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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하는 인생에 행복은 없다
송영우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2월
평점 :
비교하는 인생에 행복은 없다
이 책은 늘 곁에 두고 읽어야 하는 시대의 어른이 이야기다. 현란한 이론도 강한 자기주장(?)도 별로 없다. 그저,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 번쯤 생각해 본 적이 있었을 법한 고민을 놓치지 않고, 건드린다. 세대에 따라 늘 있는 술자리나 차 한잔의 수다판에 올라올 소재들에 관해 지은이 송영우 선생은 말한다. ~자왈, OO 가라사대로 시작하는 훈계조의 말이 아니라, 그저 차 한잔 마실 동안 이런저런 이른바 ”인생 담론“인 셈이다.
이 책은 글을 쓴 이와 읽는 이의 대화집이라는 상상하면서 읽는다면 꽤 재미있다. 글 속의 문장을 들어, 당신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하고 묻고자 하는 궁금함의 답이 장을 달리하는 곳에 적혀있다. 앞으로 뒤로 왔다 갔다 하면서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책 앞표지에 ”수준 높은 독자가 행복하고 가치 있는 삶을 위한 메시지”라는 말은 지은이의 의도와는 다른 듯하다. 뒤표지에 적힌 ”악서는 아무리 조금 읽어도 많이 읽은 것이요, 양서는 아무리 많이 읽어도 조금 읽은 것”이라는 쇼펜하우어의 말을 인용했는데, 이 대목이 이 책의 성격과 내용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문장이다.
지은이 소개는 옥에 티(?) 이런 소개를 하지 않아도 될 듯한 데-베스트셀러를 지향하기보다는 스테디셀러가 어울린 듯한데…. 아무튼 보통의 독법이 아닌 톺아보기, 전체를 읽으면서, 흥미로운 주제나 관심사를 집중해서 읽어보고 생각해보고 다시 읽어보는 방법으로 읽으면 지은이와의 대화가 가능하다. 물론 나만의 생각이지만.
이 책은 11장에 걸쳐, 인간의 모습을 비롯하여 태도, 사람의 마음, 행복과 불행, 고독과 외로움, 앎과 깨달음, 대화와 글쓰기, 독서와 인생, 문화산책, 마지막 자기 구원 이란 명제에 관하여 지은이의 생각을 담았다. 읽는 이의 관심사에 따라 어느 한 장만을 읽어도 되는 구성이다.
인간의 모습
사람들은 누구도 나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착각하지 말라, 이른바 인정욕구 때문에 자신을 놓치지도 말며, 나를 잃어버리지도 말라. 사람들은 살면서 몇 개쯤 ”가면”을 쓰고 산다. 이른바 페르소나, 하지만, 가면에 갇혀 악행을 하는 것은 나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가면이라는 열쇳말로 마키아벨리즘을 논할 수 있고, 공, 맹의 왕도정치를 논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아를 늘 확인하는 자기 성찰의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말이다. 어느 영화배우의 자살, 배역에 몰입돼 현실의 자신과 괴리를 견딜 수 없었다는 뒷이야기도 있지만 말이다. 세상에는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이 있게 마련이고, 어느 누군가를 기준 삼는 것조차 어리석은 짓이다. “군자”를 본보기로 삼던 과거의 유학(자)들이, 입신출세 후에 자신의 의지대로 살았던가, 삶의 겉보다는 알맹이를 들여다보라는 지은이의 메시지가 묵직하게 다가온다.
인격이란 뭐지, 인간의 품격. 고맙다, 미안하다로 시작하면
대단히 철학적으로 생각하기, 이런 것은 없다. 우리 생활 속에서 주변을 둘러보면서, ”양심이 무엇인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로 시작되는 지은이의 말, 내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모략한 적은?, 내 생각과 다른 말을 하면서 다른 사람의 반응을 살펴보는 일은 없었는가?, 암중모색하면서 선한 웃음을, 놀 때만 친구로 살지 않았는가, 밥도 한 번 안 사면서 큰소리쳐 실망을 주지 않았나, 대화하면서 상대방의 말을 듣기보다 언제나 ‘나’를 앞세우며 추한 이기심을 내보이지 않았는가?, 말해야 할 때, 침묵하고, 침묵할 때 말하지 않았는가, 조그만 도움에도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았는가?, 남의 애경사 부조 떼어먹고도 내 애경사를 알리지 않았는가? 받기만 하고 주는 일은 외면했는가?
뭐 이쯤 하면 우리 일상생활에서 고민까지는 아니더라도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불편함이 망라된 듯하다. 이것이 사람 사는 세상의 모습이다. 나는 이런 물음에 몇 개쯤 실천하고 있을까?를 생각을 반성하고 이렇게 해보라는 충고는 사실 어렵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다만, 적어도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자. 예절은 지켜야 한다. 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내 처지에서 감당할 여력이 없을 때 느껴야 할 부채감은 그것대로 놓아두고, 최소한의 인사 늘 ”고맙다“ 는 표현과 ”미안하다“는 상비약처럼 가지고 다녀도 좋을 듯하다.
일본사람의 이미지, 이 사람들은 맨날 뭐가 미안한지, ”스미마센“(미안합니다)을 연발한다. 길을 걸으며 내 잘못으로 상대방 어깨와 부딪쳤는데도, 사과는 상대 쪽이, 아이고 미안합니다. 라고, 뭐가 그리 미안한지. 진짜로 미안해서 그럴까?, 아니다. 어쨌든 나도 이런 일이 일어난 데 책임이 있다는 생각, 일방적인 것은 없다는 생각일까,
우리 사회는 감정표현이 대단히 서툴다. 그저, 고맙다. 미안하다는 한마디에 내 감정을 전달하는 데 익숙해지자,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내가 누구에게 꿀리는 것도 아닌데. 인격은 바로 이런대서 드러나는 것이다. 배려, 공감, 소통, 모든 것이 담겨있다.
이 책의 제목<비교하는 인생에 행복은 없다>처럼, 인생은 내 것이고, 내 색깔로, 내 생각으로 채워지는 것이지만, 인간은 본능적으로 무리생활을. 무리라는 집단 안에서 함께 살아가려면,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 덩치가 크고 힘이 세다고 힘으로 무리를 장악하는 것의 어리석음, 무리의 대표자로 뽑혔다 하더라도 그의 모든 행동과 생각은 무리의 안전, 평안, 행복추구에, 그런데 이런 게 제대로 작동이 되더라도 좀 더 높은 곳을 향하여, 라는 인간의 또 다른 욕망이, 부족하면 부족하다고 넘치면 넘친다고, 늘 떠들고 악쓰고 하는 게 민주주의의 모습이다. 다만, 우리는 여전히 대화에 서툴고, 배려가 부족하고 공부가 부족하다.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끊임없이“다. 아주 작다고 생각하는 그 모든 것에서 시작하자고, 우리가 안고 있는 고민들, 뭐 이런게 아닐까요라는 물음 끝에 적어도 우리는 누군가와 비교하는 인생은 살지맙시다. 비교하는 인생은 절대 행복하지 않아요. 행복이란 대단히 주관적이라서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