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유발점(트리거 포인트) 찾기 그림으로 이해하는 인체 이야기
사이토 아키히코 지음, 이영란 옮김, 이명훈 외 / 성안당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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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유발점을 찾아

 

한 때, 고려수지침 등 수지침을 배우기가 유행이었던 적이 있었다. 급할 때, 혼자서 해결하거나 할 때 좀 배워두자는 공통의 인식이 있었던 모양이다. 지금은 수지침이란 간판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지만, 지은이 사이토 아키히코는 오랫동안 깊이 있게 물리치료학을 연구하며, 대학에서 후학을 지도하고 있다.

 

이 책은 사전류다. 그림으로 이해하는 인체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있는데, 트리거 포인트(TP) 즉 통증 유발점이 있다. 사람 몸에는 206개의 뼈와 약 640개의 골격근이 있고 대부분 근육이 좌우대칭이다. 특정 근육을 단일 근육으로 볼지 다른 근육으로 볼지에 따라 640~850개의 근육이 있다. 몸에 뭔가 이상이 생기면 특정 부위에 통증을 느끼게 되는데, 어떤 원리로 통증이 유발되는지를 자세하게 일러준다.

 

통증은 근육과 근막에서 일어나기 쉽다

 

통증은 근육과 근막에서 일어나기 쉽고, 근육의 수축으로 일어나는 동맥과 정맥 장애가 주된 원인이라고 한다. 이 정도만 제대로 이해해도 우리 몸에서 생기는 통증과 친해질 수 있으련만, TP 관련 통증이 발생하는 구체적인 원리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존재한다. 가장 일반적인 것은 수렴-투사설다. 이는 근육A에서 발생한 동통을 감지한 통각 뉴런은 다른 근육(B)과 공통으로 사용하는 신호 경로를 따라 척수에 수렴한다. 이때 발생한 동통 신호가 뇌에 전달할 때는 근육A와 B, 어느 쪽에서 실제 통증이 일어났는지 구분할 수 없게 된다.

 

이 책은 이런 점에 착안하여 정확하게 통증 유발점을 찾는 방법과 치료하기 등을 설명한다. 순서 구성은 1장에 통증 유발의 원리와 이 책의 사용법이 실려있다. 통증 부위에 따라서 치료, 즉 혼자서도 손으로 문질러 엉킨 근육을 푼다든가 하여 완화할 수 있는데 이때의 주의할 점 등이 실려있다. 2장에서는 머리에서 목까지, 3장 어깨뼈, 이른바 오십견이 일어나는 부위로 어깨와 등 쪽 근육을 설명한다. 4장은 팔, 5장은 몸통과 골반주위의 근육, 6장 대퇴의 근육, 7장 하퇴의 근육 순으로 몸 전체의 근육과 각각의 근육에서 생길 수 있는 통증과 유발점을 그림으로 알려주고 어떻게 풀어주는지를 알려준다.

 

통증 유발점이 발생하는 원리

 

이 책의 가장 기본이 되는 통증 유발점은 ATP(아데노신삼인산)은 생체 안에서 에너지 방출과 저장, 물질의 대사와 합성 등에 필수적인 물질, ATP 부족으로 허혈 생기고 근조직에 충분한 ATP가 도달하지 못하면 이상 근수축을 일으킨다. 이것이 수축과 허열의 순환관계인데, 여기에 더해 정맥성 울혈이 일어나, 대사 폐기물이 축적되면, 동통이 발생하는 것이다. ATP부족의 원인은 일상 생활에서 근육이 계속 긴장상태에 놓이거나 근육에 대한 과부하로 허혈이 생기게 돼서다.

 

이런 원리를 기억해두면 통증이 일어날 때, 증상으로 치료 부위를 찾아내, 이 책을 보면서 혼자서도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을 듯하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검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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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난 부사 - 말맛 지도 따라 떠나는 우리말 부사 미식 여행
장세이 지음 / 이응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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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는 사과, 사과는 맛있다

 

부사, 형용사 등 추상적인 표현을 빼고, 문장이 건조해지기는 하나, 모호하거나 주관적이지 않은 문장 쓰기, 어떤 글쓰기냐에 따라 부사도 맛있게 쓰일 수 있다. 소통의 도구인 문자에 책을 칠하고, 당분도 넣고, 쓴맛, 매운맛, 씁쓸한 맛도 이런 게 부사라고 지은이는 말한다. 부사 예찬론이자 말맛 지도다. 어떤 낱말을 떠올릴 때마다 한 장면이 연상된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서 형성된 이미지이기에 개인적, 주관적이다.

