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은 왜 독이 든 성배가 되었나 - 한 역학자의 코로나 난중일기
이덕희 지음 / Mid(엠아이디)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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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의 제국, 방역만능주의의 나라

 

K-방역에 관한 시각은 대단하다는 반응과 지나친 방역만능주의였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한데 섞여 있다. 이제 코로나의 상징이었던 "마스크"는 병원에서만 쓴다. 하지만, 습관적으로 마스크가 없으면 허전하다는 사람도 있다.

 

지은이 이덕희 경북대 의대에서 연구하는 예방의학자이며 역학자다. <호메시스:건강과 질병의 블랙박스>(MID,2015)를 펴내, 우리 생활의 유해물질에 대응하도록 안내하기도 했다. 그는 SNS(브런치)를 통해, 코로나19의 재난 정국을 냉철하게 관찰하면서 줄곧 지적하는 것이 있다. 양식 있는 학자와 의사,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입을 모아, "마스크"를 외친다고, 집단 최면이나 광기에 걸린 것처럼, 코로나는 인류가 아직 경험하지 못했던 미증유의 감염병이라는 듯이, 방역만능주의만, 락다운(전면통제)만이 살길이라고.

 

코로나 난중일기, 브런치에 올린 글은 화살이 되어

 

이 책의 부제 "한 역학자의 코로나 난중일기", 이순신이 임진왜란과 정유재란(1592년부터 끝난 1598년까지)의 일을 간결하고 명료하게 기록한 진중일기를 썼듯이, 지은이는 한국 사회를 극한까지 몰고 가 코로나 정국을 "난"으로 본 것이다.

 

K-방역의 의도가 무엇이었는가 하는 정치적 맥락은 별론으로 하고, 한국 사회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 즉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여전히 K-방역의 원칙을 고수하는 한, 코로나 25가 오더라도, 똑같이 방역만능주의를 펼칠 것이라는 우려를 한다.

 

코로나 정국, 정부의 대(對)코로나 대응정책이 잘못됐음을 초지일관 굽히지 않고, 주장해왔다. 이 책은 그의 난중일기(브런치 등 SMS)에 올린 글들을 손질해서 한 권으로 묶어 낸 것으로 2020년 1월부터 정부가 코로나 엔데믹을 선언한 2023.5까지 3년 수개월에 걸친 기록이다. 글 중간중간에 비난의 댓글이 올라오고 비아냥거리며, 욕할 때, 지은이는 글쓰기를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코로나는 미증유의 감염증이 아니야, 함께 살 수 밖에 없는 바이러스 일뿐,

 

감염증, 코로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생활 속에 자리했다. 사스, 신종 플루, 메르스, 신종 코로나, 잊어버릴 만하면 낯선 이름으로 우리를 급습하는 감염병들, 방역의 원칙은 완화전략이냐 봉쇄전략이냐, 상황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지만, K-방역은 고강도 봉쇄전략으로 일관해왔다. 코로나 재난 정국 속에서 한국 TV 뉴스에 비치는 유럽과 미국, 중국과 일본, 모두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무참하게 당했다는 이미지가 알게 모르게 우리 국민의 뇌리에 박혔다.

 

'마스크' 없이는 생활할 수 없을 만큼, 마스크를 쓰지 않고, 축구를 하는 유럽사람들을, 마스크 쓰기를 강제했다고 항의하는 시위대, 우리 눈에 비친 그들의 모습은 실로 투정 부리는 철없는 아이처럼 보였다. 사실 그랬으니, 왜 저들은 자신들의 국가의 코로나 대응 방침을 거부하고, 항의하는가?

 

이 책이 22년에 나왔더라면 어땠을까?

