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내 아이가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 먼 훗날 장애 아이가 혼자 살아갈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지길 꿈꾸며
박현경 지음 / 설렘(SEOLREM)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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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장애인이 된 아이와 함께 “30년 동안”

지은이 박현경의 이야기다. 먼 훗날 장애 아이가 혼자 살아갈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지기를 꿈꾸며, 펴낸 엄마와 장애인 아들의 지난 30년 세월을 담은 고통과 절망, 희망과 기쁨, 엄마가 된다는 것, 그리고 장애아들의 동생들, 장애인이 있는 가족의 삶을 가감 없이 드러내 보여주는 삶의 이야기다. “30년 동안 아이와 살면서 매일 행복할 수는 없지만, 행복한 순간은 매일매일 있습니다.”라는 말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책은 한 개인의 서사로 끝나지 않고, 장애인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러운 앎의 기회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지은이의 말이 너무나도 절절하게 다가온다. 여성의 삶과 언어의 지분이 없는 아들을 대신한 글쓰기, 엄마로서의 반성과 성장, 장애인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장애인도 다를 게 없네, 아이들 키우다 보면 다 그렇지 뭐라는 엄마의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달라는 지은이,

글을 쓴다는 것, 책을 펴낸다는 것, 제각각의 이유와 목적이 있겠지만, 이 책은 세상에 장애인과 그의 가족을 삶을 알리고 함께 고민해보자는 많은 시도 가운데서도 매우 설득력 있는 잔잔한 울림을 전해준다. 세상에 메아리가 되어 되돌아오기를….

이 책은 3개의 에피소드로, 첫 번째는 이제는 과거가 되어버린 그 날의 기억을 더듬는다. 예방접종 후, 갑자기 숨을 쉬지 못한 아이, 결국 뇌 병변이라는 진단을 이게 누구의 탓일까요. 보건소에서 예방접종을 받았기에 국가의 책임이지만 이를 따질 만큼 한가롭지 못한 첫아기를 가진 젊은 엄마의 일상, 가슴이 미어지고, 모두 내 잘못인 것만 같아, 절망하면서도 아이를 위해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공부하는 삶, 두 번째 일상을 되돌리는 엄마, 수영강습장에서 배움의 속도가 더딘 우리 아이, 주변에 민폐를 끼는 일은 피하고 싶어서 오늘도 고민 속에 다른 아이들과 함께하는 수영강습을 접어야 했던 엄마, 세 번째, 엄마가 행복하면 아이도 행복하다. 첫아이의 배움에 도움이 될까, 둘째, 셋째가 있으면 외롭지 않을 테지,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겠지, 어느덧 다 커버린 아이들 둘째는 형을 배려한다. 이런 게 삶의 모습이 아닐는지,

그저, 조금 다른 너를 엄마는 많이 사랑해라는 말로 모든 것을 표현한다. 책을 읽고 난 후에서야 이 말의 의미를 알게 된다. 아마도 아래의 글을 읽는 것이 다른 어떤 설명보다도 우리에게 울림이 클 듯하다.

같은 반의 어떤 아이는 징그러운 송충이 보듯 우리 아이를 피했고, 어떤 아이는 과한 호기심으로 짓궂게 장난을 치기도 했다. 머리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하니 병원에서 고쳐 오라고 말하는 아이도 있었다. 아이들이 우창이(아들)를 궁금해하기에 32명 반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손편지를 썼다.

“애들아 우창이가 수업 시간에 떠들고, 가만히 있어야 할 때 자꾸 움직여서 이상했을 거야. 어렸을 때, 예방주사 맞고 열이 나면서 머리에 문제가 생겼단다.(중략). 너희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어 해. 친해지는 방법을 모르니까 자꾸 장난치는 거야. 너희들이 많이 도와주고 친하게 지내면….” (50쪽)​

아이들은 머리에 어떻게 문제가 있는 거냐고 물어서 로봇 부속품이 하나 빠져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거라고 설명했다.

달라진 아이들, 우창이를 도와주고, 배려해주는 모습 속에서 작은 희망을 발견한 엄마는 말한다. “장애가 있다는 것이 그저 안경을 쓰거나 피부가 까맣거나 키가 작은 것 정도로 여겨지는 사회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길을 가다 마주친 사람들의 지나친 관심도 부담스럽다.

