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게임
박소해 외 지음 / 북오션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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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결혼에 관한 불편한 진실, 물신숭배와 “결혼”이라는 수단


박소해, 김재희, 한수옥, 한새마 작가의 “결혼에 관한 불편한 진실”을 다룬 엔솔로지 소설 <시소게임>, 시소게임은 균형을 잡는 것이다. 발을 굴러온 힘을 실어 누르면 반대쪽은 올라가고, 또 내려오고 하면서 티키타카처럼 말이다. 

4명 작가의 소설의 주제는 “속고 속이는 게임의 끝은 어디인가?”라는 흥미로우면서, 소름이 돋는 장면들, 작가들은 인간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배반을 손바닥 뒤집듯 하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받지도 않는, 인간 본성의 깊은 심연까지 꿰뚫고 있다.


결혼, 혼인이란 무엇인가?, 


불안, 불확실의 시대,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 경력단절, 구조적 차별과 배제의 2차 노동시장, 혼인의 순결 서약, 충실의무란 도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인가?, 이혼을 보는 주변과 한국 사회의 시각, 이 소설집에 담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TV 역사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정략결혼”, 사랑에는 유효기간이 있다고 누군가가 말했지만, 얼굴도 보지 않고 집안 어른들의 결정으로 정해진 혼인, 조선 태종의 둘째 아들 효령은 며느리를 고르기 위해 후보 여인들을 만났다고, 삼강오륜의 도를 넘었다고 비판받기도, 경주 최씨 역시 양반가와 통혼을 위해 그 집안 남자들에게 적어도 “진사시”는 합격해야 한다고... 


일본 사람들은 한국의 부부별성을 부러워한다. 여성을 독립된 존재로서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일본은 결혼과 함께 가족이 되기에 같은 성씨 즉 집안이 되지만, 한국 부부별성제 실제 이유는 지배계층의 질서 유지를 위한 순혈주의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에서 비롯됐고, 이를 보장하는 게 “족보”이며, 보학이다. 여성은 혼인하면 출가외인이고, 시가의 귀신이 돼야한다. 여성이 낳은 자식에게는 집안 사람으로 인정 “성씨”를 주는 것이다. 결국, 부부별성은 여성을 철저하게 국외자로 취급한다. 독립적인 존재로서의 인정이라 인식은 애초부터 없었다. 


이 소설집에 실린 소설, 박소해의 ‘사마귀, 여자’, 김재희의 ‘부부, 그 아름다운 세계’, 한수옥 ‘설계된 죽음’과 표지소설 한새마의 ‘시소게임’이다. 


부부란 또 무엇이고,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고 속이려는 심리는 어디서... 소설의 전개는 시사다큐, “그것이 알고싶다” “스모킹 건”에서 소개하는 사건이 떠오를 정도다. 



‘사마귀, 여자’ 출세욕을 채워줄 배경을 가진 성도착증의 여성과 결혼한 남성


박소해의 ‘사마귀, 여자’ 아파트 단지 내에서 일어난 부부싸움 끝에 남편이 아내를 칼로 찔러죽였다. 남편은 가정폭력으로 여러 차례 경찰서에 불려가기도 했던 전력, 이번에는 왜 살인을 했을까?, 이 사건을 조사한 형사 차민우는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부부싸움이 일어났던 아파트의 옆집에 사는 수수께기의 여성 채윤, 경찰서 내에서 평소 잘 어울리는 선배 경찰의 갑작스런 권총자살, 목격자 진술을 얻기 위해 채윤의 집을 방문, 그녀가 내어준 차를 마시고...그녀와 격렬한 신체접촉을, 차민우는 신혼부부로 아내는 쌍둥이를 임신중이다. 민우는 채윤과 밀회를, 이때 채윤집 초인종이 울리고, 그녀는 남편이왔다며 숨으라는데, 민우는 인기척이 사라진 뒤 거실로 나와보니 그녀가 죽어있다. 과연 누가 그녀를 죽였을까? 반전이 흥미롭다. 



부부, 그 아름다운 세계, 아내의 재산을 노리고, 유책배우자로 만들어 이혼하려는 남편


나는 불륜녀라고 시작하는 김재희의 소설, 성형외과 의사인 남자 주인공과 전직 간호사 출신인 아내, 병원비용을 줄일 요량으로 코디네이터 일을 맡아서 왔는데... 신혼 초 이후, 부부는 각방을 쓴다. 서로의 취미생활을 하면서, 나는 불륜녀라는 SNS에 공개된 글, 한의사, 성형외과 의사가 상간남으로 나오는데... 남편은 아내와 이혼을 생각하고 있다고. 아내는 남편이 뭔가를 꾸미고 있다고 생각, 서로서로 감시하고 유리한 이혼의 증거를 찾기 위해 움직이는데... 그 끝은 반전이다. 


설계된 죽음, 기생충 남편과 상간녀 너희에게 복수를 해주마


한수옥의 이야기, ‘설계된 죽음’ 죽음은 어떻게 설계된 것일까? 119구급대 팀장 소방관 형석은 저수지에 처박힌 승용차에서 운전자 강도경을 차 밖으로 끄집어내면서, 놀란다. 급히 CPR을 하지만 이미 숨졌다는 주변 소방관의 말을 듣고도 갈비뼈가 부러지도록 압박을 한다. 119에 신고 전화를 했던 동승자 남편 김재우는 아내 강도경이 운전을 하다 저수지에 빠진 것이라고, 안전띠가 고장 났으니, 자신을 먼저 나가라고 해서 차 밖으로 나왔다며 사고라고 강조하는데, 형석은 경찰에 남편이 범인이라고 알리는데, 이 사건은 어떻게 설계된 죽음일까?, 담당 형사 최이현은 순해 보이는 재우와 재우를 범인으로 지목한 김형석, 자살했을지도 모를 강도경의 과거를 조사하기 시작하는데, 도대체 이들은 어떻게 엮인 관계였는지,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시소게임, 아내의 사망보험금 노리고 국제결혼을, 한국에 들어와야 할 목적 때문에 결혼을 


한새마의 소설, ‘시소게임’ 주인공 재수, 나는 90억을 보험금을 탈 거야... 빚투성이의 밑바닥 삶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계획된 아내의 죽음이 필요하다. 투자와 보험금, 그러기 위해서는 외국 여성, 동남아시아 출신으로 한국말을 모르면 모를수록 좋고, 그리 영리하지 않은 여성이 필요해, 어차피 그녀 앞으로 생명보험을 넣고 사고를 일으키면, 여성 라이따이한인 ‘안’은 베트남 건설산업현장에 파견 나온 한국인과 클럽에서 일했던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는데, 아버지를 찾으려 색바랜 사진 뒷면에 쓰인 희롱하는 내용의 주소표시... 아버지를 잡기로 한 “안”, 재수와 안은 그렇게 서로의 목적실현을 위해 결혼을 하고, 안의 아버지는 베트남여인에게서 태어난 아이 존재를 알게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지키기 위해 움직이는데,





단숨에 읽어버릴 만큼 몰입도가 높다. 시사 다큐멘터리프로그램에서 소개됐던 사건처럼 상식초월이다. 그럴 수 있을까?, 소설의 행간에 깔린 물신숭배의 가치, 서로의 필요에 따라, “결혼”이라는 수단을 통해 각자 꿈꾸는 목적, 그 결말은 놀랍다. 사회파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드러내 보여주는 것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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