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철학 신박한 정리 - 한 권으로 흐름을 꿰뚫는 생각의 역사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동서고금의 생각 역사를 한 권에 담아


철학사는 곧 철학이라고 명쾌하게 밝힌 이 책<동서양 철학 신박한 정리>의 지은이 박영규. 그는 2600여 년 전, 당대의 현인이라 불렀던 철학자들의 사유와 생각의 역사를 4부로 나누어 철학의 아버지 탈레스에서 세상에서 가장 많은 논란을 일으킨 해체주의의 데리다까지 40여 명의 철학자를 현대로 소환한다. 그들의 생각을 현대인에게 들려준다. 수학의 피타고라스는 한때 신앙으로 종교로까지 여겨지기도, 이른바 ‘피타고라스학파’다. 원자론의 데모크리토스, 현대 과학의 “원자론”과는 결이 다르지만, 당대 이들이 생각한 것은 자연의 순환이었고, 천동설이라는 중세 가톨릭적 세계관에 앞서 이미 지동설을... 결과를 놓고 보면 놀랄 일이기보다는 꽤 합리적으로 여겨진다. 신의 세기에서 인간의 세기로 넘어오는 과정 종교와 철학의 관계는 종교를 더 정교하고 강력하게 단련하기 위한 수단으로 철학이 생겨난 것이지만, 학문의 발달 사회의 확대로 철학은 종교를 대체하는 합리적인 행동 지침으로 재탄생한다. 종교는 신안에 터 잡은 복종의 행동 지침으로 철학은 복종을 위한 지침의 한계보다는 합리성에 무게를 두었기에 종교로부터 분리될 수 있었던 것이라는 점 또한 유념해야 한다.




지은이는 이 책을 읽을 때, “완벽한 철학은 없다. 그래도 철학 하라, 그대의 생존력을 위하여”라고 서두에 적어두었다. 사유하라 살기 위해서, 생존력이 강해야 살 수 있었던 시대, 생존력을 위해 철학을 했던 시대,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사유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음을...




책 구성은 4부이며, 1부‘고대 그리스 철학’에서는 이오니아의 자연 철학자들(탈레스, 피타고라스, 헤라클레이토스, 엠페도클레스, 데모크리토스까지 6명)과 아테네의 인간주의 철학자들(프로타고라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까지 4명), 그리고 헬레니즘 시대의 철학자들(디오게네스, 제논, 에피쿠로스 등 5명) 15명의 철학자를 소개한다. 2부 ‘고대 중국 철학’에서는 노장사상으로 대표되는 도가(허유와 상용, 노자, 열자, 장자 등 5명), 유가(방훈과 중화, 공자, 맹자, 순자 등 5명), 묵가, 명가, 법가, 13명의 사상가를, 3부 ‘이성 중심의 동서양 철학’ 신유학 시대를 맞이한 중국 철학(주돈이, 장재, 이정 형제, 주자, 육구연, 왕수인 등 6명)과 과학 시대를 연 17세기 유럽 철학, 칸트와 독일의 관념 철학자(칸트, 피히테, 셀링, 헤겔 등 4명) 18명을, 4부 ‘19세기와 20세기의 현대 철학’에서는 새로운 질서를 꿈꾸는 철학(쇼펜하우어, 키르케고르, 마르크스, 니체 등 4명), 객관과 존재, 실존으로 전환을 모색한 20세기 철학(베르그송, 후설, 듀이, 비트겐슈타인, 야스퍼스, 하이데거, 사르트르 등 7명), 프랑스의 구조주의와 포스트 구조주의 철학(소쉬르, 레비스트로스, 라캉, 푸코, 들뢰즈, 데리다 등 6명) 이른바, 동서고금의 생각을 한데 모았다. 






철학은 인류의 “생존에 유리한 행동 지침”이라 계속 변화한다


애초 자연에서 세상을 이치를 원이라든가, 물질이라든가, 물과 불이라든가, 우주 순환까지도,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 시대의 철학, 종교와 정치,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지는 ‘인간주의’, 헬레니즘 시대의 철학자들과 고대 중국의 사상들, 그리고 신의 세계에서 인간의 세계로 넘어온 17세기의 관념 철학, 19세기에서 20세기를 거쳐 철학을 쉽게 이해하기 위한 설명법이었던 이분법에서 벗어나기를, 구조주의와 탈구조주의 흐름, 구조주의는 인간이 행하고, 생각하고, 인식하고, 느끼는 모든 것의 기저에 깔린 구조를 밝히는 것으로 문화와 사회가 무의식적으로 구조화돼 있기에 그 구조를 파악해서 문화와 사회를 이해하려는 철학이다. 즉, 인간의 존재를 자신의 의지나 생각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이미 만들어진 언어 구조나 무의식 구조 등에 의해 구성된 존재라고 바라본다. 사회학, 인류학, 고고학, 역사학, 언어학에서 문화와 기호나 상징 해석의 방법론으로 사용된다. 탈구조주의 포스트 구조주의는 구조를 형성하는 이항 대립(철학의 가장 큰 난관을 타개했던 이분법적 논리)에 대한 의문을 제기, 대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상 그 자체와 대상을 생산하는 지식의 체계를 모두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모든 것을 해체하자. 기존의 질서와 규칙, 관습과 법, 관계와 인식, 역사와 기득권 등 지배하는 것들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다. 




다소 건조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철학이란 인류의 가장 강력한 생존 지침이었다. 시대가 변화면 철학도 변화하듯, 세상에 완벽도 완결도 없다. 인간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사유의 투쟁을 거쳐 완벽한 진리에 닿고자 노력하는 존재다. 


이 책에서 다루는 철학 이론과 철학사는 무엇을 읽고, 세상의 사유의 관점에는 어떤 것이 있고, 왜 그 시기에 그런 생각이 필요했는지, 그런 생각은 후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생각하다 보면, 헤겔의 “변증법”처럼 정, 반, 합의 역사적 흐름을 엿볼 수 있을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