이 책은 우리가 읽어야 할 “장애인에 관하여”라는 말로는 부족할 듯하다. 장애인 이해하기로도 부족하다. 우리는 모두 조금씩 장애를 있다. 다만, 정도의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도 각박한 말일까 싶다.

비장애인의 눈높이와 그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착각, 누구든 어떤 계기로든 장애를 안게 될 수 있다는 점만 “역지사지(易地思之)”를 늘 생각하자. 이 책 내용이 그저 슬픔을 극복하고 희망을 향해가는 장한 엄마의 고난 극복기는 결코 아니다. 엄마가 사라진 후에 홀로 남겨질 우창이와 같은 많은 사람을 우리 사회가 얼마만큼 보듬고 함께 갈 수 있을까 하는 화두를 던진다. 지금부터라도 “담론”으로 삼아달라고 말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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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끊어내기로 했다 - 내 발목을 잡는 가족에게서 벗어나 죄책감과 수치심에 맞서는 심리학
셰리 캠벨 지음, 제효영 옮김 / 심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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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해로운 사람에게서 탈출하기 


가족이란, 혈연과 인연으로 맺어진 공동체다. 당연히 가족 구성원 사이는 인간의 존엄과 독립된 인격체로서 존중되어야 한다는 당위와 각각 가정이라는 심적 공간의 울타리에서 이루어지는 일상생활은 제각각이다. 가정 내 폭력의 하위 부부싸움, 아동학대, 돌봄 거부, 방임, 기대와 배반, 갈등, 고전적인 생각은 가정 내 문제는 가정에서 국가권력이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왔다. 물론 사회문제로 보고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국가도 있지만, 적어도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가정 내 문제는 가정 안에서라는 인식이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그의 가족 구성원 누군가에게 해를 입혀도, 그저 참아내야 하는 게 진정한 가족은 아니다. 수 없이 많은 사례가 TV뉴스를 통해, 시사다큐방송을 통해, 우리 사회를 환기시키려 했지만,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가족 문제의 심연을 들여다 본다. 가족은 구성원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라는 이름으로 고통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말은 누구에게는 전혀 그렇지 않은 현실이기도 하다.


이 책<가족을 끊어내기로 했다>은 지은이 자신의 경험이기도 하며, 상담했던 이들의 사례이기도 하다. 여기에 실린 내용은 내 발목을 잡는 가족에게서 벗어나 죄책감과 수치심을 줄이거나 없애는 마음의 처방이다. 구성은 3부 16장이며, 1부 관계단절은 정당방위에서는 해로운 가족과 단절해야 하는 이유를, 가족에서 선을 그어도 된다. 가족의 빈자를 채우는 것은 내면의 힘이라고 설명한다. 2부 치유는 나를 알아가는 과정에서는 애착과 학대, 수치심, 이유 없는 외로움과 공허함에서 등 심적 갈등 들여다보기를, 3부 선을 넘은 사람들에게서 나를 지키려면 보복 가능성과 주변인과 사회적 상황을 이용한 괴롭힘을 당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결국, 자립을 통해 새로운 삶을 얻어가는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것들 낱낱이 적고 있다. 책 제목이 너무 직설적이기는 하지만, 내 인생은 내 것이라는 말을 확실하게 인식시켜준다.


자유로움과 수치심, 죄책감이라는 감정들은 


지은이는 가족과 연을 끊으면 자유로움과 함께 자신에 관한 불신과 수치심을 느끼게 된다고, 이른바 자유와 수치심의 충돌이다. 이런 감정은 자신이 크게 뭔가를 잘못하고 있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히기 쉬운데 그 이유는 상대가 가족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작동하는 무의미한 수치, 죄책감은 무시해버리라는 영국의 신경과학자 딘 버넷의 말처럼 “우리는 1만 년 전 이유로 창피해하며 고통받는다.”라고 말한다(뜨인돌출판사, 2022). “집단에서 외면, 거절당하는 것은 사형 선고와 같은 일”, 공동체나 집단에 생존을 의지하고 있다면, 사회성이 높을수록 수용과 생존의 확률은 높아지지만, 외면, 거절당하면 호전적인 우리 사회에서는 죽음을 의미한다. 몸과 마음 모두가 말이다. 그것이 상징적이든, 실질적이든…. 


