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을 기획하라 - 지역을 살리는 기적같은 변화의 시작
노동형 지음 / 청년정신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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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로컬 기획은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과정”


전국적으로 일어나는 공동화(空洞化) 현상은 군 단위에서 거점도시로 다시 대도시나 수도권으로 인구유출, 원인은 직장, 교육, 의료서비스 등 사회적 요인의 영향이 크다. 인구감소가 시작된 위기 지역과 이미 인구가 줄어 소멸위기에 놓은 지역이 늘고 있다. 2019년 행안부 시, 군, 구 89(경기 2, 인천 2, 충북 6, 충남 9, 전북 10, 전남 16, 강원 12, 경북 16, 대구 2, 부산 3, 경남 11) 곳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 정부는 한 해 동안 1조 원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국고보조 사업 선정 때 가점을 주는 등 집중적으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해 인구소멸 위기에서 탈출하는 것을 돕기로 했다. 이는 달리 표현하면 “인구증가 지원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2023.5. 말까지 인구감소지역 자치단체는 “인구감소대응 기본계획”을 내놓았는데, 영유아 돌봄 24시간제, 청년 일자리 창출, 귀촌, 귀농, 귀어 지원대책 등, 거의 비슷비슷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결정적인 한 방, “신의 한 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책<로컬을 기획하다>의 지은이 노동형은 지역을 살리는 함은 결국 ‘사람’에게 있다고 한다. 지역의 공간이 살아나고, 사람들이 모이고, 이야기가 피어나는 모든 과정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의 손길이 닿아 있다. 참으로 그러하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이다. 어떻게 체류하고 자리 잡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로컬 기획’이다. 


여기서 소개하는 로컬 이야기는 감소지역마다 환경과 조건이 다르기에 맞춤형으로 적정한 방안을 찾기 위한 하나의 아이디어 제공 차원에서 소개한다. 구성은 6장이며, 1장 ‘로컬문화의 가치와 전략적 접근’에서는 로컬문화의 중요성과 가치, 문화의 분석과 이해, 문화 활성화와 사업기획의 기본 원칙 등, 총론적인 접근을 한다. 2장 ‘로컬문화의 특성 및 사업기획’에서는 구체적, 즉 각론으로 지역사회와 협력과 커뮤니티의 역할 등을 담고 있다. 3장 ‘로컬문화의 목표 설정과 지역 자원의 활용’ 4장 ‘지역문화 정책과 전략적 추진’ 5장 ‘로컬 콘텐츠 기획의 단계적 접근과 지속성 강화’ 6장 ‘매력적인 로컬 콘텐츠 만들기’ 실천 편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유념해야 할 것은 지역주민의 정체성과 주체로 나설 수 있는 치밀한 기획이 필요하다. 지역 프로파일링 등의 사회복지학 접근 또한 빠질 수 없다. 사례와 함께 다루는데, 제주 돌하르방과 드론 아트쇼, 부산 발달린 꼬등어, 광주 양림동 동개비, 울산 고래 미디어아트, 의성 리치리치 페스티벌, 여수 낭만포차, 사천 도시재생과 아울러 일본 규수의 구마모토현의 구마몬 등을 소개한다. 


우리 지역만의 매력적인 스토리텔링 만들기


등산, 트레킹 코스개발, 지역마다 문화자원, 유명인물 등의 이름을 붙인 길이 있는데, 이를 문화 길라잡이와 함께 이야기를 들으며 걷는 도보여행도 아이디어의 하나인데, 문제는 트렌드가 되어, 전국에서 우후죽순, 이른바 같은 빵틀, 프레임이 동등, 유사 등으로 차별성이 전혀 없다는 점이 동면의 양면처럼 따른다. 실패와 성공이 함께 한다는 것인데, 신박한 아이디어 찾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한때 유행했던 홍길동의 고향이 전국적으로 유행했다. 대구의 김광석길, 경리단길을 흉내낸 00길이 헤어일 수없을 만큼 생겼다고 시들해지고, 


