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씨 - 예쁜 말과 마음으로 호감을 만드는 말공식
신현종 지음 / 북스고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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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오늘 말씨, 맑음인가요 흐림인가요.


이 책<오늘의 말씨>의 지은이 신현종은 스피치 크리에이터다. 이는 어떤 일을 하는 걸까, 예전의 스피치강사가 즉. 자기 생각을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하기 훈련사라면 스피치 크리에이터는 ‘아’ 다르고 ‘어’다른 말을 어떻게 적절하게 할 것인가에 중심을 둔 직업이랄까, 의사소통 그 자체를 창의적으로 사람과 환경에 따라서 말하는 법으로 슬기로운 언어생활,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나 또한 성장하는 말하기 코칭이라고 해두자.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라는 속담이 말하기에 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적절하고 지혜로운 말이 큰 문제를 해결하거나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인데, 말의 중요성과 영향력을 강조하며,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말의 가치를 알려준다. 


책 구성은 부제 ‘예쁜 말과 마음으로 호감을 만드는 말 공식’ 배우기에 맞춰 5장으로 이뤄졌다. 1장은 긍정의 씨앗을 심다: 생각의 힘, 긍정적인 마음가짐의 시작, 긍정적 사고 훈련법이, 2장 꽃피는 말씨: 진심을 전하는 말, 예쁜 말의 중요성, 말의 온도와 색, 화법의 중요성, 미소의 효과 등, 3장 좋은 인연을 만드는 대화법: 소통의 기술, 칭찬, 수다의 힘, 언어의 품격 등, 4장 마음을 채우는 별이 되다: 용기와 위로를 주는 말, 공감의 중요성, 5장. 용기의 씨앗을 심다: 발표의 두려움을 극복하다 순으로 지은이의 “언어 세계”이야기가 담겨있다. 


습관적으로 부정하는 사람의 무의식 “부정의도”는 없다


“~가 아니라, 그게 아니고”라는 부정화법, 우리의 언어생활에서 습관적 무의식적으로 쓰는 말투, 어떤 사람은 참말을 이쁘게 하네, 그런데 어떤 사람은 늘 문초하듯, 추궁하듯, 사람 기분 나쁘게 한단 말이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야시 겐타로는 그의 저서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 대화법>(포텐업, 2024)에서 습관적으로 부정하는 사람의 무의식은 좋은 의도로 상대방을 부정한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이는 그가 아는 한 그런 이야기는 실현 불가능하기에 안타까워서 그런 것이라고. 악의는 없다고, 그렇지만 이게 상대에게 전달될 때는 ”부정“ 그 자체다. 내가 부정당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기에. 여기에 필요한 것이 꽃피는 말씨, 곧 진심을 전하는 것이다.


예쁘게 말하는 게 왜 중요할까? 


하고 싶은 말, 직설적인 말,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인데…. 남을 배려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말하면 편하다. 남이야 상처를 받든 말든, 상대를 생각해야 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상대방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말투에 신경 쓴다. 예쁘게 말하는 사람은 타고난 게 아니라 언어 습관이다. 예쁘게 말하는 것은 단순한 예의, 예절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깊은 배려와 존중의 표시다. 


오늘의 말씨는 매우 맑고 청량합니다


이 책은 실전지침이다. 긍정심리학에 바탕을 둔 언어 습관, 긍정적인 사고와 마음을 키우는 3가지(매일 긍정 확언하기 ”나는 할 수 있다.“, 매일 감사 일기 쓰기, 나만의 시간 갖기), 부족해서 아름다운 나(지나영<나를 위한 용기>특별한 서재, 2024)를 만들기 또한 같은 맥락이다. 우선 ‘나’다. 세상의 주인공은 ‘나’다. 하지만 역지사지(易地思之)를 늘 생각하자, 몸에 좋은 약은 쓰듯, 내 언어 습관을 예쁘게 말하기로 고치자고 머릿속으로는 늘…. 그런데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은 또 무의식적으로, 이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역발상이 필요하다. “공감의 기술“, 상담의 기본원칙에서 공감하기, 무비판적 수용, 무조건적 존중이다. 이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는 사람 관계에 따라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기에, 해결책 제시하지 않기, 훈수 두지 않기, 경청해 주기, 호응해 주기, 열린 질문하기 등을 해보자. 


