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는 왜 그랬을까 1 - 시련을 기회로 바꾼 삼국지 역경 극복 처세술 유비는 왜 그랬을까 1
천위안 지음, 정주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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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는 왜 그랬을까 


지은이 천 위안은 이 책<유비는 왜 그랬을까>에서 유비를 처세술의 달인, 시련과 위기를 “겸손”으로 극복한 인물로 그린다. 다른 말로 바꾸면 유비는 왜 “겸손”이라는 심리전략을 채택했을까? 라는 물음이 될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을 풀어가는 지은이의 접근, 혹은 방법론은 심리설사(心理設史)라는 것인데, 심리설사는 현대 심리학 이론(사회, 성격, 발달, 진화, 인지, 생물 심리학을 적용)과 경영학 등의 사회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중국전통 문화 속 유, 불, 도와 서양철학 체계의 개인적 깨달음을 매개로 역사 속 인물, 사건을 분석하는 방법론이다.


이전 작품, 현대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인물 열전 시리즈에서 다루는 조조, 제갈량, 관우, 유비, 손권, 사마의를 심리설사 방법론으로 다뤘다. 이번 시리즈는 “시련을 기회로 바꾸는 삼국지 역경 극복 처세술”이란 주제로 유비를 다룬다. 전자의 인물들을 현대심리학으로 접근했지만, 후자는 처세술이라는 열쇳말로 각 인물을 분석한다. 


심리학자의 역사관, 첫째는 절대적으로 진실한 역사란 존재하지 않는다. 둘째, 아는 것만 존재한다고 믿고, 믿는 것이 곧 진실이라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유비"의 처세술 또한 역사다. 


시련을 기회로 바꾼 유비의 무기 “겸손” 


이 책은 3부 30개의 눈여겨봐야 할 소제목으로 구분됐다. 1부 도원에 서다(8개)는 이른바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를 다룬다. 세 영웅의 심리를 그리는데, 꽤 흥미롭다. 뜻을 세우고 세상을 보자 등이 실려있다. 2부는 서주의 주인으로 서다(13개)에서는 겸손이 자신을 가장 돋보이게 한다. 이익이 보이면 동지가 적으로 변한다는 귀한 교훈을, 3부 영웅을 탐하다(9개) 에서는 영웅의 눈에는 영웅이 없다. 절망에 빠진 순간 잡을 지푸라기도 사라진다 등이, 또 여기에 “시련을 기회로 바꾸는 역경 극복 처세술”을 한 꼭지씩 담아두었는데, 이 책에서 우선 기억해둬야 할 내용이라 새겨두자. 청나라 초대황제 누루하치는 삼국지연의를 역사적 사실이라 믿었다. 이는 주변에 영향을 미쳐, 누루하지 아들 홍타이지는 황위에 오르자 삼국지연의 주유처럼 반간계를 이용하여 명나라 숭정제와 원숭환을 이간질하여 원숭환을 죽이는데 성공한다. 이처럼 현실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데도 진실한 역사가 아닌가?...


도원결의에 이르는 과정, 유비와 장비, 관우의 만남을 심리학으로 풀어내는 대목이 인상적인데, 올라가지 못할 나무는 없다(점화 효과)를 진리 차원으로 끌어올리는데, 이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일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는 중학생 때부터 책상 앞에 “대통령 김영삼”이라 적어놓고 꿈을 키웠다고 했다. 유엔 사무총장을 지냈던 반기문 역시도 외교관을 꿈꾸며, 꾸준히 그 길을 향해서.


