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는 왜 그랬을까 1 - 시련을 기회로 바꾼 삼국지 역경 극복 처세술 유비는 왜 그랬을까 1
천위안 지음, 정주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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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는 왜 그랬을까 


지은이 천 위안은 이 책<유비는 왜 그랬을까>에서 유비를 처세술의 달인, 시련과 위기를 “겸손”으로 극복한 인물로 그린다. 다른 말로 바꾸면 유비는 왜 “겸손”이라는 심리전략을 채택했을까? 라는 물음이 될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을 풀어가는 지은이의 접근, 혹은 방법론은 심리설사(心理設史)라는 것인데, 심리설사는 현대 심리학 이론(사회, 성격, 발달, 진화, 인지, 생물 심리학을 적용)과 경영학 등의 사회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중국전통 문화 속 유, 불, 도와 서양철학 체계의 개인적 깨달음을 매개로 역사 속 인물, 사건을 분석하는 방법론이다.


이전 작품, 현대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인물 열전 시리즈에서 다루는 조조, 제갈량, 관우, 유비, 손권, 사마의를 심리설사 방법론으로 다뤘다. 이번 시리즈는 “시련을 기회로 바꾸는 삼국지 역경 극복 처세술”이란 주제로 유비를 다룬다. 전자의 인물들을 현대심리학으로 접근했지만, 후자는 처세술이라는 열쇳말로 각 인물을 분석한다. 


심리학자의 역사관, 첫째는 절대적으로 진실한 역사란 존재하지 않는다. 둘째, 아는 것만 존재한다고 믿고, 믿는 것이 곧 진실이라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유비"의 처세술 또한 역사다. 


시련을 기회로 바꾼 유비의 무기 “겸손” 


이 책은 3부 30개의 눈여겨봐야 할 소제목으로 구분됐다. 1부 도원에 서다(8개)는 이른바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를 다룬다. 세 영웅의 심리를 그리는데, 꽤 흥미롭다. 뜻을 세우고 세상을 보자 등이 실려있다. 2부는 서주의 주인으로 서다(13개)에서는 겸손이 자신을 가장 돋보이게 한다. 이익이 보이면 동지가 적으로 변한다는 귀한 교훈을, 3부 영웅을 탐하다(9개) 에서는 영웅의 눈에는 영웅이 없다. 절망에 빠진 순간 잡을 지푸라기도 사라진다 등이, 또 여기에 “시련을 기회로 바꾸는 역경 극복 처세술”을 한 꼭지씩 담아두었는데, 이 책에서 우선 기억해둬야 할 내용이라 새겨두자. 청나라 초대황제 누루하치는 삼국지연의를 역사적 사실이라 믿었다. 이는 주변에 영향을 미쳐, 누루하지 아들 홍타이지는 황위에 오르자 삼국지연의 주유처럼 반간계를 이용하여 명나라 숭정제와 원숭환을 이간질하여 원숭환을 죽이는데 성공한다. 이처럼 현실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데도 진실한 역사가 아닌가?...


도원결의에 이르는 과정, 유비와 장비, 관우의 만남을 심리학으로 풀어내는 대목이 인상적인데, 올라가지 못할 나무는 없다(점화 효과)를 진리 차원으로 끌어올리는데, 이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일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는 중학생 때부터 책상 앞에 “대통령 김영삼”이라 적어놓고 꿈을 키웠다고 했다. 유엔 사무총장을 지냈던 반기문 역시도 외교관을 꿈꾸며, 꾸준히 그 길을 향해서.


