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사라질 날들을 위하여 - 수만 가지 죽음에서 배운 삶의 가치
오은경 지음 / 흐름출판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별을 위한 최고의 선택 무엇인가?

이 책은 지은이 오은경이 38년 동안 간호사로 활동하면서 수많은 죽음에서 얻은 삶의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행려 병동에서, 가정 간호 현장의 기록이다. 그는 다가올 내일을 준비하듯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테네의 청년들에게 불온사상을 주입했다는 죄명으로 독배를 앞에 둔 소크라테스는 옆집 의사에게 빌린 수탉 한 마리 값을 치러주라고, 그에게 죄를 인정하고 살아남으로라고 눈물로 호소하는 제자와 지인들을 향해 말한다. 그는 철학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사유하는 것이라 말한다. 물론 법학자들은 뭐라 말할지 모르겠지만, 죽음의 철학이라는 관점에서는 소크라테스는 이미 초월했다. 영생과 윤회를 믿는 소크라테스는 죽음 또한 경험이고 과정이라 생각했을 터이지만, “지혜로운 사람에게는 삶 전체가 죽음에 대한 준비”라고 했던 키케로의 말과도 통하는 바가 있다.

죽음을 사유하는 시간의 읽고 생각할 거리는 4장 32꼭지다. 1장은 ‘죽은 자로 하여금’에서 낯선 이의 주검, 부디 평안하소서, 밀어낼수록 가까워지는 죽음 등 9꼭지의 글이, 2장 ‘살아 있는 자의 무게’에서는 희미해진다는 것- 어머니의 생, 생생해진다는 것- 어머니의 죽음, 위기의 보호자 등 8꼭지가, 3장 ‘죽음과 삶의 파수꾼’에서는 예고 없이 닥친 죽음 앞에서, 를 비롯하여 9꼭지의 글이, 4장 ‘더 나은 생을 위하여’에서는 존엄한 죽음, 품위 있는 죽음, 죽음에서 배운 삶의 자세 등 6꼭지의 글이 실려있다.

언젠가 사라질 날들을 위하여

죽음을 앞에 두고, 보인 반응은 수만 가지, 천차만별이다. 임종 연구자인 스위스 출신의 시카고대학 정신건강의학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모델)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다섯 단계-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dabda:나는 이를 다비(우)다 남김없이란 뜻으로 새기련다), 다른 이의 임종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다. 하지만, 죽음을 새로운 시작과 고된 삶으로부터 해방이라는 장자(莊子)의 죽음에 대한 태도는 거부와 환영의 사이에 머문다.



장자(莊子)의 고분지통(叩盆之痛)은 장자가 부인의 장례를 치르면서 동이를 두드리며 노래를 불렀다는 고사에서 유래됐다. 이런 모습을 본 그의 친한 친구 혜시(惠施)가 평생을 같이 살고 아이까지 낳은 아내의 죽임을 당해 어찌 그럴 수가 있느냐고 따지자, 장자가 말하기를 "아내가 죽었을 때 내가 왜 슬프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아내에게는 애당초 생명도 형체도 기(氣)도 없었다. 유(有)와 무(無)의 사이에서 기가 생겨났고, 기가 변형되어 형체가 되었으며, 형체가 다시 생명으로 모양을 바꾸었다. 이제 삶이 변하여 죽음이 되었으니 이는 춘하추동의 4계절이 순환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아내는 지금 우주 안에 잠들어 있다. 내가 슬퍼하고 운다는 것은 자연의 이치를 모른다는 것과 같다. 그래서 나는 슬퍼하기를 멈췄다."(오쇼 라즈니쉬<삶의 길 흰 구름의 길>(오쇼의 장자강의, 청아출판사, 2005)


돌아가셨습니다. 대신, 좋은 곳으로 가셨습니다.

임종 과정에서 하는 연명치료는 가는 사람을 가지 못하게 잡아끈다. 그럼 그 사람은 죽음의 문고리를 잡은 채 나가지도, 들어오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태가 된다. 대부분 사람이 임종기에 연명의료를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부모나 자식에 한해서는 다르다. “연명치료 하시겠습니까?”라는 물음에 하지 않겠다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 하루라도 더 사랑하는 사람의 삶이 연장되기를 바란다. 누구나 존엄한 죽음을 원하지만,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존재한다. 잣대가 다르다는 이야기다. 나와 가족들에게. 하지만, 주변의 눈치가 두려워, 연명치료 해달라는 자식들, 실로 복잡하다. 죽음이란 두려운 것인지, 영원한 이별인지, 도대체가 알 수 없다. 다만, 불가의 해탈은 고통스러운 윤회의 고리에서 영원히 벗어나 안식과 평화를 찾는 것을 말한다. 그저 해탈이 아니다. 지은이는 바란다. 오은경 님은 좋은 곳으로 가셨다고 말해주기를 원한다고, 돌아가신 게 아니라. 좋은 곳으로,

