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씽킹 - 우주를 이해하면 보이는 일상의 본질
천문물리학자 BossB 지음, 이정미 옮김 / 알토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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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이해하면 보이는 일상의 본질 


이 책<코스모스 씽킹>의 지은이 후지타 아키미(Boss Bitch="BossB는 자신이 믿는 길을 가는 자신만만한 자립 여성이란 의미로 붙인 필명)는 두 아이의 엄마로 10년 동안 육아한 후에 2014년 학계로 복귀한 천문물리학자다.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공부하고, 독일 막스플랑크천문연구소 등에서 연구 활동을 했다. 현재 신슈대학에서 일한다. 


관점을 바꾸면 현실이 달라진다. 


영화 <양자물리학>,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등에서 공통된 메시지 “관점을 바꾸면 현실이 달라진다.”라는 것이다. 어떤 사고 가치체계로 사물을 보고, 인간관계를 만들어가는가에 따라 자기 자신의 세상과 세계는 달라진다. 이 책은 조금 더 깊이 들어가 “우주를 이해하면 보이는 일상의 본질”이라는 부제를 붙어있다. 모든 인간은 하나하나가 개별 우주라는 말이다. 


구성은 7장이며, 1장, 우주 속의 우리에서는 ‘우리 인간은 누가 만들었나요?’라는 근본 물음을, 2장 우주는 무엇으로 이루어졌을까에서는 빛, 양자, 원자, 태양, 별, 성운, 에너지 등 과학의 기본을 설명한다. 3장 공간, 시간, 시공, 중력에서는 차원이 무엇인지, 광속, 시간은 왜 미래 방향으로만 흐를까, 4장 블랙홀은 무섭지 않다, ‘블랙홀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은?’, 5장 우주는 어디로 갈까, ‘우주의 중심은 어디이며 언제까지 팽창할까?’ 인간은 앞으로 얼마나 지구에 살 수 있을까 등, 6장 우주는 어떻게 시작됐고, 그 바깥에는 무엇이 있을까?, 7장 시간여행을 하고 싶다면 에서는 과거, 미래 모두 여행 가능한지, 


지은이는 육아 동안에도 연구 활동을 제대로 한 듯하다. 적어도 아이들이 생각하는 우주, 물론 성인들도 이런 주제의 질문을 할 수 있겠지만, 아이들에게 우주는 그야말로 신비 덩어리지 않는가, 인간은 어디서 어떻게 태어났다. 바위 속에서 손오공처럼, 천지창조로, 피부색은 왜 다른 거냐는 쉼 없는 질문 속에서 탄생한 게 아마 이 책이지 않을까 싶다. 여기에 실린 32개의 질문에 관한 답이 이 책에 들어있다. 


“Q 인간은 우주 어디에 있나요? A 우주에서 우리 주소는 라니아케아 초은하단, 처녀자리 초은하단, 처녀자리 은하단, 국부 은하군, 우리 은하, 오리온자리 팔, 태양계, 지구입니다.” 


라니아케아- 처녀자리 초은하단- 처녀자리 은하단- 국부 은하단- 우리 은하- 오리온자리 팔- 태양계- 지구, 이렇게 동심원 안으로 7번째….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우주는 930억 광년, 관측 불가능의 우주도 있으니 광대한 우주 속에 지구의 위치는 아무리 말해도 티끌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지은이는 우주를 알고 시점을 늘어나면 자신을 포함한 이 세상 모든 존재의 본질이 보이는데 이것이 바로 “코스모스 씽킹”이라고 말한다. 


우주적 사고 “코스모스 씽킹”


우주는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지시하지 않는다. 우리를 판단하지 않고 어떤 가치도 부여하지 않는다. 우주는 그저 존재할 뿐이다. 


우주는 시험 점수나 표준 편차로 우리의 가치를 정하지 않는다. 우주는 출신 학교나 사회 계층으로 우리의 가치를 정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는 것은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며 우리 자신이다. 한 집단 안에 계층을 만들고 그 격차에서 자신의 가치를 찾으려는 시도에 불과하다. 자신의 가치는 스스로 정해야 하며 사회나 학교, 집단의 계층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가치를 정할 수 없다. 자신의 가치는 스스로 정하자. 한 사람의 가치는 오직 자신만이 알 수 있다. 고로 우주의 탐사는 곧 자신에 관한 탐구다. 