심리적 학대를 하는 가족은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방식 외에 다른 건 받아들이려 하지 않기에 가족과 함께 지내기 위해서는 모든 것(정서적 학대와 조종, 심리적 지배(가스라이팅), 경제적 학대, 신체학대, 성적 학대, 중독과 방임, 자신과 상반된 가치를 강요하는 환경, 험담 등)을 감내할 수밖에 없고,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학습된 무기력에 빠지게 되며, 자존감은 물론 창의력과 포용력을 갖춘 독립된 인격체로 성장 발전하기 어렵다. 나에게 “해로운 가족”으로부터 벗어나는 길, 관계를 끊는 일이 오히려 가족을 유지하는 길이다. 관계를 끊고 난 후에야 생존이 가능해지니, 이 책에서 소개하는 사람들의 경험담과 다양한 대처법은 새로운 바운더리를 세우는 데 도움을 준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 자신이기에(자중자애의 길을 선택하는 것)….


 내 인생은 내가 선택한 방식으로 돌봐도 된다. 화가나면 화내도 된다. 자신을 챙기고 필요한 것을 얻으라는 메시지다. 우리는 가끔 예전에는 가끔씩이었지만, 요즘은 자주 듣는 말 "가족이 아니라 웬수여, 웬수"라는 말의 의미를, 그래도 가족아닌가요라는 말을 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이 책을 읽노라면 분명해질 듯하다. 


이 책에 담긴 많은 사례는 공통된 “해로운 사람의 특성”(정신질환 진단통계편람 5판=DSM-5에서 B 군 성격장애로 분류된 여러 특성)을 보여준다. 나르시시스트와 무척 닮았다. 해로운 사람은 여러 특성이 겹치는 예도 있다. 즉, 가족, 그 구성원은 나를 위해 존재하는 부속물이야,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두 나를 중심으로, 이를 구성원들로부터 확인받고, 인정받아야만 직성이 풀린다. 밖으로는 매우 과장된 행동과 외모에도 지나치게 신경 쓰며, 자신에게 관심이 집중되지 않으면 불편한 기색을 보인다. 밖에서는 누구에게나 친절하지만, 집에 돌아오는 순간 돌변, 가족 구성원은 모두 부하처럼 다루는 사람 등 


가족이 무고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가, 해로우면서 무고한 사람은 없다는 지은이 말이 긴 여운을 남긴다. 누구에게도 말 못 할, 가족관계,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일들, 가족이 나에게 해로운 사람이라면, 관계를 끊어도 된다고. 자립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 나아가라고, 그 과정에서 겪는 불안과 죄책감은 모두 무시해도 좋다고.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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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만난 동양철학 - 마음 근육을 키우는 하루 10분 인문 독서! 카페에서 만난
리소정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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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만난 동양철학

동양, 정확하게는 중국 고전의 정수를 숏폼으로 10분 이내에 읽을 수 있는 문장으로 압축해서 바쁜 현대인에게 전한다. 과연, 얼마나 느끼고 깨달을 수 있을까, 하기야 한 문장으로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고, 또 깨칠 수도 있으나, 다만, 풀어서 설명해내는 가운데 생기는 생각의 여백은 존재하기 어렵다는 점이 현재로서는 약점이지 않을까 싶다.

지은이 리소정은 어쨌든 요즘 젊은이들의 읽기 특성에 맞춰, 짧고 굵게 중국 고전의 정수를 압축해서 전한다. 유예(猶豫)와 낭패(狼狽)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태를 이르는 말인데, 둘 다 동물에서 유래한 말이다. 원숭이와 코끼리, 낭패는 앞다리와 없는 것과 뒷다리가 없는 것이니. 한자는 “표의”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말이라. 학문도 인생도 자기 성찰을 통해 머뭇거림 없이, 이 책의 1강은 동양 고전에서 비중이 높은 리더십, 그 자질과 바탕을, 2강은 세상을 대하는 리더의 자세, 3강 수련과 성찰을 통한 자기계발, 책의 흐름은 동양적 사고, 으뜸은 효와 윤리, 노력과 발전, 자기 수양과 성찰, 학문과 독서 등이 고전의 이미지다. 철학과 사상을 굳이 구별할 실익은 없지만, 이 책의 자매 편인 <카페에서 만난 서양사상>은 왜 사상이라 표현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지은이가 철학과 사상의 개념을 어떻게 정의했다는 말이 없기에, 철학은 답이 없지만, 사상은 답이 있다고 하면 이분법적 사고일터, 적어도 철학이 지향이면 사상은 목표 정도라고 해두자.