이 책에 실린 내용은 지은이가 경험했던 내용이다. 물론 바탕에는 심리, 상담 등의 이론이 깔려있다. 세상에 완벽한 정답은 없다. 특히 인간관계는 그렇다. 누군가에는 정답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오답일 수 있듯이, 말의 공식과 법칙은 정형적이지 않다. “예쁘게 말해요. 우리”라는 말, 딴지를 걸 수도 있다. “예쁘게”라는 형용사의 의미 중 행동이나 말하는 것이 사랑스럽다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좋지 않을까, 


돈을 들이지 않고, 사람을 얻는 법은 언어 습관이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처럼. 이 책은 옆에 두고두고 읽어야 할 ”언어 습관 사전“이기도 하다. 하고 싶은 말, 당장에 직설적으로 솔직하게 문제를 지적하고 싶을 때, 딱 2분만 침묵하자. 그러면 내용이 확 바뀐다. 언어의 품격, 언격에 관해서 또 하나 기억해두자, 김영수<정치, 역사를 만나다>(창해, 2024)는 정치인의 언격, 말의 중요성을 지적한다. 예쁘게 말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정치든 비즈니스든 "인간관계"에서는 꼭 필요하니,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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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에 정신과는 처음이라 - 정신과 전문의가 말하는 정신과 사용 설명서
닥터 온실(신준영)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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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롭게 “정신건강” 챙기기 안내


지은이 닥터 온실(신준영)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다. 이 책 <이번 생에 정신과는 처음이라>는 제목과 부제 ‘정신과 전문의가 말하는 정신과 사용 설명서’다. 


2011.8.4.부터 개정 의료법 시행으로 강제는 아니지만, ‘정신과’를 ‘정신건강의학과’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를 환영했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오병훈 이사장은 “이번에 과명을 정신건강의학과로 개명하는 것은 정신의학이 발달하면서 그 범위가 단순히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서 정신질환 예방, 정신건강 증진 등으로 넓어지고 있는 현재의 추세를 반영하기 위함이며, 현대 사회에서 그 중요성을 더하고 있는 정신건강의 개념을 강조하는 과명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라고, 


지은이는 정신과의 현재 정식 명칭은 정신건강의학과지만, 정신과가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이기도 하고 길기도 하기에 정신과라는 명칭을 사용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름이 주는 의미의 중요성을 가벼이 여기는 듯하다. 지은이의 생각을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정신과의 함의가 불안, 혐오, 거리두기라는 이미지가 여전한 마당에 굳이 간단히 표기하자고 ‘정신과’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일본에서도 이와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어 ‘멘탈헬스클리닉’으로 표현한다. 아무튼, 이는 별론으로 하자, 이 책의 내용과는 크게 관계가 없으므로, 


이 책은 7장으로 구성됐고, 1장 정신건강의학이란 세계의 엿보기에서 시작된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는 무슨 역할을 하는지, 더 좋은 정신병원을 찾는 것은, 2장 동네정신건강의원에서 주로 다루는 질환과 3장 큰 병원 진료를 먼저 받는 것이 좋은 질환들, 4장. 정신치료 약물치료도 중요하지만, 상담 치료가 병행돼야 좋은 질환들, 5장,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단하고 관리하지만, 사회와 시설에서도 관리할 수 있는 질환들, 6장.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멘탈 관리 팁, 7장. 정신건강진료는 어떻게 될까 등, 





사람들이 정신건강의학 병·의원 찾기를 주저했던 이유는 그곳에서 진료를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와 다른 사람이라는 주변의 불편한 시선, 소속된 조직에서의 거리 두기(따돌림이랄까), 거기에 인사고과 등에서도 멘탈이 약한 사람으로 왜곡될 우려가 있어. 실제 2006년 보건복지부가 시행한 “전국 정신건강실태조사”에서 나타났듯이 우리 국민의 삼 분의 일 이상이 평생 한 번은 정신질환을 앓은 적이 있으나, 실제 환자 열 명 중 한 명만이 치료받는 상황이다. 90% 가까운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이처럼 낮은 치료율의 근저에는 정신질환에 대한 낮은 인식과 편견이 자리하고 있다. 정신건강의 문제가 있어도 문제라고 인식을 못 하거나, 문제를 인식했다 하더라고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진료를 망설인 결과인 것이다. 바로 이런 현실을 바탕으로. 다소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무튼 지금도 여전하다 할 수밖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일


정답이 없는 곳에서 정답을 찾는다. 즉, 사람이 사는 일에는 뚜렷한 정답이 없지만, 길이 없는 것도 아니고, 더 나은 길도 있다. 의사는 환자가 처한 상황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조력자다. 


