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선량한 기후파괴자입니다 - 기후위기를 외면하며 우리가 내뱉는 수많은 변명에 관하여
토마스 브루더만 지음, 추미란 옮김 / 동녘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은이 토마스 브루더만은 이 책의 역사를 2011년에 시작됐다고 한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국제 연구협회‘ 연례 회의에 참석하여, 국제적으로 명망 있는 학자들의 이야기와 강연장 마련된 음식들과 음료는 전혀 지속 기능한 발전과는 상관없이, 오히려 그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실망감에서 비롯됐다. 이 책은 기후위기를 외면하며 우리가 내뱉는 수많은 변명에 관한 것들이다. 기후 친화적인 생각을 하면서 행동은 반대로, 기후 파괴적인 행동을 하는 이유는 뭘까?, 흔한 변명 25개는 자기합리화일까? 소비자의 문제라기보다는 국가, 정부 정책의 문제는 아닐까?, 그렇다고 국민, 소비자에게 전혀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왜 생각은 기후 친화적인데 행동은 기후 파괴적일까?


우리가 기후 친화적 행동을 하지 못한 것은 지금의 구조와 체계 때문인데, 기후 친화적인 결정을 내려 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사람도 많다. 어떤 사람들은 자가용을 포기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비싼 유기농 식자재만 사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소비자에게만 이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 정치적 결정권자들, 이익 대변자들, 기업가들은 기후 친화적인 삶을 위한 구조를 만들 책임이 있다. 아마 이것이 핵심일 듯하다. 지은이는 기후 심리학, 경제심리학과 행동과학을 통해, 기후 파괴적인 행동의 명분에 반박할 것인가보다는 적어도 이런 문제를 생각할 때는 이런 접근방법은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기후 보호가 나한테 뭐가 좋은데?


욜로족, 어차피 인생은 한 번뿐인데, 지금 여기서 즐기자, 이성이든 합리적이든 모두 개소리다. 내가 세상의 중심인데, 먹고 싶은 거 먹고, 가고 싶은 곳 가고, 이게 인생 아닌가, 그렇다 맞는 말이다. 자 그러면 기후 보호를 위해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주면 어떻게 될까? 이 역시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다는 말인가?, 반대로 생각해보자 고기를 덜 먹고, 액티브 모빌리티를 이용하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 가까운 곳에서 휴가를 보내면 지역 경제가 활성화된다. 이게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나쁠 건 없다. 자, 그렇다면 경제적 합리성이 기후 친화적인 결정에 도움이 될까?, 아쉽게도 어렵다. 기후 파괴적인 선호는 종종 편리하게도 경제적 효율의 극대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사실 파리행 비행기 표가 기차보다 저렴하고 고기 1킬로그램이 채소 1킬로그램보다 저 쌀 수 있다. 이런 상태라면 기후 보호는 개인에게 사실상 아무 이득이 없다는 점이다. 


또, 보자. 모든 걸 다 고려할 수 없어, 원시시대로 돌아가자는 말인가?, 최소한 합리적인 사고가 부족해도 기후 친화적일 수는 있다. 인간은 원래 모순적이잖아, 내일, 다음 달, 내년부터 혹은 언젠가는 할 거야, 라는 변명, 해야 할 일을 미룰 때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예는 없다. 환경문제가 아니라도 걱정할 게 많다는 말, 하지만 기후변화는 점점 다른 모든 문제보다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은 환경습관부터 작은 한 걸음부터 시작해야!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의 책 <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2023. 추수밭)에서 나오는 기후변화에 따른 행동 변화는 ”환경습관“이다. 즉 이는 친환경 제품보다 효과적인 게 바로 일상에서 실천하는 거품을 뺀 것이다. 텀블러로 환경운동에 최소한이나마 참여하는 마음으로라는 자기 면죄부를 두고 하는 말이다. "탄소를 줄이고 싶다면 다이어트를 먼저 하세요." "명소로 붐비는 여행보다 유유자적한 힐링 여행이 낫지 않아요." 돼지고기가 아닌 돼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육식을 줄여보자. 간단하다. 환경습관, 생활 습관을 바꿔라, 텀블러를 쓴다고 환경주의자가 되는 건 아니니.