지역의 자연환경 활용의 사례로 드는 “여수 밤바다”는 성공적인가?, 


버스커버스커의 노래 ‘여수 밤바다’가 붐을 일으키고, 연쇄적으로 여수 밤바다의 포차를 만들고, 해상케이블카를 운행하지만, 글쎄다. 2012년 한때 1500만까지 육박했던 관광객들이, 지금은 통계에 따라 500만이니 700만이니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통계를내는지도 불명한 상태다. 여수 밤바다 프로젝트는 아직 성공적이라 말할 수는 없다. 지은이가 분석한 대로 “노래로 유명해진 여수는 장범준을 홍보대사로 4계절 콘서트가 열리는 밤바다 중심의 흥겨운 낭만도시로 자리매김 하게 된 것이다.”는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이렇게 보는 데는 여러 가지 전제가 따른다는 점을 지나치면 진짜 그런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이 시사적이다.


이미 ‘여수 밤바다’의 포차가 지역을 찾는 관광객을 호구로 본다는 인식이 퍼지고, 시설 등 보수 등도 따르지 않아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다. 물론 이 책은 특정 시점까지 동태적으로 살폈겠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정태적’일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음을 전제로 하더라도 동전의 양면 중 앞면만을 강조하는 태도는 다소 억지스럽다. 


이 책의 시사점은 “사람”이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하고, 지역민의 자주적인 참여(지역 프로파일링 과정에서 함께 참여하는 공동체 의식을 인식하는 과정은 필수적임을)가 전제되고, 끊임없이 날로 새로워져야 한다. 바꾸고 고치고가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끌어가야 한다, 한순간 타이밍을 놓치면, 긴장감이 풀어지면 다시 애초의 모양새로 돌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이책은 이런 의미에서 인구감소지역 지차체에는"로컬을 기획하라"는 지상명제처럼 들린다. 문제는 제 아무리 좋은 기획도 어떻게 지속적으로 미래 전망을 갖고 실행할 것인가인데, 대체적으로 선출직 자치단체의 장이 바뀌면 "백지"로 돌려버리는 좌충우돌을 어떻게 지역민이 막아낼 것인가하는 것 또한 고민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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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으로 간 허준 - 세계 최고 암센터의 통합암치료 전략
김수담 지음, 유화승 감수 / 두드림미디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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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뉴욕으로 간 허준


지은이 김수담은 중국 베이징 중의학 대학에서 중의학 이른바 중국전통의학인 한(漢)의학을 공부한 중의사, 중의(中醫)라는 표현은 중국과 일본, 한국에서 쓰기도 하는데, 여전히 서양의학에 본령의 자리를 내주고 뒤로 물러났거나 겨우 옆자리에 선 형국이다. 그는 <하버드로 간 허준>의 제자항렬이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중국에서 공부했고, 한국에 돌아와 군 복무를 하던 중 ‘통합의학’에 관심을 두고 유화승이 연구하는 대전대학 한의과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세계 3대 통합 암치료센터인 “뉴욕 메모리얼슬론케터링 암센터에서 통합 암 치료를 배우고 돌아와 한국한의학연구원의 박사후연구원, 이른바 포닥이다. 


책 구성은 5장으로 돼 있고, 1장 ‘세계 속의 한의학’에서는 어린 시절 꿈의 시작으로 통합종양학의 길로 들어서기까지, 2장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뉴욕의 암센터’에서는 암과 전통의학을 비롯하여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차세대 전문가를 만드는 센터, 그리고 평등과 다양성, 포용을 존중하는 센터의 모습을 그린다. 3장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의 통합 암 치료’에서는 암 환자들이 겪는 대표적인 증상과 완화를 위한 침 치료, 심신안정을 위한 마사지, 상상의 힘을 활용하는 심상 안내 등, 유화승의 <하버드로 간 허준>이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하버드 다나파버암연구소의 방문학자로 다나파버의 5가지 핵심가치 등과 같은 맥락의 가치, 연민과 존중(우리는 치료를 받는 사람과 또 서로를 위해 존재한다), 탐구(개인의 창의성을 중시하면서 전통적인 경계를 넘어 협력과 혁신을 촉진하는 탐구 문화를 조성한다), 평등과 포용성(우리는 모든 일에서 모든 사람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그 누구도 다른 사람 때문에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점에서 통합 암치료센터의 사상적 지향점은 유사함을 알 수 있다. 4장과 5장에서는 지은이의 뉴욕에서 보낸 일상 이야기를 담고 있다. 