 

실은 이 책을 보기 전까지 단편적으로 찬반양론이 있는 정도로만 어렴풋이, 얇고 넓은 말 그대로 천박 수준의 지식이랄까, 정보밖에 없었다. 여기에 적힌 내용은 간단하다. 호메시스다. 코로나 백신을 맞지 않고, PCR 검사도 제대로 하지 않았던 일본의 사망률, 동남아시아 국가, 그리고 초토화됐으리라 생각했던 아프리카, 우리처럼 5차 접종까지 마치고도 또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라면, 지금껏, 한국 정부가 해온 K-방역이 진짜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하는 의심이 든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의심과 호기심에 시원하게 답을 해주고 있다. 동남아시아와 유럽, 인도, 곧 수십만 명의 사람이 죽어 나갈 것 같았는데, 스웨덴, 아예 처음부터 아무런 조처하지 않았는데도 사망률은 평소 그대로, 일본도 그러하지만,

 

결론은 하나, 건강한 사람은 무증상으로 평소 감기 앓듯 견뎌내고 건강을 회복한다는 것이다. 면역력이 열쇠였다는 말이다.

 

이 책 중에서 기억해 둘만 한 대목은 우리가 다 아는 건강상식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진화의 법칙(공진화), 코로나를 경험하면 그만큼 견딜 힘이 생기는 것이다.

 

면역력의 ABCDE가 코로나 대응책의 기본

 

건강한 유기체의 면역력 즉 사람의 면역력은 대단하다. A는 우선 심신을 편하게…. 코로나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그리고 B는 아침이든 저녁이든 간헐적 단식을 해서 건강을 유지하면서 운동을 할 것, C는 운동이다. 맨손체조든 산책이든 자신에게 맞는, 특별히 운동한다고 체육관에 다니고 수영장에 다니면서 일상생활을 해칠 필요는 없다. 거기에 D, 비타민D 햇빛이다, 이는 나를 강하게 적을 약하게 하라고 할 만큼, 마지막으로 E는 밤 11시 전에 잠자리에 들기,

 

편안하고 여유로운 마음가짐 즉, 심신안정과 수면, 그리고 적당한 섭생과 운동, 햇빛 받기, 이 모두 우리가 다 아는 것이다. 실제 면역력을 갖게 한다는 백신도, 특별히 뭘 할 필요도 없이, 그저 코로나와 함께 일상 생활하기라는 것이다.

 

여기에 어마어마한 국가 예산을 쏟아붓고, 사회적 거리 두기니 뭐니 해서 통제사회로 몰고 가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결과적으로 K-방역은 하나의 헤프닝으로 끝났다. 잘못된 봉쇄전략이다. 지은이는 이를 비난하는 데서 그치면 자신의 쓴소리는 불만 수준으로 그칠 것임을 알기에 줄 곳, 기본적인 태도를 바꾸라고 제안한다. 호메시스(유사과학)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하자고, 즉,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면역이 아니라 정상적인 일상생활 속에서 바이러스든 감염이든 감기든 조금씩 익숙해지는 가운데 면역은 생기는 것이라고,

 

지은이는 난중에, 당시 얻을 수 있는 외국의 자료를 입수하여 열심히 분석하고, 코로나의 확산 추이를 추적하면, 관련 논문 등 학술자료를 찾아서 K-방역의 대응체제에 문제 제기를 해왔다. 두 번 다시 이런 상황이 온다면 이제 이런 실수는 하지 말자고….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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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지구를 상상할 것인가? - 지구인문학의 발견 지구인문학총서 1
허남진 외 지음 / 모시는사람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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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한 지구학, 지구인문학, 인류세에서 지구세로이 전환을 이야기하듯, 인간 중심세계 질서에서 지구중심 세계로의 전환을 모색한다. 인간이 저질러 온 생태계 파괴와 무한정한 욕심이 빗어낸 기후위기라는 위험 앞에 인간은 겸허하게 자연과의 공존, 지구와의 공치의 사고로 전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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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지구를 상상할 것인가? - 지구인문학의 발견 지구인문학총서 1
허남진 외 지음 / 모시는사람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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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에서 지구화로

