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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난 부사 - 말맛 지도 따라 떠나는 우리말 부사 미식 여행
장세이 지음 / 이응 / 2022년 11월
평점 :
부사는 사과, 사과는 맛있다
부사, 형용사 등 추상적인 표현을 빼고, 문장이 건조해지기는 하나, 모호하거나 주관적이지 않은 문장 쓰기, 어떤 글쓰기냐에 따라 부사도 맛있게 쓰일 수 있다. 소통의 도구인 문자에 책을 칠하고, 당분도 넣고, 쓴맛, 매운맛, 씁쓸한 맛도 이런 게 부사라고 지은이는 말한다. 부사 예찬론이자 말맛 지도다. 어떤 낱말을 떠올릴 때마다 한 장면이 연상된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서 형성된 이미지이기에 개인적, 주관적이다.
목차구성 또한 재미있다. 단맛, 짠맛, 신맛, 쓴맛, 매운맛 대신에 물맛 이렇게 다섯 가지 맛의 부사를 각각의 장으로 나눠서 풀어낸다. 애초 어떤 의미로 쓰였을까, 그 맛은 어떤 것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단맛을 내는 부사는 어떻게 있을까, “기꺼이” “비로소” “바야흐로” “마냥, 부디” 등 음식의 단맛처럼 떠올리기만 해도, 자 이제 지도를 따라서 여행을 떠나보자.
기꺼이란 말의 뜻은 마음속으로 은근히 기쁘겠다. 닮은 말은 즐거이, 흐뭇 이라는데 쓰는 장면이 조금은 다른 듯, 쓰는 낱말, 부사가 한정되다 보니 애초의 뜻과 닮은 말을 대하는데도 어색하다. 아무튼, 본보기까지 보자, 김소월의 진달래꽃의 1연인데,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우리다, 여기서 ”고이“가 기꺼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문장으로 보니, 맛이 난다. 그런데 여기서 기꺼이는 왜 단맛이라고 했을까?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마실 때, 기꺼이라고 했단다. 마음의 앙금 없이 그냥 깔끔하게 받아들인다는 느낌이 든다. 나라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다. 지은이는 기꺼이 감수하는 희생은 누군가의 강요나 외부의 압박에 떠밀린 마지못한 선택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것이기에, 달갑고 힘차다는, 하지만 기꺼이는 쓴맛이 깃든 단맛, 달콤하고 쌉싸름한 인생의 맛.
그러면 짠맛은 ”오롯이“가 있다. 온전하여 고독하니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뜻은 고요하고 쓸쓸하게 한다. 그런데 내가 그 책임을 오롯이 떠안을 테니, 너는 모른 척 하라는 문장 중에 오롯이라는 말은 전적으로라는 의미로 새길 수 있는데, 그 닮은 말이 적막이, 호젓이, ”오롯이 살아가려 하니, 오롯이 외로울 수밖에“ 라…. 헷갈린다. 오롯이의 사전에 실린 의미는 ”모자람이 없이 온전하다“ 인데, ‘별이 참 오롯이 떠 있네’라는 문장에서 오롯이는 모자람이 없는 온전한 존재이니 그 표현이 어울린다 여겼는데,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른 모양이다. 쓸쓸하다는 의미로 새긴듯하다.
신맛, 쓴맛, 물맛은 남겨두련다. 단맛과 짠맛. 단순하지 않다. 달달하면서도 씁쓸한 오묘한 맛, 그러나 끝에 남는 여운은 단맛이었을까,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니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이 책에 실린 내용이 꽤 설득력이 있는 듯하다. 다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여러분의 기분에 따라 평소 사용법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기억해두자. 당신의 ”부사“의 맛은 어떤가요.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