<뉴욕으로 간 허준>은 동의학 혹은 한(韓)의학, 중국 의학에 대비되는 한국의학과 서양의학의 협력은 ”통합종양학“ 암 치료에서 환부를 드러내는 것만으로는 완치가 어려운 상황에서 진행되는 방사능 치료, 이런 유의 치료는 신체적 능력(이른바 치료를 버틸만한 체력)이 전제돼야 한다.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육체에 더 이상의 부하를 주는 것은 질병이 낫기 전에 사람이 죽을 지경이 되니, 살릴 수 있는 환자를 보는 시좌가 다르다. 자가 면역력 혹은 치료에 따르는 심신의 부하를 줄여주고 환자의 삶이 더 피폐해지지 않고, 오히려 삶의 질을 높이는 치료, 즉, 없애거나 제거해야 할 질병보다는 그 질병을 앓는 사람을 우선하는 태도, ”환자 중심주의“다.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는 있지만, 서양의학의 처지와 동의학의 그것은 똑같이 치료다. 전자는 도려내거나 완전히 제거하는 것으로, 후자는 전자의 과정을 버틸 수 있는 심신 상태가 되게 하는 등 서로의 역할이 보합적임을 강조한다. 


통합종양학, 통합 암 치료에 접근하는 태도


500년 전의 명의 허준을 현대로 소환하여 ”반이, 바니“(악성종양)를 없앨 방법을 묻는다면, 어떻게 답할까, 현대의학의 각종 첨단 기구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면 허준은 어떤 치료방법을 채택할 것인가, 자못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미국에서도 20세기 초반까지는 통합 암 치료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다. 현대의학과 대체의학은 별개였고, 대부분 병원은 서양 의학적 치료만을 제공했으니, 시대가 바뀌면서 사람들의 암에 대한 사고방식도 변화하면서, 암 환자의 치료목표가 단순히 생존율을 높이는 데서 삶의 질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옮아가면서 ”통합 암 치료”라는 사고가, 2003년에는 미국 통합암학회 결성으로 이어졌다. 현재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는 침술, 한약, 영양 관리, 운동 요법, 마사지, 명상, 음악, 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을 활용, 암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집중한다. 생존이 아닌 더 나은 삶을 목표로 하는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루어졌고, 자리를 잡아간다. 


이 책은 통합암치료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그 얼개와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치료방법이라는 점에 주의 환기를 요구한다. 특히, 환자와 의사의 관계를 단순한 의료서비스 수혜자와 제공자의 관계라는 건조한 관계가 아니라, 상호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평등, 다양성 존중을 바탕으로 한 파트너십으로 재정의하는 대목이 기존의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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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과 크림빵 새소설 19
    우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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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죽음과 크림빵


    우신영은 혼불 문학상(14회, 2024년) 대상을 받은 신인 작가?, 신인 작가라기보다는 그간 칼을 벼리온 강호의 은둔 고수라는 표현이 어울릴 듯한 작가다. 상을 받자마자 연구실을 박차고 나와 소설로 생계를 이어가는 전업 작가가 됐나, 대학을 떠났다. 


    그가 혼불 문학상을 받은 <시티뷰>와 이번 작품<죽음과 크림빵>은 왠지 모르게 욕구불만에 찬 작가의 영혼을 살짝 비춰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시티뷰>는 “저흰 보이는 게 밥줄이라서요.” 외모 강박에 시달리는 몸과 육체노동에 시달리는 몸, 이 시대를 고스란히 투영하는 온갖 ‘몸’들의 이야기다.  