 

목차구성 또한 재미있다. 단맛, 짠맛, 신맛, 쓴맛, 매운맛 대신에 물맛 이렇게 다섯 가지 맛의 부사를 각각의 장으로 나눠서 풀어낸다. 애초 어떤 의미로 쓰였을까, 그 맛은 어떤 것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단맛을 내는 부사는 어떻게 있을까, “기꺼이” “비로소” “바야흐로” “마냥, 부디” 등 음식의 단맛처럼 떠올리기만 해도, 자 이제 지도를 따라서 여행을 떠나보자.

 

기꺼이란 말의 뜻은 마음속으로 은근히 기쁘겠다. 닮은 말은 즐거이, 흐뭇 이라는데 쓰는 장면이 조금은 다른 듯, 쓰는 낱말, 부사가 한정되다 보니 애초의 뜻과 닮은 말을 대하는데도 어색하다. 아무튼, 본보기까지 보자, 김소월의 진달래꽃의 1연인데,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우리다, 여기서 ”고이“가 기꺼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문장으로 보니, 맛이 난다. 그런데 여기서 기꺼이는 왜 단맛이라고 했을까?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마실 때, 기꺼이라고 했단다. 마음의 앙금 없이 그냥 깔끔하게 받아들인다는 느낌이 든다. 나라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다. 지은이는 기꺼이 감수하는 희생은 누군가의 강요나 외부의 압박에 떠밀린 마지못한 선택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것이기에, 달갑고 힘차다는, 하지만 기꺼이는 쓴맛이 깃든 단맛, 달콤하고 쌉싸름한 인생의 맛.

 

그러면 짠맛은 ”오롯이“가 있다. 온전하여 고독하니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뜻은 고요하고 쓸쓸하게 한다. 그런데 내가 그 책임을 오롯이 떠안을 테니, 너는 모른 척 하라는 문장 중에 오롯이라는 말은 전적으로라는 의미로 새길 수 있는데, 그 닮은 말이 적막이, 호젓이, ”오롯이 살아가려 하니, 오롯이 외로울 수밖에“ 라…. 헷갈린다. 오롯이의 사전에 실린 의미는 ”모자람이 없이 온전하다“ 인데, ‘별이 참 오롯이 떠 있네’라는 문장에서 오롯이는 모자람이 없는 온전한 존재이니 그 표현이 어울린다 여겼는데,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른 모양이다. 쓸쓸하다는 의미로 새긴듯하다.

 

신맛, 쓴맛, 물맛은 남겨두련다. 단맛과 짠맛. 단순하지 않다. 달달하면서도 씁쓸한 오묘한 맛, 그러나 끝에 남는 여운은 단맛이었을까,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니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이 책에 실린 내용이 꽤 설득력이 있는 듯하다. 다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여러분의 기분에 따라 평소 사용법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기억해두자. 당신의 ”부사“의 맛은 어떤가요.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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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상사 - 고대에서 현대까지 북캠퍼스 지식 포디움 시리즈 3
마르쿠스 앙케 지음, 나종석 옮김 / 북캠퍼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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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에서 현대까지 “정치사상사”

 

정치사상사, 고대 그리스 이후 정치 이론들의 기원과 다양함을 가리키는 명칭이다. 오래된 텍스트에 관한 해석과 논쟁, 권력이란 무엇인가, 정치에서 정의란 무엇인가와 같은 물음에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명쾌한 답은 있는가, 어느 시기에 정의된 권력과 정의, 중국의 고대 사상가들은 “권력”을 베풂과 정의, 즉 인(仁)과 의(義) 인자함과 의로움, 듣기에는 당연지사처럼 여겨지지만, 그게 뭐냐고 묻는다면, 답이 막힌다. 그저 우리 안에 그렇게 이미지 된 때문이다.