삼국지연의에서 성격이 급한 장비, 신의를 목숨처럼 여기는 관우라는 이미지는 실제와는 관계없이, 사람들의 뇌리에 새겨지게 되는데, 명나라의 학자 풍몽룡은 이를 왜곡이라 질타했다. 아무튼, 이들의 만남과 대화 속에 감춰진 심리는 무엇이었을까, 듣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만 기억하는 뇌의 습성 때문일까, 



사람들의 첫 만남, 통성명하고 악수를 하면서 뇌 활동이 시작된다. 이른바 심리 활동이다. 인간의 본성, 무리 동물인 만큼, 서열정리에 들어가는데, 사회적 지위에 따라서 우위를, 장비는 유비와 사귀고자 했을 뿐 그의 아우가 되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물론 사회 지위 살림 형편으로 보자면 장비가 유비보다는 훨씬 나았다. 유비는 이 순간, 돗자리를 짜고 짚신을 만들어 판다고 할 수 없어, 황실을 들먹였다. 바로 이 순간, 장비는 유비를 오해하여, 형님으로 모시게 되는데, “오해”의 힘이 확인된다. 자신이 한 말로 상대를 오해하도록 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 내 의지와는 다르게 말이다. 정의롭다는 오해를 받는 순간 정의로움을 실천할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유비는 진정 “겸손” 했나, 아니면 세상의 “오해”였을까


삼국지의 역사서, 정사와 야사의 평가는 엇갈린다. 특히 나관중의 소설로 알려진 삼국지연의는 펙션이다. 역사적 사실에 작가 상상력을 더한 것이기에 그리고 촉한을 정통으로 보는 그이 관점은 천하 간웅의 상징으로 조조를 그렸다. 실제 조조와는 달리 말이다. 지은이는 유비가 시대의 영웅이 된 자원, 혹은 동력을 무엇이라 봤을까, 좌절과 꺾임, 아마도 “조조”라는 강적 그리고 그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생각 만년 2등, 그래서 올라갈 나무와 목표는 1등 쫓는 것, 거대해서 넘어설 수 없는 벽으로 여겼던 조조가 어느 순간, 영웅의 눈에는 영웅이 없다는 단계에 올라선 것이다. 하사받은 영예는 그저 남들의 도구에 지나지 않음을, 영예를 준 사람은 당신을 통해 자기 영향력을 발휘하려들 것이기에. 이 또한 현대인에게 주는 훌륭한 교훈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보자. “겸손”은 유비가 가장 취하기 쉬운 페르소나(가면)이지 않았을까, 유비에게 잠재된 열등감은 자신감과 우월감으로 바꾸기보다, 겸손이 더 친숙하지 않았을까, 밑바닥을 경험한 유비에게 객관적으로 자신보다 더 나은 배경과 사회적 지위와 힘과 겨룰 수 있는 무기는 몸뚱이 하나밖에 없다. 단지 그 흔하디흔한 “유씨”라는 이름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유비의 겸손은 사전적 의미의 겸손, 즉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가 가장 큰 무기이지 않았을까,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 안에 숨겨진 계산은 때때로 손해를 보는 듯하지만, 결국에는 대의명분을 얻는 데 성공했고, 결국 영웅이 된 것인데, 이에 이르는 과정은 이른바 “심리전략”이라 할 수 있겠다. 겸손이라는 심리전략은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일본 사회에서 자주 등장하는 역사적인 인물 3인 방, 전국시대를 통일했던,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이들 중 가장 존경받는 인물은 누구일까, 도쿠가와 이에야스다.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히데요시에게 무릎을 꿇고 그의 시대가 오기만을 기다렸던 인내심과 적을 만들지 않기 위한 태도, 이 역시 바탕에 깔린 것은 겸손이라는 심리전략이 아니었을까 싶다. 유비는 진정 “겸손”했던 것이었을까 아니면 세상 사람의 “오해”였을까, 지은이는 명확하게 말하지 않는다. 말할 필요가 없다. 애초부터 심리전략 중 “겸손”이라는 열쇳말로 유비를 봤기 때문일 것이다. 오해를 바탕으로 세상 사람들이 겸손한 인품의 유황숙이라는 이미지에 그를 맞추는 것이 “무기”가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영웅의 자질은 충분한 것이라고 본다면….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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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의 역사 - 라면을 맛보며 문화를 즐긴다
지영준 지음 / 깊은나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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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라면의 역사 