병·의원 정신건강의학과에 주로 다루는 질환


동네 의원급에서 주로 다루는 질환은 최근 큰일이 있고 나서 일상생활에 어려운 적응장애, 우울장애, 심한 불안이 찾아오는 불안장애, 공황장애, 불면장애,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 몸은 아픈데 병원에서는 이상이 없다는 신체화 장애, 주로 신경증이다. 외래가 가능하고, 약물치료와 더불어 충분한 상담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큰 병원에서 다루는 질환은 주로 정신증으로 조현증, 양극성 정동장애 등의 질환인데, 입원도 가능한 곳에서 초기 진단에서 정밀 진단과 치료계획을 세워야 하기에 처음부터 큰 병원에 가는 게 좋다. 현실적으로 병·의원을 찾아 진료받기 전부터 그 병·의원이 어떤지 알 수 없다는 점이 있지만 말이다. 




약물과 상담 치료가 병행돼야 할 질환들


연극성 인격장애, 경계성 인격장애, 회피성 인격장애, 자기애성 인격장애, 의존성 인격장애 등이다. 이 중에 TV쇼 <용감한 형사>에서 자주 등장한 연극성, 경계성, 자기애성 인격장애가 있는 사람들, 약물치료도 중요하지만, 상담 치료가 병행되어야 하는 것들이다. 


그 밖에 자폐, 지적장애, 반사회성인격 장애, 신경인지장애, 성도착 장애 등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단하고 관리하지만, 사회나 시설에서도 관리할 수 있는 질환들이다. 


자 그렇다면, 정신증과 신경증 진단은 어떤 방식으로 할까? 환자 상태는 어떻게 파악할까?


우리가 보통 정신상태를 측정하는 객관화된 도구들을 떠올린다. 사이코패스설문지, MMPI나 우울척도 등이다. 이런 것은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그리 중요한 건 아니다. 검사 도구들은 정신건강의학적 진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그저 보조적인 도구에 불과하다. “진단은 임상 면담”으로, 초진은 최소 15분, 최대 1시간 넘게 걸린다. 이 시간 동안 진단명을 찾아내기 위해서만 면담을 하는 건 아니다. 환자 상태에 초점을 두고, 환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기는 의사 자신의 마음도 같이 봐야 한다. 

정신치료는 치료자가 주도적으로 하는 치료가 아니라 내담자가 주가 되어 이야기하는 것으로 분석적 정신치료를 말한다. 


위에 언급한 정신증, 신경증계의 장애들의 개념과 치료, 사례 등에 관해서는 이 책에 실린 내용을 직접 보는 게 좋을 듯하다. 제가 PTSD일까요. 아니면 불안장애일까요... 헷갈린다. 그럼 내 케이스는 어디에 해당하지, 둘다일수도 아니면 어느 한쪽일 수도.... 





마치 이렇게 말하다 보면 정신건강과 관련된 여러 증상이나 장애는 불치병인 것처럼 여긴다. 정신건강은 감기나 타박상, 만성 위궤양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약물치료하고 면담도 하면 좋아진다. 다만, 지속적인 관리와 자기 노력이 필요한 질환이다.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것과 일반 병·의원을 찾는 것은 그냥 병원에 가서 치료받는 것과 다르게 생각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병은 널리 알려야 약을 찾을 수 있듯이 말이다. 주변에 알리면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일도 없을 테니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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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미친 사람들 - 카렐 차페크의 무시무시하게 멋진 스페인 여행기 흄세 에세이 6
카렐 차페크 지음, 이리나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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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로봇”이라는 말을 내놓았던 차페크


