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모든 것을 의심하라 - 상식과 통념을 부수는 60개의 역설들
조지 G. 슈피로 지음, 이혜경 옮김 / 현암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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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12개의 학문 영역에서 다루는 역설 60가지


이 책<보이는 것 모든 것을 의심하라>은 2023년에 출간된 것이다. 지은이 수학자 조지 G. 슈피로 다양한 학문 영역과 분야에서 다뤄지는 역설 60가지를 소개하고 분석한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해 온 명제나 현상들에 질문을 던지고, 세상의 부조리를 톺아봄으로써 비판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유명한 제논의 역설, 아킬레스가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답은 항상 뒤처지게 되므로 아무리 가까워져도 거북을 따라잡는 건 불가능하다. 과연 그럴까, 이게 맞는 건가 싶다. 그래서 역설이다. 


인생은 복잡하고 까다롭다. 모든 일이 늘 타당하거나 앞뒤가 딱 맞아떨어지는 일은 별로 없다. 일상에서 역설이라는 키워드로 하나둘씩 찾아보면 의외로 의심조차 하지 않고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지나친 것들이 적지 않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은 논리학, 수학, 철학, 통계학, 법학, 경제학, 정치학, 언어학, 문학, 신학과 일상생활 영역까지 12개의 분야의 역설을 각 장으로 배치했다. 1장 ‘일상의 수수께끼’에서는 우정과 엘리베이터, 쾌락주의 역설을 소개한다. 팁, 지금 주어야 할까, 아니면 나중에 주어야 할까는 좋은 서비스의 역설이다. 이런 사소한 일은 생각해본 적이 없었을 것인데, 이 역시 역설은 역설이다. 운동으로 살을 뺄 수 없다는 운동의 역설 또한 흥미롭다. 2장 ‘언어는 까다롭다’에서는 중요한 것은 당신이 말하는 바가 아니라 그들이 어떻게 듣느냐다. 랭퍼드-무어의 역설 장미는 장미는 장미다 등이 실려있다. 3장 ‘거짓말 같은 진실’ 4장 ‘수학적으로 생각하라’ 5장 ‘물리학적으로 사고해보자’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6장 ‘확률의 가능성’ 7장 ‘자유분방한 철학’ 8장 ‘이상한 순환 논리’ 9장 ‘신앙에 대한 몇 가지 질문들’ 전능과 금욕의 역설 등을 다룬다. 10장 ‘법적 책임’ 11장 ‘뜻밖의 경제학’ 12장 ‘수수께끼의 정치’ 등 60가지 역설이 담겨있다. 





팔면 팔수록 이윤은 제로가 된다- 베르트랑의 경제학 역설


베이글을 구울 수 있는 커피메이커 제조판매사는 세계에서 A와 B 이 두 곳 밖에 없다(복점상태). 제품 1개당 들어가는 생산과 유통비용은 100달러. A가 시장에 먼저 진출하여 제품가격을 115달러로 한다. 제품당 15달러 이윤을 남긴다. B는 110달러에 내놓아 10달러의 이윤을, A, B의 경쟁으로 제품가격이 100달러까지 떨어지면 이윤은 제로가 되고 그럼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것이 베르트랑의 역설이다. 그런데 실제로 사업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 현실에서는 쿠르노 모델에 따르기에... 경제학의 초기 연구는 이러했다, 나중에 신고전주의 경제학자 쿠르노와 베르트랑이 수학적 방법론과 도구를 이용하기 시작한 19세기 후반의 일, 물론 20세기 후반 행동경제학 등장으로 또다시 판은 뒤집히지만, 역설은 이렇게 된다.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인데, 



민주주의라면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하는가? - 울하임의 역설-


시민들이 법안에 찬성하거나 특정 후보자를 지지하는 데 표를 던진다(B 상황)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만약 개표결과로 법안이 부결되거나 상대 후보가 더 많은 표를 얻는다(이 상황을 ~B라 부르자)면, 딜레마가 생긴다. 법안 지지자인 시민들은 B를 원한다. 하지만 민주주의자이기도 한 시민들은 ~B 역시 원한다. 어떻게 한 사람이 같은 것을 동시에 원하지 않을 수 있는가? 역설이 아닐 수 없다. 울하임은 민주적인 유권들의 내적 갈등을 “민주주의의 역설”이라 불렀다. 