죽음을 어떻게 볼 것인가, 조력사에 관한 생각

이 책에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부록으로 붙어있다. 연명치료에 관한 우리 사회의 태도, 조력사는 아직 논의단계라 언급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소극적 안락사인 존엄사는 식물인간 상태처럼 의식 없는 환자에게 영양공급 등을 중단해 죽음에 이르게 한다. 대표적으로는 2005년 미국 테리 샤이보 사건이 언급되는데 15년간 식물인간 상태로 있던 샤이보에게 영양공급 튜브를 제거하라는 법원의 판결에 따른 것이다. 적극적 안락사는 말기 환자나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에게 영양공급 등을 중단하는 소극적 행위를 넘어서 의사 등 타인이 치명적인 약을 처방하거나 주입함으로써 생명을 단축하는 방식이다.

조력사, 의료 조력 사망((Medical Asistance in Dying: MAiD)이라 부른다. 2015.2 캐나다 연방대법원의 조력 사망 선택권을 개인의 권리로 인정했다. 당시에는 아무튼 조력사를 네 가지 조건 아래에서만 할 수 있도록 했는데, 위중하고 치유 불가능한 의료상의 문제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에서 첫째, 심각, 치료 불가는 질환이나 장애가 있을 것, 둘째, 신체 능력 회복 불능의 퇴행이 상당히 진행되어야 하고, 셋째, 환자가 가진 의료상의 문제가 지속적 심신의 고통을 일으켜 견딜 수 없고, 환자가 원하는 방법으로 고통 완화할 수 없는 때, 넷째, 어느 정도 가까운 시일 내에 자연사할 것이라는 합리적인 예측(RFND), 이중 가장 곤란한 것이 자연사 시기의 합리적인 예측이다. 2021년 퀘벡고등법원이 이 조항을 위헌으로 판단 삭제를 명령했고, 연방의회에서 법안을 통과, 의료 조력 사망 자격요건에서 삭제됐다. (진 마모레오, 조해나 슈넬러,<기꺼이 나의 죽음에 동의합니다>(위즈덤하우스, 20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질병 vs 의학 -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전쟁
예병일 지음 / 책들의정원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질병에서 벗어나기 위한 인류의 여정


변증법의 정반합처럼, 잡았다 싶으면 또 다르게 변화하듯 질병 또한 그러하다. 질병에 관한 인간의 생각 변화와 이에 따른 패러다임이 바뀌기에, 질병은 늘 인간의 대응보다 한 두 걸음 앞서가는 듯하다. 두통이 생기면, 신의 형벌이라고, 머릿속에 악마가 들어간 것이라고 돌도끼로 머리를 쪼개버리던 시대부터 점차로, 기원전 4~5세기 히포크라테스는 인간의 몸과 마음에 병이 생기는 것은 인체의 내부와 외부환경의 부조화 또는 인체 내부의 불균형 때문이라고 하며, 이를 4체액설의 개념으로 설명했다. 황담즙(불), 물(점액), 공기(혈액), 흙(흑담즙)으로 여기에 이상이 생기면 이병도 저 병도 생긴다고 봤다. 이는 이전의 엠페도클레스는 4원소설 물질은 물, 불, 흙, 공기의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계승한 것이고, 아리스토텔레스도 그 생각에 동의하면서 여기에 몇 가지 근원적 성질들을 배당했다.


4체액설은 거의 2천 년 동안 서구 사람들의 몸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됐다. 18세에 이탈리아의 해부학자 조반니 모르가니는 질병은 장기 이상으로 발생한다고, 18세기 말 프랑스의 해부학자 샤비에르 비샤는 질병이 장기를 이루는 세포 덩어리인 조직의 이상으로 발생한다고, 19세기 중반 독일의 병리학자 루돌프 피르호는 세포 이상 때문이며, 지금은 세포의 핵 속에 들어 있는 유전자에 이상이 생길 때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책 제목<질병 vs 의학>은 가치 중립적인 듯한데, 내용에서는 질병을 적이라 규정한다. 질병은 인간의 장기와 기능의 부조화에서 비롯된다는 히포크라테스의 말처럼 조선의 세조는 <의약론>에서 마음을 다스리는 심의(心醫), 음식으로 병을 예방하는 식의(食) 순으로 의사를 구분하듯, 질병은 인간과 함께하는 동전의 양면이었다. 몸을 다스리는 게 아니라 균형을 깨뜨리지 않고, 잘 지내는 것이리라.