인스턴트 라면의 역사를 거슬러 원류를 찾는 작업과 더불어 세계 수천 종류의 라면을, 60~70년, 끼니를 라면으로 때우던 시절이 있었던 한국,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라면 소비량 1위(1인당 78개)를 달렸는데, 무섭게 성장하는 신흥국 베트남(1인당 81개)에 추월당했다. 하지만 양으로는 여전히 세계 1위일 듯하다. 베트남 라면 한 봉지의 무게와 한국의 라면 한 봉지는 1.5배 차이가 나니 말이다. 


봉지라면과 컵라면, 세계라면 소비량은 1202억 개, 이 중 422억 개(35.1%)로 1위인 중국(1인당 33개 정도), 다음으로 인도네시아 145억 개로 12%, 인도 86억 개 순이다. 컵라면은 소비량은 멕시코로, 라면 중 87%를 차지하여, 끓여 먹는 것보다는 뜨거운 물을 부어 먹는 편을 선호한다. 일본도 그렇다. 



인스턴트 라면의 본고장 “일본”


일본 닛신(日淸)식품의 안도 모모후쿠 회장이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을 상품화했다. 2차 세계대전 패전 후, 전후 복구와 함께 식량난 극복이 현안이었던 상황과도 맞물려 값싼 음식이 요구되던 때였다. 일본의 라면 역사는 에도시대 때부터 등장하는데 중국에서 전해졌고, 메이지기에는 난징(南京)소바(소바는 메밀국수만을 말하는 게 아니라 범위를 넓혀 국수라는 의미다), 중화(中華)소바, 지나(支那)소바 등으로 불리다가 1950년대 말 인스턴트 라면이 나오면서 "라면"으로 굳어진 듯하다.


이 책에서 나오는 오사카 컵라면 박물관 외에 라면 박물관으로 "삿포로라면 박물관"이 있고, 각지의 특징을 드러내는 라면이 있다. 삿포로의 된장(미소) 라면, 규슈지역의 돈코츠(우리 감자탕 맛), 간장 라면, 소금(시오) 라면에 차슈도, 면과 국물이 다양하다. 


마치 우리나라 짜장면처럼, 이를 인스턴트로 만든 게 "짜파게티"이니, 짜장라면의 원조는 한국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우리 식생활 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자리한 라면에 어울리는 김밥, 라면+김밥, 이 또한 새로운 식문화가 될 듯하다. 냉동 김밥에 컵라면이든 인스턴트 라면이든. 인스턴트 라면의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은 높다. 하지만 여기에도 분명 명암은 존재한다. 적어도 "신뢰받는 한국 라면",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라면이 되기 위해서는 끊임 없이 "윤리선"을 지켜야 한다. 


러시아에서 유명한 도시락면, 사각 용기라서 더 인기가 있다는 말도, 신라면(컵라면)은 해장거리로 인기가 높다고 전해지기도, 실제 유통기한이 반년쯤 남은 라면을 싸게 사서, 컨테이너 떼기 러시아에 수출한다는 말이 나돌 때도 있었다. 지금도 그러한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세계 각지 분쟁, 재난 지역에서 만난 "라면" 비상식량으로 역할을 톡톡해 해내고 있다는 점 또한 기억해둬야 할 듯하다. 





삼양라면, 신라면의 농심, 육개장의 팔도, 한때 삼양라면을 따라잡기 위해 맹추격을 벌였던 "신(辛)"라면의 네이밍, 어려우면 헷갈리니, 매운 라면으로 하면 되지라는 회장의 말이 있어, 신라면 됐다고….