 

1990년대부터 서구 학계에서는 전 지구적인 현상을 설명하는 새로운 개념 ‘지구화’는 글로벌라이제이션=세계화의 확장이다. 세계화는 경제적으로는 신자유주의를, 또 한편으로는 지구촌에 걸친 문화의 전파다. ‘지구화’라는 번역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독일 사회학자 올리히 벡이 쓴 책<지구화란 무엇인가>에서다. 그렇다면 지구학은 뭔가, 지구화의 정치, 경제, 사회적 현상을 분석하는 것이라 할 수 있고, 특히 인간중심주의를 극복하고 지구 중심주의로 전환을 꾀하는 학문적 경향을 지구인문학이라 한다.

 

이 책에서 논하는 지구학, 지구인문학은 인간과 지구가 상생하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것인데, 이제 우리는 어떤 지구를 상상해야 하는가이다. 2021년 유네스코 발행의<교육의 미래보고서> 열쇳말은 “우리가 공유하는 지구에서 모두가 연결되어 있으며 모두가 협력해야 한다”라는 점이다. 지구, 연결, 그리고 협력이다. 현재 우리 눈 앞에 펼쳐진 생태와 기후위기는 인간만의 진보와 성장을 추구해 온 지구의 경고 또는 반격이 아닐까,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6장에 걸쳐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우선 1장 지구화 시대의 지구인문학이란 글은 허남진과 조성환이 지구화의 대두와 지구인문학을 소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사상과 지구인문학과의 관계를 살핀다. 2장은 홍대용의 자전설과 관점주의와 라투르의 대지설과 사고전시라는 두 관점에서 본 지구적 전환을 이원진이 썼다. 3장은 지구를 공경하는 종교로 토마스 베리의 지구 인문학을 소개하고 지구를 모시는 종교, 지구윤리를 어떻게 모색해야 하는가 하는 주제로 허남진과 이우진이, 4장 인류세 시대 존재론의 전환과 5장 지구학적 관점에서 본 먹음, 먹힘, 6장 인류세 시대 지구 담론의 지형도를 조성환과 허남진이 함께 썼다. 이 중 4장에서는 이규보의 사물 인식과 한용운의 님학, 그리고 5장의 해월 최시형의 식천/제천론은 눈여겨 볼만한 내용으로 지구인문학적 지향은 조선 후기의 실학이나 동학에서도 찾을 수 있다.

 

우리는 언제부터인지 알게 모르게 서양의 것이나 중국의 잣대를 들이대고, 이렇게 하는 것이 고품격인양 하는 언행을 해온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우리 선조 중에서도 뛰어난 생각이 있음을 가벼이 여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지구인문학이란 의미를 생각해본다. 현재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인문학의 지역적 범위를 넘어서 지구로 그 범위를 넓혀보자는 것이다. 또 하나는 학문에서의 동양과 서양의 구분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통섭해보자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서양과 한국의 사고를 대비하고, 비교하면서 그 내용과 본질에 있어 크게 다르지 않음을 해명해내고 있다. 아마도 이 책은 의도적으로 이런 시도를 해 온 듯 보인다.

 

 

 

인간세 중심에서 지구세로 전환

 

200여 년밖에 되지 않은 산업화의 역사는 그 이전의 지구, 곧 만물이요, 자연이라는 사고를 순간적으로 바꿔놓고, 세상에 중심이 인간이며, 인간의 편의를 위해서 인간 이외의 것들은 생물이건 무생물이건 모두 복무해야 한다고, 즉,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인간 중심사상이 지배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생태계의 파괴가 거리낌 없이 자행되고, 지구라는 일체화된 것을 대상화시키고, 지구의 모든 존재 위에 군림하는 인간상을, 그리고 이들의 세상인 인류세를.