이 책은 4부로 구성됐고, 1부에서는 인류, 질병과 전쟁을 시작하다는 제목 아래 질병은 신이 내린 형벌이라는 인식에서 히포크라테스, 의학을 종교에서 독립시키다, 페스트, 페니실린, 항암제 발견으로 큰 질병은 정복된 듯 보였지만, 질병의 역습으로 항생제 내성균의 출현으로 공방전이, 사회변화가 불러온 새로운 질병을, 2부에서는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에서 감염병을 다룬다. 세균과 백신, 예방접종, 바이러스가 불러온 암, 세균의 시대가 가고 바이러스 시대가 온다. 광우병 쇠고기에서 식인까지, 3부 칼과 방패 대신 칼과 바늘, 4부 인간은 질병을 정복할 것인가?


목차 순대로 보면, 고대에서 현대 질병과 의학의 변증법을 잘 알 수 있다. 의학발달의 한계는 어디일까?, 질병은 저 홀로 나타나는 법은 없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서 인간과 인간의 관계 속에서 생겨나는 것이기에 예방도 가능하다. 그만큼 모두 수고를 해야겠지만, 3부의 현대 최신의학 편과 4부의 공중보건학의 대두, 생활 습관 의학 등 기술과 인간의 노력이 어우러지는 대목 또한 흥미롭다. 위 속에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헬리코박터균이 얼마쯤 있으면 정상인가, 없어야 정상인가 하는 기준은 잘못된 것이다.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할 것인가 문제이다. 


환경보호를 해야 할 가장 현실적인 이유


바로 코로나19 대유행을 경험한 우리는 이 바이러스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조금만 생각해보거나 정보를 모아보면 금방 깨달을 수 있다. 바로 서식지 파괴와 인수공통감염병의 위협 증가라는 관계다. 광우병, 조류인플루엔자, 사스, 에볼라, 유행성 출혈열, 마버그열 등의 공통점은 본디 사람에게서는 발견되지 않던 동물의 감염병이었으나 20세기 후반 이후 본격적으로 사람을 향해 덤벼들기 시작한 인수공통감염병이다. 페스트, 탄저, 결핵, 광견병, 콜레라, 뎅기열도 모두 그렇다. 콜럼버스 신대륙발견 후, 유럽 이주민과 함께 들어온 천연두, 홍역, 인플루엔자, 발진티푸스 등은 선주민을 몰살시켰듯이, 여전히 인류는 시시각각 새로운 위험에 노출 가능성이 커진다. 개발로 자연환경이 파괴되면서 사람과 격리됐던 동물들이 사람과 접촉할 기회가 증가한 만큼이나, 코로나19와 같은 대유행이 오는 것을 막으려면 현재의 생활방식을 더 자연 친화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인수공통전염병은 더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A형 간염이 과거보다 증가하고 있다. 백신과 약물 개발로 확산이 멈추거나 줄어들어야 할 발병률이 높아진 이유는, 깨끗한 환경이 감염병을 일으킨다는 위생가설이다. 위생 수준이 점차 높아지고 청결한 환경에서는 A형 간염이 쉽게 일어나지 않지만, 반면에 면역력은 저하된 상태로 감염 가능성이 작아졌지만, 과거에 비해 늦은 나이에 환자들이 발생한 경우, 어렸을 때 감염보다 더 심각한 증상이 나타난다. 퇴치됐다던 결핵이 다시 등장한 이유 역시, 내성 때문이다. 기존의 결핵약으로는 치료가 잘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새로운 숙제인 셈이다.


생활습관의학(라이프스타일 의학)의 대두


20세기 전반까지 인류는 식량부족에 허덕였다. 지금도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여전히 그러하지만, 보릿고개는 없어졌다. 쌀이 남아돌 지경이다. 2차 대전 후 식량 공급이 풍부해지면서 패스트푸드가 일반화되고 음식이 남아돌 정도여서 문제가 생겼다.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이는 생활 습관에 대응하는 의학은 이제 대중화됐다. 생활습관의학은 생활 습관법의 예방, 치료, 재활을 돕고 공중보건을 개선해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받는다. 임상의가 다른 분야 전문가들과 협업하여 사람들의 생활방식에 개입해야 한다. 약물의 일률적인 투여량도 이제 맞춤형이 되고, 생활습관 조절로 의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속적인 교육과 정보제공 또한 필요하다. 