책으로 묶어낸 라면의 역사, 면(麵, 국수면)은 국수라고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만드는 데 품이 많이 드는 음식이라서 흔하게 먹기 쉽지 않았다. "언제 국수 먹여줄 거야"라는 말처럼, 혼인 등 대사 때 내놓는 음식이다. 국수는 면발이 길어 요즘 유행어 면치기(어원도 잘 알 수 없지만)란 말도 있지만, 국수의 수를 목숨 수(壽)로 읽어, 장수하려면 국수를 끊지 않고 후루룩….


아무튼, 라면은 값싼 한 끼 식사로 즐겨 먹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조리시간이 짧다. 김치 하나면 충분, 그런데 사흘 내내 라면만 먹으면 질린다. 두 번 다시 먹고 싶지 않을 만큼 그런데도 며칠만 지나면 또 당기니 마력이라 할 수 있겠다. 영화 <내부자>에서 주인공 안상구(이병헌)의 라면 먹는 장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바로 "나도 먹고 싶다. 저렇게", <선생 김봉두>에서 나오는 양소석은 호호 불어가면서 기가 막히게 라면을 흡입한다. 이 또한 라면의 마력이 아닌가 싶다. 농심" 너구리"를 사태를 되돌이켜보면,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마도 의견이 갈리는 대목이지 않을까 싶다. 일본에서도 수입했던 "너구리", 많이 탄 가다랑어포를 수프에 넣었다. 여기서 1급 발암물질 벤조피렌이 검출됐다. 농심의 발암물질 라면 사태는 과거 우지라면 파동을 겪어 심각한 경영위기로 시장 퇴출 위기까지 겪은 삼양라면처럼 확대될 수 있고, 농심을 떠나라면 전체 브랜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었다.





일본에서는 너구리 리콜(회수)이 없었다. 속사정은 일본인들의 밥상에 자주 오르는 구운 생선, 굽는 과정에서 생길 우려가 있는 벤조피렌을 문제 삼는다면 구운 생선 식품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였다. 


농심의 발암물질 사태 이후, 라면 시장은 어떻게 변했는지


국민의 간식거리 라면, 비정규직, 아르바이트생의 단골 점심 메뉴, 컵라면+삼각김밥이라, 라면을 우리 먹거리의 주인공으로 올려놓고 보면, 우리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먹거리임은 분명하다. 구불구불한 유탕라면발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논란도 있지만, 라면의 고수들은 지혜를 짜내 덜 위험한 라면 먹기라는 자구책을 내놓았다. 유탕 즉 기름으로 튀긴 것이니 기름을 빼고, 수프 양도 조절해서 내 입맛에 맞는 라면으로 만들어 먹는다는 것인데 이 또한 라면 마력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라면에 얽힌 사연들, "틈새라면"의 탄생과 노르웨이의 미스터 리 라면의 분투기, 지역농산물로 만들어 낸, 감자라면 등 개성이 있는 독특한 라면 상품들, 이제는 배고픔을 때우는 한 끼가 아니라 식도락으로서 "라면"으로 문화로서 "라면"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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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아무도 가지 않은 길 - 초대 공수처장이 말하다
김진욱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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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지배, 법에 의한 지배 


이 책<공수처,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전반부에서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을 지냈던 김진욱의 법관념(1.2장)과 정의와 공정에 관한 생각을(3, 4장), 후반부에서는 대한민국이 과연 법이 지배하는 나라인지 묻고 형사사법의 변모 과정을 살펴본다(5.6장). 마지막으로 공수처 관련된 이슈를 중심으로 한국형사정책학회장과의 대담을 싣고 있다. 법에 관한 그의 생각과 실제 공수처장으로 활동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다루고 있어, 공수처라는 조직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듯하다. 