    이 소설에서 그리는 여러 공간 가운데서도 특히 ‘병원’은 여러 계층의 삶이 교차하는 장소로서 기능한다. 병원을 운영하는 부유층의 삶, 외모 강박 때문에 극도로 식단을 관리하며 섭식장애를 겪는 삶, 산재로 병원에 갈 일이 잦은 육체노동자의 삶, 그리고 내면의 고통을 덜어낼 길이 없어 자해를 반복하는 삶까지. 병원은 온갖 종류의 삶이 모여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소이며, 각 삶의 흔적은 ‘몸’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이기호 소설가가 짚었듯이 결국<시티 뷰>는 “몸으로 밀고 나간, 몸에 대한 소설”이기도 하다. 


    <죽음과 크림빵>은 어쩌면 몸에 대한 소설의 연작처럼 느껴진다. 어릴 적에 가장 먹고 싶었던 군납용 보름달 빵 속 크림에 대한 욕구일까, 이 소설의 주인공 허자은, 자신도 통제할 수 없을 만큼 날마다 불어나는 몸, 도대체 왜?, 몸 안의 균형통제기능 상실을 일으킨 그 무엇인가가... 그녀는 죽었다. 변기에 머리를 깊숙이 박은 채로 질식한 것인지, 


    외모지상주의는 대학이라는 학문의 장과 동네 헬스클럽, 강남의 고급 스포츠시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제각각 몸 관리를 한다. “몸”은 신체가 아닌, 욕망이다. 누군가에게 보이기를 기대하는 그 무엇이고, 또 다른 아바타나 페르소나처럼 되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도구다. 자본주의에 찌든 속물, 줄타고 출세하고 싶은 점잖지 않은 고양이 처럼, 그렇게 교수들은 모여 마치 암컷을 유혹하려는 숫컷들처럼 화려하게... 인간의 고독과 체제의 잔혹함을 대학이라는 구조 안에 녹여냈다. 삶의 부조리와 인간 본성의 복잡성을 탐구하는 매혹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소설이란 평이 어울린다.


    허자은이란 여성, 보통사람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대학교수, 게다가 30대에 임용됐으니... 허자은을 지도교수로 모시는 9년 차의 국문학과 박사과정의 조교 이종수가 본 허자은, 그리고 허자은 자신의 이야기, 목구멍이 찰 때까지 먹고 토하고, 거식증인가, 크림빵이 좋은 이유는 허리만 살짝 틀어도 나와, 혀를 마비시킬 듯이 달고 가벼운 크림, 들러붙지 않고 녹는 부피 없는 빵 피도 나도 그렇게 사라지고 싶어, 녹아버리고 싶어, 물거품이 되어서 변기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 허자은이 욕망하는 죽음의 방식. 


    그게 희망이라면 유일한 희망이었다면... 크림빵방 만큼이나 가까웠던 존재 이종수를 좋아했던 허자은, 발화하고 싶은 고통이, 메우고 싶은 구멍이, 맛보고 싶은 달콤함이 있었다는 것. 허기진 욕망과 그것을 채우려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몸짓. 오늘도 배고픈 이들을 위한 잔혹한 달콤함. 그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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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얗지 않은데 왜 백인인가? - 인종차별, 헛소리에 지지 않고 말대답하기
    박중현 지음 / 드루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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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인종차별이란 무엇이며 왜 발생하는가?


    지은이 박중현은 그의 특이한 경력 때문에 세계 시민으로 15년을 외국에서 보냈다. 그가 일하던 현장, 특히 인사팀장이라는 일은 관계에 민감해지기 마련이다. 이른바 한 눈에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하지 않으면,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는 것은 물론 성과 평가를 바탕으로 승진 후보자로 추천할 것인지 말지, 또, 어떤 업무에 적합한지 어떤지까지도 꿰뚫어봐야 실패없는 인사정책을 추진할 수 있으니말이다. 물론 이는 그가 “인사팀장”으로 인간의 본성을 좀더 잘아기 위해 심리상담사 자격까지 취득할 정도였다는 전제에서 짐작해 본 것이다. 