 

한국사상 속의 지구인문학 사고의 흔적들

 

지구인문학적 관점에서 한국철학 세계를 살펴보면, 조선 초기 유학자 정지운과 이황은 중국의 태극도(만물생성도)에서 한 걸음 나아간 천명도(우주를 하나의 원으로 도상화)를 만들고 그 안에 인간과 만물을. 물론 여전히 인간중심주의기는 하였지만 말이다.

 

홍대용은 당시 세상의 중심인 중국을 축으로 우주를 이해하는 중국 중심론의 우주론을 비판, 중국 역시 지방에 불과하다고 본 것이다. 그는 각 별의 관점에서 보면 모두가 중심이라고, 중심과 주변이 없이 모두가 중심이라고 본 것은 당시로써는 꽤 도발적인 주장이었을 것이다. 물론 홍대용 이전에 김석문 또한 이런 주장을 했지만, 홍대용의 ‘사물 존재론’ 인간과 물 모두가 성(性)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뷔르노 라투르, 코스모폴리틱스로의 전환

 

라투르는 지구 대신 가이아 이론을 제시했다. 가이아란 어머니처럼 다정한 여신의 이미지가 아닌 인간 영역으로 침입해 온 매우 거친 자연을 말한다. 19세기까지 인간은 자연이 장관에 무력하고 압도당하며, 전적으로 지배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후, 인간이 자연을 지배한다는 관점으로 뒤바뀌고, 이에 관한 대응으로 가이아2.0은 거친 자연으로, 다시 인간을 압도하려 한다. 여기서 공존이란 의미를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지금까지 별로 들어보지 못한 지구학과 지구인문학이란 영역은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만물 즉, 인간과 물질 모두 지구라는 생각이다. 마치 생물 다양성을 인정하고, 지구의 절반이 인간의 영역이라면, 나머지 절반은 다른 종의 것이라는 생각과도 상통한다. 트로이 베티스, 드류 펜더그라스<지구의 절반을 넘어서>(이콘, 2023)는 월슨의 사고를 바탕으로 지구의 절반에 인간의 발길을 제한해 다양한 생물종을 확보하지 않는 이상, 인류는 더는 생존할 수 없을 것이라 한다.

 

 

 

기후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관한 생각의 전환

 

기후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를 위해 과학수단을 동원하여, 온도 1.5도 낮추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직접적인 시도는 국소요법이지 않을까 싶다. 단순히 온도를 낮추기 위해 동원하는 방법이 지구학적 관점, 즉 거시적 안목에서 접근하지 않으면, 대증요법으로 증상발현을 지연시키는 정도의 효과밖에 없지 않을까, 문제는 사고다. 어떻게 생각하는가인데, 모든 만물이 함께 공존하는 그런 지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로 그 지평을 확장해야 한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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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노화 - 젊게 오래 사는 시대가 온다
세르게이 영 지음, 이진구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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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 생명연장, 장수는 노년의 연장이 아니다

 

생명연장을 주제로 한 기술자, 과학자, 의사의 관점은 건강하게 천수를 누리다 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 세르게이 영의<역노화>는 수명연장 과학을 연구하는 기업들을 들여다보고, 이를 기업이 전하는 지식을 공유한다.

 

삶과 죽음은 동면의 양면 같아서,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이 시작된다. 우리 몸을 이루는 수많은 세포가 죽고 또 생겨나고, 이러다 어느 시기가 되면 죽는 세포가 많아지게 될 때, 노화가 시작된다고. 결국,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의 길을 한 걸음 한 걸음씩 걷는 것이다. 이렇게 표현하면, 너무 염세적인가, 다행스러운 것은 건강하게 열심히 일할 때는 죽음이란 그림자가 함께하는 것은 물론 노화라는 것 자체도 머릿속에 자리할 공간이 여유도 없다. 어느 날 갑자기 죽음이 찾아온다면 모르되, 노화를 인식하는 순간,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고 느끼게 될 것이고, 어떻게 하면 더 이상의 노화, 노화를 질병이라 볼 때 그렇게 되지 않도록 막을 것인가에 생각이 미치게 되는데,