우리는 에너지 덩어리다, 에너지 발산 또한 필수다


물질적으로 풍부한 현대 사회에서 못 먹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먹어서 병에 걸리고 탈이 나는 것이다. 물론 아프리카 등지에는 여전히 식량부족으로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많지만 말이다. 현대인은 먹기와 움직임에 있어 본능만 따르면 안 된다. 현대 이전의 사람들은 언제 먹을지 몰라, 눈앞에 음식을 전부 먹어치웠지만, 이른바 떡 볼 때 제사 지낸다는 말처럼... 현대인은 지나치게 먹고 평소에 몸을 움직이지 않는다. 옛날 사람이나 동물처럼 움직이지 않고 에너지를 보존할 게 아니라 오히려 몸을 움직여야 한다. 이것이 우주 질서이기도 하다. 과유불급, 숨겨진 에너지를 해방하는 열쇠는 놀이할 때 느끼는 감정에 있다. 실레는 마음으로 좋아하는 활동을 하며 살아갈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특히 아이들에게, 공부와 숙제에 쫓겨서 놀 시간이 적어지고, 놀지 못하는 아이들은 호기심을 잃고 놀이를 잊게 된다. 놀아야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한 상태로 대학에 가고, 취업한다. 입시를 전제로 하는 학교 교육은 호기심을 억누를 뿐이다. 이 또한 탁견이다. 우주란 누구에게 가치를 강요하지 않으니….


이야기는 천체로서 우주이지만, 내용은 우리에 관한 것이다.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우주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그야말로 아등바등한다. 누가 계층을 정하고, 그에 맞는 질서를 정하는가, 사농공상의 봉건적 계급 질서는 없어졌다지만, 인간의 본능은 무리를 짓고 평화롭게 살기를 희망하는 한편으로 동면의 양면처럼 누군가와 경쟁하고 위에 올라서기를 원한다. 이를 탓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알고 있어야 한다. 사농공상의 위치가 바뀌었을 뿐 여전히 존재한다. 그래서 지피지기가 필요하며 이를 우주적 사고라는 관점에서 말하는 것이다. 마치 부처님 손바닥에서 노는 손오공처럼, 우리는 무한한 우주 공간 속에 티끌만큼 작은 존재, 하지만 우리는 이 우주를 품고 있는 존재다. 내 안의 우주는 곧 나 자신이며, "나를 찾는 것이" 지은이가 말하는 우주적 사고와도 통한다. 


과학과 사회, 우주 현상은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모두 연결됐다. 그래서 지은이는 인간은 개별 우주를 갖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동양고전 속에서도 이런 관점이 있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적지 않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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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 30년 불황을 견딘 일본 강소기업의 생존 공식
오태헌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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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강소기업의 생존전략 


이 책<본질은 변하지 않는다>의 지은이 오태헌은 도쿄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대우경제연구소, 노무라종합연구소와 UC버클리 동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로. 현재 경희사이버대 일본학과에서 가르치고 연구하고 있다. 


지은이의 관점은 명확하다. 일본고용의 3대 관행(연공임금, 종신고용, 기업별노조)은 무너졌다고 말하지만 애초 연공임금과 종신고용이란 현상이 크게 보였을 뿐, 독일 등과 비교하면 평균근속연수에서 임금에서 그렇지 못함을... 아무튼 이 책의 핵심은 기업 오너 중심이 아닌 일하는 사람의 중심으로 피보다는 조직, 즉 혈연의 한국과는 다른 이에(家), 기업을 잘 이끌어서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 사는 편을 택하는 것이 어찌보면 일본강소기업의 동력이다. 