    그는 “인종차별”에 관한 경험과 사례를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인종차별에 관한 책들은 전문연구자나 혹은 이론 등 학문적 접근을 하고 있어, 일상 생활 솎에서 느끼는 인종차별은 그냥 차별하는 사람의 개인적인 가치인가, 아니면 구조적인 것인가, 유색인종에 관한 배타는 어디서 비롯된 것인가, 이른바 호주의 “백호주의”의 근원은 어디에서 유래했는가 등을 파고들면 들수록 꼬꼬무가 되기 십상이다. 지은이는 일상 생활의 경험과 사례를 중심으로 인종차별을 설명하고자 한다. 주제는 무겁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가닥이 잡힐 수 있도록 흐름을 만들어 서술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책은 8장 구성이다. 1장 ‘고정관념과 표현’에서는 “고정관념”이 어떻게 인간의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지, 특히 “인종적 고정관념”이 다른 사람을 어떤 방식으로 왜곡된 시선을 갖는지를 설명한다. 2장 ‘구조적 인종차별’에서는 사회 제도와 시스템 안에서 인종차별이 자리하는 지를 톺아본다. 3장 ‘편견의 근원’에서는 인종에 관한 편견이 과거 유럽제국주의와 식민주의 시대의 사고방식을 만들어 낸 것인지를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4장 ‘미묘한 차별’에서는 지능적이고 음습해진 인종차별, 일상적이면서도 미묘한 상호작용에서 드러난다 착한 혹은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이야기다. 의도치 않는 차별은 존재하는가(무의식일뿐이라고 주장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의도치 않는 차별이 사람에게 어떻게 상처를 주며, 자아에 영향을 미치는가 아마도 이 책에서 눈여겨 봐야햘 대목이 아닌가 싶다. 5장 ‘식민주의의 유산’에서는 식민주의가 해방과 함께 종식된 게 아니라 일상을 지배하는 현대 사회의 문화적, 심리적 구조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이는 후천적유전에 관한 설명에서도 드러난 바있다. 아우슈비츠 학살의 생존자 가계에서 나타나는 우울증상 등이 말이다. 지은이는 여기서 한국과 일본사회에서 서구문화를 모방하고 받아들이려는 강한 압박감을 눈여겨본다. 6장 ‘유해한 남성성과 인종적 증오’에서는 남성성이 신체적 힘과 권력으로 정의되는 방식이 어떻게 인종에 관한 증오와 결합될 수 있는지를 본다. 7장 ‘저항과 역인종차별’에서는 차별개념과 그 사회적 맥락을 다룬다. 과거에 차별을 경험했던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을 차별하는지, 이는 호되게 시집살이한 며느리가 독하게 며느리를 대하거나, 군대 내의 폭력의 확산과 전이와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상급자에게 호되게 당한 하급자는 새로 들어온 신입병사를 시쳇말로 엄청 갈군다. 마치 너도 당해보라는 듯이, 이런 일상에 인종 대신에 지역으로 바꿔놓아 보면 눈에 보인다. 8장 ‘인종적 트라우마’에서는 인종차별이 개인에게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다룬다. 특히 어린시절에 겪은 구조적인 차별이 어떻게 개인의 자아형성과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고, 고정관념과 차별 극복방법의 시론을 제언한다. 


    이책은 “인종차별학”의 사전이라 불러도 좋을 듯하다. 개인적, 구조적, 심리학적 접근 또한 눈에 띈다. 하지만, 지은이가 이 책을 쓴 목적에 맞게 사례 중심으로 풀어내고 있다. 한 권에 책에 담기에는 너무 거대한 담론이 아닌가싶다. “인종차별론”의 다이제스트라고 해야할까, 요즘 한국 사회의 이슈인 “이주노동자” “국제결혼 배경의 이주민”, “전문직 배경의 이주민” 이주민세계 안에서도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다국적”이란 말이 가치 중립적이기 보다는 우리와 너, 안과 밖이란 전제에서 또 다른 편견이라는 논의도 있다. 


