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스 콜 - 주의력 자본주의는 우리 시대의 비즈니스와 정치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크리스 헤이즈 지음, 박유현 옮김 / 사회평론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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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데이터가 석유가 된 시대 “주의력”의 가치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197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허버스 사이먼은 스마트폰이 나오기 훨씬 전에 “정보의 풍요는 다른 어떤 것의 부족을 의미한다.”라고 갈파했다. 정보가 소비하는 그 무엇인가가 부족하다. 즉 정보는 풍부하지만, 주의력은 희소하다. 정보는 이론적으로 무한대이나 주의력은 한계가 있어, 정보는 싸고, 주의력은 비싸다. 정보를 주의 깊게 살필 수 있는 능력이 곧 가치가 되는 시대에 주의력은 가장 중요한 자원인 동시에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본질적인 요소라고 본 지은이는 이 책<사이렌스콜>에서 “주의력은 일종의 자원”임을 강조한다. “주목”을 받는 것은 “주의력”을 어느 방향으로 집중시키는가에 따라 세상이 달라진다는 말이다. 그것이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우리가 주의력에 착목하게 되면 우리의 내적 삶에서 우리의 집단적 공공생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재조정하게 되는데, 인간 삶의 모든 측면이 관심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재조정되는 것이다. 창업도 주의력이, 주의력이란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것이기에, 지은이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성격을 금융자본주의 주의력 시대이며 주의력 자본주의라고 부른다. 제품생산보다 소비자의 주목, 주의를 끄는 게 중요한 시대, 누구에게나 똑같이 보이는 현상 속에서 뭔가를 찾아내는 주의력, 같은 환경에서 창발성을 발휘하는 주의력이 이제 시민권을 얻고 부를 가져다주는 주요한 자원이 된 것이다. 지은이는 이 책의 문제의식으로 “주의력 자본주의는 우리 시대의 비즈니스와 정치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를 묻고 답을 찾는다. 온라인 세계의 하잖게 여겼던 오락거리가 우리뿐만 아니라 정치까지 어떻게 타락시켰는지를 톺아본다.


책 구성은 8장이며, 1장 ‘대전환의 서막: 주의력 시대의 새로운 질서를 이해하기 위하여’에서는 “주의력”을 둘러싼 전례 없는 변화를 설명한다. 2장 ‘슬롯머신과 엉클 샘’에서는 주의력의 정의와 이를 사로잡는 전략들을 소개한다. 3장 ‘지루함의 탄생, 악의 근원’에서는 뭔가를 끊임없이 하지 않으면 금방 지루함을 느끼는 인간의 마음이 주의력 산업의 표적이 됐음을 보여준다. 4장 ‘거대한 산업 관심 비즈니스’에서는 폭식과 결핍, 사회적 주의가 사회적이지 않은 이유를 좇는다. 5장 ‘주의력의 상품화’에서는 그 구조를, 그리고 집단적 주의력에서 고립적 주의력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6장 ‘주의력 시대의 개막’에서는 정보 과잉시대 주의력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주의력 시대의 특징을 살핀다. 7장 ‘공론장과 주의력: 주의력 전쟁의 총성 속에서’ 공적 담론의 해로운 세 가지 경향- 트롤링, 왓어바우티즘, 음모론-을, 8장 ‘주의력 시대 이후의 삶’에서는 무엇에 주의를 기울일 것인가를 적고 있다. 




생소한 단어이자 금융자본주의로 대표되는 이 시대의 자본주의 단계가 “주의력”을 중요 요소로 삼는 것은 왜일까?, 관종문화, 팬덤, 유튜브, IT 기술을 넘어 인공지능단계에 이르는 사회에서 새로운 먹거리 이른바 재화를 창출하는 수단과 도구로써 “주의력”이란 개념, 지은이는 이 시대 흐름 속에서 그 핵심을 “주의력”으로 풀어내고 있다. 불평등의 기원을 분석했던 한나 아렌트, ‘유동 현재’를 논한 지그문트 바우만, 현대 사회의 성과주의를 분석한 재독철학자 한병철의 ‘피로 사회’와도 이어지는 지은이의 생각, 우리는 무엇을 잃어버렸고, 무엇에 주의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묻는다. 우리는 집단으로 전례 없는 고립과 단절, 초개인화에 처해있다. 고독과 외로움이란 구별과는 결이 다른 문제다. 남을 돌보고 다시 남들의 돌봄을 받는 것은 인간의 정상적인 존재 상태이며, 이를 유지하는 것이 사회적 주의다. 




사회적 주의력


이 책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사회적 주의”, 사회적 주의력이다. 지은이는 경제학자 골드 하버가 논한 주의력에 주목, 사회적 주의는 주의력이 어떻게 이동하고, 배분되고, 공유되고, 선물로 오가고, 거래될 수 있는지를 이해하게 해주는 핵심 요소로, 주의력이 흘러가는 방식을 밝혀주는 중요한 개념이다. 그는 사회가 점점 부유해지고 기본적인 물질적 필요에 대한 걱정이 줄어듦에 따라,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일이 점점 중요해지고 인간 행동의 동기가 되리라 예측, 주의력 경제가 등장하기 전에 주의가 중요한 가치가 될 것이라고 한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금전적인 보장이 없음에도 다른 이의 관심을 끌고자 블로그를 작성하며, 채팅방에서 대화를 나누고 한 쪽짜리 유머를 쓴다. 이러한 창의성, 유머, 지식은 얼마간 관심을 끌기 위해 이루어진다. 




무엇에 주의를 기울일 것인가?


이 책의 핵심 부분이다. “주의력이 삶의 실체라면 우리가 무엇에 관심을 기울이는지는 곧 우리의 삶이 어떤 모습이 될지를 결정짓는 문제다. 여기서 우리는 예상보다 훨씬 답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질문을 마주한다. 우리는 무엇에 관심을 기울이고 싶은가?”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빠져들면서 사람들은 직접 만나거나 대화를 하는 기회가 줄고 있다. 소셜미디어가 어른들이 아닌 아이들의 주의력을 공격적이고 소외적인 방식으로 판매하고 상품화된 것을 어떻게 끊을 것인가, 주의력에 대한 마케팅 규제, 지은이는 노동의 세계에서 8시간 노동, 즉 8시간 일하고, 8시간 자고, 8시간은 원하는 것을 하는데,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 잠자는 시간을 줄이고 때로는 일하는 시간까지 줄이도록 유도하는 환경이 누군가에게는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기회가 되고, 사회적 비용을 발생하는 악순환의 고리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에 주의를 기울일 것인가 하는 문제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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