이 책은 판사, 대형로펌의 변호사,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을 경험한 지은이가 헌법을 바탕으로 법의 지배와 국민 주권의 의미, 공수처의 미래 전망 즉, 나아가야 할 길에 관해서 논한다. 법과 법에 관해서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거나, 법을 공부하거나 법률가가 되려는 사람 모두에게 한 번쯤은 생각하고 고민할 말한 중요한 쟁점들을 다루면서, 동서고금을 통해 법을 둘러싼 문제들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 


법 없이도 살 사람


영국의 시사잡지<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알파벳으로 쓰면서 한국에서는 이 말이 하나의 명사처럼 쓰인다고 비꼰다. 촌철살인이다. 이 한 마디로 한국의 법 실정을 표현한 것이다. 


물론 맥락 없이 튀어나온 이야기는 아니다. 권력형 비리와 재벌의 3?5 법칙, 이해 안 되는 법관의 독립 등이 그 배경에 있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현대차 회장에 대한 판결, 징역 대신에 수천억 원을 사회 환원하라는 창조적인 판결, 감옥에 넣어두기보다는 돈을 잃는 게 더 교화나 교정의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한 모양이지만, 국민의 법 감정은 전혀 그렇지 않다. 법관은 법과 양심에 따라서. 나라 경제까지 생각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런 모양새가 바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을 낳게 한 것이다. 


일본의 과로사(KAROSI)가 보통명사화되듯 말이다. 그래서 지은이는 법의 지배와 법에 의한 지배를 구분하여 사용한다. 전자는 권력자의 자의적인 지배가 아니라 합리성, 객관성을 갖추고 모두에게 공정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후자는 권력자가 법을 수단 삼아서 자의적 통치를 할 수도 있는 체제다.


지은이는 한국형사정책학회장 오병두와의 대담에서 지은이는 ‘법 없어도 살 사람’이란 전통적인 사고 틀에서 법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시대가 됐고,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일원으로 살고 있다. 나와 국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 것인가, 민주공화국은 합리성과 객관성을 내용으로 한 법, 정의롭고 공정한 법이 지배하는 나라가 되어야 하고, 나는 대한민국 주권자로서 대한민국을 이런 의미의 법이 지배하는 나라로 만들 책임이 있는 깨어있는 시민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공수처의 과제


공수처의 과제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하나는 1996년 참여연대의 입법청원으로 시작된 고위공직자와 그 친인척의 부패범죄에 대한 공정한 수사와 기소이고, 다른 하나는 2017년 이후 강조됐던 권력기관(특히 검찰)에 대한 견제다. 지은이는 공수처가 전자를 잘 수행한다면 그 효과로 권력기관의 견제라는 과제는 자연스럽게 수행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윤석열의 멘토였던 신평 변호사는 후자에 무게를 둔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검사나 판사 모두 초인이라면 초인이다. 하지만, 사법기관과 준사법기관인 검찰이 긴장감을 잃어버리면 법의 지배가 아닌 권력의 지배가 될 수 있다는 경종을 울리면서 균형과 견제를 확보하는 시스템으로서 역할도 중요하다고. “법 앞에 평등하지 않다”라고 생각하는 한국인의 법에 대한 인식과 감정도 그러하지 않을까 싶다. 공수처는 애초에 전자, 즉 권력형 비리를 척결하자는 취지에서 제안됐다는 점을 강조하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정의와 공정의 담론


한국 사회에서 정의와 공정, 지은이는 동서고금의 정의론과 공정론을 비교하면서 한국 사회 상황, 특히 교육과 취업기회 등 사회적 이슈를 공정한 입시와 공정한 취업에 들여다봤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한국을 휩쓸고 이어 등장한 <공정하다는 착각>, 사실상 능력주의는 헌법 31조 1항은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른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갖는다는 규정이다. “능력에 따른”다는 말은 수학 혹은 학습능력을 말하는 것이며, 부모 기회를 능력으로 보지는 않는다. 마이클 샌델은 미국의 입시부정을 지적하면서 미국의 표준화된 대학 입학시험은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도 능력에 따른 기회를 보장하고 있지만, 실제 경제적으로 부유한 집 학생일수록 이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큰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공정하다는 착각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공수처의 정체성은?