지은이는 가장 확실하다고 믿는 것을 의심하라고 한다. 고정된 관념이 의학발달을 가로막는다고, 40년 전에 발견되어 위궤양과 위암의 원인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균은 세포학이 시작된 1870~80년대에 이미 발견할 기회가 있었지만 한 세기가 지나서 알려진 것은 의사들은 강한 산성인 위 속에는 세균이 살 수 없다는 고정된 관념이 의사들의 사고를 지배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계 감염 예고 - 팬데믹을 예견한 목소리는 왜 묵살되었는가
마이클 루이스 지음, 공민희 옮김 / 다섯수레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계 감염 예고


논픽션 작가 마이클 루이스가 코로나19 대유행기에 왜 사라진 미국인들이 많았을까? 세계 유수의 질병통제예방센터와 첨단 의료기술을 자랑하는 미국에서,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인가? 팬데믹을 예견한 목소리는 왜 묵살되었는가, 미국의 감염병, 전염병 관련 지휘소 역할을 하는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독립성 확보가 필요한 데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면서 물론 이전에도 그런 경향은 있었지만, 대통령선거의 논공행상의 자리 배치 대상이 되어버렸다는 점을 지은이는 강하게 질타한다. 독립성을 유지하고 센터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 이끌어야 할 조직임을 여러 사례를 들어 강조한다. 


이 책의 3부로 구성됐고, 1부에서는 주로 공중보건의가 경험한 질병통제예방센터와 미국 공중보건의 상황을 담고 있다. 2부에서는 박쥐, 조류 등의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는 마이너(비주류) 의사들, 3부에서는 시스템의 결함을, 행하지 않은 죄에 관한 소회 등을 싣고 있다. 출세를 위해 줄을 서는 부류와는 근본부터가 달라 괴짜 혹은 속내를 알 수 없는 사람, 이른바 일에 관한 옳은 신념과 철학을 가졌던 몇몇 보통 사람들을 통해, 미국의 허접하고 무방비한 시스템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공중보건의와 감염병에 관한 사람들의 태도 


여기에 실린 사례들은 이른바 신념과 철학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외과 의사와 결혼해 3명의 자녀를 둔 30대 초반의 내과 전문의 “채리티 딘”는 고액의 연봉을 마다한 채 카운티의 의료국부국장으로 박봉의 공중보건의를 지원한다. 결국 집에서 아이들이나 돌보며 살림을 할 것을 요구하는 남편과 이혼하고 그는 주 80시간씩 일을 하는데, 그 힘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감염병과 전염병의 구분도 제대로 못 하는 공중보건의들, 1부 “무시무시한 용”으로 태어난 채리티 박사, 개를 구하기 위해 불길 속으로 뛰어들던 소방관은 감염병이란 소리에 정나미가 떨어진 얼굴로 뒷걸음치는 공포에 질린 모습, 현장에서 체포한 범인이 에이즈, C형간염이란 말만 듣고 안절부절못해 창백한 얼굴로 샤위실에 들어가 몇 번이고 몸을 씻는 사람들, 이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두 개의 얼굴, 하나는 직업정신이 투철한 믿음직스러운 직업인이지만, 그 대척에 있는 얼굴은 감염병에 관한 무지다.


이미 만들어진 대응 매뉴얼 속에 분명하게 적혀있지만, 누구도 이를 제대로 본 적도 보려는 생각도 없는 상황이 수많은 시민이 생활하는 자치단체의 보건당국이다. 시간제로 일하는 계약직 공중보건의, 은퇴한 후 생활을 위해 일하는 늙은 의사, 이들에게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맡겨도 될까?,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기계적으로 책상 위에 서류에 결재 사인만 하는 의사들에게 길거리에서 마약중독으로 알코올중독으로 감염병과 전염병에 노출된 노숙인들은 공중보건의가 지켜야 할 귀중한 생명이 아니다. 적어도 받은 돈 만큼, 딱 그 시간만 일하면 된다. 더 이상의 일을 벌이는 슈퍼맨이나 열혈의사일 필요는 없다. 오지랖이다. 이것이 미국의 공중보건당국의 민낯이다.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독립되어야!