울하임은 만약 유권자들이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면서도 민주적 가치에도 충실하기를 원한다면, 어떠한 선택지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무튼, 언론이나 정당 같은 민주적 장치들이 ~B에 대한 선호를 가리키는 것이 확실할 경우, 언제든 B에 대한 자신의 선호를 포기할 준비가 된 유권자라면, 사실상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는 셈이다. “나는 B가 당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 충분히 많은 다른 사람이 나처럼 B를 선호하는 경우에 한해서 그렇다.” 이러한 경우라면 이 유권자는 ~B에 표를 던지거나, 아니면 실제로 아예 기권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그는 민주주의에는 충실할지 모르지만, 자기 자신에게는 솔직하지 못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민주주의 역설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울하임은 직접적 원칙(살인은 잘못됐다와 같은 정책)과 간접적 원칙(국민의 의지로 이루어진 결정은 옳다와 같은 결정 절차)을 구분, B와 ~B는, 만약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면, 다른 수준에서 작동하므로 서로 모순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렇다면 유권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해서 울하임은 명확히 답하지 않는다. 철학자의 소견으로 모순되지 않음을 입증했으니, 나머지는 유권자의 몫이란 말인가, 


미국의 철학자 콰인은 역설(파라독스)을 처음에는 부조리하게 들리지만 그렇게 주장할만한 어떤 논거를 가진 모든 결론이라고 정의했다. 역설적 진술 중에는 처음에는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깊이 생각해보면 부조리가 드러나는 일도 있다. 물론 이와 반대의 경우도 존재한다. 




역설은 통념으로 인식된 상식과 세계관에 도전하는 것이다. 새로운 인식론적 전망을 밝히는 데 도움이 돼왔다. 역설은 고대 그리스인들의 철학적 질문에 대해 논하기 시작한 이래로 사상가들에게는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왔으며, 오늘날에도 사상가들을 계속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자신이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소크라테스 역설"도... 


우리 일상에서 그리고 무심코 지나쳐온 것 중에서 모순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끊임없이 생각함으로써, 고정된 것들, 통념이라 여겨진 것들 안에 숨겨진 모순을 찾아내고 따져보는 것 또한 흥미로운 작업일 것이다. 이 책의 제목<보이는 모든 것을 의심하라>처럼,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닌 경우가 적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또한 적지 않다. "모든 것"을 의심해보지 않으면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없는 것처럼 끊임없이 생각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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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게임
박소해 외 지음 / 북오션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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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결혼에 관한 불편한 진실, 물신숭배와 “결혼”이라는 수단


박소해, 김재희, 한수옥, 한새마 작가의 “결혼에 관한 불편한 진실”을 다룬 엔솔로지 소설 <시소게임>, 시소게임은 균형을 잡는 것이다. 발을 굴러온 힘을 실어 누르면 반대쪽은 올라가고, 또 내려오고 하면서 티키타카처럼 말이다. 

4명 작가의 소설의 주제는 “속고 속이는 게임의 끝은 어디인가?”라는 흥미로우면서, 소름이 돋는 장면들, 작가들은 인간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배반을 손바닥 뒤집듯 하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받지도 않는, 인간 본성의 깊은 심연까지 꿰뚫고 있다.


결혼, 혼인이란 무엇인가?, 


불안, 불확실의 시대,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 경력단절, 구조적 차별과 배제의 2차 노동시장, 혼인의 순결 서약, 충실의무란 도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인가?, 이혼을 보는 주변과 한국 사회의 시각, 이 소설집에 담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TV 역사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정략결혼”, 사랑에는 유효기간이 있다고 누군가가 말했지만, 얼굴도 보지 않고 집안 어른들의 결정으로 정해진 혼인, 조선 태종의 둘째 아들 효령은 며느리를 고르기 위해 후보 여인들을 만났다고, 삼강오륜의 도를 넘었다고 비판받기도, 경주 최씨 역시 양반가와 통혼을 위해 그 집안 남자들에게 적어도 “진사시”는 합격해야 한다고... 


일본 사람들은 한국의 부부별성을 부러워한다. 여성을 독립된 존재로서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일본은 결혼과 함께 가족이 되기에 같은 성씨 즉 집안이 되지만, 한국 부부별성제 실제 이유는 지배계층의 질서 유지를 위한 순혈주의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에서 비롯됐고, 이를 보장하는 게 “족보”이며, 보학이다. 여성은 혼인하면 출가외인이고, 시가의 귀신이 돼야한다. 여성이 낳은 자식에게는 집안 사람으로 인정 “성씨”를 주는 것이다. 결국, 부부별성은 여성을 철저하게 국외자로 취급한다. 독립적인 존재로서의 인정이라 인식은 애초부터 없었다. 