25년이 걸려 우여곡절 속에 만들어진 공수처, 복수의 검찰인가, 상설 특검인가, 옥상옥일까,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처럼 균형을 유지하며 상보적인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가, 공수처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조용한 수사의 의미 또한 중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 등, 검찰이 제 역할을 못 하고 법에 의한 지배로 돌아섰다고 많은 사람은 생각한다. 그래서 공수처는 두 가지 역할을 해야 하며, 실제 기능 면에서도 현실적인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제안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과연 ”살아 있는 권력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법 앞에 평등한가, 지은이는 헌법 정신과 원칙을 강조한다. 특히 대담 편에서는 공수처에 대한 다각적인 질문과 답변이 실려있는데 결국 공수처의 미래, 나아갈 길과 바람직한 모습에 방점을 찍고 있다. "살아 있는 권력 수사 못할 바에야 우리는 없는 게 낫다" 이 한마디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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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독소 쇼크
박명규.김아름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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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독소는 당뇨와 또 다른 차원

 

지은이 박명규와 김아름은 연구와 임상현장에서 “당독소”에 천착, 이를 만병의 근원이라고 평가한다. 당뇨병을 치료할 때, 혈당만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면 환자가 좋아진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또한, 당뇨병 환자가 아닌데도 당뇨병과 비슷한 혈관질환, 대사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은 약 처방과 운동을 권고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보는 지은이들은 “당독소”의 원인을 알고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를 권한다. 실제, 당뇨병으로 병원 진료를 받고 정기적으로 약 처방을 받는 이들이나 진료하는 의사에게서 “당독소”라는 말을 들어본 기억은 없다. 

 

당뇨 자체는 관리만 하면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지만,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으면 합병증을 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당뇨병”이 무섭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인데 이는 당독소가 당뇨합병증을 일으킨다고 의미인 듯하다. 

 

당독소는 “최종당화산물” “필요한 영양소를 다 쓰고 남은 당분”

 

이 책은 우리의 질 좋은 삶을 위해 당연히 알아야 할 것이고, 사회적으로 널리 인식되어야 할 것인데, 우리 사회에서는 의외로 가벼이 여기거나, 그리 신경 쓰지 않은 점을 지적한다. 핵심은 필요 이상의 영양분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것인데, 생성은 두 가지 패턴, 첫째는 우리가 먹은 음식에 붙어있고, 둘째는 몸에서 자동으로 만들어진다. 당독소가 우리 몸 어디에 붙어있는가에 따라 증상이 달라진다. 위에 붙으면 위염과 소화불량을, 피부조직에 붙으면 피부 노화를, 그래서 만병의 근원이라 부르는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은 당독소의 정의와 생성방법(1장)을 설명하는데 노화의 핵심은 시간이 아니라는 점이다. 가공식품 속 당독소가 노화를 앞당기고, 축적 정도에 따라 가속 노화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런 당독소는 어떻게 몸을 망가뜨리는가(2장), 생리통, 염증, 탈모, 척추협착, 눈과 치과 질환, 아이의 성장저해, 골다공증과 당뇨, 그리고 인지기능저하는 물론 암의 원인이 되기도. 이런 당독소를 어떻게 해독하는가(3장), 유산균과 아미노산으로, 당 떨어진다는 느낌을 견뎌야 한다. 비움과 재생의 시간, 잘 먹는다는 개념부터 바꾸자, 이른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발상 전환을 하라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당독소를 줄이는 식단(4장)이란, 다이어트 콜라나 설탕 제로 주스는 없다, 우유는 송아지를 위한 것이지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 인슐린 피크(혈당 스파이크)을 일으키지 않는 식단의 중요성을 적어두고 있다. 

