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파는 상점 (10주년 한정특별판) -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3월
평점 :
절판


아빠가 못다 이룬 뜻을 이루기 위해 인터넷 카페 “시간을 파는 상점”을….

이 소설은 제1회 자음과 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다. 절망의 시간을 희망의 시간으로 바꿔줄 수 있을까?,

 

백온조 고등학생, 소방관인 아빠, 불길 속에서 아이와 할머니를 구하려다 엄마와 딸 온조를 남겨두고 저세상으로 먼저 가버렸다. 늘, 아래로만 향하는 눈길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다가가는 아빠의 못다 이룬 뜻을 위하여 온조는 누군가를 위해 시간을 내겠다. 시간이 돈이 된다고, 자신의 능력 이상의 일은 거절할 것. 옳지 않은 일은 절대 접수하지 않을 것. 의뢰인에게 마음이든 뭐든 조금의 위로라도 줄 수 있는 일을 선택할 것. 무엇보다도 시간이 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 줄 것. 이렇게 야무지게 단서 조항을 걸면서 문을 연 카페. 대문은 고대 그리스 신 크로노스, 오른손에는 모래시계를, 왼손에는 하르페(반월도)를, 시간의 경계를 나누고 관장하는 신으로 장식했다.

 

 

 

우리를 위하여, 너를 위해서…. 혼자의 고민이든, 곤경에 처했건, 익명성이 보장되는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도움을 받고 싶은 이들이 한두 명이 아닐 것이다. 아니 지금 모든 사람이 그런 고심거리를 안고 살지도…. 시간을 파는 상점은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 건네는 다정한 온기다.

이야기는 십 대들의 세계, 시간을 관장하는 크로노스, 시간을 일이 터지기 전으로 되돌려 놓을 수는 없어도, 일이 벌어진 후 결과가 더는 나쁘게 진전되지 않도록….

 

시간을 파는 상점에 들어 온 의뢰, "내 말 좀 들어줘" 그리고,

 

일의 시작은 어느 교실에서 일어난 MP3의 도난사건, 용의자였던 의뢰인의 짝꿍, 그가 다음 날 아침 학교 옥상에서 투신했다. 이게 사람이 죽어야 할 정도의 일인가, 그리고 한참이 지난 후, PMP 도난사건이 일어난다. 의뢰인 ‘내곁에’는 누가 그걸 훔쳐 갔는지 안다. 의뢰내용은 PMP를 잃어버린 이에게 감쪽같이 되돌려 주는 일…. 어찌어찌해서 돌려놓았는데, 일은 끝나지 않고, 꼬리를 무는데, 도마뱀 꼬리 자르듯 그렇게 흘러가지만 않았으니,

 

할아버지와 맛있게 점심을 먹어달라는 의뢰인 강토, 온조는 할아버지와 대화를 통해 강토를 친한 친구처럼 여기게 되고, 두 달 후에 다시 할아버지를 만나달라는 의뢰를 받게 되는 온조, 강토 가족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패륜이라고 부를 만큼 이기주의로 똘똘 뭉친 강토의 아빠, 할아버지를 강토 아빠를 상대로 미국 유학비용과 정착금을 모두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그래서 강토는 할아버지를 뵐 수가 없었고, 온조에게 부탁한 것. 후일, 할아버지는 아빠와 화해하고, 누군가와 이야기는 들어주기만 해도 문제가 해결된다. 말하는 이는 모든 해결책을 이미 가지고 있다. 다만, 망설일뿐이다. 옆에서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가 말하는 걸 들어주기만 하면 되는 일이 의외로 많다. 작가는 이 부분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있다.

 

가네샤는 반 친구였다. 그의 고민은 동화작가가 되고 싶은데, 부모는 일단 대학을 가고 나서, 하고픈 일을 하라. 많이 들어 본 이야기다.

 

시간을 파는 상점, 아주 재미있는 발상이다. 십 대들이 학교생활에서 겪는 일상들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시간을 판다.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일에 드는 시간을…. 그렇다고 돈돈밖에 모르는 어른들을 찜쪄먹을 만큼이라는 관념은 이 이야기와는 전혀 거리가 멀다.

 

읽어보면, 왜 이 소설이 10년간 끊임 없이 인기를 누릴 수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작가는 시간을 파는 상점 이후, 7년에 걸쳐서 이 소설의 2편을 내놓았다. 너를 위한 시간이라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나와 너를 위한 것.

시간을 파는 상점을 읽는 동안 많은 상상을…. 요즘 TV 광고에 나오는 할아버지와 인공지능 로봇의 대화가 떠오른다. 꿈많은 십 대와 깊은 세상 경험을 한 노인과의 대화상대 또한, 시간을 파는 상점에 의뢰할 수 있지 않을까, 삶은 지금의 시간을 살기에 아름답고 아쉬운 것인지로 모른다. 우리(온조)가 무슨 일을 하든 어떤 일이 닥치든 힘차게 헤쳐나갈 수 있게…. 이 소설 속,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우리의 현실이다. 작가는 우리에게 속삭인다. 그래, ‘넌 할 수 있어 충분히’ 라고….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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