이 소설집에 실린 소설, 박소해의 ‘사마귀, 여자’, 김재희의 ‘부부, 그 아름다운 세계’, 한수옥 ‘설계된 죽음’과 표지소설 한새마의 ‘시소게임’이다. 


부부란 또 무엇이고,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고 속이려는 심리는 어디서... 소설의 전개는 시사다큐, “그것이 알고싶다” “스모킹 건”에서 소개하는 사건이 떠오를 정도다. 



‘사마귀, 여자’ 출세욕을 채워줄 배경을 가진 성도착증의 여성과 결혼한 남성


박소해의 ‘사마귀, 여자’ 아파트 단지 내에서 일어난 부부싸움 끝에 남편이 아내를 칼로 찔러죽였다. 남편은 가정폭력으로 여러 차례 경찰서에 불려가기도 했던 전력, 이번에는 왜 살인을 했을까?, 이 사건을 조사한 형사 차민우는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부부싸움이 일어났던 아파트의 옆집에 사는 수수께기의 여성 채윤, 경찰서 내에서 평소 잘 어울리는 선배 경찰의 갑작스런 권총자살, 목격자 진술을 얻기 위해 채윤의 집을 방문, 그녀가 내어준 차를 마시고...그녀와 격렬한 신체접촉을, 차민우는 신혼부부로 아내는 쌍둥이를 임신중이다. 민우는 채윤과 밀회를, 이때 채윤집 초인종이 울리고, 그녀는 남편이왔다며 숨으라는데, 민우는 인기척이 사라진 뒤 거실로 나와보니 그녀가 죽어있다. 과연 누가 그녀를 죽였을까? 반전이 흥미롭다. 



부부, 그 아름다운 세계, 아내의 재산을 노리고, 유책배우자로 만들어 이혼하려는 남편


나는 불륜녀라고 시작하는 김재희의 소설, 성형외과 의사인 남자 주인공과 전직 간호사 출신인 아내, 병원비용을 줄일 요량으로 코디네이터 일을 맡아서 왔는데... 신혼 초 이후, 부부는 각방을 쓴다. 서로의 취미생활을 하면서, 나는 불륜녀라는 SNS에 공개된 글, 한의사, 성형외과 의사가 상간남으로 나오는데... 남편은 아내와 이혼을 생각하고 있다고. 아내는 남편이 뭔가를 꾸미고 있다고 생각, 서로서로 감시하고 유리한 이혼의 증거를 찾기 위해 움직이는데... 그 끝은 반전이다. 



설계된 죽음, 기생충 남편과 상간녀 너희에게 복수를 해주마


한수옥의 이야기, ‘설계된 죽음’ 죽음은 어떻게 설계된 것일까? 119구급대 팀장 소방관 형석은 저수지에 처박힌 승용차에서 운전자 강도경을 차 밖으로 끄집어내면서, 놀란다. 급히 CPR을 하지만 이미 숨졌다는 주변 소방관의 말을 듣고도 갈비뼈가 부러지도록 압박을 한다. 119에 신고 전화를 했던 동승자 남편 김재우는 아내 강도경이 운전을 하다 저수지에 빠진 것이라고, 안전띠가 고장 났으니, 자신을 먼저 나가라고 해서 차 밖으로 나왔다며 사고라고 강조하는데, 형석은 경찰에 남편이 범인이라고 알리는데, 이 사건은 어떻게 설계된 죽음일까?, 담당 형사 최이현은 순해 보이는 재우와 재우를 범인으로 지목한 김형석, 자살했을지도 모를 강도경의 과거를 조사하기 시작하는데, 도대체 이들은 어떻게 엮인 관계였는지,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시소게임, 아내의 사망보험금 노리고 국제결혼을, 한국에 들어와야 할 목적 때문에 결혼을 