리더의 자질과 바탕은 “수신제가 치국평천하”

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하고 집안을 가지런하게 하며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한다는 말, 여기서 몸과 마음을 닦고 바로 세우는 첫걸음은 ‘효’에서 시작하며, 여기에 투철한 ‘윤리’의식이 더해질 때, 비로소 개인과 사회, 나아가 국가를 아우를 수 있는 지도자의 품성이 완성된다. 품성은 당대의 지도자에게 요구하는 리더의 정신적 자질, 곧 바탕이다. 신체발부 수지부모, 구한말, 단발령을 거부하는 조선의 양반들이 입에 올리는 말이다.

윤리 “인”, 천하의 도리

동양적 사고의 상징이 “윤리”다. 천지인의 천자도 땅도 사람도 윤리라는 틀, 즉 윤리라는 원리에 또는 질서에 따라 돌아간다. 만약 이게 엇나가면 천자를 향하던 천명은 다른 이에게로 간다(역성 혁명론), 사람에게는 강상죄(綱常罪), 천하의 도리를 어긴 사람이란 뜻이니, 국가지도자건 무리의 수장이든 집안의 가장이든 “도리”를 어길 수 없음이다. 윤리의 바탕 가운데 인의예지가 즉 네 가지 싹수 혹은 싹아지, 싸가지란 말로 우리 사회에서도 흔히 욕을 쓰이는 “싸가지”없다는 표현이다.

화기와 의기

“절개와 의리를 표방하는 사람은 절개와 의리 때문에 헐뜯음을 당하고, 도덕과 학문을 표방하는 사람은 도덕과 학문 때문에 원망을 불러들인다.” 절개와 의리를 주장하다가 그와 반대되는 언행을 하면 비난을 받는다. 도덕과 학문으로 고상함을 무기로 삼던 사람이 그 반대로 행동하면 도덕적 상처와 불신을 당하게 된다.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 자주 보던 모습들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악한 일에도 가까이 가지 않고 좋은 이름에도 가까이 서지 않는다. 오직 혼연한 화기(和氣)만이 곧 몸을 보전하는 보배라는 홍자성의 <채근담>에 실린 문장은, 몸을 사리는 법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온화한 마음과 겸손”이다.

그렇다면, 의기(義氣)는 “인(仁)”이다. <논어>의 위령공 편에 실린 문장 “지사와 어진 사람은 생(生)을 구하려고 인(仁)을 해치지 않고, 자기 몸을 죽여서 인(仁)을 완성한다.” 안중근, 윤봉길 등의 의사(義士)를 왜 의사라 부르는가?, 나라와 겨레를 위해 한목숨을 기꺼이 받친 사람들이기에 “살신성인”의 지사(志士)“ 곧 의사인 것이다. 실제 이치를 얻는 것은 실제로 보고 체득한 때문이다. 입으로 나불거리는 애국지사가 넘쳐나는 세상에 자신의 귀한 목숨(생)도 원하고 의(義)도 원하는 것인데, 둘 다 얻을 수 없다면 생을 버리고 의를 취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 말은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맞이하는 태도에서도 엿보인다. 법을 따르지 않으면 어렵게 이루어져 가는 법 앞의 평등은 무시될 것이라는 법학자들의 견해도 있지만,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철학적 접근을 해보면, 그는 어떻게 잘 죽을 것인가도 중요하다. 목숨을 초개처럼 버린다는 의미와 가치는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의 특징은 취사 선택, ”너라면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묻는다. 서슬 파랗던 독재 시대 같았으면, 젊은이들 망쳐놓을 못된 책일 수도 있겠다. 소크라테스가 이상한 논리로 젊은이들을 버려놓았다는 이유로 독배를 받게 되듯, 마키아벨리의 책을 악마의 서라 하여 금서라 했던 중세의 가톨릭교회의 저지선을 뚫고, 인구에 회자하듯, 천하의 도리는 어떤 의미에서건 생명력을 잃지 않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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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만난 서양사상 - 마음 근육을 키우는 하루 10분 인문 독서! 카페에서 만난
리소정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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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만난 서양사상