삼국지연의에서 성격이 급한 장비, 신의를 목숨처럼 여기는 관우라는 이미지는 실제와는 관계없이, 사람들의 뇌리에 새겨지게 되는데, 명나라의 학자 풍몽룡은 이를 왜곡이라 질타했다. 아무튼, 이들의 만남과 대화 속에 감춰진 심리는 무엇이었을까, 듣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만 기억하는 뇌의 습성 때문일까, 



사람들의 첫 만남, 통성명하고 악수를 하면서 뇌 활동이 시작된다. 이른바 심리 활동이다. 인간의 본성, 무리 동물인 만큼, 서열정리에 들어가는데, 사회적 지위에 따라서 우위를, 장비는 유비와 사귀고자 했을 뿐 그의 아우가 되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물론 사회 지위 살림 형편으로 보자면 장비가 유비보다는 훨씬 나았다. 유비는 이 순간, 돗자리를 짜고 짚신을 만들어 판다고 할 수 없어, 황실을 들먹였다. 바로 이 순간, 장비는 유비를 오해하여, 형님으로 모시게 되는데, “오해”의 힘이 확인된다. 자신이 한 말로 상대를 오해하도록 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 내 의지와는 다르게 말이다. 정의롭다는 오해를 받는 순간 정의로움을 실천할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유비는 진정 “겸손” 했나, 아니면 세상의 “오해”였을까


삼국지의 역사서, 정사와 야사의 평가는 엇갈린다. 특히 나관중의 소설로 알려진 삼국지연의는 펙션이다. 역사적 사실에 작가 상상력을 더한 것이기에 그리고 촉한을 정통으로 보는 그이 관점은 천하 간웅의 상징으로 조조를 그렸다. 실제 조조와는 달리 말이다. 지은이는 유비가 시대의 영웅이 된 자원, 혹은 동력을 무엇이라 봤을까, 좌절과 꺾임, 아마도 “조조”라는 강적 그리고 그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생각 만년 2등, 그래서 올라갈 나무와 목표는 1등 쫓는 것, 거대해서 넘어설 수 없는 벽으로 여겼던 조조가 어느 순간, 영웅의 눈에는 영웅이 없다는 단계에 올라선 것이다. 하사받은 영예는 그저 남들의 도구에 지나지 않음을, 영예를 준 사람은 당신을 통해 자기 영향력을 발휘하려들 것이기에. 이 또한 현대인에게 주는 훌륭한 교훈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보자. “겸손”은 유비가 가장 취하기 쉬운 페르소나(가면)이지 않았을까, 유비에게 잠재된 열등감은 자신감과 우월감으로 바꾸기보다, 겸손이 더 친숙하지 않았을까, 밑바닥을 경험한 유비에게 객관적으로 자신보다 더 나은 배경과 사회적 지위와 힘과 겨룰 수 있는 무기는 몸뚱이 하나밖에 없다. 단지 그 흔하디흔한 “유씨”라는 이름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유비의 겸손은 사전적 의미의 겸손, 즉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가 가장 큰 무기이지 않았을까,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 안에 숨겨진 계산은 때때로 손해를 보는 듯하지만, 결국에는 대의명분을 얻는 데 성공했고, 결국 영웅이 된 것인데, 이에 이르는 과정은 이른바 “심리전략”이라 할 수 있겠다. 겸손이라는 심리전략은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일본 사회에서 자주 등장하는 역사적인 인물 3인 방, 전국시대를 통일했던,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이들 중 가장 존경받는 인물은 누구일까, 도쿠가와 이에야스다.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히데요시에게 무릎을 꿇고 그의 시대가 오기만을 기다렸던 인내심과 적을 만들지 않기 위한 태도, 이 역시 바탕에 깔린 것은 겸손이라는 심리전략이 아니었을까 싶다. 유비는 진정 “겸손”했던 것이었을까 아니면 세상 사람의 “오해”였을까, 지은이는 명확하게 말하지 않는다. 말할 필요가 없다. 애초부터 심리전략 중 “겸손”이라는 열쇳말로 유비를 봤기 때문일 것이다. 오해를 바탕으로 세상 사람들이 겸손한 인품의 유황숙이라는 이미지에 그를 맞추는 것이 “무기”가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영웅의 자질은 충분한 것이라고 본다면….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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