한새마의 소설, ‘시소게임’ 주인공 재수, 나는 90억을 보험금을 탈 거야... 빚투성이의 밑바닥 삶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계획된 아내의 죽음이 필요하다. 투자와 보험금, 그러기 위해서는 외국 여성, 동남아시아 출신으로 한국말을 모르면 모를수록 좋고, 그리 영리하지 않은 여성이 필요해, 어차피 그녀 앞으로 생명보험을 넣고 사고를 일으키면, 여성 라이따이한인 ‘안’은 베트남 건설산업현장에 파견 나온 한국인과 클럽에서 일했던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는데, 아버지를 찾으려 색바랜 사진 뒷면에 쓰인 희롱하는 내용의 주소표시... 아버지를 잡기로 한 “안”, 재수와 안은 그렇게 서로의 목적실현을 위해 결혼을 하고, 안의 아버지는 베트남여인에게서 태어난 아이 존재를 알게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지키기 위해 움직이는데,




단숨에 읽어버릴 만큼 몰입도가 높다. 시사 다큐멘터리프로그램에서 소개됐던 사건처럼 상식초월이다. 그럴 수 있을까?, 소설의 행간에 깔린 물신숭배의 가치, 서로의 필요에 따라, “결혼”이라는 수단을 통해 각자 꿈꾸는 목적, 그 결말은 놀랍다. 사회파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드러내 보여주는 것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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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해 외 지음 / 북오션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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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결혼에 관한 불편한 진실, 물신숭배와 “결혼”이라는 수단


박소해, 김재희, 한수옥, 한새마 작가의 “결혼에 관한 불편한 진실”을 다룬 엔솔로지 소설 <시소게임>, 시소게임은 균형을 잡는 것이다. 발을 굴러온 힘을 실어 누르면 반대쪽은 올라가고, 또 내려오고 하면서 티키타카처럼 말이다. 

4명 작가의 소설의 주제는 “속고 속이는 게임의 끝은 어디인가?”라는 흥미로우면서, 소름이 돋는 장면들, 작가들은 인간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배반을 손바닥 뒤집듯 하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받지도 않는, 인간 본성의 깊은 심연까지 꿰뚫고 있다.


결혼, 혼인이란 무엇인가?, 


불안, 불확실의 시대,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 경력단절, 구조적 차별과 배제의 2차 노동시장, 혼인의 순결 서약, 충실의무란 도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인가?, 이혼을 보는 주변과 한국 사회의 시각, 이 소설집에 담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TV 역사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정략결혼”, 사랑에는 유효기간이 있다고 누군가가 말했지만, 얼굴도 보지 않고 집안 어른들의 결정으로 정해진 혼인, 조선 태종의 둘째 아들 효령은 며느리를 고르기 위해 후보 여인들을 만났다고, 삼강오륜의 도를 넘었다고 비판받기도, 경주 최씨 역시 양반가와 통혼을 위해 그 집안 남자들에게 적어도 “진사시”는 합격해야 한다고... 


일본 사람들은 한국의 부부별성을 부러워한다. 여성을 독립된 존재로서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일본은 결혼과 함께 가족이 되기에 같은 성씨 즉 집안이 되지만, 한국 부부별성제 실제 이유는 지배계층의 질서 유지를 위한 순혈주의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에서 비롯됐고, 이를 보장하는 게 “족보”이며, 보학이다. 여성은 혼인하면 출가외인이고, 시가의 귀신이 돼야한다. 여성이 낳은 자식에게는 집안 사람으로 인정 “성씨”를 주는 것이다. 결국, 부부별성은 여성을 철저하게 국외자로 취급한다. 독립적인 존재로서의 인정이라 인식은 애초부터 없었다. 


이 소설집에 실린 소설, 박소해의 ‘사마귀, 여자’, 김재희의 ‘부부, 그 아름다운 세계’, 한수옥 ‘설계된 죽음’과 표지소설 한새마의 ‘시소게임’이다. 


부부란 또 무엇이고,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고 속이려는 심리는 어디서... 소설의 전개는 시사다큐, “그것이 알고싶다” “스모킹 건”에서 소개하는 사건이 떠오를 정도다. 



