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걷는 법에 대하여
변상욱 지음 / 멀리깊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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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하늘이 새의 길이듯...

 

이 책<두 사람이 걷는 법>은 꽤나 생각을 해야 하는 글들이 많이, 아니 온통 다 그런 글들이다. 두 사람이 걷는다. 나 홀로 걷는 게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걷는다. 그들 사이에는 눈으로 보이는 차이도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생각이 같은 수도 있다."두 사람"은 개개인의 존재를 말하는 듯하다. 너와 나 그리고 우리가 함께 걷는 법은 꽤 어려울 수도 있다. 각자의 생각이 다르니, 지름길을 찾자고 나서는 이, 걷기 편한 길을 우선하자는 이, 그 변수는 셀 수 없을 만큼이지 않을까, 백인 백색이라고, 

 

지은이는 올곧게 살아오려 노력한 언론인이다. 2015년 송건호 언론상을 받았다. 그리고 2019년에 CBS 36년을 마감하고 YTN에서 <뉴스가 있는 저녁>의 앵커로 활동한다. 

 

그는 말한다. 자신을 키운 8할은 노동자, 농민, 노점상, 도시빈민 이라고...여전히, 저널리즘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하는 것은 인간이라고 믿으며, 초원의 주인이 사자가 아니라 풀과 바람이어야 한다고 여긴다. 풀과 바람인 우리 이웃, 함께 걸어야 할 그들에게 내미는 고마움과 부끄러움의 결과라고 겸허하게... 

 

이 책 3부로 이루어졌다. 1부에는 모두에겐 자기 몫의 하늘이 있다를 비롯하여 11개의 글이, 2부 너를 인정하는 데 인색하지 않으며 라는 이름으로 12개 글, 3부 우리를 위한 사유를 멈추지 않는 길에서는 "사유 없이 행동하는 것이 악"을 비롯 14개의 글, 모두 35개... CBS36년의 근무-1인가(여전히 36년 되려면 언제 끝날지 모르는 1년이라는 마지막을 위해서일까), 사유 없이 행동하는 것이 악이란 글, 지은이는 끊임 없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려는 듯하다. 

 

한나 아렌트가 1961년 예루살렘 전범재판에 넘겨진 아이히만의 재판참관 보고서<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나오는 문장이 생각난다. 무지, 사유의 진정한 불능성이 존재하면, 즉 사유가 없으면 생각이 없이 행동하는 것은 바로 악이다. "그 행위가 아무리 괴물 같다고 해도 그 행위자는 괴물 같지도 악마적이지도 않았다."말이 그렇다. 

 

이 책에 담긴 뜻을 모두 헤아리려는 의도는 없다. 하나하나 곰씹어 볼뿐이다. 아예 그럴 걈냥이 아니니...그런데 몇 개의 이야기를 꼭 기억해두고 내 맘 깊은 곳에 담아두고 싶다. 

 

온 하늘이 새의 길이 듯, 세상에 정해진 길은 없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사회는 길이란 게 정해져 있는 듯하다. 그 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낙오자, 실패자, 직장에서 직급과 직위가 높아지면 행복도 그만큼 비례해서 커지나?, 먹고사니즘에 묶여, 자기를 돌아볼 틈도, 여유도 없는 이들, 지은이는 아마도 이 대목에서 필요한 이야기를 여기에 적고 싶었던 모양이다.

 

"현실을 제대로 살아내기 위해 무언가 지침이 필요하다면, 그것이 철학이든 종교든 겸허히 배운 뒤에는 그것들과 거리를 두는 편이 나은 경우가 많다. 거기에 빠져서 허우적 거리거나 단편적인 배움을 기계적을 적용시키면 오히려 손실인 듯 했다"(18쪽). 

 

참으로 맞는 말이다. 문제는 거리두기방법을 모른다는 데 있다. 이 대목은 세상에 온갖 지식을 배우고 익히는 이유는 스스로 사유하는 법을 배우고 단련시키기 위함이다. 혜안이란 공력이 높은 사람들만이 갖는 게 아니라, 세상에서 배운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새로운 시도를 하는 바탕이 되기에 그러한 게 아닐까 싶다. 

