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에 정신과는 처음이라 - 정신과 전문의가 말하는 정신과 사용 설명서
닥터 온실(신준영)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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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롭게 “정신건강” 챙기기 안내


지은이 닥터 온실(신준영)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다. 이 책 <이번 생에 정신과는 처음이라>는 제목과 부제 ‘정신과 전문의가 말하는 정신과 사용 설명서’다. 


2011.8.4.부터 개정 의료법 시행으로 강제는 아니지만, ‘정신과’를 ‘정신건강의학과’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를 환영했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오병훈 이사장은 “이번에 과명을 정신건강의학과로 개명하는 것은 정신의학이 발달하면서 그 범위가 단순히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서 정신질환 예방, 정신건강 증진 등으로 넓어지고 있는 현재의 추세를 반영하기 위함이며, 현대 사회에서 그 중요성을 더하고 있는 정신건강의 개념을 강조하는 과명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라고, 


지은이는 정신과의 현재 정식 명칭은 정신건강의학과지만, 정신과가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이기도 하고 길기도 하기에 정신과라는 명칭을 사용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름이 주는 의미의 중요성을 가벼이 여기는 듯하다. 지은이의 생각을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정신과의 함의가 불안, 혐오, 거리두기라는 이미지가 여전한 마당에 굳이 간단히 표기하자고 ‘정신과’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일본에서도 이와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어 ‘멘탈헬스클리닉’으로 표현한다. 아무튼, 이는 별론으로 하자, 이 책의 내용과는 크게 관계가 없으므로, 


이 책은 7장으로 구성됐고, 1장 정신건강의학이란 세계의 엿보기에서 시작된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는 무슨 역할을 하는지, 더 좋은 정신병원을 찾는 것은, 2장 동네정신건강의원에서 주로 다루는 질환과 3장 큰 병원 진료를 먼저 받는 것이 좋은 질환들, 4장. 정신치료 약물치료도 중요하지만, 상담 치료가 병행돼야 좋은 질환들, 5장,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단하고 관리하지만, 사회와 시설에서도 관리할 수 있는 질환들, 6장.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멘탈 관리 팁, 7장. 정신건강진료는 어떻게 될까 등, 





사람들이 정신건강의학 병·의원 찾기를 주저했던 이유는 그곳에서 진료를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와 다른 사람이라는 주변의 불편한 시선, 소속된 조직에서의 거리 두기(따돌림이랄까), 거기에 인사고과 등에서도 멘탈이 약한 사람으로 왜곡될 우려가 있어. 실제 2006년 보건복지부가 시행한 “전국 정신건강실태조사”에서 나타났듯이 우리 국민의 삼 분의 일 이상이 평생 한 번은 정신질환을 앓은 적이 있으나, 실제 환자 열 명 중 한 명만이 치료받는 상황이다. 90% 가까운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이처럼 낮은 치료율의 근저에는 정신질환에 대한 낮은 인식과 편견이 자리하고 있다. 정신건강의 문제가 있어도 문제라고 인식을 못 하거나, 문제를 인식했다 하더라고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진료를 망설인 결과인 것이다. 바로 이런 현실을 바탕으로. 다소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무튼 지금도 여전하다 할 수밖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일


정답이 없는 곳에서 정답을 찾는다. 즉, 사람이 사는 일에는 뚜렷한 정답이 없지만, 길이 없는 것도 아니고, 더 나은 길도 있다. 의사는 환자가 처한 상황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조력자다. 


병·의원 정신건강의학과에 주로 다루는 질환


동네 의원급에서 주로 다루는 질환은 최근 큰일이 있고 나서 일상생활에 어려운 적응장애, 우울장애, 심한 불안이 찾아오는 불안장애, 공황장애, 불면장애,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 몸은 아픈데 병원에서는 이상이 없다는 신체화 장애, 주로 신경증이다. 외래가 가능하고, 약물치료와 더불어 충분한 상담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큰 병원에서 다루는 질환은 주로 정신증으로 조현증, 양극성 정동장애 등의 질환인데, 입원도 가능한 곳에서 초기 진단에서 정밀 진단과 치료계획을 세워야 하기에 처음부터 큰 병원에 가는 게 좋다. 현실적으로 병·의원을 찾아 진료받기 전부터 그 병·의원이 어떤지 알 수 없다는 점이 있지만 말이다. 




약물과 상담 치료가 병행돼야 할 질환들


연극성 인격장애, 경계성 인격장애, 회피성 인격장애, 자기애성 인격장애, 의존성 인격장애 등이다. 이 중에 TV쇼 <용감한 형사>에서 자주 등장한 연극성, 경계성, 자기애성 인격장애가 있는 사람들, 약물치료도 중요하지만, 상담 치료가 병행되어야 하는 것들이다. 


그 밖에 자폐, 지적장애, 반사회성인격 장애, 신경인지장애, 성도착 장애 등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단하고 관리하지만, 사회나 시설에서도 관리할 수 있는 질환들이다. 


자 그렇다면, 정신증과 신경증 진단은 어떤 방식으로 할까? 환자 상태는 어떻게 파악할까?


우리가 보통 정신상태를 측정하는 객관화된 도구들을 떠올린다. 사이코패스설문지, MMPI나 우울척도 등이다. 이런 것은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그리 중요한 건 아니다. 검사 도구들은 정신건강의학적 진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그저 보조적인 도구에 불과하다. “진단은 임상 면담”으로, 초진은 최소 15분, 최대 1시간 넘게 걸린다. 이 시간 동안 진단명을 찾아내기 위해서만 면담을 하는 건 아니다. 환자 상태에 초점을 두고, 환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기는 의사 자신의 마음도 같이 봐야 한다. 

정신치료는 치료자가 주도적으로 하는 치료가 아니라 내담자가 주가 되어 이야기하는 것으로 분석적 정신치료를 말한다. 


위에 언급한 정신증, 신경증계의 장애들의 개념과 치료, 사례 등에 관해서는 이 책에 실린 내용을 직접 보는 게 좋을 듯하다. 제가 PTSD일까요. 아니면 불안장애일까요... 헷갈린다. 그럼 내 케이스는 어디에 해당하지, 둘다일수도 아니면 어느 한쪽일 수도.... 





마치 이렇게 말하다 보면 정신건강과 관련된 여러 증상이나 장애는 불치병인 것처럼 여긴다. 정신건강은 감기나 타박상, 만성 위궤양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약물치료하고 면담도 하면 좋아진다. 다만, 지속적인 관리와 자기 노력이 필요한 질환이다.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것과 일반 병·의원을 찾는 것은 그냥 병원에 가서 치료받는 것과 다르게 생각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병은 널리 알려야 약을 찾을 수 있듯이 말이다. 주변에 알리면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일도 없을 테니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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