 

정치사상사란 바로 이런 문제를 묻고, 생각하고, 또 묻는 것들에 대한 텍스트와 그 해설자들의 텍스트가 모여 있는 이론 논쟁의 연속체로 구성된다.

정치사상은 역사적 유물이 아니라 자기 이해 그리고 이와 유의미하게 연결되는 행위 양식에 관한 가능한 해석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런 가운데 정치사상은 인간에게 특정한 방향을 제시한다.

 

정치사상사의 2가지 접근법

 

텍스트의 담론적 착근, 뭐 논쟁의 틀이 되는 것이다. 앵글로색슨의 학술공간(영국을 중심으로 한)케임브지리학파는 비트겐슈타인의 언어철학에 따르고, 개념사는 개별 개념들에 근거하여 구성하는 통시적 담론에서만 출발하기에 개념의 내용에 대한 이해의 변화로부터 언어 관용에 작용하는 정치적, 사회적 구조적 변동의 추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으로 사상사적 계보학의 접근법을 채택한 프랑스의 포스트모더니즘은 소쉬르의 언어 이해를 따른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사상은 언어로 구현되며, 당대의 어떤 언어가 사용됐는지의 배경을 찾는 것이다. 이에 관한 생각의 차이가, 비트겐슈타인의 언어철학을 따르는 것인지, 소쉬르의 언어학을 따르는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이런 접근법들은 텍스트를 읽을 때, 꽤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론 우리는 번역본을 읽기에 이미 그 맛을 보기는 어렵다. 이 책에 실린 정치사상은 이미 우리가 익히 들었던 인물들도 꽤 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고대 민주주의에 관한 생각이 달랐다. 왜 달랐을까, 보는 각도의 차이는 물론, 어떤 체제가 민주(民主)인가 해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중세의 교부철학의 이론가 아우구스티누스와 마르실리우스, 중세 신앙, 교회, 그리고 정치, 이 대목은 꽤 흥미롭다. 신의 세계였던 중세, 정치의 위치는 어디쯤이었을까, 그다음으로 홉스와 로크의 근대계약론, 몽테스키외와 루소, 그리고 칸트, 토크빌과 스튜어트 밀, 막스와 존 듀이, 카를 슈미트와 막스 호르크하이머, 현대의 인권 시대까지, 11개의 논쟁, 어느 것을 선택해서 읽어도 좋다. 그러나 분량은 적지만 내용을 이해하고 채워가려면 참고서적을 여러 권 찾아 읽어야 한다. 꽤 공부가 된다.

 

카를 슈미트 “나치 헌법”에 생명을,

 

학자란 무릇 시대의 양심을 지켜야 하는 것처럼 말하면 어용학자는 없다. 한 국가의 체계와 질서를 관념할 때 중요한 법적 기초가 되는 것이 “헌법학”인데, 카를 슈미트는 아주 중요한 말을 했다. 그는 모든 인간이 자연적으로 모두 평등하다는 것 이외에 다른 내용이 없는 평등은 비정치적 평등일 것인데, 거기에는 가능한 불평등의 상관관계가 결여됐다고, 즉, 모든 평등은 가능한 불평등과의 상관관계를 통해 그 의미와 의의를 얻는다고 주장했다.

 

민주주의는 모든 인간의 평등한 무차별이 아니라 특정 민족에의 소속에만 기초할 수 있다고 하여, 민주주의에서 법의 평등은 모든 사람이 아닌 민족의 시민들에게만 적용된다고, 마치 이스라엘의 선민의식과 같은 것이고, 이탈리아의 파시즘과 러시아의 볼셰비즘과 가깝다고 오해, 나치당이 권력을 장악한 후 슈미트는 동종(同種)으로서의 평등이라는 민족사회주의의 평등 개념을 수용했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의 확정이 국가에 새로운 안정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새로운 권력자가 자의적으로 규범을 제정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희망했던 것이다.