지은이 리소정, 요즘 유행처럼 숏폼(10분 이내의 짧은 영상인데 요즘은 원포인트처럼 시간 단축 경쟁 3분, 2분, 1분, 찰나에 깨우치는 수준이 아니고서야)처럼 모든 것을 핵심, 열쇳말, 먼저 결론을 그리고 짧게 부연해 설명하는 플롯이다. 뉴스 이슈는 1분, 아니 60초라고, 90초까지 늘려주면 보여줄 것도 많은데라며, 


아무튼, 이책은 고전의 숏폼이라 할 수 있겠다. 굳이 딴지를 걸자면, 영어표현은 철학인데, 왜 우리말 표기는 “사상”일까, 이 책의 자매 편읜 카페에서 만난 동양철학, 이 역시 필라소피인데, 본디, 철학이란 방법론은 서양에서 생겨난 것이고, 동양의 사유를 철학이라고 부르는 데서 동양철학, 한국철학, 서양철학, 유럽, 미국 철학 등. 철학은 정책, 자신의 가치관과 사고법도 아우르는 것이어서. 뭐 좋다. 사상이든 철학이든 이게 이 책의 특징을 해치지 않는 부차적이니….


지적 호기심에서 두꺼운 사상이나 철학책 읽기에 도전, 작심삼일의 경험이 많은 사람들, 늘 도입부만 읽다가 책장에 꽂아두는 책들, 지은이는 아마도 이런 지적 호기심을 재점화시키는 역할을 이 책에 부탁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강의 형태로 3강이 실렸고, 1강은 습관은 제2의 천성, 2강, 존재하는 것은 모두 이성적이다. 3강 재능이 끝나면 형식이 시작된다. 어느 강의나 쉽지 않다. 습관은 제2의 천성, 무의미다. 습관이 집단화되면 그 공동체 혹은 집단의 관습이 된다. 왜 그런지 이유를 따져 묻지 않고 이른바 터부시된다. 권위에 대한 도전이라도 되는 것처럼, 안주를 먼저 먹고 술을 마시나 술을 먼저 들이켜고 안주를 먹으나 먹고 마시는 건 모두 같은데, 굳이 여기에 관습을 따르라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 문화인가, 아니면 지혜인가, 이렇게 꼬꼬무를 시작할 수 있는 데 이 책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1강의 이해는 이렇게 해보련다. 


2강 존재하는 것은 모두 이성적이다. 이성, 오성은 인간에게나 있는 게 아니냐는 고정된 생각이 깨지기 시작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 돌고래는 인간의 어린아이 수준의 감정 있다고 그래서 인간의 예로 대우해야 한다고. 여전히 인간 중심사고다. 존재하는 것은 모두 이성적이라는 말은 헤겔이 한 말, 이성적인 것은 현실적이고, 현실적인 것이 이성적이다. 뭐가 어떻게 다르지, 이해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전혀 이해하고 있지 못함의 방증?,


숏폼은 간결한 핵심, 어찌 보면 예전부터 있었던 “촌철살인”의 의미를 담고 있다. 메이플라워호(80쪽)를, 노예 전쟁의 씨앗은 이미 잉태됐다. 메이플라워의 청교도들은 북동부 아메리카에 정착,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청교도적 이상주의를, 한편 남부의 현실주의적 물질문화와 대립양상을, 이것이 남북전쟁으로 이어지고, 결국 이상주의와 현실주의는 영원한 대립 관계인가 아니면 정반합의 변증법으로 변화할 수 있는가, 모두가 같기도 하고 같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양면성을 가진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아마도 이런 사유의 근육, 왜일까, 그렇다면 결국 무엇을 이야기한단 말인가 하는 10분 동안의 생각법


꽤 흥미로운 주제와 접근 방법으로 쓴 책이다. 절대 가볍지도 않다. 지은이의 촌철의 맥락을 이해한다면, 사유의 범위는 무한대에 이를 수도 있을 듯하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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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칸트를 만나 행복해졌다
이라야 지음 / 알토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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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를 만나 행복해졌다