이 책 내용은 일본“강소기업”의 DNA를 밝히고 있다. 지은이가 일본경제의 전문가라는 점을 돋보이게 하는 대목이자 그의 안목과 식견을 바탕으로 한 분석이기도 하다. 물론, 일본에서 100년 넘게 존속하는 기업에 관한 연구가 꽤 많이 이뤄지고 있으며, 경영학 분야에서는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기도 한 때문이겠지만... 그저 잘했노라, 기업가 정신이 이 회사를 100년 넘게 유지시켰노라는 식이 아니라 당해 회사를 찾아 인터뷰를 하고 현장을 보고 판단하며 이를 바탕으로 분명하게 핵심을 짚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우리 기업에게 반면교사로 삼을 만큼 유의미하고 유용하다. “경영의 본질을 끊임없이 생각하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겠다. 


책구성은 불역유행(不易流行)의 경영원칙 3가지를 바탕으로 관련 사례 32개를 싣고 있다. 불역유행이란 바꾸지 않으면서도 변한다, 시대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의미다. 경영원칙 첫 번째는 ‘목표가 아니라 목적’ 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가 분명한 기업은 살아남는다. 여기에 소개하는 기업사례 11가지는 원래부터 그런 건 없다는 사고발상의 ‘티어’사례와 모방할 수 있다면 기술이 아니라는 ‘니시무라 프레시즌’의 예를 들고 있는데, 꽤 흥미롭다. 두 번째는 ‘성장이 아니라 발전’ 가만히 있어도 성장하는 기업은 없다에서는 ‘운’도 실력이라는 야마자키 금속공업의 예를, 절실하면 통한다는 가타노 공업소개가 눈에 띈다. 세 번째 ‘사양산업에도 돌파구는 반드시 있다’에서는 다시일어서다의 시로카와 정한 것은 지킨다는 야마다제작소의 예다. 32개 기업사례 중 10여개 회사의 사례는 나름대로 알고 있었는데, 지은이의 관점에서 다시 보는 것도 꽤 흥미롭다.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는 길


22년에 100년 넘는 기업이 4만개를 넘어섰다. 해마다 1천여 개 기업이 창업 100년을 맞이하고 있다. 일본의 중소기업의 쇠락, 외국으로 생산지 이전, 후지쓰의 예를 그러했는데, 연구개발분야(R&D)거점까지 외국으로 옮겼던 회사는 다시 일본으로 되돌아왔다. 그저 그만그만한 기술로는 세계 시장에서 견딜 수 없게 된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개선을 해나가는 긴장감이야말로 기업존속의 원동력이다. 


바뀌지 않고 변한다. 즉, 불역유행이다. 변함없는 원칙을 지키면서도 상황과 환경에 맞추어 혁신한다는 경영태도가 그것이다. 온고지신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는 불역유행이다. 계승해야 할 본질은 무엇인가, 변해서는 안 될 본질이다. 첫째, 고객 중심, 고객제일주의, 소비자의 처지에서 제품을 보라는 말이다. 공급자 시각에서 보는 순간, 아웃이다. 둘째 본업중심, 셋째 기업이념 유지다. 


여기에 시대의 흐름과 요구에 맞는 변화 또한 동전의 양면처럼 존재한다.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 고객의 니즈, 시대의 흐름에 반발짝만 앞서 걷는 것, 셋째 기업이념 해석을 시대에 맞게 재해석 혹은 수정하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지속가능한 기업은 단순하지 않다. 그래서 "불역유행"의 원칙을 바탕으로 목표가 아닌 목적을, 성장이 아닌 발전을, 개발이 아닌 개선을... 


특히, 개선은 가이젠(改善)이라는 도요타자동차의 유명한 슬로건이다. 개발과 개선이란 구분부터가 꽤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가이젠이란 말은 바뀌지 않고 변한다는 의미에 부합한다. 형태를 바꾸지 않고 질을 높이는 방법, 신제품개발은 기존 제품의 개선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사고방식이다. 예를 들어 왜 생산량30%를 늘려야 하는지 양적성장을 하자는 것인지 어떤 목적을 있어서 생산량을 늘려야 하는지를 분명히 해야한다. 1등이 왜 해야하는지와 마찬가지다. 즉 목적경영을 해야하는지를... 양적성장의 한계를 넘어 질적 발전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건 당연한 말이다. 