‘사마귀, 여자’ 출세욕을 채워줄 배경을 가진 성도착증의 여성과 결혼한 남성


박소해의 ‘사마귀, 여자’ 아파트 단지 내에서 일어난 부부싸움 끝에 남편이 아내를 칼로 찔러죽였다. 남편은 가정폭력으로 여러 차례 경찰서에 불려가기도 했던 전력, 이번에는 왜 살인을 했을까?, 이 사건을 조사한 형사 차민우는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부부싸움이 일어났던 아파트의 옆집에 사는 수수께기의 여성 채윤, 경찰서 내에서 평소 잘 어울리는 선배 경찰의 갑작스런 권총자살, 목격자 진술을 얻기 위해 채윤의 집을 방문, 그녀가 내어준 차를 마시고...그녀와 격렬한 신체접촉을, 차민우는 신혼부부로 아내는 쌍둥이를 임신중이다. 민우는 채윤과 밀회를, 이때 채윤집 초인종이 울리고, 그녀는 남편이왔다며 숨으라는데, 민우는 인기척이 사라진 뒤 거실로 나와보니 그녀가 죽어있다. 과연 누가 그녀를 죽였을까? 반전이 흥미롭다. 



부부, 그 아름다운 세계, 아내의 재산을 노리고, 유책배우자로 만들어 이혼하려는 남편


나는 불륜녀라고 시작하는 김재희의 소설, 성형외과 의사인 남자 주인공과 전직 간호사 출신인 아내, 병원비용을 줄일 요량으로 코디네이터 일을 맡아서 왔는데... 신혼 초 이후, 부부는 각방을 쓴다. 서로의 취미생활을 하면서, 나는 불륜녀라는 SNS에 공개된 글, 한의사, 성형외과 의사가 상간남으로 나오는데... 남편은 아내와 이혼을 생각하고 있다고. 아내는 남편이 뭔가를 꾸미고 있다고 생각, 서로서로 감시하고 유리한 이혼의 증거를 찾기 위해 움직이는데... 그 끝은 반전이다. 


설계된 죽음, 기생충 남편과 상간녀 너희에게 복수를 해주마


한수옥의 이야기, ‘설계된 죽음’ 죽음은 어떻게 설계된 것일까? 119구급대 팀장 소방관 형석은 저수지에 처박힌 승용차에서 운전자 강도경을 차 밖으로 끄집어내면서, 놀란다. 급히 CPR을 하지만 이미 숨졌다는 주변 소방관의 말을 듣고도 갈비뼈가 부러지도록 압박을 한다. 119에 신고 전화를 했던 동승자 남편 김재우는 아내 강도경이 운전을 하다 저수지에 빠진 것이라고, 안전띠가 고장 났으니, 자신을 먼저 나가라고 해서 차 밖으로 나왔다며 사고라고 강조하는데, 형석은 경찰에 남편이 범인이라고 알리는데, 이 사건은 어떻게 설계된 죽음일까?, 담당 형사 최이현은 순해 보이는 재우와 재우를 범인으로 지목한 김형석, 자살했을지도 모를 강도경의 과거를 조사하기 시작하는데, 도대체 이들은 어떻게 엮인 관계였는지,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시소게임, 아내의 사망보험금 노리고 국제결혼을, 한국에 들어와야 할 목적 때문에 결혼을 


한새마의 소설, ‘시소게임’ 주인공 재수, 나는 90억을 보험금을 탈 거야... 빚투성이의 밑바닥 삶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계획된 아내의 죽음이 필요하다. 투자와 보험금, 그러기 위해서는 외국 여성, 동남아시아 출신으로 한국말을 모르면 모를수록 좋고, 그리 영리하지 않은 여성이 필요해, 어차피 그녀 앞으로 생명보험을 넣고 사고를 일으키면, 여성 라이따이한인 ‘안’은 베트남 건설산업현장에 파견 나온 한국인과 클럽에서 일했던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는데, 아버지를 찾으려 색바랜 사진 뒷면에 쓰인 희롱하는 내용의 주소표시... 아버지를 잡기로 한 “안”, 재수와 안은 그렇게 서로의 목적실현을 위해 결혼을 하고, 안의 아버지는 베트남여인에게서 태어난 아이 존재를 알게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지키기 위해 움직이는데,





단숨에 읽어버릴 만큼 몰입도가 높다. 시사 다큐멘터리프로그램에서 소개됐던 사건처럼 상식초월이다. 그럴 수 있을까?, 소설의 행간에 깔린 물신숭배의 가치, 서로의 필요에 따라, “결혼”이라는 수단을 통해 각자 꿈꾸는 목적, 그 결말은 놀랍다. 사회파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드러내 보여주는 것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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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처럼 생각하기 - 불확실성의 시대를 읽어내는 경제학
에드 콘웨이 지음, 육혜원 옮김 / 이화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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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불확실성 시대를 읽는 “경제학”