카렐 차페크는 1890년에 체코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1915년에 철학박사 학위를 이후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1920년 로봇이라는 말을 세상에 소개한 것으로 유명한 희곡<R.U.R>을 펴냈다. 100년 전에 ‘강제노동’, 체코어로 ‘로보타’에서 따왔다. 그는 이 희곡을 통해 현대기술 문명의 비인간화를 상징적으로 알렸다. 마치, 찰리 채플린의 무성영화<모던 타임스>(1931)와도 같은 맥락이다. 지금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에 관해서 말이다. 그의 글쓰기는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희곡은 물론, 에세이, 소설, 동화도 썼다. 장르에 따라 다른 글쓰기를 했던 모양이다.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지만, 그의 정치적 신념인 ‘반나치’ 어쩌면 세속의 눈에 비친 모습이 ‘조금 미친 사람’으로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죽기 오 년 전인 1933년부터 체코 문학의 최고봉이자 차페크 문학의 정수인 철학 소설 3부작 <호르두발> <별똥별> <평범한 인생>을 연달아 내놓았다. 프란츠 카프카, 밀란 쿤데라와 함께 체코 문학을 대표하는 3대 작가로 꼽힌 차페크, 이 책의 옮긴이 이리나는 책 뒤에 이렇게 썼다. “누군가는 20세기가 카프카와 쿤데라를 발견한 시기라면 21세기는 차페크를 재발견할 시기라고”, 즉, 좀 더 깊이 들여다보고 톺아봐야 한다고.


그는 당대의 영국, 네덜란드, 북유럽, 이탈리아 등을 여행하면서 인상적인 삽화와 함께 여행기를 남겼는데, 이 책<조금 미친 사람들>은 그의 스페인 여행기로 “인상적인 여행기” 시리즈의 하나다. 왜 이렇게 여행기를 많이 남겼을까?, 아마도 체코 정부와의 관계에서 그에게 정부 직책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올 때마다, 그는 거절했지만, 당시 체코는 정치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유럽에서 나름대로 자리매김하고 싶어 했고, 그런 노력의 하나로 차페크의 여행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조금 미친 사람들


조금 미친 사람들이란 “눈이 자신의 비전에 열정적으로 고정된 사람은 모두 조금 미친다”(229쪽)라는 의미다. 뭔가에 몰입하여 밤낮도 모른 채 거기에 열중하는 사람은 우리는 “~ 미쳤다”라고 하듯, 스페인 여행에서 인상적인 만남이 그에는 조금 미친 사람들로 보였다. 로봇과 강제노동, 문명과 문화, 사회, 풍경, 사람이 다 들어있다. 스페인과 체코, 스페인과 영국, 프랑스도 


20세기 초, 증기기관차가 진화, ‘국제특급열차’가 등장하기도 하는데, 이 열차는 너무 빨리 달리는 바람에 차장 너머로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없으니 여행은 역시 완행이다. 지방 곳곳의 역을 들러 천천히 가는 그런 기차 여행을, 여기서 차페크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차페크에게 여행은 단순히 다른 나라에 가서 그곳의 풍경, 풍습, 문물 따위를 구경한다는 관광이란 의미가 아닌 다른 문화와의 진정한 만남이다. 이런 만남은 예리한 관찰과 통찰이 요구된다. 


같은 장면을 보더라도 그 해석이 달라질 수가 있음이다. 이 책은 “여행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이 책은 남과 북 급행열차에 관한 소회, 안달루시아, 세비야 거리 알카사르 요새, 만틸라, 트리아나, 투우와 일반적인 투우, 플라멩코 부엘타에 이르는 여정 속에서 그에게 다가온 스페인의 마을과 거리, 사람들, 풍경, 그리고 이들 사이의 문화, 사회적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 “스페인” 바로 그 자체다. 세계 어디나 사람은 같다. 


그곳 사람들이 그곳 사람 자체라서 즐겁고 놀랍다


“우리 여행자들이 그토록 즐겁고 놀랐던 이유는 단순히 세비야 사람들이 사람이라는 사실을 발견해서가 아니라 세비야 사람들이 세비야 사람 그 자체라는 점을 발견했기 때문”(218쪽)이라고, 포르투갈 사람들을 그들이 포르투갈 사람이고 우리가 그들이 하는 말을 한마디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높이 평가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고, 아스팔트 고속도로가 있고, 유일신을 믿으며, 보데가와 선술집을 닫기만 하면 온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다. 자신들만의 문명화된 모습이 받아들여져야 세상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공원, 정원은 무엇인가, 그 문화에 관하여


스페인의 정원 은밀한 꿈이 담긴 곳, 영국의 공원은 경작된 풍경, 프랑스의 공원은 기념비적인 건축물, 바로 이들 정원과 공원에 담긴 혹은 새겨진 역사가 있다. 차페크는 스페인의 정원을 이곳에서 생활하고 지나쳤던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있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공원, 정원은 무엇인가를 생각해하는 대목이다. 문화는 당연히 포함되지만, 동물원도 공원이며 정원이다. 여기에 담겨진 영국 제국주의의 뻔뻔함 또한 눈여겨 봐야, 이렇게 비교해보면 공원, 정원의 의미가 새롭게...