전략은 변해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저출생초고령화사회, 지방소멸 등 우리 경제에 앞서 경험한 일본이 앞서 경험한 것들이다. 잃어버린 30년, 헤이세이(平成)의 장기간 불경기 늪에서도 꿋꿋하게 버티며 견뎌낸 강소기업들의 DNA는, 과연 어떤 것인가? 지은이는 "불역유행"이며 여기에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고 간결하면서도 명확하게 진단하고 있지만, 그 밖의 요소들은 과연 일본적인 것인가? 일본의 사회, 문화 속에서 배태된 가치관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지은이의 모노그라피(2019년 <일본 중소기업 본업사수 경영>에서는 강소기업의 특징에 초점을, 2022년<일본 중소기업 진화생존기>를 통해 DEEP경영, 그들만의 고유한 경영, 그리고 세번째인 이 책에서는 일본 강소기업의 경쟁력의 원천을 "불역유행 경영"을 봤다. 일본제조산업구조를 수직분업과 벨류체인(가치사슬)의 융합으로 봐야할지 그렇다면 한국의 제조산업의 수직분업체계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아울러 독일의 강소기업과는 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작업일 듯하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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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스토리
아자부 게이바조 외 지음, 박기옥 옮김 / 포즈밍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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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가상의 세계, 해시태그 스토리


이 소설집은 인터넷 가상의 세계와 현실이라는 경계라는 단순한 설명만으로는 이해가 곤란하다. 인터넷을 타고 퍼지는 밈, 트위터는 이제 X로 바뀌었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이중성아니 양과 음이다.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사건이 그 실체 진실은 어둠 속에 떠도는 이야기는 왜곡되고, 윤색되다 보니 사실인지 여부도 불확실해진다. 트위터는 사건 사고의 현장의 모습을 여과없이 그대로, 순식간에 세계로 퍼지는 힘은 전달력, 정보, 독해 등의 여러 요소와 함께... 


미얀마의 민중항쟁 모습은 생생하게 실시간으로 이동통신망을 타고 세계 곳곳으로 실시간으로 미얀의 상황을 알게해 주었다. 더 이상 여론 조작도 통하지 않는다. 미얀마 정부는 통신망을 끊으려고 안달을 하지만... 


지구촌 머나먼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이렇게 생생하게 실시간으로 우리에게 전달되는 전파력, 파급력은 가히... 

이런 환경 속에서 해시태그에 담긴 사연과 짧막한 키워드에 품고 있는 이야기들, 일본의 새 시대 소설가들이 모여 “해시태그에 담긴 사연”을 묶었다. 4명의 작가 아자부 게이바조와 가키하라 도모야, 가쓰세 마사히코, 기나 지렌이 그들이다. 


아자부 게이바조의 “인터넷_밈과_나”


[리트윗, (중략)이 유명한 사진에 나오는 여자분을 찾습니다. 저는 사진 뒤쪽에 찍힌 강아지 보호자입니다. 유기견이라. 앞으로 몇 년이나 더 살지 모를 우리 강아지를 다시 한번 만나서 쓰다듬어 주실 수 없을까요? 


여자의 얼굴은 찍히지 않았다. 그 사진 속 주인공은 요시미다. 사진 속 강아지는 하나라는 요네자와 할머니가 키우는 강아지다. 쇠사슬에 묶여있기에. 온 가족의 희망과 기대를 받는 우리 고장 신동인 언니, 친척들 사이에도 존재감이 넘치는데, 괜히 언니와 함께 있으면 공기가 무겁게 짓누른다. 숨이 막힐 듯…. 요시미의 감정은 하나에게 투사된 모양이다. 사슬이 묶인 자유를 박탈당한 짐승처럼, 아무튼 숨 막힐 듯한 집을 빠져나와 요네자와 할머니의 ‘하나’를 산책을 시킨다. 그저 마음을 털어놓고 싶은 그 누군가와. 그게 하나다. “하나야 2등이 그렇게 나빠” 나를 접기 위해 더는 기대할 수 없기에 피난처로 삼은 게 블로그였다. 가상세계….


