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박현경의 이야기다. 먼 훗날 장애 아이가 혼자 살아갈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지기를 꿈꾸며, 펴낸 엄마와 장애인 아들의 지난 30년 세월을 담은 고통과 절망, 희망과 기쁨, 엄마가 된다는 것, 그리고 장애아들의 동생들, 장애인이 있는 가족의 삶을 가감 없이 드러내 보여주는 삶의 이야기다. “30년 동안 아이와 살면서 매일 행복할 수는 없지만, 행복한 순간은 매일매일 있습니다.”라는 말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책은 한 개인의 서사로 끝나지 않고, 장애인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러운 앎의 기회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지은이의 말이 너무나도 절절하게 다가온다. 여성의 삶과 언어의 지분이 없는 아들을 대신한 글쓰기, 엄마로서의 반성과 성장, 장애인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장애인도 다를 게 없네, 아이들 키우다 보면 다 그렇지 뭐라는 엄마의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달라는 지은이,
글을 쓴다는 것, 책을 펴낸다는 것, 제각각의 이유와 목적이 있겠지만, 이 책은 세상에 장애인과 그의 가족을 삶을 알리고 함께 고민해보자는 많은 시도 가운데서도 매우 설득력 있는 잔잔한 울림을 전해준다. 세상에 메아리가 되어 되돌아오기를….
이 책은 3개의 에피소드로, 첫 번째는 이제는 과거가 되어버린 그 날의 기억을 더듬는다. 예방접종 후, 갑자기 숨을 쉬지 못한 아이, 결국 뇌 병변이라는 진단을 이게 누구의 탓일까요. 보건소에서 예방접종을 받았기에 국가의 책임이지만 이를 따질 만큼 한가롭지 못한 첫아기를 가진 젊은 엄마의 일상, 가슴이 미어지고, 모두 내 잘못인 것만 같아, 절망하면서도 아이를 위해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공부하는 삶, 두 번째 일상을 되돌리는 엄마, 수영강습장에서 배움의 속도가 더딘 우리 아이, 주변에 민폐를 끼는 일은 피하고 싶어서 오늘도 고민 속에 다른 아이들과 함께하는 수영강습을 접어야 했던 엄마, 세 번째, 엄마가 행복하면 아이도 행복하다. 첫아이의 배움에 도움이 될까, 둘째, 셋째가 있으면 외롭지 않을 테지,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겠지, 어느덧 다 커버린 아이들 둘째는 형을 배려한다. 이런 게 삶의 모습이 아닐는지,
그저, 조금 다른 너를 엄마는 많이 사랑해라는 말로 모든 것을 표현한다. 책을 읽고 난 후에서야 이 말의 의미를 알게 된다. 아마도 아래의 글을 읽는 것이 다른 어떤 설명보다도 우리에게 울림이 클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