이어가 작곡했다. 하인리히는 부용을 사랑했다. 왕자의 여인 부용을.

 

 

발레 <코레아신부>는 발레리나 베소니의 ‘무희의 춤’과 사랑의 여신들이 대각선 모양으로 늘어선 채 춤을 추는 ‘조선의 춤’과 폭압과 침략을 상징하는 일본군의 ‘분열행진’이 최고의 군사 사열 춤으로 인정받았다고…. 당시 조선 상황을 현장에서 목격한 이가 쓴 대본이기에 사실감이 넘친 것인가, 유럽 사회에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은 나라 ‘조선’이 중국보다도 일본보다도 한참 앞서 공연된 것인가? 이 또한 수수께끼다. 

 

이 책은 신분사회였던 조선, 최상층의 지위인 왕의 아들과 장악원의 기생 부용과의 사랑, 그저 남녀의 사랑이 아니다. 개인적인 사랑을 뛰어넘어, 이들은 사랑을 위해 싸웠다. 

 

장악원의 기생, 부용과 왕자의 만남의 운명인가, 홍수로 개천이 범람하여, 왕자의 밥 어미 대신에 그의 딸이 왕자의 밥을 해주러 오다가 변을 당하는데, 이를 발견한 이가 왕자였다. 이렇게 시작된 둘 사이의 사랑….

 

대원군 이하응이 장동 김의 세도정치 두 세대 간의 폐해를 막고자 쇠락한 민씨 집안에서 왕비를 맞아들인 후, 성년이 된 아들 그리고 시아버지 못지않게 똑똑한 며느리와의 권력투쟁에서 밀려난 대원군…. 이런 정국 속에서 후일 순종이 되는 세자 이척은 비실비실하고, 후궁에서 얻은 이언 왕자는 대찬 왕의 재목이었다. 

 

신식 군대가 만들어지고, 왕자도 왕국시위대의 훈련에 참여, 단발을 하고 신분을 밝히지 않고 묵묵히 군사훈련을 받는다. 부용은 춤과 언어, 활, 격구 등 이른바 슈퍼우먼?, 민비의 눈에 들 정도였다니….

 

 

고종이 머물던 건천궁을 침탈한 일본군, 이에 대항하여 필사 항전을 펼쳤던 왕궁수비대 아마도 바람이었겠지, 이언과 같은 심지 굳은 이가 있었다면…. 국제간의 균형추는 이미 일본으로 넘어간 터, 일본군과 평양에서의 한판을 위해 전쟁터로 떠나는 왕자, 중간에 정보가 새어 나가 일본군에 잡힌 신세…. 탈출하기 위해 ‘결혼식’을 올리며 거기까지 찾아들어 온 일본군을 따돌리고 왕자는 평양을 향해가고, 일본군의 속이기 위한 부용의 활약이 펼쳐지고, 그는 일본 공사의 명령으로 섬으로 보내진다. 무사히 평양으로 간 왕자는 일본군과의 며칠 동안 싸움에서 죽음으로…. 

 

그 시체는 부용이 있던 섬까지 흘러갔다. 어떻게 부용이 머문 섬을 알았을꼬, 부용은 왕자라는 신분을 밝히지 않고, 오라버니 시체라 했다. 돌무덤을 만들어 놓고 만주로 떠나는 부용, 일본군과 싸우기 위해, 사랑하는 이가 목숨을 바쳐 지키려 했던 나라를 위해서?, 평안도 어딘가에서 하인리히가 부용에게 건네준 코트를 입고, 총을 멘 체 말을 타고 가는 모습의 선교사가 찍었다는 사진 한 장…. 

 

하인리히는 오스트리아로 돌아갔고, 10년 후 다시 조선을 찾는다. 발레리나 베소니와 함께 제물포에 닿는다. 흔들리는 기차의 움직임에 맞춰 10년 전 그 세월 속으로 달려간다. 

 

부용은 만주 어디선가에서 일본군과 싸우고 있겠지. 

 

완전한 여성, 사랑마저 완전했던 부용.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 아니라, 더 큰 사랑을 위해 한 남자가 아닌 그 남자의 모든 것을 품었던 소녀 부용, 그는 독립군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 소설이 좀 더 100년 전에만 나왔더라도 부끄러워할 이들이 많았을 텐데…. 소설 어디에도 억지 춘향은 보이지 않는다. 조금만 방향을 틀어도 남녀의 사랑으로, 또 다른 쪽으로 틀면 조국과 민족을 사랑한 여인전이라는 전설 속으로 빠져들어 가버릴 수 있는데, 작가는 미묘하게 균형을 잡으며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다. 

 

 

<코레아신부>는 조선을 사랑했던 극작가의 노력으로 세상에 선보이게 된 것인가?, 참 소설적이다. 마지막 의문부호는 바로 왜 <코레아신부>라는 발레극이 중국, 일본보다 한참 그것도 130년이나 앞섰을까? 물론 소설의 앞부분에서 독일 영사인 형에게 동양을 소재로 한 발레극을 써보고 싶다고 조선에 데려가달라는 대목이 나오기는 하지만…. 작가는 리브레토(대본)를 보고 재창조했다고한다. 몰입도가 좋다. 머릿속으로 그려가면서 마치, TV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처럼,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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