요네자와 할머니는 다리가 불편하여 하나를 쇠사슬에 묶어놓은 채로, 산책도 시키지 못한다. 요시미는 요네자와 할머니에게 이렇게 불쌍하게 키울 거면 차라리 다른 사람한테 맡기라고 쏘아붙인다. 하나의 목줄을 풀어주고 냅다 달린다. 요네자와 할머니는 단거리 육상선수처럼 하나와 나를 쫓아온다. 나는 달리면서 얼굴을 찡그리고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들어 피처폰으로 셀카를 찍는다. 바로 요시미를 찾는 트윗 글에 올라온 사진이다. 


언니를 마주할 때마다 참을 수 없는 억누를 수 없는 비참한 마음이 들지만, 난 그래도 언니를 좋아해, 동생의 어리광을 받아주라…. 라고, 뒤죽박죽된 나의 세계는 뒤죽박죽인 채로 안고 가겠다. 이것은 선전포고…. 블로그를 쓴다. 

전 사진 속 교복 여자애입니다. 인터넷에 밝지 않은지라 저 사진이 1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 온라인상에 떠돌고 있는지는 몰랐네요……. (중략) 혹시 실례가 아니라면 하나를 쓰다듬으러 가도 될까요. 하나가 절 기억하려나요?


블로그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자신의 이야기를 쓴다. 누구에게 공개될 것이라는 생각도 없이, 속마음을 들킨 것처럼. 언니에게 느끼는 양가감정, 좋아하지만, 언니를 떠올리는 순간 한없이 빠져드는 열등감 , 요시미의 엄마는 요시미에게 "요시미 답게 사는 거야, 너 답게 사는 거야"라고 말하지만, 그 말 속에 담긴 의미는 그저 요시미를 배려하려는 것일뿐, 여전히 사회에서 요구하는 어른이 되지 못한 요시미의 방황은 요네자와 할머니의 강아지 "하나"에게 마치 하나의 처지와 같은 동병상련을 느낀 것일까? 

?

소설 속 ‘나’는 하나가 어떻게 해서 유기견이 됐는지 지금 함께 하는 하나의 끊어진 과거를 잇는 이야기 요시미와 하나의 이야기, 누군가의 이야기를 찾고 있는 것이 인터넷 세상 안에 단편적 파편적으로 퍼져 아무런 의미 없이 떠돌지만, 누구에게는 알고 싶어 하는 이야기이듯. SNS, 해시태그 이야기는 이렇게 이어진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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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 10년을 기록하다 - 교사와 학생이 키우는 주도성
천안동성중학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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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와 학생이 함께 키우는 “주도성”


이 책<혁신학교, 10년을 기록하다>의 무대인 천안동성중학교(전교생 304명)는 ‘사랑과 열정으로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를 비전으로 삼고,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 배움과 협력을 실천하고 성장하는 사람, 가치와 진로를 탐색하고 준비하는 사람, 심신과 감성을 단련하고 표현하는 사람으로 자라도록 돕는 것을 학교 교육의 목표로 삼고 있다. 즉, 교육공동체의 자발성, 민주성, 동료성을 추진 동력으로 삼고 있다. 2024년 IB(국제바칼로레아) 준비 학교로 등록하고, IB 교육과정 운영예정이다. 


지난 10년 동안 “혁신학교”을 운영한 교사들의 이야기


국어교사 2명(한경화, 박은진), 기술, 가정교사 2명(권경숙, 유희수), 영어 2명(홍민정, 서민영), 과학교사2명(이리나, 유정웅), 수학교사 2명(김명혜, 김가영), 도덕교사 2명(한현미, 홍기현), 음악교사(이재규), 진로교사(사회, 김경민) 14명의 교사와 3명의 학생 모여 20꼭지의 글을 실었다.