    마이클 잭슨은 왜 피부색 하얀 백인이 되고 싶어했나?


    백인에 대한 환상이라고 간단하게 말해버리면 편할 듯한데, 그렇지 못하다. 마이클 잭슨은 세계적인 가수로서 명성과 부를 이미 거머쥔 인기스타다. 그런 그가 왜 검은 피부를 하얗게 만들려고 했을까? 그는 왜? 라는 물음에 천착하면서 그의 삶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유색인종에 대한 음습한 차별이, 이유도 없다. 그냥 차별하고 혐오한다. 여전히 백인들의 눈에 흑인은 노예일 뿐인 것인가?, 미국의 대법원의 인종차별의 반성이자 해소였던 "적극적 조치(어퍼먼티브액션)의 위헌 판결"은 또 다른 차별이 서막이 열렸음을 선포하는 것이다. 


    작가 최인훈의 문학세계 속에서 아시아를 다룬 “최인훈의 아시아: 연대와 공존의 꿈으로 세계사 다시쓰기”(장문석, 틈새의 시간, 2025)에서 저자는 1960년 소설 “광장”을 계기로 분단문학의 극복과 아시아의 극복은 세계 시민사회라는 인종과 지역에 관한 차별, 혐오의 시발은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그리고 인종적 우월성까지는 아니더라도 선민의식의 작용에 기인한 것이라고.


    이 책은 한국 사회에서 무의식적, 의식적, 혹은 선량한 차별주의자처럼 의도하지 않는 차별의 원인을 다양하게 분석했다. “인종차별론”의 입문서 혹은 교양도서로서 추천할만한다. 이 책으로 인권감수성이 1도라도 높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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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서양 철학 신박한 정리 - 한 권으로 흐름을 꿰뚫는 생각의 역사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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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동서고금의 생각 역사를 한 권에 담아


    철학사는 곧 철학이라고 명쾌하게 밝힌 이 책<동서양 철학 신박한 정리>의 지은이 박영규. 그는 2600여 년 전, 당대의 현인이라 불렀던 철학자들의 사유와 생각의 역사를 4부로 나누어 철학의 아버지 탈레스에서 세상에서 가장 많은 논란을 일으킨 해체주의의 데리다까지 40여 명의 철학자를 현대로 소환한다. 그들의 생각을 현대인에게 들려준다. 수학의 피타고라스는 한때 신앙으로 종교로까지 여겨지기도, 이른바 ‘피타고라스학파’다. 원자론의 데모크리토스, 현대 과학의 “원자론”과는 결이 다르지만, 당대 이들이 생각한 것은 자연의 순환이었고, 천동설이라는 중세 가톨릭적 세계관에 앞서 이미 지동설을... 결과를 놓고 보면 놀랄 일이기보다는 꽤 합리적으로 여겨진다. 신의 세기에서 인간의 세기로 넘어오는 과정 종교와 철학의 관계는 종교를 더 정교하고 강력하게 단련하기 위한 수단으로 철학이 생겨난 것이지만, 학문의 발달 사회의 확대로 철학은 종교를 대체하는 합리적인 행동 지침으로 재탄생한다. 종교는 신안에 터 잡은 복종의 행동 지침으로 철학은 복종을 위한 지침의 한계보다는 합리성에 무게를 두었기에 종교로부터 분리될 수 있었던 것이라는 점 또한 유념해야 한다.




    지은이는 이 책을 읽을 때, “완벽한 철학은 없다. 그래도 철학 하라, 그대의 생존력을 위하여”라고 서두에 적어두었다. 사유하라 살기 위해서, 생존력이 강해야 살 수 있었던 시대, 생존력을 위해 철학을 했던 시대,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사유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음을...




