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 라면의 본고장 “일본”
일본 닛신(日淸)식품의 안도 모모후쿠 회장이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을 상품화했다. 2차 세계대전 패전 후, 전후 복구와 함께 식량난 극복이 현안이었던 상황과도 맞물려 값싼 음식이 요구되던 때였다. 일본의 라면 역사는 에도시대 때부터 등장하는데 중국에서 전해졌고, 메이지기에는 난징(南京)소바(소바는 메밀국수만을 말하는 게 아니라 범위를 넓혀 국수라는 의미다), 중화(中華)소바, 지나(支那)소바 등으로 불리다가 1950년대 말 인스턴트 라면이 나오면서 "라면"으로 굳어진 듯하다.
이 책에서 나오는 오사카 컵라면 박물관 외에 라면 박물관으로 "삿포로라면 박물관"이 있고, 각지의 특징을 드러내는 라면이 있다. 삿포로의 된장(미소) 라면, 규슈지역의 돈코츠(우리 감자탕 맛), 간장 라면, 소금(시오) 라면에 차슈도, 면과 국물이 다양하다.
마치 우리나라 짜장면처럼, 이를 인스턴트로 만든 게 "짜파게티"이니, 짜장라면의 원조는 한국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우리 식생활 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자리한 라면에 어울리는 김밥, 라면+김밥, 이 또한 새로운 식문화가 될 듯하다. 냉동 김밥에 컵라면이든 인스턴트 라면이든. 인스턴트 라면의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은 높다. 하지만 여기에도 분명 명암은 존재한다. 적어도 "신뢰받는 한국 라면",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라면이 되기 위해서는 끊임 없이 "윤리선"을 지켜야 한다.
러시아에서 유명한 도시락면, 사각 용기라서 더 인기가 있다는 말도, 신라면(컵라면)은 해장거리로 인기가 높다고 전해지기도, 실제 유통기한이 반년쯤 남은 라면을 싸게 사서, 컨테이너 떼기 러시아에 수출한다는 말이 나돌 때도 있었다. 지금도 그러한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세계 각지 분쟁, 재난 지역에서 만난 "라면" 비상식량으로 역할을 톡톡해 해내고 있다는 점 또한 기억해둬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