이 여행기로 1920년대의 스페인 사람들의 모습을 엿보는 그 이상의 상상을 할 수 있다. 차페크는 관광객이 아니다. 그저 이웃 동네 사람이다. 있는 그대로 그곳 사람들의 다채로운 삶은 본다. 살아있는 사람들의 거리야말로 가장 좋은 박물관인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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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 생존법 - 불안정한 시대를 이해하고 평온함을 찾는 법
알랭 드 보통.인생학교 지음, 최민우 옮김 / 오렌지디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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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 생존법, 함께 고민하기


알랭드 드 보통과 인생학교가 함께 쓴 “불안정한 시대를 이해하고 평온함을 찾는 법”이 담긴 이 책<현대사회 생존법>은 200년 전 산업혁명과 찾아온 인류발전의 빠른 속도는 많은 여파를 남겼다. 휙 하고 지나가고 난 뒤에 그 자리에 남겨진 것은 무엇이었을까, 앞만 보고 쉼 없이 달려온 인류, 이른바 성장제일주의, 성과주의, 경쟁주의, 자본주의, 신자유주의와 이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자는 탈성장주의 탈자본주의, 생태주의, 그리고 현상적으로 나타난 고통스러운 고독과 혹독한 외로움, 군중 속의 고독, 같은 계급 안에서도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각자도생, 그 어느 때보다 불안과 불안정 속에 밝은 미래 전망이 좋지 못한 청년들, 불안심리는 정신건강을 해치고, 건강 나를 찾기 위한 노력은 자주 보이는데, 이 책은 보기에 따라서 다양하게 보일수도 있겠다싶은 생각이 든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정치, 종교, 기술, 패션, 과학, 예술 등에서 뚜렷하다. 18세기 중엽 이후, 사람들은 새로운 시대는 당대와 근본적으로 다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인식한 이래 현대사회에 이르기까지의 의식변화, 우리의 사고와 감정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물론 시대가 바뀌면 사람도 가치도 바뀌기 마련이다.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 사회, 정치, 경제, 문화 등의 환경은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은이들이 제시하는 문제가 이 책에 담겨있다. 이에 대한 해결 혹은 대응책은 이 힌트 속에서 찾아야 할 듯하다. 


책 구성은 18개 주제를 장으로 설정했다. 소비자본주의(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를 중심으로, 즉 먹고사니즘을 말한다)를 비롯하여 광고, 물질주의, 매체, 민주주의, 가족, 사랑, 성, 외로움, 일, 개인주의, 조용한 삶, 바쁨, 추함, 교육, 완벽주의, 과학과 종교, 자연, 이른바 우리의 삶과 연결된 정신, 물질세계의 핵심을 다루고 있다. 


믿음의 상실 시대 세속화, 진보, 자본주의와 미래, 그리고 과학 , 노동의 세계와 사회


현대의 큰 특징 중 하나, 신앙의 상실, 신성한 힘이 인간의 일상에 개입한다는 믿음의 상실, 마키아벨리를 현대인이라고 부르는 이유 중 하나다. 신의 세계에서 인간 세계로 바뀌는 시점부터 현대라고 하는 것 말이다. 진보는 앞으로 나아가는 시간은 헛되이 도는 쳇바퀴가 아니라 완벽의 가능성을 품은 미래를 향해 겨는 화살이라는 표현처럼, 그렇게 가는 것이다. 물론 진보의 파장만큼 보수도 존재하겠지만, 과학의 세계에서 특히 그러하지만, AI에서 AGI로 학습된 인공지능에서 인간처럼 사고하는 일반 인공지능이 나오게 되면, 우리는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종교사회학의 창시자 막스 베버의 유명한 저서<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EBS BOOKS, 2024)은 근대 자본주의의 특별함을 만든 문화적 원동력을 해명하기 위해 새로운 윤리를 낳은 종교적 원천, 즉 금욕주의적 세속 생활과 ‘신성한 노동’이 어떻게 물질적 성취를 만들어낼 수 있었는지를 들여다봤다. 베버를 비롯한 당대의 지식인들은 광범위한 변화를 만드는 산업화?도시화?관료화?세속화 그리고 경제 체제 변화를 통한 세계 질서의 재편과 제국주의적 팽창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속에서 그들은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오랫동안 사회를 지탱해왔던 전통적 가치와 문화적 규범은 모두 단절되고 사라져야 할 대상일 뿐일까? 이 새로운 변화의 바탕에 놓인 자본주의 사회는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 것인가?