지은이 이라야는 <나는 오늘 칸트를 만나 행복해졌다>에서 “사회와 관계의 격량으로 삶의 중심이 흔들릴 때” 읽어볼 책이라고 권한다. 이 책은 6장으로 이뤄졌고, 1장에서는 현명함을, 2장에서는 바른 가치를, 3장 자신을, 4장 우리를, 5장 합리적 사고를, 마지막으로 6장에서는 바라는 이상을, 각각 위하여... 눈을 뜨게 하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칸트라는 저수지에서 흘러나온 생각들


칸트의 철학은 서양 철학사의 중앙에 자리 잡은 큰 저수지다. 칸트 이전의 철학이 모두 칸트에게 흘러들었고, 그 이후 철학은 모두 칸트에게서 흘러나왔다고, 칸트의 철학 3부작,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 비판” 중, 순수이성비판은 예비작업이자 중간 과정이며, 실천이상비판은 자신의 새로운 철학을 본격적으로 펼치는 출발점으로 


현재에도 영향력을 미치는 주요 윤리 이론 중의 하나인 의무주의 원리를, 이에 관한 해석 또한 분분하다.

아무튼 칸트의 도덕법칙은 정언 명령이다. 도덕은 만약이란 조건이 붙은 가언 명령과 정언 명령, 무조건 따라야 하는 불가역의 명령이라는 것인데, 그는 “네 의지의 준칙이 항상 동시에 보편적 법칙 수립의 원리로서 타당할 수 있도록, 그렇게 행위하라”는 것을 정언 명령으로 제시한다. 개인의 이해관계나 관심을 넘어서 ‘보편적’ 관점에 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칸트는 인간을 목적으로 대우하고, 단지 수단으로서 대우하지 말라는 것 또한 정언 명령으로 제시한다. 다른 사람의 존엄성과 권리를 해치지 않는 원칙만이 도덕법칙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도덕법칙은 인간의 이성에 기초한 것으로 본 칸트는 자연의 지배를 받는 동물이지만, 한편으로는 자연의 법칙을 넘어설 수 있는 자유를 가진 존재로 파악한다. 따라서 자유는 인간에게 자연적 본능과 욕망을 이겨내고 의무를 지킬 힘을 준다. 자유의 힘을 통해 인간은 도덕의 세계를 추구할 수 있다고 여겼다. 


이 책은 이런 내용을 지은이의 나름대로 풀어냈다. 똑똑하고 야무지게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 지기 싫어하고 한 마디라도더 아는 척해야 자신의 잘남을 증명이 된다고 믿는 사람들[이런 자신의 삶을 반성적성찰을 했던, 송준석 교수의 97가지의 인생론<내려놓음으로 거듭나기(스타북스,2024)]에게 반성의 성찰을 해보라는 지은이, 우리가 함께 읽어야 할 책으로, 


순수함에 울타리를 치지 마라


“순수함은 훌륭하다. 그러나 철저히 보호되지 못하며 쉽게 유혹된다.” 는 칸트의 말을 인용하면서, 순수한 물은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없다고, 당신 고유의 순수함을 노출하지 말라. 상대에 대한 동정이든, 사랑이든, 아끼는 마음이든 그 순수함이 당신을 이용하려는 사람에게는 공격의 도구가 된다. 이는 인생의 구루(현자)가 들려주는 말이다. 다만, 세상이 내 마음과 같지 않음을 알라는 말이다. 너무 상식적인 이 말이 왜 이렇게 내 맘 가까이 다가올까, 하기 싫으면 하지 않을 자유와 책임은 당신의 몫이다라는 말과 함께...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을 믿어라는 말, 이것이 인생을 지탱하는 내 안에 기둥이다. "자중자애" 나를 귀히 여기고, 사랑하라고.. 곧 세상이란 무대의 주인은 "나"다. 나를 지키는 동서의 고전 속에서 길을 찾는 것도 꽤 유의미하다. 

이 책은 여섯 장에 걸쳐 칸트의 순수이성, 실천이성, 비판론 속의 의미심장한 대목을 우리에게 쉽게 풀어 설명한다. 읽기 어려운 칸트의 책 내용의 핵심을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들에게 전해준다. 두 세 번 읽어야 할 대목도 있지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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