기후위기를 외면할 수 없는 ”좋은 이유 하나 찾기“가 해결의 시작


아마도 이런 맥락이 우리가 기후위기를 생각보다 복잡하다. 부담금을 내고 있다고 변명하거나, 습관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다들 적당히 또 그렇게 하고 있어도 별문제가 없을 것이다. 기후 보호 정책이 경제를 망치고 있다. 신기술이 구해줄 것이다. 라는 등 너무나 많은 변명이. 10명에게 물으면 10가지 이유가 나올 수밖에. 이 책에 실린 의식적이든 무의식이든 25개의 결정에 변명 이유 같은 건 필요 없다. 우리 인간은 수많은 기준을 비교해보고 그중 최고를 선택하여 효율을 극대화하는 존재라는 착각을 버려라. 실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좋은 이유 하나만 있으면 된다. 실제 우리들의 결정 과정을 복기해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죽음 앞에 매번 우는 의사입니다 - 작고 여린 생의 반짝임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스텔라 황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생아 중환자실을 지키는 의사 이야기


지은이 스텔라 황(황정숙)은 두 아이를 키우면서 신생아들을 돌보는 소아과 의사다. 미국대학 유학, 그리고 의대를 나와 의사가, 소아과, 그리고 신생아분과를 선택했고, 이런 이야기를 이 책<나는 죽음 앞에서 매번 우는 의사입니다>에 담았다. 한국 의사들의 집단행동, 의료보험체계 등 많은 이슈에 관한 미국 의료세계의 생각과 현실이 이 책에 담겨있다. 지은이는 예비의사의 그림자(144쪽)라는 주제의 글에 의사가 되려면 적어도라는 말로 조심스럽게 그의 생각을 적어두었다. “한국은 예전부터 성적에 따라 과를 정하고, 성적이 좋은 학생들 대부분이 의대에 지원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 속에는 좋은 의사가 되어 활동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초등학생까지 의대입시반이라는 건 너무한 일이다.”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일을 업으로 삼겠다면, 적어도 누군가를 보살피고 돕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147쪽). 


이 책에 실린 이야기는 <한겨례21>2022~2023년 "여기는 신생아중환자실"에 연재했던 내용을 다듬고 정리한 것이다. 


소아과, 신생아분과를 선택하다.


의대 3년 차 실습을 돌던 중, 소아과에 온통 무지갯빛, 아이들은 생각보다 강해서 위기를 넘기고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퇴원하기도 했다. 내과에서처럼 치유할 수 없는 사람들만이 있는 회색빛보다는 아이들을 택하기로, 소아과에서는 환자의 잘못으로 아프게 되거나 낫지 않는 일은 거의 없다.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태어나서, 혹은 부모의 잘못으로 또는 사회의 부족함으로 아픈 아기와 아이들이 대다수였기에. 소아과 레지던트과정을 마치고 전임의로 신생아 중환자실로. 아마 부제 "작고 여린 생의 반짝임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에서 그의 깊은 생각이 엿보인다. 


이 책 속에는 수많은 아기와 부모의 이름이 나온다. 쌍둥이, 난치, 불치병을 앓은 아기들, 이들을 떠나보낼 때마다 지은이는 신생아중환자실 한구석에 운다. 또 기적처럼 건강을 회복해서 병원을 떠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행복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이런 게 사람 사는 세상의 맛이 아닐까 싶다. 지은이는 아기에게 고통을 주는 사람이 바로 나라면? 이란 자기 검열, 자기 성찰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지은이 역시, 두 아이의 엄마로 출산을 경험했다. 엄마이기에 다른 엄마들이 겪었을 육아의 번아웃도 그들의 심경도 이해한다. 


그러기에 아기부모들에게 더 공감하고 위안을 줄 수 있지 않았을까, 다른 무엇보다도, 교수가 되어서도 감독하는 수많은 시술과 치료 자체가 아기에게 고통이다. 무의미한 고통을 줄 수 없다. 내가 하는 시술과 치료가 끝내 죽음이거나 아기에게 고통만 남길 것 같다면 부모를 설득해 중단하려고 애쓴다. 이 자체가 누구에게나 고통이겠지만, 자신의 고통을 정확히 표현할 수도 그 고통의 이유와 끝을 알 수 없는 아기에게는, 더욱 그렇다. 