 

이런 움직임은 <세계미래보고서 2020>(박영숙, 제롬 글렌, 비즈니스북스)에서도 노화 역전과 수명연장을 다룬다. 단순한 장수를 넘어 질병 없이, 젊음을 유지하며 오래 사는 삶을 향한 선구안을 가진 기업가와 과학자의 다양한 연구와 시도에 주목(제6장)하고 있다. 이른바 발상의 전환이라 할 것이다.

 

여기서 젊게 나이 들기라는 발상이 나온다. 이를 문샷(불가능한 일을 현실로 만드는 혁신적, 창의적 도전)이라 한다.

 

지은이가 전하는 젊게 나이 들기, 문샷의 세계로 들어가 본다. 이 책의 구성은 11장 체제다. 1~4장까지는 장수란 무엇인지를 150세를 사는 가까운 미래, 200세를 사는 머나먼 미래를 그려본다. 장수혁명과 노화에 관하여, 이른바 서론이라고 해두자. 5~9장까지는 150세를 사는 가까운 미래는 어떻게 가능할까, 건강진단과 정밀의학, 유전공학, 재생의학, 장수를 담는 알약, 노화 없이 150세를 살다가 간다. 마치 영화 “인 타임”처럼 25세 이후 더 늙지 않고 영원한 젊음을 소유할 수 있게 된다. 단, 인구의 지나친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1년의 수명만 추가로 주어진다. 팔뚝에 시간을 표시하는 초록색 바코드를 지니고 태어나는데, 25세가 되면 1년이 카운트 다운되고 숫자가 ‘0’이 되는 순간 심장이 멈춘다. 살기 위해서는 시간을 상속받거나 벌거나, 훔쳐야 하는 세상이 올지도. 200세를 향한 인간의 욕망, 장수의 머나먼 미래를 다룬 10장과 11장에서, 하나가 된 인간과 기계, 죽음의 굴레를 초월하기, 다가오는 22세기 영생의 도덕성을 묻는다.

 

장수 프로젝트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미래가치 폄하(인지 편향), 단기적인 보상에 끌리는 현상, 내 생에 다 쓰고, 후세는 무슨 후세, 나부터 살고 보자는 심리가 도덕적 해이와 환경파괴를 일으킨다. 이 점에서 인간은 참으로 이중적이게도 이타심과 배려라는 또 다른 측면을 가지고 있다. 어디에 무게 중심으로 두느냐에 따라 세상이 달라 보이기 마련이지만,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너스 장, 12장 대신 이 책의 결론 부분에 해당하는데, 아주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젊게 오래 살고 싶은 이들에게 당부하는 말이다.

 

사람의 수명을 바꾸는 보리스 쿤츠의 2023년 영화 <패러다이스>, 2023년에 개봉된 프랑스 영화 “믿거나 말거나, 진짜야(감독 캉탱 뒤피외)처럼, 집 지하통로에 다녀오면 3일씩 젊어져, 중년에서 20대로 되돌아가는데, 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들,

 

이미, 역노화가 열쇳말이 돼버린 상태다 우리만 모를 뿐인가,

 

이 책에서 소개되는 많은 이야기는 위에서 언급한 영화 세상을 상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영화를 바로 이런 역노화의 발상을 바탕에 깔고, 관련 이론과 실험을 끌어와 각색하였기 때문이지 않을까도 싶지만,

 

역노화의 핵심은 이 책 ”보너스 장“, 노화 혁명을 누리기 위해 지금 실천해야 할 열 가지를 눈여겨보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로울 듯하다. 지금 우리가 하는 것들을 아주 중요한 기본임을 일깨워주니 말이다.

