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불확실성 시대를 읽는 “경제학”
경제학을 이해하면, 삶 속의 단순해 보이는 일도 실제로는 훨씬 복잡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책<경제학자처럼 생각하기>(개정판) 은 사람들이 왜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하는지,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제학자처럼 생각하는 법을 익히도록 안내한다. 2008년 초판에 몇 개의 아이디어를 추가한 형태인데, 전체적으로 크게 변화된 것이 없다. 경제학의 기본은 150년 전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시대나 별반 다르지 않기에 그렇다. 경제학은 건조한 학문처럼, 숫자로 모든 것을 나타내는 얼굴 없는 냉정함이랄까, 물론 얼굴 있는 경제학으로 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지은이는 “경제학은 이 세상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들의 집합체”라고 정의한다. 경제학은 본질에서 인간에 관한 학문이다. 인간의 행동을 이끄는 동기를 탐구하고, 사람들이 난관에 부닥쳤을 때, 성공을 경험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펴본다. 또, 제한된 선택지 안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을 통해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포기하는지를 분석한다. 시대의 변화와 관계없이 여전히 이러한 도구들은 유용하다는 점이다.
이 책 구성은 50개 아이디어를 6부로 나누어 1부 ‘경제학의 기본 원리’에서는 세상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으로 7개의 아이디어(보이지 않는 손, 수요와 공급, 노동분업 등을), 2부 ‘경제학의 흐름’에서는 7개의 아이디어로 경제학을 보고 읽는 다른 시선으로 자본주의, 케인스주의, 공산주의, 개인주의 등을, 3부 ‘경제는 어떻게 움직이는가’에서는 경제 시스템의 주요 메커니즘으로 화폐를 비롯하여 미시, 거시경제, 인플레이션, 실업, 통화와 환율, 신용과 법, 에너지와 석유 등 12개 아이디어를, 4부 ‘금융과 시장’에서는 돈의 흐름과 리스크를 이해한다. 채권시장, 은행, 주식시장, 호황과 불황, 요즘 화두인 보편적 기본소득, 연금과 복지국가 등 9개의 아이디어가, 5부 ‘현대 경제의 핵심 쟁점들’ 에서는 성장과 위기의 경계선으로, 창조적 파괴를 비롯하여 재정 적자, 불평등, 세계화, 다자주의, 기술혁명 등 8개 아이디어를, 6부 ‘인간과 세상을 위한 경제학’에서는 개발, 환경, 행동 등의 경제학과 게임이론, 범죄, 행복 경제학, 21세기 경제학 등 7개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있다.
최근의 우리 한국 사회의 논쟁거리가 된 노동분업, 자본주의, 신용과 법, 에너지와 석유, 연금과 복지국가, 보편적 기본소득, 주택 소유와 주택 가격, 불평등, 세계화, 그리고 트럼프의 보호 무역주의, 기후위기와 환경 경제학, 21세기 경제학 등 다양한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경제학자처럼 생각해보기를 필요한 12개의 아이디어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우선 4부의 32장 연금과 복지국가와 33장 보편적 기본소득을 살펴본다.
연금과 복지국가 "국민연금" 재원 고갈 해결방안을 얻을 수 있을까?
연금과 복지국가의 위기는 왜, 정부는 노인들에게 풍족한 복지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수십 년 후에 보니 예상보다 오래 사는 고령층이 많아져, 과도한 재정을 소모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복지국가의 진화, 베버리지 보고서, 문제점, 미래의 복지, 연금 및 복지 위기의 해결책 순으로 서술됐다. 복지국가의 탄생 기폭제가 된 1942년의 베버리지의<사회보험과 관련 서비스에 관한 범부처 위원회 보고서>에서 빈곤, 질병, 무지, 불결, 나태라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보고서는 국가가 지닌 규모와 협상력을 활용하면 민간 부문보다 저 저렴하고 효과적으로 국민에게 의료와 연금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사회경제적인 것과 재정이다. 전자는 실업급여 등 소득 지원책은 노동 의욕감퇴와 도덕적 해이 등의 문제가 이와 연동하여 재정적인 부담이 지속해서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지금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미래의 복지, 비용의 증가다. 저출생고령사회라는 인구구조의 변화는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노동인구의 지속적인 감소와 복지비용 증가는 미국이 여러 기준에서 볼 때 국가 부도 위기로, 미래 납세자들과 연금수령자들 즉, 젊은 층은 더 많은 세금을, 노령층의 연금에 충당해야 하기에 사이의 세대 사이의 갈등은 지속할 것이며, 이 문제는 정치와 경제의 주요 쟁점이 될 것이다. 연금 및 복지 위기의 해결책으로 지은이가 제시한 것은 이민자 유입확대, 미래세대 임금인상, 노인 노동 연장 또는 연금지급 축소, 현행 연금제도를 폐지하고 개인연금 적립제 도입 등이다. 여기에 대한 이론도 반대 또는 다른 각도에서의 대안도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한 것이다. 한국 사회 사정과는 다소 틈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논의되는 수준 범위다.
보편적 기본소득을 어떻게 볼 것인가?
지난 대선공약으로 제시된 “보편적 기본소득”,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한 달에 일정 금액의 소득을 보장한다는 말이다. 이른바 ‘공짜 돈’인 셈인데 이것이 보편적 기본소득이다. 한 달에 25만 원으로 한다는 것이 지난 대선 때 민주당 후보가 내세운 공약이다. 이에 관한 여러 가지 생각들, 일부에서는 비현실적 발상이라고, 또 다른 이들은 21세기 복지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이는 1940년대 베버리지의 복지계획을 진행할 아이디어로 보기도, 18세기 철학자 토머스 페인은 부유층에 일회성 상속세를 부과해 그 재원으로 모든 사람에게 최저 생활비를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기본소득의 핵심원리는 현재의 복지시스템을 간소화하면서도 보편적인 형태로 재편하자는 것이다. 복지제도가 어느 정도 수준에 있는 국가에서는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미국처럼 밑바닥이면 확실히 효과가 있다. 세금의 단일세율 아이디어처럼 기본소득도 복잡하게 얽힌 선진국의 복지제도를 단순화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은 50개의 경제 아이디어를 한국 사회의 그것을 중심으로 비교 검토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지은이 생각의 옮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그가 제기하는 경제문제에 관한 독자의 생각을 정리하는데 중심을 두고 읽는다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