과학?기술 발전을 통한 경제 중심의 사회를 끊임없이 움직이는 동력은 단지 이윤 추구의 동기, 보다 근원적으로는 끝없는 이기적 욕망일 뿐일까? 자본과 소비가 절대화되어 가는 세상에서 ‘이성적 동물’로서 인간의 존엄성을 정당화할 수 있는 윤리적 가치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자본주의 세계에서 인간 유형은 단지 자본가와 노동자, 전문 기술직과 단순 업무직으로만 단순화되지 않고, 합리적이고 윤리적인 전인격적 존재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각자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도구화된 계산 능력은 사회의 공동선과 비경제적 가치를 모두 소멸시킬 것인가? 이 모든 사회 변동은 인간만의 특성이라고 간주하는 이성이 발휘하는 보편적인 변화인가?


기후 위기 시대, 우리의 인식은


현대화를 이끈 것은 지식이었던 만큼 여기서 생겨난 병폐 또한 지식으로 해결한다면 너무 단순한 것일까, 아니 아직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이 많다. 우주는 처음에 왜 질서정연(코스모스)했고, 엔트로피(혼돈)는 언제 시작됐는지에서 시작하여, 지금의 지질시대를 왜 ‘인류세’라고 부르자고 하고 왜 그렇게 부르게 됐는지를, 18세기 이후 산업혁명을 계기로 폭발적인 과학의 발달과 경제발전은 그 이전 사람들과 이후 사람들의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가치가 기준이 바뀌고, 질주하기 시작한다. 마라톤을 하다가, 백 미터를 달리듯 전속력으로 뒤 돌아봄 없이, 이제 사회는 피로하다. 국가체제도 그 내용을 구성하는 것들도 “피로”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런 시대에 인류의 생존법은 그리 간단치 않다. 생각과 마음, 정치와 경제, 종교와 과학, 자본주의, 노동의 문제, 인종 문제, 이 책은 큰 대안과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복기해보자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앞만 보고 달리는 우리, 하나하나 따져보자.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것인지를, 


이 책은 많은 문제를 우리에게 제시한다. 답을 찾으라면 그런 것이고, 공유하자면 또 그런 것이겠지만, 우리 인류의 안고 있는 공통의 문제를 함께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떤 길이 있을까 하는 논의도 이제 진지하게 머리를 싸매고 해보자는 말이다. 여기에서 실린 내용이 우리에게 교양을 쌓을 기회를 줄지도 모르겠지만, 본질은, 이 책이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니, 교양에서 멈추거나 머물지 말기를. 더 나아가서 불안정한 시대를 이해하고 평온함을 찾는 법을 찾아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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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해방 - 돈, 시간, 환경의 한계를 극복하는 시간 증식의 비밀
댄 마텔 지음, 박영준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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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백의 원칙


이 책<시간 해방>은 돈, 시간, 환경의 한계를 극복하는 시간 늘리기의 비밀이 담겨있다. 24시간을 늘릴 수 있을 만큼. 지은이 댄 마텔은 밑바닥 인생에서 자신의 탈출구를 발견하고 실패와 성공의 반복 속에서 깨달은 나만의 시간 만들기를 소개한다. “시간은 쓰는 게 아니라 사는 것이다”(바이백)라는 지은이의 시간 설계법이란 발상 전환이 핵심이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24시간, 시간을 어떻게 이용하는가에 따라 내 인생이 달라진다. 적어도 일에 얽매인 삶에서 자유롭게 일을 처리하는 시간으로의 전환법이다. 