 

 

당신은 무슨 꽃인가

 

두 사람은 생각과 가치관이 다를 수 있다. 같다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물론 어느 특정 사안에 의견일치가 있을 수 있지만, 각자의 꼭 같은 이유라는 아니라는 말이다. 

 

당신은 무슨 꽃인가, 할미꽃, 아니면 화려한 장미, 냄새가 없다는 목련, 그도 아니면 여름에 한껏 자라 해를 바라보는 해바라기, 아무래도 좋다. 어느게 좋고, 이쁘고 싸고, 냄새가 향기롭고는 없다. 각각의 꽃이 지닌 아름다움은 그 자체다. 

 

지은이는 당신은 무슨 꽃인가란 서른 네번째 글에서 차별금지와 종교를 말한다. 

가톨릭은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반대한다고 해서 동성애 합법화를 찬성하는 것은 아니라고, 불교계에서는 나와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은 아니며, 신분과 계급을 뛰어넘는 평등승가의 원칙... 

 

그리고 이산 도시의 이야기를 끌어온다. 부처의 자비는 게이든 누구든 평등하다. 1980년, 게이 부디스트 펠로우십, 게이 불자회를 이끈 이산 도시는 에이즈의 확산, 공포 속에서 사람들을 끌어안았다. 그러던 중 자기도 에이즈에 걸린다. 그가 말하길 "우리의 청정한 마음 그 본질이 모르핀 좀 했다고 변하는 건 아니"라고(227쪽)

 

이 지팡이는 너무 긴가, 아니면 너무 짧은가?, 그 누구로 태어났던 어디서든 어떻게든 생을 꽃 피우는 게 사람이 사는 것이란다.

 

참으로 울림이 큰 에세이다. 잘 보지 않은 TV지만, 지은이가 진행하는 <뉴스가 있는 저녁>은 제대로 봐야겠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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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미래 - 소프트 파워 리더십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조지프 나이 지음, 윤영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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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나이의 이 책 <권력의 미래> 국제간이든 한 국가 안에서이든 스마트 파워가 대세가 될 것이다. 이 스마트 파워는 이른바 꽤 효과적인 하이브리드 전략이다. 

 

이 책은 3부 7장에 걸쳐 상세한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1부는 권력과 영향력이 무엇인지를, 여기서 소프트 파워가 등장한다. 2부에서는 사이버 시대 힘의 분산을, 즉 힘의 이동 방향과 그 이유를 적고 있다. 그리고 3부에서는 행동 원칙으로 스마트 파워를 말한다. 스마트 파워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런 게 아닐까 싶다. 국제관계 속에서 21세기 스마트 파워의 화술은 권력의 극대화나 패권 유지가 아니라 권력 분산과 나머지 국가들의 부상이라는 새로운 자원을 성공적인 전략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찾기 위한 것이다. 국제관계에서 미국이 대장이 아닌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이미 여러 나라에서 21세기의 화술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스마트 파워" 아주 똘똘한 작전을 말이다. 

 

 

권력이란 

 

권력이란, 국어사전에 실리기를, 실력, 강제력, 권한을 유의어로쓰는데, 남을 복종시키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권리와 힘, 특히 국가나 정부가 국민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강제력을 이른다. 

그러면 복종과 지배는 전자는 남의 명령이나 의사에 따라 그대로 따라서 좇음이며, 후자는 어떤 사람이나 집단, 조직, 사물 등을 자기의 의사대로 복종하게 하여 다스림. 또 외부의 요인이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에 적극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권력, 지은이는 사전적 정의로 "어떤 일을 해내는 능력이며, 사회적으로는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쳐서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힘" 이를 영향력이라 하여 권력과 구분하는 이도 있다. 그런데도 권력이란 명확하게 똑 떨어지는 개념은 아닌 듯하다. 다만, 우리가 권력이란 표현을 쓸 때는 "힘", 누군가를 그가 알든 모르는 복종하게 하는 기제로서가 쓰이기도 한다. 아무튼 권력의 어느 한쪽만을 보고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 아닐까, 

 

조지프 나이는 관계적 권력의 세 가지 양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이 책 전체를 통해서 논하는 중요한 개념이다. 소프트 파워, 하드 파워, 스마트 파워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서….