작은 책이지만, 민주주의와 정치에 관한 이슈들을 정리해 볼 좋은 책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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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말하지 않는 전쟁들 - 우크라이나 전쟁의 뒷면, 흑백논리로 재단될 수 없는 슬픔과 고통에 관하여
김민관 지음 / 갈라파고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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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말하지 않는 전쟁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황 취재에 나섰던 김민관 JTBC 기자, 그는 3년 동안 국방부 출입 기자로 일하기도, 2017년부터 외교 안보 분야를 취재해왔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뒷면은 흑백논리로 재단할 수 없는 슬픔과 고통을 적었다. 취재기라 부르기에는 너무도 편파적이라고 스스로 평가한다. 기자의 기본은 객관성을 유지한 채 현상을 바라보는 것이지만, 전쟁을 취재하면서, 삶의 무너져버린 현장에서 들리는 울부짖음,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뒹구는 시민들의 주검을 보면서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이 무엇이었든 간에, 여전히 진영의 아귀다툼과 냉전, 우크라이나를 유럽세로 끌어들이려는 끊임없는 공작,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세력권 내에 머물게 하려는 러시아, 이 전쟁의 원인제공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미국”의 패권주의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김진명의 <푸틴을 완벽하게 죽이는 방법>(이타북스, 2023)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관계를 엿볼 수 있는 100년 동안의 가족사, 빅토리아 벨림의<루스터하우스>(문학수첩, 2023) 등이 나왔다. 김진명은 푸틴에게 전쟁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아무튼, 루스터하우스는 소비에트연방(소련) 출신과 우크라이나인과 가족으로 묶인 역사에 관한 이야기다. 루스터하우스는 구소련시대 고문을 했던 장소였다. 거기에 얽힌 가족사이기도 하다. 전쟁은 어떤 명분도 없음을.

 

김민관 기자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참혹했다. 폴란드에 주둔 중인 미군 부대 지휘관에게 미국은 어떻게 대응하려는가 듣고 싶었지만, 들을 수 없었다. 국경 검문소 끝자락에서 세워진 난민캠프, 폴란드와 우크라이나는 구원이 있다. 와신상담해도 부족할 터인데, 폴란드 사람들은 우선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받아들인다. 거리에 두 나라의 국기도 걸려있다. 방도 내준다. 이게 진짜 공동체다.

 

측은지심이 없는 전쟁, 인간의 파괴 본능인가, 전쟁은 모두를 죽인다. 적도 아군도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진(秦)의 목공(穆公)과 진(晉)의 혜공(惠公), 군주가 아무리 미워도 천재지변의 백성 구호가 우선, 이것이 인도(人道)다. 혜공의 목공의 도움으로 진의 군주가 됐지만, 목공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오히려 적으로, 때마침 진(晉)에 가뭄이 들자, 목공은 천재지변에 무고한 백성들이 죽어가는 걸 지켜볼 수만은 없어, 이들에게 곡식을 보내주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 민간인이든 아이든 병원이든 닥치는 대로 죽이고 파괴하는 소토작전, 이 역시 시오니즘과 자유라는 가치의 충돌, 이스라엘은 마치 고양이가 쥐를 가지고 놀 듯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첨단기술과 무기 성능을 서슴지 않는다. 사람들이 죽건 말건, 이런 악마가 하나님, 하느님이 선택한 민족이라니, 종족 민족주의라는 게 이렇게 무섭게. 앤터니 로엔스킨의 <팔레스타인 실험실>(소소의 책, 2023)에 실려있다.

 

기자의 눈에 비친 우크라이나는 양국의 지도자들과 그들이 속한 진영에서는 결판을 내야 할 전쟁이겠지만, 그 포탄이 날아드는 전쟁터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시민들의 이야기, 백 명이 전쟁을 겪었다면 그들에게 전쟁은 백 개다. 단순히 하나의 전쟁이 아니라 전쟁을 경험한 모든 사람의 전쟁이다. 우크라이나군인이건 러시아군인이든 모두가 피해자다. 그래서 "전쟁이 말하지 않는 전쟁들"이다.