책 구성 4부 14장이다. 1부 ‘사소한 시간 습관이 만드는 놀라운 변화’로 1~3장까지 바이백 원칙을 설명한다. 에너지와 시간, 돈을 안겨주는 일을 찾는 법, 성공을 해치는 다섯 명의 암살자 등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시간은 나를 서서히 죽여가기도 하고, 나를 해방해주기도 한다. 2부는 4~6장까지이며 ‘시간의 주인이 되기 위한 시간 거래법’이 담겨있다. 거래, 대체, 복제라는 열쇳말로, 3부는 ‘완벽한 삶을 만들기 위해 시간을 무한 증식하라’ 당신의 삶을 맥도날드화,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무한 증식의 비결, 이른바 자동화와 우선순위, 그리고 절약과 채용, 테일러의 시간 관리와 연구처럼, 분초로 쪼개서 시스템화할 것은 그렇게, 선택과 집중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라는 등 자기계발에 관련된 유명인들의 저서에 나오는 내용의 응용이 들어있다. 4부 ‘최고의 시간은 어떻게 설계되는가’는 코치, 리뷰, 효율, 균형 등 4가지 요소를 잘 고려해야 한다고.


삶의 주도권을 잡는 3단계 시간 거래법- 선택과 집중-


우선 1단계, 돌아보라, 내가 잘할 수 있고 효과적인 게 무엇인지 찾아봐라. 당신이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고 커다란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을 찾아라. 반대로 시간과 에너지 소모가 많은 업무 중 남들에게 맡길 수 있는 일을 찾는다. 2단계 옮겨라, 남에게 맡길 것과 내가 처리해야 할 것을 잘 선택하라는 말이다. 당신의 시간 가치를 계산하고, 다른 사람을 고용할 수 있는 금액을 산정한다. 그다음 위임과 대체를 통해서 다른 사람의 시간을 산다는 발상이다. 여기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아무나가 아니며, 단순한 노동력을 사는 게 아니라, 능력 있는 인재를 골라내는 일이다. 특히 위임은 말이다. 3단계 채워라, 10X 비전 수립 프로세스와 시간 및 에너지 검사로 완벽한 한 주를 설계하고 생산 사분면에 집중하는 삶을 산다(효율성에 관한 것으로 책 307 이하 참조). 



이 책 속에 소개되는 14개의 주제는 바이백으로 이어진다. 지은이는 삶 전체를 바이백이라고 한다. 원칙은 한 번으로 끝나는 일회성 활동이 아니라 하나의 철학이다. 당신은 스스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꾸준히 ‘돌아보고’, 시간을 소모하는 무가치한 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옮길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당신의 삶을 빛내주고 더 많은 돈을 벌게 해주는 활동으로 새롭게 얻은 시간을 ‘채워야’ 한다. 이 대목이 핵심은 “돈”을 벌게해 주는 활동이라는 표현인데, 이는 ‘돈’을 ‘목표’로 대체할 수 있는 보편성이 있다. 즉, 바이백을 원칙을 올바르게 활용하는 사람은 삶의 궁극적인 목적을 위해 자신을 끊임없이 개선한다. 


한계에 도달한 이들 공통된 사고방식 “나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착각”


이 책 1장 재생산은 꼭 읽어봐야 할 대목이다. 일본에서 나온 세계적인 용어 과로사(과로시라 읽는다, “過勞死” “KARUSI”)는 자기 일에 우직할 정도로 충실한 사람이 맡겨진 업무에 죽을힘을 다해 일하다가 쓰러져 죽는다는 의미다. 한때 일본 사회에서는 적당히 일하기, 죽도록 일하다가 진짜 죽는다는 말이 유행하기도, 과로하게 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가 여기에 실려있다. 회사의 경영자가 아니라도 프로젝트책임자가 아니라도 공통된 요소가 있다. 팀으로 일을 하는 게 왜 중요한지도. 아무튼, 모든 일을 스스로 처리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은 이른바 GSD(get, shit, done) 사고방식, “나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는 것이 내 삶의 시간의 얻을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하루에 1시간만 해방돼도 1년에 365시간을 얻는다. 







삶을 떠받치는 일곱 기둥


건강, 취미, 정신 수양, 친구, 사랑, 경제적 상황, 사명이다. 경제적 상황, 돈 문제는 늘 괴롭고 삶의 여러 부분에서 에너지를 빼앗는다. 당신의 경제적 상황을 정면으로 바라보라. 피하고 싶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삶의 균형을 잡는 점검표로 매주 들여다보라고 한다. 지금 내 에너지가 낭비되고 있는 건지, 정신 수양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등, 삶의 기본을 늘 염두에 두면서. 시간과 에너지를 사분면에 예치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자기계발을 위해서라도 읽어두어야 할 책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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