첫 번째 양상, A가 위협이나 보상을 활용, B에게 본래의 기호와 전략에 어긋난 행동을 하도록 변화시킨다. B는 이런 사실을 알면서 A의 권력을 감지한다(복종 또는 지배관계라는 인식형성) 두 번째는, A가 B의 전략 선택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행동의 의제를 통제한다. B는 이런 사실을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고, A의 권력을 인식할 수도 또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상태다(인식의 착종, 즉 혼란 혹은 혼돈상태), 그리고 세 번째는 A가 B의 기본적인 신념, 인식, 기호가 생성되고 형성하는 과정에 개입, B는 이런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A의 권력이 미치는 영향을 실감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의도된 인식형성, 세뇌 등).

 

 

소프트 파워는 문화인가? 스마트 파워는

 

역사학자 니얼 퍼거슨은 소프트 파워를 문화적, 상업적 상품 같은 비전통적인 힘으로 설명, 문화와 동의어로 오해한다. 또 한편으로는 소프트 파워가 모든 것을 의미한다고 과잉되기 받아들인다. 행위와 자원의 혼동에서 비롯된 그릇된 해석이요 분석이라는 게 지은이의 주장이다. 

자, 말을 들어보자, 조지프 나이는 하드파워는 밀어내기, 소프트 파워는 끌어당기기다. 즉 바람직한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의제 구성, 설득, 긍정적 유인과 같은 포섭 수단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능력이다. 관계적 권력의 두 번째와 세 번째 양상을 포괄하는 것인가?

또 하나의 개념을 보자, 스마트 파워는 권력의 전환이다. 상황에 맞게 온랭을 왔다 갔다고 하는 것이다. (57~59쪽) 

 

 

군사력의 효용은 시간이 흐를수록 감소?

 

논자들은 군사력의 효용은 시간이 갈수록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시대의 변화추이에서 그런 분석을 하는 듯하다. 무력의 최종적 수단(핵무기)이 탄력을 잃고 있고, 쓰면 등귀 어진(같이 죽는) 꼴이 되니, 회피하려 든다. 무력을 대중통치 수단을 쓰면 희생이 커지기 때문이고, 또 하나 무력의 사용이 내부적 구속에 직면하기 때문, 시간이 흐를수록 반군국주의적 윤리가 대두되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은이는 여전히 20세기와 똑같은 효용성을 발휘 못 하겠지만, 군사력은 국제정치에서 권력의 핵심적인 요소로 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왜냐하면, 일방적으로 하드파워나 소프트 파워만을 쓰는 것은 그 한계가 뚜렷하기에 이 둘을 성공적으로 조합하게 되면, 스마트 파워가 될 수 있기에 말이다. 

 

 

스마트 파워는 군사, 경제, 정치에 두루 영향을 미친다. 

 

이제 세상은 일방통행이란 통하지 않는다. 부시의 만용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이란 밟아놓고, 유지를 못 했다. 오바마는 철군하겠다고 했지만, 그 역시도 덫에 걸려, 질질 끌려다니다가 20년 만에 바이든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야반도주했다. 그렇지만 이것은 또 다른 질서로의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중미의 새로운 기류 형성 역시 스마트 파워의 얼마만큼 작동할 것인가에 달렸다. 

온탕 냉탕을 왔다 갔다 하는 냉온목욕법이 건강이 좋듯, 적절하게 구사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은 스마트파워의 바탕이 된다. 

이 대목에서 갑작스레 손자병법의 유명한 구절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 이 말을 요즘 식으로 해석하면 적을 세뇌하고 적당히 밀당을 해나가면서 길들이면 내 맘대로 다룰 수 있다. 이게 어찌 보면 스마트 파워의 본질이지 않겠는가,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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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도시로 읽는 일본사 - 익숙하고 낯선 도시가 들려주는 일본의 진짜 역사 이야기 30개 도시로 읽는 시리즈
조 지무쇼 지음, 전선영 옮김, 긴다 아키히로.이세연 감수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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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조 지무쇼 편저 ”30개 도시로 읽는 시리즈“

 

익숙하고 낯선 도시가 들려주는 일본의 진짜 역사 이야기 <30개 도시로 읽는 일본사>에 실린 도시는 일본의 8개 권역, 홋카이도, 도호쿠, 간토, 주부, 간사이, 주고쿠, 시코쿠, 규슈지방과 오키나와의 역사를 싣고 있다.