 

당독소를 오랫동안 연구해오고, 임상에서 경험했던 지은이들의 이야기는 꽤 설득력 있다. 나드 다이어트(소식과 운동)와 식단이다. 브로콜리, 울금, 강황, 녹차 추출물 등 해독 효소 활성화제를. 로즈마리, 노근(갈대 뿌리), 콩배아추출물, 녹황색 채소

 

생각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건강 식단과 별반 차이가 없다. 몸 안의 염증, 독소를 달리 표현한 것이 “당독소”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섭생은 몸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다. 결국, 음식습관과 적절한 양 그리고 운동이 기본이다. 물론 현재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은 증상에 따라 당독소 극복방법을 찾아 읽어보기를 권한다. 

 

<북코스모스 도서평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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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크면 지능이 높다고? - 통계로 보는 뻔뻔(FunFun)한 옛날 뉴스
김창훈 지음 / 갈라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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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크면 지능이 높다고 ?


맞는 말이다. 통계적으로 보면 그렇다. 이 책<통계로 보는 뻔뻔(FUNFUN)한 옛날 뉴스>은 통계로 보는 재밌는 옛날 뉘우스다. 일제강점기에서 해방 직후, 그리고 탈농촌 도시집중에서 산업화 고도성장기를 지나 지금에 이르기까지 옛날에는 맞았지만, 지금은 결이 달라진 현상들, 중심시기는 1910~70년대까지 두 세대에 걸친다.


지은이는 사회조사전문가로서 그 만의 노하우로 세상을 구분 짓고, 구분된 시가의 특성을 잘 포착해냈다. 이 책의 부제 "머리가 크면 지능이 높다고?" 그렇다. 통계적으로 보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런 정도가 높다는 정도이니 반드시 그렇다는 건 아니니. 예전에는 정색하고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지금은 진짜 그럴까? 라며 의문스레 생각하는 사람이 늘었을까, 아니면 여전히 그렇다고 믿는 사람들의 비율이 같을까, 상상을 해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이 책은 4부로 일상의 삶과 생활(1부), 살림살이와 경제(2부) 문화와 예술, 대학생(3부) 그리고 이색 통계(4부)가 실렸다. 한국 사회의 경제와 문화예술, 당대의 사람들의 트렌드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열쇳말 108개는 불교의 백 여덟까지의 번뇌이기도 하고 우리 사회를 해석하는 열쇠, 마치 만화경 같은 책이다. 특히, 요즘 사회이슈로 떠 오르는 저출생초고령사회, 가사노동에 이르기까지 아우르고 있다.



자동차 대수, 1947년 서울 시내 차량 3,830대, 2022년 319만 대 "830배"


지금이야 생필품이 된 자동차, 해방 직후 서울 시내 차량 대수는 얼마나 될까, 3,830대, 면허소지자는 25배인 9만 7,000명, 대략 1945년에서 47년 무렵일 것이다. 1945년 해방 직후 서울의 인구는 130만 명이었으니, 340명당 1대꼴, 승용차는 990대, 버스 117대, 소형 자동차 468대, 이륜자동차 89대, 화물자동차는 1,960대, 오토바이 206대, 이중 자가용 1,999대(52.2%), 관청차량 707대(18.5%), 영업용 941대(24.6%), 여기서 반전, 인력거를 차량에 포함했다는 것인데 무려 512대가 있었다. 전차 83대, 자전거 3만2,837대, 손수레 875대, 우마차 3,129대, 상상을 해 보자. 도로 위에는 차와 우마차가 각각 절반이니, 어떠했을까?, 


한국인의 수명은 75년 만에 두 배 반이 늘어


1938년으로 돌아가 보자. 남자는 평균 33세, 2022년에는 80.5세다. 여자는 38년에 36세, 2022년 86.5세이니 적게 잡아도 두 배 반, 오십 살이 늘어난 셈이다. 