소아과 의사들이 이런 생각으로 소아과를 택했을 것이라는 믿음은 여전하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 현실은 소아과는 기피 과다.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는 필수지만, 피안성(피부과 안과 성형외과)으로 가기 위한 첫 단계, 의사국가 자격시험에서는 필수과목성적이 좋아야 하니. 이런 모순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미국 소아과 신생아 중환자실은 어떻게 돌아가나? 


의료비가 비싸다는 미국에서도 신생아 중환자실의 아기들은 원칙적으로 모두 보험이 있다. 진단에 필요한 검사나 치료에 필요한 약, 시술, 수술에 대해 따라 인가를 받지 않고 치료할 자유도 조금 더 주어진다. 의료비용에 대한 염려 없이 환자에게만 집중할 수 있다. 그래서 신생아 중환자실을 ”병원의 발전소”라고 부를 정도다. 당연히 모든 과가 누려야 할 자유지만, 


미국과 한국의 의료보험, ”미국, 응급과 생명은 우선 지키는 선택을“


환자를 대하는 태도, 한국의 의료보험이 최고라고 믿었다. 그런데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하면 가족이 직접 물티슈 같은 준비물을 사와야 한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미국에서는 기저귀, 발진 크림 등 아기에게 필요한 모든 물품을 제공한다. 모유를 먹이는 엄마를 위해 음식을 제공하고 집에서도 젖을 짤 수 있도록 유축기도 빌려주는데, 대부분의 어린이병원 근처에는 로널드 맥도널드 재단에서 환자 부모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숙소 ”로널드 맥도널드 하우스“가 있다. 


신생아 중환자 수술을 하는데 든 병원비용만 200만 달러(28억 원)였는데, 부모는 수입이 많지 않아 정부에서 제공하는 공공의료보험을 가지고 있었기에 병원에 따로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병원이 정부에서 받은 돈은 실제 비용의 반의반도 안 된다. 수술 결정을 내린 의사가 병원에 재정적인 피해를 준 셈인데, 누구도 비용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극빈자라면 차나 기름이 없다면, 병원에서 택시비나 주유비를 제공한다. 이런 사실은 신생아 중환자실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의료보험이 없거나 치료비를 낼 형편이 되지 않더라도 병원에서 응급치료와 생명에 꼭 필요한 치료를 제공한다. 한국에서는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해서 치료나 수술을 포기하는 때도 있다. 미국(민간보험방식)과 한국(사회보험방식)의 비교는 차원이 다르기에 어렵지만, 현실은 놓고 보자면.


스텔라 황은 이 책 곳곳에 조심스럽게 한국 의료 사정을 논하고 있다. 한국이 최고라고 믿었던 의료보험이지만, 여기에서도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음을, 의사가 되는 날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쉬이 잊히는 현실…. "인간은 신이 될 수 없지만, 신이 할 수 없는 일을 한다"는 사시IN의 장일호 기자의 추천사가 기억에 남는다. 딱 들어맞는 말이다. 지은이의 선한 영향력이 한국 의료사회에도 널리 퍼지기를 기대하면서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데이터 그랩 - 내 정보를 훔치는 빅테크 기업들
울리세스 알리 메히아스.닉 콜드리 지음, 공경희 옮김 / 영림카디널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데이터 식민주의라는 이해


지은이들의 예리한 관찰, 내 정보를 훔치는 빅테크 기업들은 식민지를 찾아 헤매는 제국주의다. “좋아요”를 누르는 순간, 식민지배대상자가 돼버린다. 우리가 이미지하는 식민지는 토지 수탈(일제 강점기와 유럽의 아프리카, 아시아 식민지쟁탈전을 상기하면)에서 데이터 수탈로 모습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약육강식의 지배질서가 엄연하게 존재한다. IT와 ICT를 넘어 AI, 빅데이터, 데이터는 이제 토지만큼의 가치를 지닐 수 있게됐다는 사실이다. 귀중한 새 자원은 우리의 소소한 일상이다. 


