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올해의 문제소설 - 현대문학 교수 350명이 뽑은
한국현대소설학회 엮음 / 푸른사상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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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올해의 문제소설


문제소설이란 제목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사회문화 현상의 명암과 그 안에 담긴 메시지, 이른바 시대 담론과 사회적 이슈를 다룬 소설을 그렇게 관념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 최근 사회의 초상이랄까, 돌봄, 여성, 청소년(학생), 페미니즘, 세대, 가족, 노인, 자살, 욜로, 영끌투자족 청년, 노동, 직장내 괴롭힘, 성희롱, 노숙자, 돈으로 사랑을 살 수 있을까? 대중문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듣기”기능부전 사회 등 생각의 실타래를 잡아당기자 이렇게 풀려나온다. 


푸른사상이 기획하고 한국현대소설학회가 현대문학을 강의하는 350명의 전문가가 선정한 2024년 문제소설추천우수작 12편을 엮어낸 것이 이 소설집이다. 단편소설의 사전적 의미는 “인생의 단면을 독자적 관점으로 날카롭게 파악하여 간결하게 표현하면서 단일 주제로 단일 효과를 노린다.”라고 정의한다. 단편소설의 재미는 독자에 따라 제각각이겠지만, 아마도 활자화(소설 밖) 되지 않은 전반부와 후반부를 이어가기는 상상하기일지도 모르겠다. 한 사람 이야기의 배경은 적게는 너, 가족, 우리, 학교, 지역과 사회 동심원을 그리면서 나가는 흐름 속에서 담긴 현상과 느낌, 그리고 등장인물의 사고와 관념 등을, 소설을 통해 사회를 배운다. 


문제소설로 추천된 작품 모두 머리와 가슴 속에 뭔가 일어나는 듯한 느낌을 준 수작들이었다. 그 중, 권여선의 <안반>과 기준영의 <신세계에서>, 박솔뫼 <투오브어스>,성해나의<혼모노>가 인상에 남는다. 


권여선의<안반> 소설은 주제가 돌봄과 여성, 대물림, 아동학대를 당한 어머니는 후일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당한 그대로를 반복하고 있음에 스스로 놀란다는 심리적 유전이라는 틀을. 할머니에서 어머니로 그리로 나와 동생으로 이어지는 무겁고도 소름 끼치는 것들, 권여선의 작품을 읽는 동안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 것들에 나 자신도 놀랄 정도다. 유대인 학살 현장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후예가 살아남은 이들을 인터뷰하면서, 후천적 유전이라는 현상을 실제 의료현장에서도 보고된 것들이기는 하지만, 트라우마는 유전된다고, 


기준영의 <신세계에서> ,박솔뫼<투오브어스> 이른바 소통이다. 듣기(聞)기능 부전의 사회, 서로 대화하지만 그 말의 의미는 정작 모르는 사회현상을 바탕에 깔고 있는 듯하다. 이 역시 사회병리이기는 하지만, 이런 것들 집어내서 작품으로 내놓은 두 작가의 감각에 감동….


성해나의 <혼모노> 일본말이다. 진짜배기라는 뜻인데, 만신의 추락과 선무당의 도약, 혼모노적 삶의 분출이라는 민선혜의 작품해설이 눈에 띈다. 만신(구세대)와 선무당(신세대)로 몸주를 옮긴 장수 할멈의 모습은 신,구교체와 갈등으로 읽힌다. 박수무당 문수와 신애기, 박수무당은 몸주를 잃어버렸기에 혼모노(진짜배기,本物)에서 니세모노(가째배기,위조품,?物)로 전락하는 순간, 진짜배기의 눈이 뜨이고, 질투와 원망의 대상이었던 신애기가 무당으로 살아가야 할 인생이 처량하게 여겨지는데, 이 한편으로 현실의 삶은 지옥이다. 


장수할멈은 가지고싶은 것은 꼭 손에 넣어야하고 듣고싶은 말은 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문수에게 "무형문화재"라는 구체적이고 세속적인 욕망을 부추기고, 이를 동력으로 신령은 인간을 통해 원하는 바를 얻는, 공생관계다. 마지막 장면에서 혼모도든 니세모노든....신애기는 칼춤으로 신령을 불러들이고, 문수는 칼춤으로 신령을 떠나보내는...세상의 이치를, 이 소설집은 소설집이라기 보다는 작품과 해설이 곁들어져 있는 문학텍스트 같은 느낌을 준다. 작품해설 없이 작품을 읽고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도, 작품해설을 읽고 작가의 작품세계를 탐험하는 것도 좋으니.

뒤표지에 실린 문장 "초연결 시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여 서사의 활기를 회복하고 역진하는 소설들"이란 표현은 촌철살인이다. 다 읽고서야 의미를 되새김질한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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