경제학을 이해하면, 삶 속의 단순해 보이는 일도 실제로는 훨씬 복잡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책<경제학자처럼 생각하기>(개정판) 은 사람들이 왜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하는지,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제학자처럼 생각하는 법을 익히도록 안내한다. 2008년 초판에 몇 개의 아이디어를 추가한 형태인데, 전체적으로 크게 변화된 것이 없다. 경제학의 기본은 150년 전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시대나 별반 다르지 않기에 그렇다. 경제학은 건조한 학문처럼, 숫자로 모든 것을 나타내는 얼굴 없는 냉정함이랄까, 물론 얼굴 있는 경제학으로 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지은이는 “경제학은 이 세상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들의 집합체”라고 정의한다. 경제학은 본질에서 인간에 관한 학문이다. 인간의 행동을 이끄는 동기를 탐구하고, 사람들이 난관에 부닥쳤을 때, 성공을 경험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펴본다. 또, 제한된 선택지 안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을 통해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포기하는지를 분석한다. 시대의 변화와 관계없이 여전히 이러한 도구들은 유용하다는 점이다. 


이 책 구성은 50개 아이디어를 6부로 나누어 1부 ‘경제학의 기본 원리’에서는 세상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으로 7개의 아이디어(보이지 않는 손, 수요와 공급, 노동분업 등을), 2부 ‘경제학의 흐름’에서는 7개의 아이디어로 경제학을 보고 읽는 다른 시선으로 자본주의, 케인스주의, 공산주의, 개인주의 등을, 3부 ‘경제는 어떻게 움직이는가’에서는 경제 시스템의 주요 메커니즘으로 화폐를 비롯하여 미시, 거시경제, 인플레이션, 실업, 통화와 환율, 신용과 법, 에너지와 석유 등 12개 아이디어를, 4부 ‘금융과 시장’에서는 돈의 흐름과 리스크를 이해한다. 채권시장, 은행, 주식시장, 호황과 불황, 요즘 화두인 보편적 기본소득, 연금과 복지국가 등 9개의 아이디어가, 5부 ‘현대 경제의 핵심 쟁점들’ 에서는 성장과 위기의 경계선으로, 창조적 파괴를 비롯하여 재정 적자, 불평등, 세계화, 다자주의, 기술혁명 등 8개 아이디어를, 6부 ‘인간과 세상을 위한 경제학’에서는 개발, 환경, 행동 등의 경제학과 게임이론, 범죄, 행복 경제학, 21세기 경제학 등 7개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있다. 


최근의 우리 한국 사회의 논쟁거리가 된 노동분업, 자본주의, 신용과 법, 에너지와 석유, 연금과 복지국가, 보편적 기본소득, 주택 소유와 주택 가격, 불평등, 세계화, 그리고 트럼프의 보호 무역주의, 기후위기와 환경 경제학, 21세기 경제학 등 다양한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경제학자처럼 생각해보기를 필요한 12개의 아이디어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우선 4부의 32장 연금과 복지국가와 33장 보편적 기본소득을 살펴본다. 


연금과 복지국가 "국민연금" 재원 고갈 해결방안을 얻을 수 있을까?


연금과 복지국가의 위기는 왜, 정부는 노인들에게 풍족한 복지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수십 년 후에 보니 예상보다 오래 사는 고령층이 많아져, 과도한 재정을 소모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복지국가의 진화, 베버리지 보고서, 문제점, 미래의 복지, 연금 및 복지 위기의 해결책 순으로 서술됐다. 복지국가의 탄생 기폭제가 된 1942년의 베버리지의<사회보험과 관련 서비스에 관한 범부처 위원회 보고서>에서 빈곤, 질병, 무지, 불결, 나태라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보고서는 국가가 지닌 규모와 협상력을 활용하면 민간 부문보다 저 저렴하고 효과적으로 국민에게 의료와 연금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사회경제적인 것과 재정이다. 전자는 실업급여 등 소득 지원책은 노동 의욕감퇴와 도덕적 해이 등의 문제가 이와 연동하여 재정적인 부담이 지속해서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지금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미래의 복지, 비용의 증가다. 저출생고령사회라는 인구구조의 변화는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노동인구의 지속적인 감소와 복지비용 증가는 미국이 여러 기준에서 볼 때 국가 부도 위기로, 미래 납세자들과 연금수령자들 즉, 젊은 층은 더 많은 세금을, 노령층의 연금에 충당해야 하기에 사이의 세대 사이의 갈등은 지속할 것이며, 이 문제는 정치와 경제의 주요 쟁점이 될 것이다. 연금 및 복지 위기의 해결책으로 지은이가 제시한 것은 이민자 유입확대, 미래세대 임금인상, 노인 노동 연장 또는 연금지급 축소, 현행 연금제도를 폐지하고 개인연금 적립제 도입 등이다. 여기에 대한 이론도 반대 또는 다른 각도에서의 대안도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한 것이다. 한국 사회 사정과는 다소 틈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논의되는 수준 범위다. 