우리가 아는 이미지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여기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고군분투, 살신성인의 모습을 담은 1995년 영화<아웃 브레이크>, 그때는 분명히 맞았고 지금은 전혀 다른 현실이다. 물론 영화다. 질병통제예방센터장은 경력직에서 대통령임명식(지미 카터 정권부터)으로 바뀌었으니, 여기서 왜 미국은 스스로 구할 제도를 마련하지 못했을까? 라는 물음에 관한 답을 찾아보자. 지은이가 제기한 의문 “왜 팬데믹을 예견한 의견은 묵살되었나?”와 같은 맥락이다.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역사에 남을 전설적인 의사 빌 포지, 많은 사람에게 ‘천연두를 퇴치한 인물’로 알려졌고, 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뽑은 마지막 센터장이기도 했다. 2020.9.23. 현 센터장인 로버트 레드필드에게 편지를 썼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죽어갔을 때다. “바이러스가 미국에 끼칠 참혹한 결과를 외면하지 말라, 이건 대학살이다. 물론 백악관에서는 분노하겠지만, 정치를 위해 생명을 희생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정치적 간섭없이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어떻게 나라를 이끌어 갈 것인지 방향을 설정하고, 간섭이 생기면 중립적인 감사관에게 보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해, 바로 이 대목이 해결책이다. 


채리티 역시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몇몇 사람의 연구논문을 위해 이곳저곳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지만, 감염병의 분석을 의뢰하면 대응하지 않지, 폼나는 일과 안전하게 이미지관리를 하는 일은 하지만, 정치적 위험부담이 있는 일은 피하고 싶다는 센터의 태도를 정확하게 알게 된다. 이렇게 망가진 시스템 위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하기란 애초부터 무리였다. 연방정부만이 아니라 주 정부 또한 마찬가지다. 주지사가 임명하는 의료국장, 보건국장은 관료다. 주지사의 업적을 위해 움직이는 로봇이다. 실제로 공중보건당국이 해야 할 일은 안 중에 없다. 


이 책의 결론은 자기 일에 신념을 가진 많은 사람의 용기와 헌신으로 위기를 극복한 것이지, 연방정부, 자치주가 나서서 해결한 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짚어내고 있다. 1918년 5천 만 명이 죽은 스페인독감은 일부 조류의 체내 바이러스가 변이되면서 퍼진 것이었다. 2005년에 도 계절성 독감이 비슷한 변이 양상을, 코로나19는 어느 날 갑자기 중국 우한에서 갑자기 생겨난 게 아니라 주기적으로 생겨나는 패턴이 있고 그에 따라 생겨난 것이다. 막을 수 있는 재난을 예방하지 못했다, G7이 하는대로만 따라해도 18만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텐데, 백신의 생산과 보급 속도에만 관심이 있고,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사람들을 격리하는 방법은 누구도 살펴보려 하지 않았다. 아무도 어떤 조처해야 할지 깨닫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세계 감염은 확산하기 전에 전조증상 등으로 늘 예고를 해 왔다. 이를 애써 무시한 것은 정치였다.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질병을 통제하고 예방하는 게 아니라 정치의 입맛을 맞추는 양념일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존재의 역사 - 우주에서 우리로 이어지는 138억 년의 거대사
팀 콜슨 지음, 이진구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주와 인류, 문명과 인간의 마음


친절한 과학 세계의 안내자, 해설자로 활동하는 지은이 팀 콜슨은 옥스퍼드 대학에서 생물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다. 생물학 관점에서 환경 변화가 동물의 생태와 진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연구해왔다.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과학의 모든 분야의 자료를 한데 모아 이 책<존재의 역사>을 썼다고 한다. 이 책은 과학과 인문학의 만남이다. 


책 구성은 우주에서 우리로 이어지는 138억 년의 기나긴 역사를, 10장에 걸쳐 담아냈다. 1장은 거대한 역사의 전제, 과학과 비과학, 과학연구의 시작으로 과학적 패턴의 이해까지를, 2장 이토록 작은 세계에서는 입자와 물질의 세계, 중력의 실체 그리고 우주의 역사를, 3장은 화학적 이끌림, 원소와 분자의 발견, 원소에서 생명까지를, 4장 미지를 떠도는 고향들 은하와 태양계, 녹색의 터전, 생명의 산실을, 5장 생명의 태동에서는 DNA의 비밀과 세포의 신비, 자가 촉매 반응 등을, 그리고 6장에서는 절멸과 번성 사이, 진화의 조력자와 새로운 종의 출현을, 7장은 '나'로 존재하는 느낌, 의식은 인간의 전유물인가? 의사결정과 행복, 뇌와 의식의 진화를, 8장에서는 기술직 유인원의 부상이라는 제목 아래, 사회적 존재로 진화, 문명을 향한 발걸음, 현대 인류의 위상을, 9장은 우리의 궤적으로 지금, 우리의 모습과 성격의 표현 형질 등을, 그리고 마지막에 존재 이유를 찾아서에서는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를 싣고 있다. 