혁신학교란 


우리가 학교에서 아이들의 성장과 관계없는 일들을 얼마나 많이 하는가, 아이들의 성장과 관련 없는 것, 제거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기식 교육과 행정에서 벗어나 선생님을 아이들에게 돌려준다는 것인데, 혁신학교는 교육의 본질, 즉 핵심은 교육과정, 수업, 평가, 학교 및 상담 활동 등을 통해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것, 혁신학교의 핵심철학은 상호 존엄을 존중하는 민주성, 자발성, 지역성, 공공성을 담아내기 위해 민주적인 협의 문화, 마을 교육공동체, 배움 중심 수업, 관계 중심 생활교육 등 추구하는 여러 가지 영역이 있다. 


다양성이 존중되는 행복한 학교가 존재하나요?


위는 권경숙이 쓴 글이다. 각양각색의 학생과 교사가 자기 색깔로 빛날 수 있게 생각을 키우고 성장하도록 돕는 이상적인 학교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하는 물음에 스스로 답을 찾았다. 


“개인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자발성을 기반으로 했을 때, 모두가 행복한 학교가 가능하다”(13쪽)


우리가 진정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는가?


교사 한현미의 고민이다. 그는 조금 시간은 걸리지만 한 사람의 결정과 판단보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아 결정한 것이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스스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다른 사람이 이야기해준다. 의사결정은 혼자가 아닌 여럿이, 다수결이 민주주의 원칙이 아니다. 소수를 배제하는 건 진정한 민주주의가 아니듯, 

책 읽기를 권한다. 사람을 탈태환골해주는 것은 “독서”뿐이라고, 전문적 학습공동체<산책-살아 있는 책 읽기, 함께 걷는 수업 성찰>를 여러 교사와 함께 이어오고 있다. 수업 혁신을 위해 하나부터 다시, 학업성적을 높이기 위한 교육이 아닌 왜 교육이 필요한가를 처음부터 살펴보는 노력으로, 끊임없이 이제 이 정도면 됐겠지라는 생각을 접어두고서 말이다. “꾸준함의 힘”으로 혁신학교를 넘어 위대한 학교로.


학생들에게 선물하고픈 교육시스템


영어교사 홍민정은 그의 유학경험을 통해 “인성교육”을 접목한 영어 수업을 시도했다.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 지역, 세계, 환경 그리고 살아있는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과 누구든 자신의 마음속에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게 마음을 점점 키우는 것이 개인적 삶의 목표이자 교육철학이다. 자연스럽게 세계 시민 교육, 지속가능 발전 교육, 환경 교육을 접목해 수업을 진행한 적이 많았다고 한다. 영어 교과는 학생들이 다양한 세상을 만나도록 돕기 좋은 과목이어서 여러 분야, 주제와 연결, 수업을 디자인하는 즐거움이


미래를 여는 창의적 도전: 혁신학교의 창업가 정신 기반 진로교육


진로교사이며 사회를 가르치는 교사 김경민은 이 책, 혁신학교의 소프트웨어,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 교사를 학생에 돌려주는 일이 되고 난 후에 진행되는 과정이 아니라, 동시 이행적 성격을 가진 “ing” ~하는 중, 이란 말이 더 어울린다. 그는 학생들에게 ‘나다운 것’을 찾으라고, 그저 짜인 교육 학업성적 중심의 학교, 몰개성, 나라는 정체성보다는 공부 잘하는 학생, 좋은 대학을 가서 대기업에 취직하는, 로스쿨 가서, 행정고시를 봐서, 누구보다 경쟁에서 앞서는. 과연 그 학생들은 ‘행복’할까?, 


진로의 씨앗을 좌충우돌하는 중학생의 사례를 통해 알아보기, 첫째 혁신은 창의력으로, 모든 것에 “왜”라고 물어라, 읽고 질문해야 생각이 자란다. 의구심과 호기심을 가지지 않으면 그저 모든 것이 평범 그 자체다. 입체적으로 보고 톺아보면서 생각에 생각의 꼬리를, “정보력”과 “독해력” 미디어 리터러시, 디지털 세상에서 소크라테스처럼 생각하고 스티브 잡스처럼 살아가는데 필요한 역량이라고. 둘째, 협업은 공감 능력으로, 마음이 통해야 소통이다. 셋째, 진취성은 실행력으로, 혼자 하기보다는 함께하라. 넷째, 위험 감수는 도전 정신으로, 자기 주도적 능력을 키워주는 아이디어. 당신은 도전자인가? 다섯째, 창업가 정신 속 미로, 미래 리더를 키우는 교육, 답을 가르치지 않고 질문의 힘을 삶으로 가르치는 노력, 그리고 세상과의 소통을 위한 매개체가 되어주자. 