보편적 기본소득을 어떻게 볼 것인가?


지난 대선공약으로 제시된 “보편적 기본소득”,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한 달에 일정 금액의 소득을 보장한다는 말이다. 이른바 ‘공짜 돈’인 셈인데 이것이 보편적 기본소득이다. 한 달에 25만 원으로 한다는 것이 지난 대선 때 민주당 후보가 내세운 공약이다. 이에 관한 여러 가지 생각들, 일부에서는 비현실적 발상이라고, 또 다른 이들은 21세기 복지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이는 1940년대 베버리지의 복지계획을 진행할 아이디어로 보기도, 18세기 철학자 토머스 페인은 부유층에 일회성 상속세를 부과해 그 재원으로 모든 사람에게 최저 생활비를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기본소득의 핵심원리는 현재의 복지시스템을 간소화하면서도 보편적인 형태로 재편하자는 것이다. 복지제도가 어느 정도 수준에 있는 국가에서는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미국처럼 밑바닥이면 확실히 효과가 있다. 세금의 단일세율 아이디어처럼 기본소득도 복잡하게 얽힌 선진국의 복지제도를 단순화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은 50개의 경제 아이디어를 한국 사회의 그것을 중심으로 비교 검토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지은이 생각의 옮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그가 제기하는 경제문제에 관한 독자의 생각을 정리하는데 중심을 두고 읽는다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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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벼는 일부러 고개 숙이지 않는다 - 자신을 지키는 당당한 겸손
    장진원 지음 / 레드메히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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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인간관계와 비즈니스 세계에서 터득한 겸손의 지혜


    “겸손”을 주제로 한 책은 그리 많지 않다. 겸손 자체가 인성이나 덕성과 연결 지어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듯하다. 지은이는 “겸손”을 그냥 덕목의 하나가 아니라, 우리 사회, 공동체 유지에 핵심적인 태도로서 받아들이고 있다. 이 책에서 진정한 겸손의 역설을 말하는데, “겸손하면 정말 손해일까?”라는 물음을 던진다. 겸손과 적절한 자부심이 균형을 이룰 때 오만과 비굴을 막을 수 있다고, 즉, 진정한 겸손은 자부심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만약 균형이 깨진다면 오만과 비굴로 옮아간다는 것인데, 이 책<황금벼는 일부러 고개 숙이지 않는다>에서 지은이가 강조하는 것은 “겸손의 핵심”이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가치를 받아들여 더 나아지려는 열린 태도다. 복잡해진 현대 사회에서 아주 중요한 지적 겸손의 태도이기도 하다. 덧붙여 동양의 전통적 겸손의 가치를 톺아보라고 조언한다. 


    책 구성은 5부이며, 1부 ‘우리가 알고 있는 겸손의 실체’에서는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겸손이 무엇인지를 규명하고, 겸손의 3가지 유형을 관계적, 지적, 초월적 겸손으로 분류, 각각의 사례를 소개한다. 2부, ‘심리학적으로 풀어본 겸손’에서는 우리 마음속에 불편한 진실과 자부심, 겸손의 심리를 들여다본다. 우리 마음속에 겸손과 오만은 공존하느냐는 물음을 던지는데, 이는 동전의 양면처럼 당연하다. 인간의 마음은 늘 천사와 악마가 양존하는 것처럼, 그리고 3부 ‘겸손의 손익계산서’는 지은이의 전문분야인 재정의 관점에서 접근이라 할 수 있다. 겸손하면 정말 손해일까를 밝혀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겸손의 효익과 역효과를 정리했다.