우주를 이해하면 인류 종을 이해할 수 있는가? 


시간에 따른 우주의 역사, 빅뱅을 시작으로 최초의 입자가 나타난 38만 년, 최초의 은하계와 복잡해진 분자(10억 년), 태양계의 형성은 92억 년, 지구생명체 탄생은 98억 년, 인류 조상의 탄생은 137억 7000만 년이다. 지은이는 인류탄생의 역사와 우주의 역사를 통해서 인간, 인류라는 종을 이해하고자 한다. "인격"이란 무엇인지, 그 형성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과학이란 특정한 관찰 결과가 발생하는 원인을 설명하고, 미래에 일어날 현상을 예측하는데, 여기에 과학적 연구방법이 적용된다. 


지은이의 궁극적인 질문은 우주가 결정론적 또는 확률론적인가였으며, 그가 얻은 결론은 후자였다. 우리는 운이 좋아서 존재하는 것이며 그렇기에 특별하다고. 자신이 특별하다는 감정은 진화가 지각이 있는 모든 생명체에 부여한 특징이라고 봤다. 우주에는 수십억 개의 은하와 소조 개의 별이 있다. 이들별 가운데 다수는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이 있을 것이고, 일부 행성은 생명체가 살지 적절한 환경일 것이다. 생명체는 이들 행성의 일부에서 등장했다고 보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기술과 과학, 인류종의 의사결정 능력은 언제부터


과학은 보편적 진리를 추구한다. 우주는 인간이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작동하지는 않는다. 우주는 규칙이 지배하며 과학은 그 규칙을 밝혀내는 인간의 발명품이지만, 물리학, 화학, 지구과학, 생물학의 일부 주제에 관해서는 여전히 전인미답의 영역이다. 과학이 발달하고 우리의 지식이 늘어난 만큼 새로운 의문도 제기될 것이다. 우리 존재의 신비함은 인류가 궁극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한편,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인간의 지능과 사회성, 추상적인 사고 능력이 언제부터 생겨났는지, 의사결정 능력은 화석으로 남지도 않고, 해부학적으로 규명해내기란 불가능이다. 현재까지는 말이다.


문명을 향한 발걸음


호모하빌리스(도구사용자)의 등장 후 230만 년이 되어야 사물을 기본적으로 구성하는 물질의 역학을 탐색할 수 있는 대형 강입자 가속기가 출현한다. 호모하빌리스는 무리에 따라 80명가량 뭉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들의 조상과 비교하여 큰 무리를 이루었으며 이것이 지능상승요인을 작용한 듯 보인다. 과학자들은 신피질(대뇌 피질 중 가장 최근에 진화된 부위로 주된 역할은 운동, 체지각, 시각, 청각, 고도의 정신작용, 연합(학습) 등을 한다)의 크기와 사회적 무리의 규모에 깊은 연관성이 있음을 지적한다. 현재 인간의 신피질은 사회적 무리 150명을 상대할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추산되며, 이 수치는 인간이 소셜네트워크로 관계를 맺는 평균적 인원과 비슷하다(이를 던바 수라 한다) 호모에렉투스(직립하는 사람),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 이들이 아프리카를 벗어난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에 자리 잡은 후 2만 6000년 전 현재의 러시아와 알래스카 사이의 육로를 건너 아메리카 대륙 전역에 퍼진 인류, 만약에 당시의 기후 변화가 반대로 진행됐더라면 네안데르탈인이 호모사피엔스를 밀어내고 아프리카 대륙에 퍼져 나갔을까?, 꼬꼬무다. 


우리에게는 왜 마음이 존재할까?


우리가 사고와 존재를 자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연의 우연의 산물일까? 표현 형질의 진화와 마찬가지로 마음의 진화도 연구하는 게 가능할까? 뇌과학과 심리학 연구가 발전한다고 하더라도 글쎄다. 인체에서 정신의 위치를 특정할 수 없다면 어떻게 죽은 후 뇌와 피부, 근육이 부패하는 시점과 함께 사라질 수 있을까? 사후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을 수도 있겠다. 