이 책은 데이터 수탈의 위험성만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데이터 수집과 처리의 장점과 순기능을 인정한다. 세상을 잘 이해하고 좋게 바꿀 목적이라면 뭐가 문제될 것인가,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데이터 수집의 원칙 즉, 사회적 합의와 대중의 통제 없이 데이터를 독점하여 이익을 얻으려는 행위 자체를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고, 기업들이 내세우는 구제와 발전이라는 명분에 반대하고 있음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식민주의 네 가지 도구


개척, 확장, 착취, 말살(이들의 앞글자 ex의 발음 뜻하는 X를 써서 4X라 한다)은 식민주의의 기본 전략이다. 유럽열강의 식민지 쟁탈, 식민지통치방식의 공통된 요소다. 빅테크는 우리의 소소한 일상을 추적한 결과로 생긴 데이터를 우리가 아닌 자신들의 부와 권력으로 바꾸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서 착취와 유사한 효과를 얻는다. 지은이들은 영국을 중심으로 식민통치의 방식과 얻는 효과를 비교한다. 문명 전파, 경제적 동기, 권력 행사, 특정 기술의 도입은 과거 식민주의에 깊이 파급됐지만, 늘 한쪽에만 유리한 불공정한 결과를 낳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구한말 “전보” “철도”를 생각해보라. 


구글, 귀하는 제출, 방송, 게시한 콘덴츠를 구글이 재생산, 인용, 변형, 번역, 출판, 공개적으로 사용 및 배포할 수 있는 항구적, 취소 불가능, 세계적, 저작권 없는 비독점적인 권리를 양도합니다. 라는 문구가 바로 그것이다. 


식민주의의 눈으로 현재 읽기


데이터 형태로 추출된 인간의 삶이 강탈된다. 강탈은 큰 목적을 갖기 마련이다. 자원 수탈을 고착시킬 새로운 사회경제 체계를 세우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식민지체제와 세계적인 자원수탈은 국가와 기업의 공동작업이다. 또, 식민주의는 늘 물리적인 환경에 악영향을 미쳤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산업자본주의 기간에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키고 자연이 이익을 얻을 대상인 동시에 무가치하면서 값싸고 버려도 되는 것이라는 틀을 씌운 것이 식민주의였다는 인식이다. 식민주의는 날 착취하는 특권층과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다수의 대중 사이에 극심한 불평등을 일으켰다는 점이다. 이런 식민주의는 위낙 명백한 불공정이기에 늘 긍정적인 문명화의 논리나 변명으로 위장해야 한다. 


역사적 식민주의나 데이터 식민주의 모두 대규모 수탈행위와 관계가 있는 반면, 수탈은 사회 경제 체계가 형성될 때, 마지막이 아니라 처음에 일어나는 조치임을 기억해야 한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몰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는 해(落日)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 <일몰>은 보이는 게 다가 아니란 걸, 절망의 밑바닥을 경험한 사람들, 15년 전 같은 마을에서 서로 다른 장면으로 얽힌 인연과 경험, 누군가의 죽음은 자살이 아닌 그저 지는 해의 낙조를 보기 위해 갔다가 일어난 사고였을 뿐,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 도쿄도 본사로 돌아가기 위해 뭐라도 해보라고 닦달해대는 속물적인 아내 때문에 힘들어서 저녁놀이 황홀했던 그곳에 생을 마감한 것도 아니라고, 아름답게 지는 낙조, 일몰, 지는 해... 여기에는 모든 것을 씻어내는 힘이, 굴레에서 벗어나는 해방과 안도감이 고통은 지는 해와 함께 저너머로...


소설의 주요 등장 인물과 무대는 도쿄를 중심으로 서쪽에 있는 어느 현의 인구 1만 5천여 명이 사는 작은 바닷가 마을, 그곳에서 15년 전에 일어난 사건을 두고,  이곳 출신의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실력파 여성 영화감독 하세베 가오리와 새내기 각본가 가이 치히로, 그리고 당시 학생이었던 이들, 이미 죽은 여학생 “사라” 마치 영화의 제목 “사라는 누가 죽였을까?” 이미 범인은 은둔형 외톨이였던 사라의 이복 오빠 리키토가 범인이었다.


소설은 플롯은 이미 15년 전에 세상에 알려졌던 아이돌 후보생은 은둔형으로 집안의 골칫거리였던 이복 오빠에게 수차례 칼에 찔려 죽었고, 그의 오빠는 집에 불을 질러 잠자고 있던 부모가 질식사했다는 사실, 이 사실에서 시작된 아련한 기억 저편을 찾아 영화를 만들려 하는 가오리는 가이 치히로에게 만나자는 연락을 하는 데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사즈카초 일가족 살해 사건” 각본 건으로. 가오리와 치히로가 함께 풀어내는 15년 전의 일... 사사즈카초 일가족 살해 사건과 아무런 연관이 없어보이는 치히로의 언니 치호의 교통사고가.... 가오리와 치히로가 각기 같은 마을에서 15년 전에 경험했던 전혀 다른 기억들은 어떻게 이어지는가, 


가오리의 추억 속, 유치원에 다닐 때 살았던 아파트 베란다 얇은 방화벽 뒤에 있있던 아니는 누구였을까?