 

우선 첫 번째로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하라, 지붕은 맑은 날 고쳐야 하듯이 말이다.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하자, 다음 두 번째로 나쁜 습관을 끊어라, 음주, 당 섭취, 흡연 등, 백해무익한 것은 모두 끊어라, 세 번째,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마라, 괜한 욕심부려, 몸과 마음을 상하지 말라는 것이다. 네 번째, 이른 시간에 먹고 끼니를 줄여라, 다섯째, 음식을 약이라 생각하라, 여섯째, 보조제를 먹어라, 일곱째, 일어나라 여덟째 수면의 힘을 믿으라, 아홉 번째, 매사에 느긋하게, 열 번째 생각으로 젊어져라

 

놀랍게도 이 말은 우리 조상님들이 늘 입버릇처럼 하시던 말씀과 한치의 다름도 없다. 동서고금의 진리인 듯 말이다. 역노화, 장수 프로젝트에서도 바로 이런 기본이 안 되면, 도로 아미타불일 듯싶다. 어느날인가 TV프로에서 장수의 비결을 묻고 답하는데, 이 중 몇 가지는 포함돼있었다. 건강검진과 보조제 섭취는 생소하지만, 느긋하게, 맘편하게, 소식, 과식하지 않아... 욕심부리지 않고, 긍정적으로... 아마도 이게 핵심인 듯, 현대과학의 화려한 이론이나 실험 등은 이런 태도가 과학적임을 증명해주고 있는 것이지 않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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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의 증언 - 미제 사건부터 의문사까지, 참사부터 사형까지 세계적 법의인류학자가 밝혀낸 뼈가 말하는 죽음들
수 블랙 지음, 조진경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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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에 남아 있는 삶의 기억들

 

법의인류학자 수 블랙의 책<뼈의 증언>은 인체를 통한 여정이다. 머리에서 몸통으로, 팔과 다리, 손과 발뼈에서 죽은 자의 이야기를 듣는다. 삶에 대한 기억은 뇌에만 쌓이는 것이 아니라 골격 안에 간직돼 있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어찌 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2022.2년에 나온 책 지은이의 책<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과 같은 내용이 담겨인데, 제목이 바뀌었다(원제:Written in Bone). 이 책은 영국범죄소설 작가협회 논픽션 부문의 상을 받았다.

 

법의인류학자의 일은 죽은 자의 신원, 삶과 죽음에 대한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제시된 모든 인체 부위에서 남김없이 모든 정보를 알아내는 것이다. 인체의 어떤 부위가 식별을 위해 법의인류학자에게 제시될지, 그 상태가 보존된 상태인지, 파편인지 전혀 알지 못하기에, 그 어떤 추측도 예단도 없이, 그저 눈앞에 놓여있는 시신이 말하는 것을 귀를 열고 들어야 한다.

 

과학수사의 맹신은 금물

 

지은이가 과학수사에 던지는 경고라 할까, DNA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말라. 우리는 DNA가 어떤 반응을 하는지 법의학적으로 여전히 모르는 것들이 있다. DNA가 다른 물질로 어떻게 옮겨가는지 또는 그곳에서 얼마나 오래 머무르는지 모른다. 한 표면에서 다른 표면으로 옮겨가기가 얼마나 쉬운지 또는 어려운지 모르며 혼합 프로파일 샘플을풀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DNA 증거는 신원을 입증하기에 충분하지도 모르나 법원에서 유죄 또는 무죄를 입증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가 항상 기억해야 하는 것은 우리가 보는 모든 신체 부위가 실제로 살았던 사람의 것이라는 사실.

 

이 책은 3부로, 1부에서는 머리(뇌상자, 얼굴을), 2부는 몸통(척추, 가슴, 목) 그리고 3부 사지는 팔과 다리 이음 뼈, 긴 뼈, 손과 발을, 각 부, 장에는 각각의 에피소드가 실려있다. 어디선가 뼈가 발견되면, 법의인류학자가 출동하게 된다. 누군가는 시체가 전하는 말을 듣고, 그의 생전의 삶의 궤적을 좇아볼 수 있다고 했듯, 법의인류학자는 뼈가 전하는 말을 듣고 그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어떤 식의 죽음을 맞이했는지를….