 

이 책은 일본 역사기행 안내서로서 충분하다. 고속철도 신칸센(히카리나 노조미)을 탈 수 있는 JR 패스(1주일짜리부터 1달짜리까지)를 끊어서, 여행하면, 큰 역은 바로 여기에 실린 도시들과 인접, 혹은 접근성이 좋다. 이 책을 읽고 현장을 찾아보고 싶다면, 간선은 신칸센으로, 지선은 JR선 등 기차만으로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홋카이도의 슬픈 아이누족

 

메이지유신과 함께 개발 붐이 일었던 홋카이도는 본디 아이누족의 땅이었다.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는 이야기, 일본어, 의무교육과정과 고교과정까지는 일본어가 아닌 국어라는 표현을 쓰지만, 사회에서는 일본어라 쓴다. 즉 아이누족과 오키나와의 언어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아이누족의 지위와 권리향상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가 있고, 미국의 선주민(인디언) 이야기는 널리 알려졌지만, 일본의 아이누족 이름은 생소할 것이다. 아이누족의 언어와 그들의 권리를 다루는 책도 시중에 나와 있다.

 

눈의 도시로 알려진 홋카이도, 북방영토 수복이라는 프로젝트로 지금도 러시아와 끊임없이 교섭 중이다. “사할린” 의 절반은 일본 영토였다. 적어도 2차 대전까지는 이 지역을 태화라 불렀다. 우리가 먹는 명태는 예전에는 홋카이도 산이라는 이름이 붙어야 잘 팔렸지만,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에는 홋카이도에서 잡혔더라도 바로 건너편 사할린에 있는 물항장에 올리면, ‘러시아산’이 된다.

 

아무튼, 역사를 보는 것은 화려한 설화나, 역사적 사건만을 보는 게 아니라 그곳에 사는 이들의 생활문화를 함께 들여다보는 것이 올바른 독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8대 권역의 지방문화

 

이 8개 권역은 전기회사의 전력공급망과 엇비슷하게 맞아떨어진다. 물론 가나자와는 호쿠리쿠(북륙지방, 도야마, 이시카와, 후쿠이의 3개 현밖에 없지만, 전력회사가 있다)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은 홋카이도와 오키나와다.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하나 더 신문사, 방송사, 대기업의 본사도 대체로 2곳에 있다. 무슨 말인가?, 간단히 말하면, 아사히 신문 도쿄 본사와 오사카 본사, NHK 도쿄와 오사카가 있고, 우리가 아는 도요타자동차도 도쿄 본사, 도요타 본사가 있다. 또, 상사의 경우도 도요타상사의 본사도 도쿄와 나고야에, 이를 구분하는 법은 본사 본점이 헤드쿼터다 그러니까 실제 지휘부가 있는 곳이란 뜻이다. 왜 이런 현상이 생겼냐는 우선 지리적으로 좁고 긴 일본을 동, 서로 나눈다. 간토 지방은 도쿄, 간사이 지방은 오사카 이런 식이다.

 

전국 통일, 산업의 중추, 중경

 

근대 역사의 중심에는 나고야를 중심으로 한 중부지방이 있다. 이른바 중경(中京)이란 이름인데, 이는 교토(경도), 도쿄에 대응하는 호칭이다. 중부에 있고 수도라 의미이기도 한데, 전국시대 천하통일을 한 3대 영웅(오다노부 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이 이곳 출신이기에 그렇다. 해마다 10월 무렵이면 3대 영걸제가 열린다.

 

자,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면, 천하통일을 했던 오다 노부나가는 지금의 나고야 부근 기요스라는 곳에 거점을 두었다. 당시 형식적인 조정이라 할지라도 교토는 천황이 있는 곳이다. 그다음으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오사카성을 짓고 그곳으로 옮겨간다.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도쿄에….

 

이세신궁은 일본의 천왕가의 선조를 모시는 곳이자 상징이다. 나고야에서 오사카 쪽으로 가다 보면 미에현(三重)이 있다. 그냥 신궁으로서가 아니라 이곳에 민중 신앙이 생겨난다. 이세신궁은 서라벌 무녀의 당(김달수, 고대조선과 일본문화, 1986)이라는 설도 있다.