 

전쟁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라도 멈춰야 한다. 탄소배출 제로를 외치면서, 전쟁에서 배출하는 탄소는 예외라니, 기후위기의 주범은 전쟁이기도 하다. 평화를 외치는 이들이 왜 전쟁을 반대할까, 전쟁이 남긴 피해는 세대에 걸쳐 이어지기 때문이다. 일본의 헌법은 “평화헌법”이라 부른다. 군대를 두지 않으며, 전쟁을 영속적으로 포기한다는 제9조의 존재 때문이다. 핵폭탄이 떨어졌던 히로시마, 해마다 히로시마에 모여 평화를 다짐한다. 이것이 전쟁이 말하지 않았던 전쟁들이다. 일본 국민은 지금도 전쟁 중이다. 무장을 하려는 정부와 이를 반대하는 국민들, 소리 없는 전쟁이다.

 

이 책을 통해 인류사를 전쟁으로 점철된 역사로 인식할 때, 비로소 우리 눈에 들어오는 평화, 그 의미와 중요성이 명확해진다. 더욱이 남북의 대치상황,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휴전(정전)협정, 여전히 전쟁 중이란 의미다. 총을 쏘고 대포를 날리고 전투기가 폭격하는 건 전쟁의 한 장면일 뿐, 대치상황과 긴장, 통제로 빚어지는 인권탄압과 전쟁이란 도구로 국민들을 통제하는 것 또한 전쟁이다.

 

백 명이 전쟁을 경험했다면 이는 백 개의 전쟁이다. 제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전쟁이란 누구를 위해서 필요한 것인가, 이 책은 “전쟁의 이면, 그림자, 후유증”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는 전쟁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하지 않다. 정당할 수 없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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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apagos 2023-12-18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갈라파고스 출판사 편집부입니다.
정성껏 써주신 서평 잘 읽었습니다.
혹시 서평의 일부(5문장 정도)를 저희 SNS에 카드뉴스 형태로 게재해도 괜찮을지 여쭙습니다. 감사합니다.

moonbh 2024-03-09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구 죄송합니다. 다 가져다 쓰셔도 됩니다. 진찌 송구합니다.
 
팔레스타인 실험실 - 이스라엘은 어떻게 점령 기술을 세계 곳곳에 수출하고 있는가
앤터니 로엔스틴 지음, 유강은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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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이스라엘

 

유일신의 종교 유대교와 후츠파 정신(CHUTZPAH, 도전, 변화와 변혁의 핵심) 돼지 꼬리 헤어스타일, 중절모, 랍비의 카피(작은 모자) 등으로 상징된 이스라엘, 유럽의 시오니즘, 디아스포라, 팔레스타인을 떠나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면서 유대교의 규범과 생활 관습을 유지하는 유대인을 가리키는데, 후에 그 의미가 확장되어 본토를 떠나 다른 곳에서 자신들의 규범과 관습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민족 집단 또는 그 거주지를 가리키는 용어로도 사용한다. 피압박민족의 상징, 경제 감각이 탁월하며 창조와 혁신사고가 우수한 집단 따위로 이미지 돼 온 게 하나의 얼굴이다.

 

또 다른 얼굴은 악마의 화신, 세계평화 질서를 깨뜨리는 압박의 기술을 세계분쟁지역 혹은 잠재위기 지역 등에 퍼트리는 전도사다. 이 책<팔레스타인 실험실>은 유대인 출신의 저널리스트 앤터니 로엔스턴의 이스라엘은 어떻게 점령 기술을 세계 곳곳에 수출하고 있는가를 낱낱이 밝힌다. 온갖 무책임한 국가들의 행패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식의 종족민족주의가 부상하면 세계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팔레스타인 침공으로 제2의 러시아라는 딱지를 붙는 그것만큼은 피하려 할 것인지,

 

푸틴이 러시아를 지배하는 감시통제체제에 이용된 전화 해킹 기술은 이스라엘의 셀레브라이트사의 것이다. 이 기술로 정적, 반정부인사들을 줄 곳 감시해온 것이니, 이스라엘은 푸틴의 왕국 유지에 크게 이바지한 셈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우크라이나는 이스라엘 NSO그룹에 전화 해킹 도구 페가수스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이스라엘은 우크라이나는 돕기보다는 러시아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정치·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기에. 냉정한 국제질서, 약육강식의 법칙이 철저히. 조금은 씁쓸하지만 말이다.