 

법의인류학 분야에서는 신체 또는 신체 일부와 마주했을 때 던지는 질문들 우선, 유골이 인간의 것인가, 다음으로 법의학적 관련성 여부, 여기에 이 사람은 누구인가, 그리고 사망의 방식과 원인을 뒷받침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뼈와 역사 조작, 과학과 사이비 과학의 경계에서

 

필트다운맨사건(1912) 영국 잉글랜드 남동부에 있는 이스트서식스 주의 필트다운 근처 자갈층에서 인간의 것과 비슷하게 생긴 두개골이 발견됐다. 발견자들은 인간과 유인원간 사이의 잃어버린 고리라 주장, 1953년에 위조된 것으로 밝혀졌다. 오랑우탄의 아래턱뼈를 인간의 것과. 일본에서는 후지무라의 사기극 1975년부터 시작된 그의 일본열도의 구석기 시대의 존재라고…. 필트다운 사건에서 배운 것인지…. 과학과 진실의 경계에서, 지은이는 말한다.

 

과학은 훌륭할지 몰라도 사이비 과학은 위험할 수 있다고, 우리가 세운 가설을 세계에 알리는 것은 아주 솔깃한 일이지만, 한정된 관찰 내용을 근거로 지나치게 추론하지 않도록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고,

 

오드라가렝 고아원과 코코넛

 

영국령 저지섬에 있던 아동보호 시설인 오드라가렝에서 어린아이의 두개골 파편이 발견됐다는 주장이 나왔고, 2008년에 아동학대가 있었는지에 관한 조사가 이뤄지고, 법의학자들이 동원됐는데 결국은 인간의 뼈가 아닌 코코넛 껍질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리가 예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이 사건에서 얻은 교훈일 것이다. 확증편향의 폐해다. 사람의 뼈라고 굳게 믿게 됐던 전제들이 사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다양한 가능성을 무시했던 탓이다. 결론을 내리기 전에 현장에 흩어져 있는 돌이나 나뭇조각, 플라스틱 조각 같은 것까지 철저히 조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척추뼈가 법의인류학에서 갖는 가장 큰 가치

 

각각의 척추뼈는 사망자의 나이, 성별, 신장 등을 알려주며 병리와 질병, 부상에 대해 분명히 설명해준다. 그러나 척추뼈가 법의인류학에서 갖는 가장 큰 가치는 사망 전후로 피해자에게 가해진 외상과 손상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준다는 것이다.

 

고문의 흔적과 시리아의 대량 학살입증

 

사실이었다. 2011년 아랍의 봄 시위로 시리아에서 반정부 시위가 폭력적으로 진압됐고, 많은 사람이 행방불명 혹은 구금됐다고, 시리아의 헌병에서 현장조사원으로 변신한 시저, 그가 찍어온 1만1천구의 시신의 사진 5만5천 장, 모든 사진에는 굶주림, 잔인한 구타, 교살과 그 외 형태의 고문 흔적이 남아있었다.

 

특징적인 외상, 정강이와 발에서 보이는 광범위한 궤양, 가장 가능성 있는 설명은 정맥기능부전, 끈으로 무릎 주위를 묶어 하지의 혈액 이동을 심각하게 제한하여 심한 고통을 주는 고문 결과로 생긴 것이라고,

 

지은이는 뼈에 기록된 그 사람의 경험을 찾는 것이 법의인류학이고, 이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뼈로 그 사람의 사연을 알아내고 그 시신에 이름을 되찾아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하는 일은 외롭고도 힘들다. 작은 뼛조각만으로도 한 사람의 인생을 읽어내야 하니 말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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