 

특히, 한반도와 일본 30개 도시의 관계는 어떠한지를 살펴보는 것도 이 책을 입체적으로 읽을 수는 방법이겠다.

 

스와라는 곳, 일본 불꽃놀이의 상징이다. 스와호수 주변에 마련된 불꽃놀이대회장, 해마다 8.15이면 불꽃놀이가 크게 열린다. 일본의 여름 휴양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세계문화유산이 있는 곳 호쿠리쿠

 

가나자와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가신 마에다의 영지였다. 일본의 3대 정원 중 하나인 겐로쿠엔(兼六園) 이 있다. 칠보 등, 21세기 미술관도, 이곳은 전주와 자매결연을 하고, 한지공예 등도 전시를 한다. 자그마한 도시다. 개울가가 양쪽에 늘어선 주점과 식당들, 무사 집 등, 도시 자체가 역사현장이다.

 

비행기로 원폭투하 시험지역 중의 한 곳이기도 했다. 당시 그 어디라도 좋았다. 이미 항복선언을 전제로 미·일 협상이 진행 중에 왜 원폭을 투하했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튼 가나자와 나고야 등도 원폭투하 당일 운이 좋아서 비켜 간 것이지 그 어디라도 좋았다. 가나자와 시내, 도요타 자동차 공장 등에 원폭투하시험(핵탄두 미장착)으로 폭탄이 떨어지기도 했다. 당일 일기가 좋지 않아,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떨어진 것일 뿐이다.

 

나고야에서든 오사카에서든 옛날로 여행은 다카야마, 시라카와고(세계문화유산) 가나자와 쪽으로….

 

화산의 영향으로 둥글고 낮은 산이 있는 한국과는 다르다. 해발 3000미터가 넘는 높은 산, 깊은 계곡으로 자연스레 지역분할이 이루졌다. "국(나라는 오늘날 국가를 의미하는 것이아니라 출신지방을 고향을 물을 때, 너는 어느 나라 출신이냐는 표현을 지금도 쓴다. 시골에 가면...) 일본의 전국시대를 거치면서 지역의 유력 토호=무사, 다이묘가 다스리는 영지가 수 백 개다. 영지마다 방어진지인 성과 그 성 중심과 주변 마을의 생활과 문화가 다르기에 한곳 들러보는 게 좋겠다. 인물과 설화, 불교, 신사, 마을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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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악마 이삭줍기 환상문학 5
자크 카조트 지음, 최애영 옮김 / 열림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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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후반의 환상문학, 악마는 우리 곁에 있다. 욕망과 절제, 이성의 반대편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욕망이 바로 악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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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악마 이삭줍기 환상문학 5
자크 카조트 지음, 최애영 옮김 / 열림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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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주인공은 ‘악마’ 는 현실에서 억압된 욕망들

 

악마란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가톨릭에 대한 도전에 대한 응전의 수단 혹은 도구로 사용, 특히 ‘마녀’라는 낙인이 찍히면 때에 따라서는 10만 명의 희생자가 나오기도 했다는 말도 있다.

 

마녀라는 상징, 프레임에 대해, 재밌는 견해를 내놓은 어느 역사학자 (키스 토마스)는 흉작이나 전염병 등이 돌면, 마을 사람이 이웃을 어떻게 도와주지 못한 죄책감을 누군가에게 그 책임을 돌림으로써 자신이 용서받았다. 편안해졌다는 등의 행동에서, 또 재난 상황과 환경 속에서 쌓였던 갈등을 해소 도구로 “마녀사냥”을(모나 숄레 “마녀” 마음서재 2021).

 

마치 조선 시대 비가 내리지 않으면 왕이 부덕하고, 죄를 지어서 그런 거라고 몰아가듯, 집단 내 갈등, 종교적 이유 등으로 이른바 주민들에게 공포심을 조장하고, 폭정이나 억압에 항거하려는 움직임의 배후에는 악의 책동과 마녀의 술수가 있어 이런 움직임을 차단하려는 의도들이 어우러져 나온 “샐러드 볼”, “비빔밥”이다

중, 근대에만 악마 이야기가 나온 것은 아니다. 다만, 그 당시 ‘마녀’란 키워드가 ‘악마’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때 등장한 ‘공포의 서사’와 문학….