혁신학교의 지난 10년 되돌아보기, 요즘 화두인 “주도성”은 자기가 주동이 되어 이끌어가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학교에서 학생에게 주도성이란 일반적으로 익숙한 교육학 용어는 ‘자기 주도적 학습’일 것이다. 이때 자기 주도적 학습은 대개 학생이 스스로 자신의 목적을 설정하고 과제를 선택하여 조직해 나가면서,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자신의 학습에 주도권을 가지는 개념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새롭게 알게 된 주도성의 측면에 의하면, 이러한 생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주도성은 고립된 개인에게서는 발현될 수 없는, 그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 그리고 맥락과의 ‘관계’ 속에서 비로소 시작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점을 강조하는 것이 아마도 이 책인 듯싶다. 마거릿 본<학생 주도성>(학지사, 2023)에서 행위의 주체성으로라는 대목이 떠오른다. 참으로 귀중한 현장 경험이 실린 책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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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먀콘 프로젝트 - 대한민국콘텐츠대상 우수상
허관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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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세의 디스토피아 “오이먀콘 프로젝트”


인간의 욕망 끝은 어디로 향하는가, 황폐해진 미래의 지구, 인류 종말 초읽기가 시작됐다. 과연 이를 막을 수 있을까, 영화 <아마겟돈>, <2012>, <노잉> 등, “지구 종말”을 주제로 한다. 산업 혁명기의 시작 200년 전 이미 지구와 인간의 공생관계를 끝났다. 이후는 인류라는 기생충에 지구는 점차 나약해 20년부터 시름시름 앓다가 6년 전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는 설정이다. 꽤 흥미로운 소설이다. 


이 소설<오이먀콘 프로젝트>은 후편 출간 기대를 남긴다. 지구상에서 인간이 살 수 있는 극한지 시베리아 오이먀콘에 건설된 미래 도시는 2016년 개봉한 영화 댄 브라운의 동명 소설이기도 한 <인페르노>의 연장선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오이먀콘 프로젝트는 지구상 80만의 호모 오비루나(주식으로 부를 일구는 제우스 인포메이션이란 네트워크에 가입한 사람의 숫자와 같다, 이들은 오비루나와 겹치기도 할 듯)만 남기고 전부 몰살시킨다는 구상이다. 인페르노에서 천재 생물학자 조브리스트는 전 세계 인구를 절반으로 줄일 계획을, 단테의 “신곡” 지옥 편을 묘사한 지옥의 지도가.


지은이 허관 작가는 24년 동안 기상청에서 일했다. 2011년 현대문학 신인추천 장편소설수상작 <문 없는 문으로 들어간 사람들>, 단종애사를 바탕으로 한 역사소설이다. 이 소설은 대한민국콘텐츠대상 우수상 수상작이다. 작가로 등단한 역사소설과 그가 20여 년 이상 일했던 경험 특히 이 소설에 등장하는 지구대기감시(GAW)관측소에서는 온실가스, 에어로졸 등 지구 대기 성분을 분석하여 지구의 건강상태를 점검한다. 


작가는 실제로 2010.01~2013.12 UN Global Atmosphere Watch (GAW) 에서 일했다. 이 GAW는 지구의 곳곳에 설치됐다. 주요 등장인물들이 지구대기감사와 관련된 일을 한다. 젊은 물리학자 엠마, 어렸을 때 그녀를 한국에서 입양한 GAW 자문 쉘 박사, 빙하전문가 빌, 백악관의 SCK 수장 에릭 국장과 블랙워터 용병들, 그들의 리더 KG1은 북한 출신의 최고의 암살자였지만 지금은 파킨슨 병에 시달리는 노쇠한 용병 등, 각 등장인물의 과거 또한, 지구 곳곳의 GAW의 전문가들이 살해되고, 독일 GAW 관측소에 근무하는 엠마 역시 암살자들에게 쫓기는데... 왜 일까?