어디를 가나 "사장님" 김사장, 박사장, 이사장 "사장풍년시대“


70년대는 한국이나 미국의 한인촌은 사장의 시대였던 모양이다. 누군가 우스갯소리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 구역에 있는 다방에서 여기, 김사장님 계세요라고 하면, 적어도 대 여섯 명이 동시에 일어서는 웃지못할 풍경이었다고, 어디를 가든, 몇 년 전 현대자동차 그랜저 선전 카피 이 차를 타고 다니면 "너 출세했구나" "성공했구나" 바로 성공의 상징으로 이미지되 듯, 70년대에 성공의 상징은 자동차 대신에 "사장님"이란 호칭이었다. 펀펀(FUN FUN)한 이야기다. 또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 커피 두 스푼, 프림 두 스푼, 설탕 세 스푼, 이른바 "다방" 커피레시피다. 1967년 보사부(지금의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다방이 전국에 3,447개, 서울에 1,298개(37.7%), 부산 400개(11.6%)였으니, 이 두 도시가 절반을 차지한 셈이다.




1960년대 인구정책, 가족계획 표어 "많이 낳고 고생 말고 적게 낳아 잘 기르자" 70년대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80년에 들어서면서는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인구정책 방향이 산아제한으로 돌아섰다. 그러다 하나씩만 낳으려면 역시 아들이 최고, 90년대에는 "아들 바람"의 시대, "아들 바람 부모세대 짝꿍 없는 우리 세대"로 남자 초과 시대가, 단순비교로 남자가 많으나 여자가 적어 결혼은 나 결혼은 못 하겠네…. 딸 부모는 비행기 타고 여행 가지만 아들 부모는 뼛골 빠진다는 말이 유행하기도, 농촌 총각 아내는 외국인이란 말도 아울러,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다시 출산장려 분위기 "낳을수록 희망 가득 기를수록 행복 가득"이라고, 2020년 현재 상황은 "낳아만 주면 국가가 기르겠다"고, 





내 집 마련 70년 전이나 지금이나 자가비율은 40%대


예나 지금이나 소시민의 소원은 "내 집 마련", 남의 살이 더럽고 아니꼬워서. 집 없는 사람의 설움, 통계상으로는 주택공급은 100%를 진즉에 넘었는데 여전히 집 없는 사람이 60%나 되니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통계에 잡힌 자가비율 1949대 40%, 2022년 42%, 주택가격은 전자는 6만~17만 원, 후자는 10억~12억 원, 월급을 몇 년을 모아야 할까? 전자는 2년, 후자는 15년을 모아야, 물론 49년에는 없었던 정규, 비정규의 구분까지 보탠다면 30년 아니 평생이 걸려도 비정규직은 내 집 장만을 못 하게 될지도….


과학공부를 열심히 하면 키가 커진다?, 사고력이 키 성장의 비밀?


만약 이게 진실이라면, 과학공부를 열심히 하면 키가 쑥쑥?, 잠을 많이 자야 하는 게 아닌가, 1959년 네덜란드의 통계학자 로멜스는 이색적인 통계 결과를 발표했는데, 어릴 때, 과학과 철학, 외국어를 공부하면 키가 커진다는 것이다. 그는 아이들의 키가 커지는 요인으로 첫째 적절한 음식물 섭취, 둘째, 기후, 셋째는 체조, 넷째는 사고력을 들었는데, 사고력을 충분히 활용하는 아이들 키가 가장 잘 자랐다고, 미국의 폭스뉴스는 지난 100년 동안 인간은 평균 7.62㎝가 자랐다고, 특히 한국 여성은 평균 20㎝, 남성은 15㎝가, 이런 결과가 사고력의 결과일까?




이 책은 제목처럼 재미있는 옛날 뉘우스다. 아주 펀펀한 뉴스. 70~80년대 영화관의 "대한뉘우스"처럼, 힘들고 벅찬 우리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그때 그 시절로 시간여행을 하는 상상의 나래를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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