영화감독 가오리는 그는 어렸을 적에 살아가 살던 바로 옆집에서 살았고, 베란다 설치된 얇은 방화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 모스부호로 교감했던 그 아이가 누구였는지, 사라였는지, 아니면 베란다로 쫓겨나와 벌을 받았을 것으로 여겨지는 오빠 리키토였는지…. 왜 갑자기 사사즈카초 사건에 관심을 둔 것일까?


가오리는 방화벽 뒤에 있던 아이를 사라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아빠의 돌연사, 엄마와 함께 외할머니 집으로 가면서, 사라와는 그렇게 인연이 끊어졌고, 또 다른 등장인물 치히로의 언니 치호는 피아노연주자의 꿈을, 콩쿠르에 입상하기 위해서는 나만의 스타일을 버려야 했고, 그러기 싫었던 치호, 엄마가 원하는 피아노연주자가 되려면 싫어도 어쩔 수 없는 길을. 방황하면서 찾았던 공원에서 만난 리키토, 둘 사이에 오갔던 편지들... 


여고생 다테이시 사라, 리키토, 가이 치호와 치히로, 가오리, 또 가오리와 유치원을 함께 다녔다는 치히로의 사촌 오빠, 이야기의 끈은 이들의 청소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오리와 친하게 지냈던 사모야마의 자살, 남겨진 유서, “하세베 가오리, 용서해줘”라는 문장.


교통사고로 잃어버린 언니, 그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어, 파리로 피아노 유학을 떠나보낸 동생 치히로, 지금까지 품고 있는 트라우마, 추억들, 


사람들의 눈에 비친 게 사실이 진실은 아니라는 것, 리키토의 정신감정을 맡았던 정신과 의사 묘진나디는 황급히 리키토의 정신상태를 상황판단을 그르칠만한 심신미약은 없었고 오히려 냉철했다고, 책임능력이 충분했다고, 하지만, 그의 조수였던 가쓰라기 준나 의사는 리키토가 그에게 정신감정은 필요없다고, 죽여달라고 했다며, 왜 죽였는지 원인을 알 수 없었다고 말한다. 도대체 그날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가오리가 유치원 시절에 살던 그 아파트의 베란다 방화벽 건너에 있던 아이는 누구였을까, 사라, 리키토.


우리는 평범한 사람들이며, 누군가가 죽고, 사고도 당하고, 일터에서 일하며, 사랑도 연애도 한다. 끊임없은 흐름에서는 그렇다. 하지만, 생애주기라 할까, 시기적으로 경험했던 기억들은 뇌리 저편 어딘가에 남아 있다. 누군가가 왜 죽었을까 하는 장면에 돋보기를 대고 들여다보면 일의 시작과 끝이 보인다. 이 안에는 어떤 사람에 대한 사회적 평판과 오해,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는 확증편향, 우리 사회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이 바탕에 깔려있음을 엿볼 수 있다. 너무 흔한 클리셔일까?, 같은 시기, 같은 공간에서 일어났던 사건에 관한 기억과 관련성, 


모두 누군가에게 터놓고 싶은 이야기를 한둘쯤 가슴 속에 묻어 감추고 산다. 가오리의 아버지는 자살한 게 아니라 사고로 죽은 것이었다. 어린 마음에 응어리진 죽음, 왜 아빠는 자살했을까? 라는 물음이 트라우마로 끝내 남아 있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각자의 방식으로 트라우마를 떨쳐내는데. 이 소설은 절망이란 순간에서 다시 일어서는 그 무엇을 찾고 있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세이 글쓰기 수업 - 글쓰기 동기부여, 이론 및 실습을 한 권에 담았다
이지니 지음 / 세나북스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세이 글쓰기 수업은 글쓰기를 통해 자신감을, 나와 다른 사람의 치유를 선한영향력, 글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입문이다. 글쓰기 동기부여와 이론과 실천, 말 그대로 글쓰기 수업 30강이 그대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