시베리아 정령의 부활


오이먀콘 프로젝트, YDM에서 얻은 힌트, 지구멸망을, 오이먀콘이 야쿠티아(Y) 공화국 안에 있고, 메탄(D)은 중요한 온실가스 중 하나로 북극과 시베리아 지역 영구동토층 아래 메탄가스는 빙하기 때 동, 식물이 갇혀 생긴 것으로 야쿠티아인은 영구동토층 아래 정령(D)이 깃들어 있으며, 정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면 사악(M)해진다고 믿는다. 


“시베리아 오이먀콘 메탄 YDM”은 오이먀콘 지역의 메탄가스 방출을 모니터링, 관리 시스템 혹은 프로그램일 수 있다. 이것이 시베리아 정령의 부활이다. 지구온난화, 2만 년 동안 시베리아 영구동토층 아래 잠들어 있던 수만 종의 바이러스 깨어날 수도, 영구동토층에서 부활한 고대 바이러스 면역 없는 현대인에게 치명적…. 이런 류의 것들이 시베리아 정령은 “시베리아의 늑대로” 상징되기도 한다.


호모 오비루나(알을 깨뜨린자들)


호모 오비(알)루나(깨뜨리다)는 ADRA2b 유전자(질병에 걸리지 않는)가 있는 영장류를 말한다. 이들은 우주를 다 가져도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자들 일루미나티처럼 숨겨진 전설적 존재들이다. 미국 백악관의 수장 대통령도 호모오비루나와 연관돼있고, 그의 부인 또한 암에 걸렸지만 유전자 조작으로... 


한때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콜럼버스의 달걀이었지만, 50년 전에 약한 집단을 무참하게 짓밟은 행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폭력의 아이콘으로 변했다. 주요등장인물 중 하나인 널랜드는 인페르노의 조브리스트의처럼, 시베리아에 매장된 메탄가스 폭발로 지구를 날려버릴 계획이다. 태평양에 떠오른 은하계, 다섯 개의 태양은 시베리아를 불바다로 만들고 연쇄폭발로 지구의 모든 곳이 인류는 번성하며 진화하는 고등생물에서 지구를 잠시하고 파괴하는 바이러스로... 인간이 지구를 점령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의 일부로 조용히 살아나가야 한다는 이상론을... 


또 다른 한쪽은 호모 오비루나를 막아내려는 중국계 쿨리라는 조직이다. 이들은 인공섬과 인공태양, 인공지구를 상상한다. 인공태양은 시베리아 메탄의 발화점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데... 인도 또한 오이먀콘 운영에 다른 뭔가를, 미,중,인 등 거대국의 동상이몽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고, CIA조직 내 상당 부분이 인도출신이라는 점 또한 묘한 대립구도를 이룬다 


이 소설은 권선징악의 뻔한 구도는 아니다. 악도 선도 없다. 그저 지구파괴를 날을 얼마나 연기시키는가, 그에 대한 생각차이로 읽히기도, 중요한 것은 200년 전 지금의 지질시대가 “인류세”라 명명될만큼 인류라는 종이 지구의 정복자로 성장제일주의로 삼아온 태도의 변화, 탈성장, 생태주의 다양한 생물종과 함께 사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지금 당장 지구를 리셋할 것인가, 여기서 남아야 할 사람을 누가 어떻게 정하는가하는 문제, 더디더라도 인류의 종이 지구상의 다른 종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탄소가스배출을 줄일 것인가, 


근미래 즉, SF소설이지만, 구성이 탄탄하다. 아마도 지은이의 전문영역인 기후와 관련된 것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선과 악의 구도 대신에 “정의”와 조직이 지켜야 할 기본 역할과 임무, 사익을 우선하기보다는 공익을, 공공의 선을 지향하는 모습을... 기후위기와 탈성장, 탈전쟁, 평화와 연대의 방법을 찾을 것인가...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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