 

 

이 책은 18세기 계몽주의 철학자들이 악마는 고대 그리스나 오리엔트에서 수입된 개념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무렵, 악마는 탈신비화, 어떤 권능도 없는 불구의 악마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문학작품이 나오기도 한다. 이는 가톨릭 교리를 정점으로 하는 중세적 가치관의 단절을 의미하기도 한다. 합리적 회의 정신은 18세기 후반에 접어들면서 역설적으로 이성의 절대성에 대한 회의로, 그 한계를 부각시키는 사상의 조류를 낳았다.

 

 

 

 

이야기의 시말

 

알바로는 지식욕에 넘치는 스페인 혈도의 젊은 귀족 청년 장교, 호기심이 그의 가장 강렬한 열정이며 아무런 선입관 없이 오직 경험을 통해 진위를 가리고자 하는 회의주의자이자 경험주의자다. 알바로는 선배 동료 소베라노를 통해 얻고자 한 지식은 이성적 한계를 넘어선 상상계의 마술적 지식이었다.

 

포르티치 폐허의 동굴로 데려가는 이가 바로 소베라노다, 소베라노가 알려준 주문으로서는 절대 성공을 거둘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악마가 등장하는 순간, 케 부오이?(뭘 원하냐), 이때의 분위기는(78~80쪽) 요정이었던 비욘데타가 그를 사랑하게 됐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소베라노는 알바로에게 값비싼 대가를 치를 거라고 말한다…. 그 값비싼 대가는 그가 경험하게 되는 것들이다.

어머니에게 자신에게 일어났던 모든 것들을 털어놓고, 어머니는 살라망카 대학의 대학자 케브라쿠에르노스를 부른다. 그의 결론은 간단하다. 악마에게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알바로에게 말한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지식을 쌓은 사람이 되라는 것이고, 한 여성과 합적인 관계를 맺으라고, 그리고 결합하게 될 여성이 천상의 매력과 재능을 지니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녀를 악마로 취급하려는 유혹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말을 한다.

 

 

 

 

 

사랑에 빠진 악마, 비욘데타,

 

알바로가 비온데타의 정체를 알고 있으면서도 그녀의 유혹과 이에 대한 그의 저항, 한편으로는 그녀에게 끌리는 욕망, 묘한 긴장 관계가 마지막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것도 그 회의 때문이다. 자객에 칼에 맞은 비욘데타, 그녀의 정체에 의심을 품었던 것에 대한 죄책감 속에 내뱉는 독백, “가능한 것은 어디에 있으며, 불가능한 것은 또 어디에 있는가…? (82쪽), 실제와 비실제, 가능, 불가능 사이의 경계 자체에 대한 회의로 이어지는 상념은 그녀의 정체에 대한 자신의 의심에 다시 회의를….

 

이 소설은 이중적이다. 대학자 케브라쿠에르노스는 악마의 존재성을 인정한다. 비욘데타는 악마의 화신이 아니라 실체 없는 매력적인 유령에 지나지 않는다. 그는 알바로의 모험담은 그가 겪었던 혼란스러운 사건들이 사실은 모두 상상이 지어낸 허구일 뿐이라고 하면서도 이성의 합리적 영역에 편입될 수 없는 상상계의 힘이 얼마나 큰지, 그리고 현실의 악마들 시대의 인간들이 서로를 타락시키기 위해 서로 사용하고 있는 계략들을 말하고 있다.

 

 

 

 

알바로의 사랑을 얻기 위해 공기요정 비욘데타가 여성의 모습으로 그에 다가오고, 그와의 사랑은 반드시 육체적으로 결합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그녀의 논리, 어머니를 존경하는 것은 인간의 본연에 속하지만, 사랑하는 두 마음의 결합은 당사자의 의지에 결정돼야 한다는 주장, 육체나 물질의 에너지를 근간으로 하는 당시의 유물론적 가치체계를 반영하고 있다.

 

자크 카조트가 의도하든 하지 않았든 간에 이후 문학의 흐름에 미치는 영향들….

연애와 사랑에 대한 유혹과 절제, 그리고 당사자의 순수의지로 결정돼야 한다는 주장들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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