인류의 기원과 발달, 여기에 더해지는 종교와 과학의 발달은 따로 떼어놓고 논할 수 없을 듯하다. 지은이는 우주 탄생에서 문명의 진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점의 연구결과를 씨줄과 날줄로 엮어 하나의 틀을 만들어냈다. 점으로 표현하면 하나의 점에서 점차로 퍼져가는 것처럼, 이 책의 발상 자체가 놀랍다. 우주의 출현과 인류종의 역사라는 커다란 틀, 여기에 우주의 작용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 거기에다 인간의 마음의 존재 이유, 다른 생물들도 마음이 존재할까?, 전방위적인 의문이다. 한 권에 쏟아 부어놓은 정보와 의문 제기, 이는 설명이라기보다 새로운 질문이다. 이 책은 <존재의 역사>라 적고 <존재의 이유>라 읽어야 할 듯하다. 아니면 둘을 합쳐 "존재의 역사, 그리고 존재의 이유"라고 해도 좋겠다. 이글에 쏟아지는 찬사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듯하다. 읽어보면 뭔가 집히는 게 있으니 말이다. 몰입도가 높아, 쉼 없이 읽을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키아벨리 - 권력의 기술자, 시대의 조롱꾼 문화 평전 심포지엄 4
폴커 라인하르트 지음, 최호영.김하락 옮김 / 북캠퍼스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권력의 기술자, 시대의 조롱꾼


마키아벨리의 저서는 악마의 글이라 하여 16세기 교황들은 "금서"로 봉인했다. 현대의 시작을 마키아벨리의 사상에서 찾는 이들도 있다. 지은이 폴커 라인하르트는 이상을 신랄하게 비판했던 마키아벨리 이면에는 완벽한 공화국과 선한 삶을 믿었던 이상주의자가 숨어있다고 했다. 이것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의미 있는 마키아벨리다. 라이하르트는 이 평전<마키아벨리>으로 골로만 역사서술상을 받았다. 한편 마키아벨리를 무솔리니, 히틀러 등 유럽을 전화로 몰아넣던 독재자들이 주장하는 명분의 원류가 됐다고 비판했던 레오 스트라우스의<마키아벨리>(함규진 역, 구운몽, 2006), 스트라우스는 서구민주주의 우월성과 반세계주의를 주장, 네오콘(미국 신보수주의 사상)의 기원이 되기도. 또, 프리드리히 니체, 한나 아렌트는 마키아벨리의 통찰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권력을 얻은 법을 논한 마키아벨리는 정작 권력을 얻지 못했기에 권력의 주변부에서 그 중심을 정확하게 볼 수 있었다. 그는 정치를 이익집단과 사회계층 사이의 투쟁으로 봤기에 어떻게 하면 권력을 얻게 되는지를 통찰한 것이다. 권력의 기술자, 시대의 조롱꾼이라는 마키아벨리에 관한 이미지는 거꾸로 해석해야 한다. 권력의 속성을 알았기에, 피렌체 공화국이 메디치가와 그의 수장의 입맛과 비위 맞추기에 급급한 아부꾼과 소인배들이 정치 권력의 부스러기를 주워 먹었다. 시대의 조롱꾼이란 김시습이나 김삿갓(김병연)처럼, 세상을 떠돌며, 촌철살인으로 정치 세태를 풍자한 것과 그리 다르지 않다. 


이 평전은 마키아벨리가 29세인 1498년 피렌체의 80인 위원회에서 정부의 사무관이자 제2 서기국 서기장으로 선출된 역사적 사건에서 시작한다. 무명에 한미한 집안의 그가 어떻게 서기장으로 발탁된 것인가, 오로지 그의 능력만을 인정받아서 된 것인지, 당대의 피렌체 사정을 들여다보는 "명성을 얻는 기술"(1장), 30~40대를 다룬 "외교의 기술"(2장), 40대 중반까지를 다룬 "생존의 기술"(3장), 군주론 등의 집필 등으로 마지막 정치적 꿈을 토로했던 4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의 "저술활동"(4장) 과 그의 말년까지를 다룬 "도발의 기술"(5장) 을 다룬다. 기술이라는 수식이 붙어 있는 장의 제목들, 명성 얻기, 외교, 생존, 저술, 도발이다. 