    책 구성은 4부이며, 1부‘고대 그리스 철학’에서는 이오니아의 자연 철학자들(탈레스, 피타고라스, 헤라클레이토스, 엠페도클레스, 데모크리토스까지 6명)과 아테네의 인간주의 철학자들(프로타고라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까지 4명), 그리고 헬레니즘 시대의 철학자들(디오게네스, 제논, 에피쿠로스 등 5명) 15명의 철학자를 소개한다. 2부 ‘고대 중국 철학’에서는 노장사상으로 대표되는 도가(허유와 상용, 노자, 열자, 장자 등 5명), 유가(방훈과 중화, 공자, 맹자, 순자 등 5명), 묵가, 명가, 법가, 13명의 사상가를, 3부 ‘이성 중심의 동서양 철학’ 신유학 시대를 맞이한 중국 철학(주돈이, 장재, 이정 형제, 주자, 육구연, 왕수인 등 6명)과 과학 시대를 연 17세기 유럽 철학, 칸트와 독일의 관념 철학자(칸트, 피히테, 셀링, 헤겔 등 4명) 18명을, 4부 ‘19세기와 20세기의 현대 철학’에서는 새로운 질서를 꿈꾸는 철학(쇼펜하우어, 키르케고르, 마르크스, 니체 등 4명), 객관과 존재, 실존으로 전환을 모색한 20세기 철학(베르그송, 후설, 듀이, 비트겐슈타인, 야스퍼스, 하이데거, 사르트르 등 7명), 프랑스의 구조주의와 포스트 구조주의 철학(소쉬르, 레비스트로스, 라캉, 푸코, 들뢰즈, 데리다 등 6명) 이른바, 동서고금의 생각을 한데 모았다. 






    철학은 인류의 “생존에 유리한 행동 지침”이라 계속 변화한다


    애초 자연에서 세상을 이치를 원이라든가, 물질이라든가, 물과 불이라든가, 우주 순환까지도,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 시대의 철학, 종교와 정치,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지는 ‘인간주의’, 헬레니즘 시대의 철학자들과 고대 중국의 사상들, 그리고 신의 세계에서 인간의 세계로 넘어온 17세기의 관념 철학, 19세기에서 20세기를 거쳐 철학을 쉽게 이해하기 위한 설명법이었던 이분법에서 벗어나기를, 구조주의와 탈구조주의 흐름, 구조주의는 인간이 행하고, 생각하고, 인식하고, 느끼는 모든 것의 기저에 깔린 구조를 밝히는 것으로 문화와 사회가 무의식적으로 구조화돼 있기에 그 구조를 파악해서 문화와 사회를 이해하려는 철학이다. 즉, 인간의 존재를 자신의 의지나 생각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이미 만들어진 언어 구조나 무의식 구조 등에 의해 구성된 존재라고 바라본다. 사회학, 인류학, 고고학, 역사학, 언어학에서 문화와 기호나 상징 해석의 방법론으로 사용된다. 탈구조주의 포스트 구조주의는 구조를 형성하는 이항 대립(철학의 가장 큰 난관을 타개했던 이분법적 논리)에 대한 의문을 제기, 대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상 그 자체와 대상을 생산하는 지식의 체계를 모두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모든 것을 해체하자. 기존의 질서와 규칙, 관습과 법, 관계와 인식, 역사와 기득권 등 지배하는 것들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다. 




    다소 건조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철학이란 인류의 가장 강력한 생존 지침이었다. 시대가 변화면 철학도 변화하듯, 세상에 완벽도 완결도 없다. 인간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사유의 투쟁을 거쳐 완벽한 진리에 닿고자 노력하는 존재다. 


    이 책에서 다루는 철학 이론과 철학사는 무엇을 읽고, 세상의 사유의 관점에는 어떤 것이 있고, 왜 그 시기에 그런 생각이 필요했는지, 그런 생각은 후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생각하다 보면, 헤겔의 “변증법”처럼 정, 반, 합의 역사적 흐름을 엿볼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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