 

팔레스타인은 지난 50년간 이스라엘의 전문 억압시스템(기술과 무기) 실험장

 

자, 위에서 말한 후츠파 정신, 곧 작은 고추가 왜 매운지를 알려주는 이스라엘의 서바이벌 정신, 창조적 혁신이 억압기술과 무기개발로, 마치 물리학자들이 핵, 원자탄을 만드는 데 공헌했다면, 그 기술은 무엇인가, 불확정성 원리를 연구한 하이젠베르크는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에 관하여 기술의 양면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자신들이 과연 디아스포라 했던 슬픈 역사를 팔레스타인에게 강요하지 않고 평화를 유지할 방법은 없다는 것인지, 이스라엘 정부 스스로도 아파르트헤이트임을 인정한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전문 억압기술을 수입,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을 깨는데 팔레스타인 식민화를 미국의 법집행기관이 소수자를 다루는 방식과 연결했다.

 

깡패 이스라엘, 마피아, 삼합회, 야쿠자의 합성체

 

팔레스타인이 가진 잠재력, 바로 실험장이다. 억압을 위한 첨단 기술, 무기를 포함한 시스템의 실험장으로서 아주 효과적인 곳이 팔레스타인이다. 시시때때로 써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은 이스라엘이 어떤 식으로 점령을 수출하고 왜 이것이 매력적인 모델인지를 설명하는데, 이스라엘산 도구의 추적으로 민주주의 가능성이 축소된 많은 나라 사정들, 세계적인 폭군들과 손잡기, 대학살의 뒷배로서, 이스라엘의 전술을 빌린 스리랑카, 미얀마의 인종청소, 점령의 민영화, 무기판매, 드론 공격, 점령을 위한 감시, 전쟁 기술을 의료 전장으로, 난민차단, 휴대전화에 심어진 대중감시,

 

노엄촘스키는 이 책을 수많은 민족의 빛을 자처하던 이스라엘이 어떻게 과테말라에서 미얀마에 이르기까지 기회가 생기는 모든 나라와 지역에서 억압과 폭력을 공급하는 나라로 전락했는지 서글프면서 추악한 기록이라고 했다.

 

독실한 시온주의의 내로남불

 

무슬림을 불순분자라고 광신자로 몰아붙이면서, 유대인은 평화를 사랑한다고, 참으로 내로남불이다. 2022년 11월, 팔레스타인 인종청소 작업을 작심한 네타냐후, 같은 해 이스라엘 민주주의 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이스라엘 유대인의 60퍼센트 정도는 아랍인과 완전 분리하는 것을 지지했다. 또한, 인기 있는 극우파 정치인 이타마르 벤-그비르가 주장한 “국가불충죄”로 고발당한 사람들의 추방을 이스라엘 유대인의 과반수가 지지했다. 이성적인 유대인이 이스라엘에서 쫓겨나게 생겼다. 이런 극단적인 종족민족주의의 끝은 어디일까?

 

유엔으로 대표되는 국제사회가 적어도 양식 있다는 유럽세가 이스라엘을 향해 BDS(Boycott, Divestment and Sanctions: 불매, 투자철회, 제재)가 가능할까?, 어떤 의미에서는 방관자요. 공범이기도 하다. 그래도 희망이 아예 없지는 않다. 2020년 유엔 인권이사회는 불법적인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과 동예루살렘에서 사업하는 기업명단을 공개했다. 물론 이런 기업이 꿈적도 하지는 않았지만, 기관투자자 중에서는 윤리적인 이유를 들어 소극적이나마 이스라엘기업에 대한 투자회수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스라엘과 그 지지자들은 시온주의에 헌신하든지, 자유를 지키든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역에 아파르트헤이트 상태를 생각하면 두 개의 가치를 동시에 신봉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팔레스타인 침공으로 서서히 여론은 이스라엘 비판론으로 돌아서지만 일시적인지 지속적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아무튼 대(對)이스라엘 BDS가 진전된다면 이스라엘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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