메디치가의 피렌체 현대 정치가 주목해야 할 것들


명성을 얻는 기술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메디치가는 로비와 함께 피렌체는 우리와 우리 편의 것이라는 원칙에 따라 공화국을 통치하면서 공화국의 정체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이 도시에서 시민들은 두 가지 방법, 즉 공적인 경로와 사적인 방법으로 명성을 얻을 수 있다. 공적인 경로로 명성을 얻으려면 전투에서 승리하거나 새로운 영토를 정복하거나 사절로서 성실하고 신중하게 임무를 다하거나 공화국에 현명하고 성공적인 조언을(중략), 사적인 방법으로 명성을 얻으려면 시민에게 불법 이익을 돌아가게 해야 한다(중략), 시민이 정당한 처벌을 면하게 조처하거나 부당한 명예를 얻게 돈으로 지원하거나 특히 공공자금으로 마련한 선물이나 놀이 등으로 하층민을 즐겁게 해줘야 한다. 이로써 이익집단이 형성되고 추종자가 생기면 이렇게 얻은 명성과 함께 공화국은 훼손되고 만다." (52쪽)


이는 오늘날에도 통한다. 눈앞에 그려지듯이, 그래서 마키아벨리를 근대가 아닌 현대라고 부르는 이유일 것이다. 과도한 것은 마키아벨리가 아니라 세상의 흐름이었다. 


마키아벨리즘 3원칙과 그의 생각


이는 군주론의 핵심이다. “역량과 운”, “정치와 윤리”, 그리고 “이미지론”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늘 행운과 역량을 생각한다. 마키아벨리는 행운이 아주 큰 힘이 되지만 기본적으로 역량이 갖춰졌을 때,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행운이 오지 않더라도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행운과 역량의 비교 예로써 사랑과 두려움의 관계를, 사랑은 자유의지지만, 두려움은 군주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는 점이다. 군주는 사랑보다는 두려움을 택하는 것이 옳다고….


시대의 조롱꾼은 성공은 모든 것의 척도다. 성공은 도덕적으로 가장 의심스러운 방법까지 포함해 모든 것을 정당화한다(성공한 반역은 혁명이다. 역사는 이긴 자의 기록이란 말과도 같다), 국가의 목표는 평화가 아니라 전쟁이다. 공화국의 최고영광은 다른 국가를 정복하는 것이다. 도덕과 정치는 절대적으로 대립한다. 보증된 도덕 규칙은 정치를 무력하게 할뿐더러 완전히 비생산적인 것으로 드러난다. 완벽한 정치인은 파렴치할 줄 알아야 할뿐더러 속임수도 쓰고 계약도 파기할 줄 알아야 한다. 권력을 얻고 행사하는 방법을 터득한 사람은 그 지식을 전복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사회혁명이론 전개)는 마키아벨리의 말을 이 책을 읽다 보면 왜 이해하게 된다.


정치와 윤리, 대의를 위한 정치와 윤리의 분리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하여 뭘 어떻게 해야 할까, 권력과 통치의 분리, 동서양의 관념에 따라 달리 접근하는데 공맹은 군주의 “덕”을 강조하는데 정치와 윤리의 일체관이다. 서양의 사고는 정치와 윤리를 구분 높은 정치역량이 있어야 한다. 덕은 높으면 좋겠지만 반드시 높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동양에서는 덕을, 서양에서는 역량을 우선시했다. 명분보다는 실리를 선택한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무장하지 않은 예언자(1494~1495, 피렌체의 많은 교회에 개혁을 설파한 산마르코 도미니크회 수도원장 지롤라모 사보나롤라)를 어떻게 봤을까, 그의 보고에 따르면 사보나롤라는 자신을 정당화하고 적의 신용을 떨어뜨리기 위해 종말론의 공포를 자극했다. 나를 해치면 악이 득세할 것이라고, 마치 모세처럼, 피렌체를 하나로 묶기보다는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분열시키면서 그는 여론에 편승하여 자신의 거짓말을 감추었다고, 결국 사보나롤라는 처형됐고, 그를 따르는 세력이 몰락하면서 마키아벨리는 서기장이 될 수 있었다.


마키아벨리즘이 오해받는 이유는 그의 주장 점의 전체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특정 표현을 끄집어내다 보니 왜곡될 수밖에, 앞뒤 생략하고 특정 부분만을 말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뉘앙스가 달라지지 않는가, 마키아벨리즘도 이처럼 받아들여지고, 또 이미화 된 것이다. 핵심은 권력의 악행을 두둔하는 게 아니라 악행과 잔인함은 공익을 위해서라면 서슴없이 활용하라고 하는 말이다. 그 전제가 공익이다. 물론 공익을 어떻게 해석하는가는 별개의 문제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