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알려주었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 죽음을 통해 진정한 내 삶을 바라보는 법
알루아 아서 지음, 정미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임종 도우미, “어떻게 죽을 것인가?” 


지은이 알루아 아서는 임종도우미다. 임종 도우미 교육과 임종계획 세우기를 돕는 단체 ‘고잉 위드 그레이스’를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죽음,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찾아오는 ‘죽음’ 그는 죽음에 관한 숙고가 삶에 새로운 가능성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의 내용은 16장에 걸친다. 삶의 끝자락에서 만난 친구(1장)에서 시작하여 쿠바가 기다린다(16장)는 것에 이르기까지, 죽음의 길에서 무엇을 어떻게 느끼고 삶의 회한을 어떻게 털고 가는 것인지, 오은경의 <언젠가 사라질 날들을 위하여>(흐름출판, 2024)에서, 그는 다가올 내일을 준비하듯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람이 필요한 사람들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누군가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평온해질 수 있다면, 사람들은 삶의 어느 시점에서 임종 도우미의 역할은 맡게 된다. 공동체 안에서 살고 죽는다는 것은 조부모든 부모든 이웃이든 가장 친한 친구이든 공동체의 도움이 필요하게 된다는 것이다. 연민과 돌봄만으로 임종 도우미가 될 수는 없고 죽음에 관한 실질적 이해, 즉 죽음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 다른 사람을 도울 수단,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관한 통찰력, 실질적인 기술 등이다. 행정과 법적 절차에 관한 이해도 빠질 수 없다. 


죽음에 관한 이해는 어떻게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 명암처럼 밝음과 어둠이 늘 함께한다. 밝음만 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찾아든 죽음의 징후, 왜 내게 이런 일이, 아직도 할 일이 많은데, 나에게는 전혀 찾아올 것만 같지 않았던 임종이 눈앞에 다가왔을 때, 모두 당황한다. 이른바 죽음을 받아들이는 태도 또한 그러하다. 임종 연구자인 스위스 출신의 시카고대학 정신건강의학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모델)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다섯 단계-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dabda:나는 이를 다비(우)다 남김없이란 뜻으로 새기련다), 다른 이의 임종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다.


알루아 아서의 말 “온전한 삶은 죽을 때까지 살아온 삶이다”


나이에 따른 차별은 죽음과 애도 과정에서도 흔히 나타난다. 그러한 차별은 선의라 해도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는 젊은 나이에 죽는 사람을 더 강조하고 그러한 죽음을 불행으로 여기며 젊은이들도 죽는다는 현실을 지나쳐버리는 경향이 있다. 젊은 사람이 죽었을 때 우리는 그들이 앞으로 온전한 삶을 두고 떠났다 하여 이를 비극처럼 여긴다. 하지만, 온전한 삶은 죽을 때까지 살아온 삶 그 자체다. 이를 부정하는 것은 죽음의 절대적이고 본질적인 타이밍을 거부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주 죽음에 대한 자신의 두려움을 다른 사람에게 투사한다. 


죽음을 대하는 태도 “살기 때문에 죽는다”


매일 죽음과 함께하는 연습은 소크라테스가 철학을 하는 이유와도 같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다. 우리에게 우선순위를 재정비하고 주변을 늘 간소하고 절제하는 삶의 태도를, 가치를 새롭게 정의하고 이 거친 삶의 여정에 경이로움과 신비로움을 더할 영광스러운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죽음이 없다면 그 어느 것도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하는 일은 어떤 의미도 갖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사회적 기대, 다른 사람의 판단에 더는 휘둘리지 않고 진정한 자아를 반영하는 선택을 할 수 있음을 지은이는 강조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 소녀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각자 죽음을 맞이하는 자세와 태도, 그리고 이들을 돌보는 사람들, 미지의 세계는 늘 두렵다. 그에 관한 정보도, 경험도 없기에 더욱 그렇다. 죽음과 친숙해지는 방법은 내일 죽더라도 여한이 없는 삶을, 나와는 관계없는 그리고 멀리 떨어져 있다가 천천히 다가오는 존재, 혹은 당황스럽게 갑자기 마음의 준비도 안 돼 있는데. 마음의 준비는 지금부터 하는 것이고, 죽음의 연습 또한 가까이에. 죽음을 현실로 인식해야 이 책의 제목처럼 죽음이 알려주었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죽음을 통해 진정한 내 삶을 바라보는 법을 생각해보란다. 날 때는 순서가 있지만 갈 때는 순서가 없음을, 


두려움보다는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그날이 언젠가는 올 것이라고 준비를 해두는 것, 생각을 바꾸면 두려움도 사라질 것이다. 다만, 이 단계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다. 명상이든, 사유든 “죽음을 맞이하는 게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니” 내가 사라진다. 죽음을 새로운 시작과 고된 삶으로부터 해방이라는 장자(莊子)의 죽음에 대한 태도는 거부와 환영의 사이에 머문다. 알루아 아서의 회고록은 죽음의 두려움에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될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