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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 전쟁, 시장을 파괴하는 창조적 독재자들 - 전기차, 자율주행, 우주 개발, 드론 편
이재훈(드라이트리)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4년 12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딥테크의 치열한 공방을 넘어 소리 없는 전쟁으로
기술 패권의 시대, 무엇이 변하고 있나?
조지 오웰의 소설 <1984> 현대전체주의 사회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1949년 출간될 때는 1984년이란 한 세대 후의 사회를 그리고 있는데, “빅 브러더”의 눈길을 벗어날 수 없다. 빅 브러더는 기술발전의 상징이자, 기술이 인간을 통제하는 데 쓰이면 얼마만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술 패권의 시대, 4차 산업혁명의 물결 가운데 지은이는 네 가지 분야를 눈여겨봤다. 각 분야를 장으로 묶어서 1장에서는 전기차, 2장, 자율주행, 3장에서 우주 개발, 4장은 드론으로 모빌리티를 다루고 있다. 보통은 여기에 AI, 로봇, 빅데이터, 바이오, 에너지를 한데 묶기도 한다. 지은이는 이 책의 후속편에서는 앞에서 언급한 딥테크(첨단 기술, 첨단 기술 등)로서 다룰 예정이라고 한다. 책 제목<딥테크 전쟁, 시장을 파괴하는 창조적 독재자들>이란 표현은 자극적인데 내용은 자극적이라기 보다는 네 분야의 사정을 정리해주고 있는 듯하다. 혁신은 파괴, 창조, 독점이다. 도요타 자동차의 구호처럼 말이다.
인류 문명의 역사는 이동 수단의 기술진전과 궤를 같이해왔다. 딥테크는 과학과 공학 기술을 기반으로 여러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술적 접근이며, 인터넷과 비즈니스 모델의 개선이 아니라, 물리 세계의 비트와 원자를 바탕으로 과학기술을 접목하는 것이다. 기술경쟁을 넘어서 안보 자산으로까지 인식된다. 미, 중의 기술경쟁을 상징하는 사건들, 화웨이 5G백도어 문제, 즉 통신장비의 보완 우려, 2021년 미국의 대학교수가 중국의 외국 인재 유치 전략인 천인 계획에 참여했다는 혐의로 기소, 중국 반도체 산업의 견제를 위해 네덜란드의 ASML과 협력, 극자외선 노광기 수출금지 등, 자국 경제 안보와 기술 안보의 장벽은 높아지고 있다. 지은이는 우선 인재 양성과 기술 고도화 전략을 논한다. 눈여겨 볼 대목이 다수 있다.
이 책은 첨단 기술 경쟁과 지정학적 상황을 중심으로 네 가지 분야를 다룬다. 각 기술의 탄생, 미, 중 등 주요 국가들의 정책 동향과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을 소개한다.
전기차와 중국의 도약, 고개 숙인 자동차 제조 선진국들
1990년 일본 도요타의 프리우스 등장으로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가능성을 열었다. 한때 지나친 상상으로 여겼던 내연기관(엔진) 없는 자동차가 대신에 배터리로 가는 차가 나왔다. 테슬라다. 중국은 CATL, BYD, NIO 등의 기업들이 전기차나 배터리 분야에서 기술축적에 힘을 쓰고 있다. 한편 한국의 배터리 3사(LG 에너지 솔루션, 삼성SDI, SK 온)를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인천에 있는 아파트 주차장의 전기차 화재 등, 배터리의 안정성 문제가 제기됐고, 중국에서 현재 시판 중인 자체와 배터리 분할 판매 등의 방식 또한 한국 전기차의 경쟁력 위협요인이 된다. 최근 애플 최대 하도급업체인 타이완의 폭스콘(홍하이정밀공업)이 중국에 신규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세웠다. 맞춤형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도 밝혔다. 말 그대로 반도체, 배터리, 소프트웨어 3박자만 갖추면 전기차를 만들 수 있으니. 최근 국내 시내버스회사가 국내 전기버스차 가격의 절반 수준의 중국산을 수입, 뒷거래하고 있다고 할 정도다.
자율주행 기술의 현재
자율주행은 현재 미국, 일본, 한국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시험가동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기는 시간이 걸릴 듯하다. 야심만만하게 도로 주행에 나섰다가 교통사고를 일으켜 시험이 중단됐다. 애초 자율주행 기술은 미국 국방성의 방위고등연구계획국의 자율주행 도전이었다. 1999년 창업한 이스라엘의 모빌아이는 첨단 운전 보조 시스템을 상용화하며, 자율주행 기술발전에 이바지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테슬라, 웨이모, 크루즈 등이, 중국의 바이두와 포니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자율주행 기술을 빠르게, 한편, 한국의 자율주행 버스는 제주의 탐라자율차가 현재 사고 없이 5개월 동안 시범 운행 중이며, 세종, 오송, 대전을 잇는 자율주행 버스 운행이 시작될 것이라고, 이른바 충청권 자율운행 모빌리티 상용화 지구 조성사업으로 진행된다.
우주 개발
우주 개발의 역사는 독일의 V2 로켓에서 시작, 소련의 스푸트니크, 미국의 아폴로 11호로 이어진다. 나사는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30년 동안 운영했다. 러시아의 미르 우주 정거장도 있었지만, 미국 주도로 여러 국가가 함께 참여한 국제우주정거장이 운영되고 있다. 스페이스X는 팰컨, 스타십을 통해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 시대를 열고, 나사가 추진 중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참여 달 착륙선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은 정부 주도로 갤럭시 스페이스, 랜드 스페이스 등의 민간기업이 우주 개발을. 우주 개발만으로도 단행본이 될만한 소재가 많다.
드론 산업의 성장
미래항공 모빌리티 2차 대전 때부터 사용, 80년대 이스라엘의 무인 정찰기, 90년대 미국의 프레데터 드론이 군사적으로 활용됐다. 현재는 상업용으로 활발하게 사용되는데 중국의 DJI가 방송, 영상 등 다양한 상용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러-우, 이-팔 전쟁에서도 드론은 무기로써 존재감을 드러냈다. 미국은 방산, 배달 등에 한국에서 사용하는 드론은 방송, 영상, 농약 살포 등에,
딥테크는 기초과학에 투자하는 데서 시작 "인재양성"이 문제
딥테크, 즉 하이테크 혹은 첨단 기술은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 선발주자들의 기술장벽 등 삼중고에 넘어야 한다. 한국의 우주 개발 분야의 인재 양성은 글쎄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와 달 탐사선인 다누리의 성공을 이야기하지만,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자면 러시아의 실수로 빚어진 반사이익을 운 좋게 얻은 결과이기도 하다. 기초과학 분야에서 10여 년 이상 연구를 해온 3040의 과학자들이 갈 곳이 없다.
과학기술 분야의 R&D도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만을 좇고 있으니, 늘 제자리걸음이다. 딥테크의 삼박자 중 한국정부의 의지로 할 수 있는 두 가지 오랜 시간을 기다려줄 수도 없고 막대한 비용을 투자할 의향도 없다는 점이다. 어렵게 성장한 인재는 일자리를 찾아 외국으로 나간다. 천인 계획의 손길이 한국의 젊고 유능한 과학자를 다 데려가는데. 이점 또한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