    4부 ‘동서양의 겸손 비교’에서는 동, 서양의 겸손에 관한 사유와 사상을 다루는데, 전자는 유, 도, 불 그리고 지역으로는 일본의 겸손을, 후자는 고대 그리스로마의 겸손과 기독교, 근대와 현대 심리학과 철학에서 본 겸손을 지역으로는 스칸디나비아 여러 나라의 겸손을, 이 역시 흥미로운 대목이다. 마지막 5부 ‘겸손으로 가는 길’에서는 겸손의 함양, 겸허심 기르기, 겸양 태도 기르기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겸손의 실체를 다양하게 또 학제적으로 접근한다. 겸손의 손익계산서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갖추어야 할 “생존법”이기도 하다. 


    적절한 자부심과 오만, 겸손, 비굴의 관계


    철학자 데니스 위트콤(이 책 77쪽)은 겸손을 ‘자기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라 정의, 오만, 비굴, 적절한 자부심과 비교를 통해 겸손을 명확하게 설명하는데, 적절한 자부심은 필요한 상황에서 자신의 장점에 적절히 주의를 기울이고 그 장점을 인정하는 데 있기에, 적절하다는 표현처럼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중간 정도다. 듣기에 따라서는 아주 쉬울 듯 보이지만, 보통사람이 되기 어려운 것처럼, 중간을 혹은 보통을 유지하는 것은 균형감각과 긴장감이 바탕이 되어야 하기에 좀처럼 실천하기 어렵다. 자신의 장점을 과대평가하고 단점을 과소평가하면 오만이고, 장점을 과소평가하고 단점을 과대평가하면 비굴이 된다. 적절한 자부심이 곧 겸손하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 또한 유념해야 한다. 그러기에 자부심과 겸손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할 때, 건강한 자아감과 다른 사람과 조화로운 관계를 이룰 수 있다. 


    심리학으로 풀어본 겸손


    내 주장이나 내 생각이 옳다고 믿고 사는 것이라고 자신이 늘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린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직관에 따라 판단하는 존재다. 그러기에 인지 편향의 일상을 보낸다(대니얼 커너먼<생각에 관한 생각>김영사, 2018), 전형적인 인지 편향, ‘나 정도면 괜찮지’(평균이상효과),‘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닝-크루거 효과) ‘결론부터 말해봐’(인지종결욕구)의 밑바탕에 깔린 사고는 왜 일어나는가, 겸손은 인간 내면의 깊은 심리적 메커니즘과 밀접하게 연관돼있다. 위의 세 가지 인지 편향처럼 언제든지 지적 겸손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적 겸손은 자신의 지적 강약점을 인식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는 태도다. 이는 위의 적절한 자부심과 겸손의 조합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자신감 없는 겸손이라 할 수 있는 가면증후군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겸손의 손익계산서


    겸손의 손익계산서 “만초손 겸수익(慢招損謙受益)”이다. 오만, 교만하면 손해요, 겸손하면 이익이라는 말이다. 결론은 이러하지만, 일상생활은 물론 직장 생활 등 다양한 장면에서 어떻게 하면 겸수익의 자세를 지킬 것인가가 문제다. 연인이나 부부관계처럼 친밀한 관계, 첫인상이 중요한 신입사원 면접 장면, CEO의 겸손효과, 개인의 정신건강에서 “겸손”은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역효과도 있다. 겸양의 완곡어법이 늘 통하는 건 아니라는 점, 상황에 따라 명확한 어법을 사용해야 할 때가 있음을, 상급자의 약점 공개나 상급자의 자기 홍보는 일반이 생각하는 것처럼 나도 사람이라는 인간미를 어필하거나 나 괜찮을 사람이야, 능력있어라고 의도적으로 어필하면 하급자들은 상급자에 대한 기대치 손상 등의 역효과가 나온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은근히 잘난 척, 자기 높임과 낮춤 등도 꽤 어렵다. 이 대목에서도 적절한 자부심과 겸손의 조율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겸손, 궁극적으로 우리 삶의 중심을 ‘나’에서 ‘우리’로 더 큰 세계로 확장하는 힘이다. 겸손은 단순한 미덕이 아닌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가치로써, 결국 자신을 알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며, 세상과 조화를 이루는 삶의 예술이자 내면의 평화와 행복의 원천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겸손”의 A to Z 이른바 겸손에 관한 모든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물론 독자에 따라 받아들이는 정도는 분명 다를 수 있다. 다만, 이 책은 “겸손”은 상수다. 물론 독립변수일 때도 있지만...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데, 황금벼가 고개를 숙이는 이유 또한 같다. 황금벼라고 해도 벼는 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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